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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프로틴

회귀한 독마는 x쟁이가 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코프로틴
작품등록일 :
2022.05.14 12:42
최근연재일 :
2022.06.27 05:4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90
추천수 :
117
글자수 :
96,150

작성
22.05.22 13:42
조회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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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9 인간으로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DUMMY

#09


다섯 갈래의 궤적이 곰보자국 사내의 얼굴에 날아들었다. 곧 사내의 얼굴에 거칠게 찢겨진 다섯 개의 상처가 생겼고 핏물이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끄아악!!!”


곰보 자국 사내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쌌다. 아무렴 상당히 아플 것이다. 날카로운 칼로 깔끔하게 낸 상처와는 다르게 손톱으로 거칠게 찢어낸 상처이니 쓰라린 정도로는 비교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약한 것이 티가 나네.’


원래 경지였다면 얼굴에 상처를 내는 게 아니라 얼굴 가죽을 벗겨내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뭐, 그래도 이 정도면 무난하지.’


원래 단련되지 않는 손톱을 무기랍시고 마구 휘두르면 손톱이 생으로 뽑히기 마련이지만 칠화사의 독으로 강화된 신체 덕분에 손톱은 어디 상한 곳 없이 멀쩡한 상태였다.


나는 다치지 않은 멀쩡한 양손을 이용해 곰보자국의 머리채를 붙잡았고 그리고 그대로 무릎을 차올렸다.


목표는 다섯 갈래의 상처가 새겨진 못난 곰보자국의 얼굴이었다.


쿵!


“끄억!”


무릎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과 함께 무릎 근처에서 고통어린 신음이 들려왔다. 머리채를 붙잡힌 곰보자국은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해 보겠다고 머리가 숙여진 채 그저 팔다리만 버둥댈 뿐이었다.


물론 한 손에 도를 쥐고 있었기에 그것만으로도 위협이 되었지만 그것에 겁 먹을 내가 아니었다.


쿵!


다시금 무릎을 차올렸고 위협하듯 버둥대던 사내의 팔이 벼락에 맞은 크게 떨리더니 손에 들고 있던 도를 떨어뜨렸다. 물론 밑에선 피를 뿜는듯한 신음이 들려왔지만 거기까진 알 바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무릎을 차올렸다.


쿵! 쿵! 쿵! 쿵!


1초 간격으로 여유를 주며 나는 무릎을 차올렸다. 아무리 내가 때리는 역할이라지만 계속 무릎으로 때리니 은근히 무릎도 아픈 느낌이 들었다. 일일이 무릎을 차올리는 것도 은근히 고된 노동이다.


물론 처맞는 것보단 낫지만 말이다.


“컥! 그만! 풉! 살! 끄헉! 사혀..붋!!”


무릎을 차올리고 1초 정도 쉴 때마다 들려오는 곰보자국의 목소리였다. 허나 무언가 말하려던 사내의 말을 안면에 직격하는 내 무릎에 의해 끝마치지 못했다.


그렇게 몇 번 더 차올렸을까? 어느새 곰보자국의 말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무릎을 차올리는 고된 노동을 멈추고는 사내의 상태를 살폈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멍으로 퍼렇게 물든 곰보자국 사내는 두 눈을 까뒤집고 있었다. 살짝 걱정이 되었기에 나는 그의 코 밑에 손을 대보았다.


‘살아는 있구나.’


손에서 느껴지는 가느다란 콧바람을 확인한 나는 바로 잡고 있는 머리채를 놓았다. 두 눈을 뒤집은 곰보자국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쿵!


묵직한 소리와 함께 곰보자국이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엎어진 곰보자국의 허리 근처에 대충 엉덩이를 깔고 두 손에 묻은 머리카락을 털어내었다.


“......”


그 와중에도 칼자국 사내는 침착한 얼굴로 나를 볼 뿐, 섣불리 달려든다거나 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았다. 이 셋 중 저 사내가 제일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칼자국 사내를 보며 실실 웃었다.


“못난이 삼형제가 외동이 되었구나.”


“......”


“못난이 가문 삼대 독자가 된 기분이 어떠한가?”


“.....”


“안 넘어오네. 역시 넌 이 두 놈과는 다르군.”


나의 도발에도 칼자국은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 * *


“두 녀석은 죽은 건가?”


내 도발에 넘어가지 않던 칼자국이 내 눈치를 보며 물었다. 그냥 똑같은 삼류 사파 칼잡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상황을 살피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내가 먼저 쓰러뜨린 두 놈보다는 생각이 깊어보였다.


“죽을 만큼 패긴 했지만 죽진 않았다. 이 곰보자국은 방금 생사를 확인했으니 믿어도 좋을거다.”


“......”


“참으로 운이 좋은 병신들이구나. 아까 말했다시피 마비화분에 중독이 되면 팔다리에 힘이 풀려서 자칫하면 똥을 지릴 수도 있는데 이 두 놈은 지린 기색이 없구나.”


푸드드드드.


지리지 않는 운에 감사하라고 말하려는 내 입을 막아서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참으로 오싹하게도 내 밑에서 들려왔고 나는 뒷목에 칼날이 박힌 것 같은 서늘한 공포를 느끼며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내가 깔고 앉은 곰보자국을, 정확히는 그의 바지부분을 보았다.


“,,,,,,”


칼자국 사내는 입을 열지 않았다. 뒤에서 지켜보던 서의원은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나는 숨을 조금 참은 채 칼자국 사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방금 한 놈은 죽었다. 인간으로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한 인간이 완전히 죽음에 이른 것을 본 나는 안타까운 마음에 숨을 깊게 들이쉬려다가 이내 코끝에서 아련하게 번지는 똥내를 맡고는 그만두었다.


“우리가 누군지 아느냐?”


역시 똥내는 버티기 힘든지 칼자국 사내는 조금 거리를 벌리며 물었다, 그리고 나 역시 똥내는 버티기 힘들었기에 곰보자국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칼자국 사내에게 한 걸음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삼류 사파 형제. 은혜도 모르는 양심없는 개새끼들. 분노 조절 못하는 등신들. 답 없는 멍청이.”


“.....”


“개 같고 분노조절 못하는 답없는 놈들이니까 그냥 줄여서 개노답 삼형제라고 하자.”


칼자국은 쉴새 없이 주절대는 내 주둥이를 베어버리고 싶은지 표정이 구겨졌다. 하지만 여기서 홧김에 달려들었다간 어찌 될지는 앞의 두 녀석들이 보여주었다.


그래서 칼자국은 짧게 한숨을 쉬어 속을 진정시키고는 입을 열었다.


“우린 흑당의 일원이다.”


“흑당이라고?!”


칼자국의 말에 나는 화들짝 놀랐다. 자신들이 누구인지 안다고 생각한 칼자국 사내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나는 뒤에 있는 서의원을 보며 물었다.


“들어본 적 있습니까?”


“모르겠는데.”


“그렇다는데?”


서의원과 내 말을 들은 칼자국 사내의 얼굴이 처참하게 구겨졌지만 알 바 아니었다. 내가 놀란 이유는 다름 아니라 흑당이라는 흑도 무리는 전생에서도 못 들어봤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이름 없는 놈들인거지?’


하긴 사파 놈들이 지들끼리 모여서 대충 이름 지으면 그게 흑도 문파가 되는 거라 하루에 수십개씩 생기고 수십개씩 사라지는 것이었다.


‘전생에서도 못 들어봤으니 대충 잠깐 만들어졌다가 와해되는 문파인가 보군.’


딱히 기억할 필요가 없을 듯 하여 나는 다시금 칼자국 사내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가자 긴장한 칼자국은 뒤로 물러서며 계속 입을 열었다.


“오늘 일은 우리가 잘못을 했소! 치료비와 더불어 수리비까지 반드시 지불하겠소!”


“당연한 걸 뭘 선심 썼다는 듯이 얘기하고 있나? 당연히 지불해야지.”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으며 달려들 자세를 취하자 칼자국은 다시 다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소. 물론 우리 흑당주님께도 마찬가지요!”


“.....”


“잘 생각해보시오. 당신이야 강하지만 만일 이 일이 흑당주님께 넘어가 우리가 쳐들어 가게 된다면 당신은 몰라도 다른 이들은 다칠 수 있을거요.”


“...오?”


제법 그럴싸한 설득에 달려드는 것을 멈추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흑당주인가 뭔가는 전생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놈이니 딱히 무서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서의원이라던가 승해처럼 다른 하류현 사람들은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자신의 설득이 먹히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칼자국 사내의 말이 점차 빨라졌다.


“안 그래도 흑당주님께서는 바쁘시오. 마침 운 좋게 귀문협 밑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지라 당주님께서는 그쪽 일로 바쁘시오. 우리 같은 말단 부하 한두 명이 다치든 말든, 우리가 쉬쉬한다면 신경 안 쓸 테니 그럼 아무 일 없이 넘어갈 수 있을...”


“어디라고?”


도저히 흘려들을 수 없는 이름이 들려서 물었다. 칼자국 사내는 내 표정을 보고는 무언가 잘못된 것을 느꼈는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하였다.


“...귀문협이라고 했소. 최근 근처 흑도 무리를 병합해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자들이오. 실력이 매우 뛰어나서 알아서 자기 세력을 바치고 있는 자들도 있다고 들었소.”


칼자국 사내는 뒤로 물러서면서 천천히 자신의 도끼를 꽉 쥐었다. 나는 그것을 보곤 오른발을 살며시 앞으로 내딛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어느 쪽이 먼저 선수 칠지 서로 계산을 하고 있었고 보통 이런 상황이 오면 항상 선수를 치는 쪽은 나였다.


파앗!


지면을 박차고 칼자국에게 달려들자 칼자국은 곧바로 나를 향해 도끼를 내던지고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공격하려고 던진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내 발을 잡으려고 한 행위였다.


보통이라면 피한다고 잠시 속도를 늦출 것이고 그 사이 최대한 거리를 벌린다. 칼자국 사내는 그리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날아오는 도끼를 낚아채 그대로 되 던져 칼자국 사내에게 돌려주었다.


퍼억!


“으악!!!”


날아간 도끼는 칼자국 사내를 지나 의원 정문에 틀어박혔다. 귓가 바로 옆을 스치듯 지나간 도끼에 놀란 칼자국 사내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대로 주저앉았다.


나는 칼자국이 주저앉은 것을 보고는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갔다.


저벅.. 저벅..


고요해진 의원 안에 내 발소리만이 들린다. 나는 내 발소리를 들으며 조금 전 칼자국 사내가 언급한 귀문협이라는 곳을 생각했다.


‘귀문협... 귀문협이라..’


흑당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흑도 문파와는 달리, 귀문협은 전생에서 꽤나 이름이 알려진 사파였다.


귀문협주의 무력 아래 여러 흑도들이 굴복하거나 스스로 충성을 맹세하여 만들어진 흑도연합. 훗날 세력이 점점 커지자 무림맹에게 토벌되어 사라지지만 그 당시에 꽤나 이름을 날리던 연합이었다.


“으...으.”


칼자국 사내는 실성했는지 덜덜 떨며 정문 앞에 박힌 자신의 도끼를 바라보았다. 그 사이 나는 칼자국 사내 앞에 도달했고 정문에 꽂힌 그의 도끼를 뽑아 어깨에 걸쳤다.


“야.”


“.....예, 예?”


“아무래도 곱게 보내주면 안 될 것 같다.”


나는 웃으며 도끼로 내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그리고 내가 귀문협을 자세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바로 하류현을 불태운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꾸준히 읽어주는 분들이 늘어나서 기분이 좋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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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 나는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22.06.05 14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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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 이 참에 무릎 못 피게 정강이 다 분질러줘? 22.05.30 155 7 11쪽
12 #11 회귀한 독마는 똥싸개가 되었다. 22.05.27 181 8 9쪽
11 #10 x독도 독이다 +1 22.05.24 182 3 10쪽
» #09 인간으로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22.05.22 197 4 10쪽
9 #08 의원이 만만하나? 22.05.21 201 3 10쪽
8 #07 돼지가 건방지게 이족보행 하고 있었다. +2 22.05.20 212 5 11쪽
7 #06 단전이 대문처럼 활짝 열려있었다. 22.05.19 200 5 10쪽
6 #05 아니, 나도 잡힌 것 같아. 22.05.17 229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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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3 내 안에 무한한 신앙심이 솟구쳐 올랐다. +2 22.05.15 282 13 11쪽
3 #02 이게 아닌데? 22.05.14 313 12 10쪽
2 #01 기본 예의도 모르는 놈! 22.05.14 349 22 9쪽
1 #서장 +2 22.05.14 399 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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