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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프로틴

회귀한 독마는 x쟁이가 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코프로틴
작품등록일 :
2022.05.14 12:42
최근연재일 :
2022.06.27 05:4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83
추천수 :
117
글자수 :
96,150

작성
22.05.14 13:06
조회
398
추천
20
글자
7쪽

#서장

DUMMY

#서장


이 세상은 참으로 잔혹하다.


밖엔 도깨비나 구미호 같은 괴물들이 득실거려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밖에 그런 괴물들이 싸돌아다니면 정파고 사파고 나발이고 일단 강호인이란 것들이 힘을 합쳐 양민이나 좀 지켜줄 것이지 자기들끼리 싸운다고 양민들이 죽어 나가던가 말던가 신경도 안 쓴다.


사파나 마교놈들이 설치면 마을의 민가의 절반이 풍비박산이 난다. 그리고 그런 나쁜 놈들을 잡겠다고 정파놈들이 와서 싸우기 시작하면 이제 나머지 반도 풍비박산이 난다. 괴물같은 것들이 마을에서 깽판치면 화룡점정을 찍는다.


마을 하나 패가망신하는 거 코딱지 파기보다 쉬워 보인다. 괴물이나 강호인이나 양민 처지에선 다 때려 부수니까 거기서 거긴 것 같다.


그나마 정파놈들은 사파같은 놈팡이들보단 나아서 피해보상은 해주지만 다 무너뜨리고 수리비 줘봤자 그게 그거다. 심지어 그것도 안 주고 떼먹는 정파놈들도 있다. 사파보다 못한 놈.


아무튼, 결론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양민들만 불쌍해진다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패가망신한 양민중 하나였고 그게 참으로 서럽기 그지 없더라.


그래서 강호에 뛰어들어서 민폐 끼치고 다니는 괴물이나 강호인들은 남녀노소 인간 가리지 않고 죄다 저세상에 보내주고 다녔다.


* * *


새삼스레 느끼지만 난 강자가 될 팔자는 아님을 느꼈다.


흔히 설화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은 발바닥에 놓인 돌부리 걸려 넘어지면 잡아채는 게 영약이고 전설 속의 무공비급이며 절벽에서 떨어지면 그 밑에 은둔 고수들이 만남의 광장이라도 차렸는지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무공을 속성으로 과외도 해준다.


세상이 이리 쉽게 돌아갔으면 내가 그 고생을 할 일이 없었겠지만, 세상은 언제나 냉혹하고 잔인해서 사람이 넘어지면 영약이나 무공은커녕 턱이 깨질까 걱정해야 하고 넘어진 자리에 개똥이 없길 빌어야 한다.


절벽 밑은 뛰어내려서 확인해 본 적 없다. 확인했으면 여기가 아니라 하늘 위에서 원시천존이랑 면담이나 나누고 있었겠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설화는 죄다 거짓말이고 설사 진짜라고 해도 나는 주인공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한 마디로 강해지기 참 빡빡한 인생이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약초나 독초에 대한 지식은 풍부했다. 약초를 캐내고 의원의 일을 도우며 어깨너머로 지식을 쌓다 보니 자연스레 약물에 대한 지식 또한 충만한 상태였다.


앞서 말했던 대로 나는 설화 속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래서 발에 챌 만큼 영약도 무공비급도 없고 절벽 밑에서 만났다고 선뜻 자기 무공 내주는 마음씨 좋은 절벽 출신 은둔 고수도 없다.


하지만 뭘 먹으면 기운이 솟아나고, 뭘 먹이면 미쳐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약물과 독물에 손을 대었다. 어떤 독을 사용해야 빠르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지 알아야 했고 어떤 약초를 먹어야 내가 쓴 독을 빠르게 중화시킬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실험했다. 그러다가 죽을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덕분에 나는 빠르게 강해졌고, 덕분에 빠르게 미쳐갔다.


예전에 사나운 개 한 마리가 지나가도 긴장하는 소심한 사내였던 이는 어느샌가 아무렇지 않게 상대방에게 독을 사용하는 광인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양민들 괴롭히는 놈들 죄다 죽이고 다니다가 여인을 겁탈하려고 드는 오대세가 출신의 정파놈 눈두덩이에 상냥하게 독분을 문지르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공식적으로 무림 공적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약초꾼이자 의원 도우미였던 나는 독마가 되었다.


* * *


“참으로 안타깝구나.”


절벽 아래로 드넓게 펼쳐진 대해를 보며 중얼거렸다. 한쪽 눈을 잃어 반쪽으로밖에 보지 못하지만 절벽 아래로 광활하게 펼쳐진 망망대해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을 때 경치 구경 좀 할걸.’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잃고 나서야 후회하는 법이고 잃은 것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지나간 일을 길게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남은 반쪽 눈으로도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를 느꼈다. 한쪽 눈이 없어도 남은 눈으로 경치를 구경하면 되지 않는가?


하지만 난 곧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눈이 문제가 아니구나.’


나는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의 구멍이 뻥 뚫려있는 배를 보았다. 이게 내 배가 아니면 참 좋겠지만 내 배라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배의 상처를 다시금 자각하자 목구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 입가에 흘러내렸다.


이것이 실시간으로 꺼져가는 내 생명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입에서 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배때지에 구멍이 났는데도 한쪽 눈으로 경치 구경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사나 하고 있다니. 사람이 이래서 약을 적당히 처먹어야 한다는 거다.


나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말을 마저 이었다.


“경치가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을 땐 보이지 않았다니. 만약 이 사실을 조금만 더 빨리 깨달았다면 나는 독마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풍류가가 되었을 텐데.”


“독마.”


내 말을 끊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그 으르렁거리는 듯한 살벌한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뻔히 알기에 느긋하게 뒤돌아보며 말했다.


“살아있었나 천마? 자네도 대단하군. 난 영락없이 자네가 죽은 줄 알았다!”


나는 너스레를 떨며 천마의 상태를 보았다. 천마는 검은 든 채 나를 죽일듯한 기세로 노려보고 있었다. 왜 나한테 저리 살벌한 눈빛을 보내는 것일까 의아해하면서 그의 몸상태를 살펴보았다.


그의 몸 여기저기엔 생채기가 가득했다. 상처 자체는 깊지 않았지만 손톱모양의 궤적이 눈에 띄는 상처들이었다. 아마 손톱형 무기에 당한 상처이리라.


그리고 생채기 주변으로 시퍼렇거나 거무죽죽한 반점들이 퍼져 있었다. 안색도 눈에 띄게 창백하였고 눈빛은 살벌했으나 눈 주변은 시커멓게 죽어 있었다.


누가 보아도 중증의 중독 상태였다. 아마도 상대가 독을 잔뜩 사용한 것이겠지. 일 대 일 대결에서 독을 사용하다니. 누구인지 참 악독하고 지독한 놈인 것 같다.


.

.

.

.


물론 내가 그랬다. 나는 내 손에 끼워진 조갑(爪甲)을 매만지며 생각하였다.


작가의말

무협은 처음 써보지만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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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시험 통과야 22.06.27 125 0 11쪽
20 #19 거대한 독사가 똬리를 튼 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22.06.25 96 0 10쪽
19 #18 달려들면 다 죽을 거라고! 22.06.24 106 0 12쪽
18 #17 독무(毒霧)가 아지랑이가 되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2.06.17 106 0 10쪽
17 #16 문지기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22.06.12 99 0 11쪽
16 #15 하류현 최강의 똥싸개를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22.06.09 126 0 10쪽
15 #14 나는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22.06.05 141 2 11쪽
14 #13 제갈군사이자 사마의였다. 22.06.01 133 2 10쪽
13 #12 이 참에 무릎 못 피게 정강이 다 분질러줘? 22.05.30 154 7 11쪽
12 #11 회귀한 독마는 똥싸개가 되었다. 22.05.27 181 8 9쪽
11 #10 x독도 독이다 +1 22.05.24 182 3 10쪽
10 #09 인간으로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22.05.22 196 4 10쪽
9 #08 의원이 만만하나? 22.05.21 201 3 10쪽
8 #07 돼지가 건방지게 이족보행 하고 있었다. +2 22.05.20 212 5 11쪽
7 #06 단전이 대문처럼 활짝 열려있었다. 22.05.19 199 5 10쪽
6 #05 아니, 나도 잡힌 것 같아. 22.05.17 228 5 10쪽
5 #04 그 순간 하류현이 불타버렸다. 22.05.17 254 6 11쪽
4 #03 내 안에 무한한 신앙심이 솟구쳐 올랐다. +2 22.05.15 281 13 11쪽
3 #02 이게 아닌데? 22.05.14 313 12 10쪽
2 #01 기본 예의도 모르는 놈! 22.05.14 349 22 9쪽
» #서장 +2 22.05.14 399 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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