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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프로틴

회귀한 독마는 x쟁이가 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코프로틴
작품등록일 :
2022.05.14 12:42
최근연재일 :
2022.06.27 05:4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85
추천수 :
117
글자수 :
96,150

작성
22.05.17 15:08
조회
228
추천
5
글자
10쪽

#05 아니, 나도 잡힌 것 같아.

DUMMY

“...저씨.”


아주 멀리멀리 말이다.


“아저씨?”


“....”


감고 있던 눈을 뜨자 불타있는 하류현이 아닌, 멀쩡한 모습의 하류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까 길거리를 뛰어놀던 꼬마 하나가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저씨 길 한복판에서 눈 감고 뭐해요?”


아직 어리기 때문인지 콧물을 질질 흘리며 아이가 묻고 있었다. 나는 콧물이라도 닦아줘야 하나 싶어서 손을 들어 올렸다가 이내 멈추었다.


잘못 손댔다가는 잿가루가 되어 바스라 질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그냥 뒷짐을 진 채 입을 열었다.


“...탄내 맡고 있었다.”


“탄내요?”


내 말에 꼬마는 코를 킁킁대었다. 코에 있던 콧물이 한층 더 질질 흘러 나온 꼬마는 닦을 생각도 안 드는지 그대로 입을 열었다.


“만두 냄새밖에 안 나는데요?”


“코흘리개는 못 맡는 냄새가 있다. 그리고 코 좀 닦아라 제발.”


“코흘리개 아니거든요! 탄내도 없는데 이상한 아저씨네.”


꼬마는 나를 보며 혀를 내밀고는 이내 쏜살같이 도망쳤다. 쫓아가서 한 대 쥐어박을까 잠깐 고민한 나는 이내 포기하였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내가 너무 안일했다.’


되살아난 기쁨에, 오랜만에 만난 고향과 서의원이 반가워서 무심코 잊고 있었다.


내가 독마가 된 계기.


내가 살던 하류현이라는 마을은 모조리 불타 사라진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조리 화마에 휩싸이고 그 지옥에서 살아남은 자는 나 홀로 뿐이었다.


그 지옥에서 살아남은 자는 결국 독마가 되었다.


그것이 과거의 일이고 내가 겪을 미래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생은 다르겠지.’


나는 다시금 강호에 뛰어들 것이다. 아마 전생과 마찬가지로 독마라고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신하였다.


적어도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죽지 않을 것이다.


* * *


집에서 필요한 약초와 약품들을 챙긴 나는 곧바로 하류현의 뒷산으로 향하였다.


하류현의 뒷산은 영약의 보고는 아니다. 하지만 섬서에 위치한 만큼 화산의 정기를 일부 나누어 받은 덕분인지 다양한 약초가 자라기로 유명하였다. 오죽하면 서의원의 약재 대부분을 다른 곳에서 사 오는 것이 아니라 뒷산에서 구할 정도였다.


그리고 다양한 것은 약초뿐만이 아니었다. 독성을 지닌 벌레나 뱀 같은 생물들 역시 많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영약의 보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약재의 보고라고는 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물론 잡다한 약초나 독물들이기에 성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걔중에는 강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종류도 몇 몇 있었기에 전생에서 수련할 때 정말 잡다한 독물들이나 약초를 모아 이것저것 제 몸에다가 실험해 써먹어 보았다.


“생각해보니 나름 그립구나. 그땐 아무것도 몰라서 별에 별걸 다 몸에 써먹어 봤는데.”


독사를 통에 모아놓고 한 마리씩 팔에 물리게 해서 얼마만큼 물리면 더 빨리 퍼지는지 실험해 보고는 사지가 마비되서 산속에서 덜덜 떨던 전생의 추억을 떠올리며 실실 웃었다.


‘그땐 모르는 것도 많았으니 맨땅에 박치기하듯이 해야 해서 더 처절했었지.’


그만큼 빨리 강해졌지만, 부작용도 많았었다. 하지만 이번 생은 달랐다. 그래도 나름 짬밥에서 나온 지식이 있었기에 적어도 무식하게 제 몸에다 무리하게 독을 투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루빨리 강해져야 하지만, 무리해서 서두를 필요는 없지.’


저번 생에선 무리하게 독을 흘려 넣고 강해지려다가 망가진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이 번 생에서 똑같이 망가지고 싶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맑고 건강한 상태로 강해져야 한다.


‘그러니까 적정량의 독만 사용해야겠다.’


원래 약이 과하면 독이고 독이 적절하면 약이라 했으니 적절하게 투약하기로 결심하였다.


‘일단 지금 상황에서 써먹을 만한 녀석이면.... ’그 뱀‘이 좋겠지?’


오랜만에 고향에 머무는 독물들에 대한 정보를 떠올리며 뒷산 깊숙이 들어갔다.


* * *


몸에 일곱 개의 꽃점이 있다고 해서 칠화사(七華蛇)라고 불리는 뱀이 오늘도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땅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따라 배가 고프다!


칠화사는 어째서인지 오늘따라 유달리 심한 공복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은 왠지 맛있는 먹잇감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마저 들었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


칠화사는 그리 느끼며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야생을 살아가던 칠화사의 예감은 열의 일곱정도는 맞아떨어지기 마련이었다. 그렇기에 칠화사는 망설임 없이 야생의 산길을 전진하였고 곧 칠화사의 민감한 후각에 무언가 달콤한 향이 맡아졌다.


그 냄새는 칠화사가 제일 좋아하는 쥐의 피냄새였다. 그런데 이렇게나 달콤한 향기라니! 난생 처음 맡아보는 달콤한 피냄새에 칠화사는 반쯤 정신을 놓은 채 피냄새가 맡아지는 방향으로 향하였다.


얼마나 몸을 움직였을까? 코에서 느껴지는 피냄새가 점점 짙어지는 것을 느낀 칠화사는 몸을 두리번 거리며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 헤맸다.


찾았다!


곧 칠화사는 피를 흘린 채 길바닥에 놓여있는 쥐 한 마리를 보았다. 다친 것인지 힘 없이 축 늘어진 쥐의 모습이 칠화사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 없는 진수성찬으로 보였다.


저건 무조건 먹어야 한다.


게다가 어째서인지 쓰러진 쥐에서 풍겨오는 피냄새는 칠화사의 정신을 반쯤 놓게 하고 있었다. 원래 먹잇감의 피냄새는 달콤한 것이지만 저 쥐는 특히 그러하였다. 저걸 오늘 먹지 못한다면 남은 평생을 후회하게 될거라 생각한 칠화사는 망설임 없이 쓰러진 쥐를 향해 달려들었다.


달칵.


그리고 어디선가 어긋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뱀은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칠화사는 자신의 몸이 갑자기 떨어지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다.


눈앞에 달콤한 먹이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어두컴컴한 어딘가로 떨어져 버렸다. 아프진 않았다. 밑에 풀 같은 것이 잔뜩 놓여 있었기에 떨어진 충격은 없다시피 하였다.


갑작스러운 암흑에 칠화사는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시각보다는 후각에 의존하는 칠화사는 곧 냉정을 되찾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곧 다시금 당황해버렸다,


어두컴컴하고 좁은 공간 안에 자신 말고 다른 생물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


쉬익.. 쉭쉭.


칠화사보다 먼저 있던 뱀들이 칠화사를 보며 혀를 날름거렸다. 칠화사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혹시 구하러 와준 거야?


칠화사는 먼저 잡혀 온 생물들의 눈에서 어떠한 기대감이 풍겨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칠화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아니, 나도 잡힌 것 같아.


* * *


“또 한 마리 잡았고.”


나무에 기댄 채, 뱀 한 마리가 또 함정에 빠져드는 것을 본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함정을 판 다음 적당히 쥐 한 마리를 잡아 취산초를 묻힌 게 효과가 컸다.


취산초는 짓이겨서 나온 즙이 기화하면 효과를 발휘하는 독초이다. 사람한테는 미약하게 몸이 저려올 뿐이지만 몸집이 작은 동물들은 취산초의 향을 맡는 순간 술에 취한 것처럼 이성적인 판단력이나 경계심이 흐려지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취산초를 이용하는 건 사냥꾼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였고 전생에 내가 독사를 구할 때 가장 즐겨 사용하던 사냥 방식이었다.


“슬슬 한 마리씩 먹어볼까나?”


적당히 때가 된 것 같아 나는 몸을 일으켰다. 오랜만에 겪을 그 맛에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나는 발걸음을 옮겨 설치해 놓은 함정으로 향하였다. 그리고는 뚜껑을 열었다.


시에에엑!!!


통 속에 있던 다양한 생물들이 갑작스레 드리워진 햇빛에 경계심을 높여 이를 드러내었다.


뱀, 두꺼비. 벌레.


그러한 잡다한 것들이 한 통 속에 우글대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노려다 보며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훌륭한 적개심이 만족스러운 나는 눈으로 대충 훑어보다 이내 한 곳에 시선을 집중했다.


‘시작은 역시 이놈부터지.’


나는 통 한구석에 있는 칠화사에게로 손을 뻗었다.


* * *


무언가 잘못되었다.


칠화사가 뚜껑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 인간을 보자 든 생각이었다. 그 인간은 약간 처진 눈매에 부드럽고 여린 인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온화한 얼굴과는 괴리감이 심하게 드는 음흉한 웃음을 지은 채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칠화사는 그 웃음을 알고 있었다. 가끔씩 자신들을 잡으러 오는 인간들이 짓는 미소. 먹잇감을 보는 포식자의 미소였다.


웃기지 마라!


그것을 느낀 칠화사가 치를 떨었다.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자신을 포식 대상을 보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포식자는 엄연히 자신이었다. 독을 지닌 칠화사는 언제나 먹이 서열에서 우위를 차지해왔고 설사 인간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을 상대할 때는 언제나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의 독을 두려워 한다는 것을 칠화사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저 인간은 자신의 독 따위는 신경도 안 쓰는지 그저 탐욕스러운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자신을 잡아드는 순간, 그의 팔을 마구 물어 독을 잔뜩 집어넣어 버리자.


칠화사는 그리 다짐했다. 그리고 얼른 그가 자신을 잡아채길 바랐다.


그리고 그 바램이 통한 것일까? 눈앞의 인간이 자신과 눈을 마주친 순간 그는 손을 뻗어 자신의 몸을 낚아채었다.


칠화사는 일부러 반항하지 않은 채 그의 손에 얌전히 잡히었다. 괜히 몸을 뒤틀었다간 놀란 그가 자신을 놓칠까봐 그랬다. 그래서 칠화사는 발버둥치는 대신 긴 몸을 이용해 그의 팔을 휘어 감았다.


자신이 물었을 때 그가 함부로 자신을 놓지 못하도록 말이다. 이윽고 그의 팔을 완전히 휘감았다고 느낀 칠화사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곧바로 행동을 시작하였다.


콱!


재빠르게 움직인 칠화사의 머리가 순식간에 팔뚝을 물었다. 날카로운 칠화사의 이빨이 순식간에의 그의 팔뚝을 뚫었고 곧 맹독에 분류되는 칠화사의 독이 이빨을 타고 넘어 인간의 팔뚝에 주입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루즈해질 지도 모르는 파트는 빨리 넘기기 위해 연참해보았습니다.


내일 또 열심히 쓰면 되겠지 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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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시험 통과야 22.06.27 125 0 11쪽
20 #19 거대한 독사가 똬리를 튼 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22.06.25 9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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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 나는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22.06.05 141 2 11쪽
14 #13 제갈군사이자 사마의였다. 22.06.01 13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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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 x독도 독이다 +1 22.05.24 182 3 10쪽
10 #09 인간으로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22.05.22 196 4 10쪽
9 #08 의원이 만만하나? 22.05.21 201 3 10쪽
8 #07 돼지가 건방지게 이족보행 하고 있었다. +2 22.05.20 212 5 11쪽
7 #06 단전이 대문처럼 활짝 열려있었다. 22.05.19 199 5 10쪽
» #05 아니, 나도 잡힌 것 같아. 22.05.17 229 5 10쪽
5 #04 그 순간 하류현이 불타버렸다. 22.05.17 254 6 11쪽
4 #03 내 안에 무한한 신앙심이 솟구쳐 올랐다. +2 22.05.15 281 13 11쪽
3 #02 이게 아닌데? 22.05.14 313 12 10쪽
2 #01 기본 예의도 모르는 놈! 22.05.14 349 22 9쪽
1 #서장 +2 22.05.14 399 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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