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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프로틴

회귀한 독마는 x쟁이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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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프로틴
작품등록일 :
2022.05.14 12:42
최근연재일 :
2022.06.27 05:4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89
추천수 :
117
글자수 :
96,150

작성
22.06.01 15:40
조회
133
추천
2
글자
10쪽

#13 제갈군사이자 사마의였다.

DUMMY

#13


말하면서도 새삼 내가 왜 전생에 독마(毒魔)라고 불렸는지, 정확히는 왜 마(魔)라는 별호가 붙었는지 알 수 있었다.


성질 머리를 못 이겨서 건드리는 놈들을 죄다 패거나 독살 시켰는데 협(俠)이라는 별호가 붙었다면 그건 강호가 미쳤거나 세상이 미친 거다.


나는 양명운의 머리카락을 붙잡은 채 나머지 인원들을 노려보았다.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근깨와 곰보자국은 안색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그에 반해 나에 관해 얘기로만 들은 그들의 수하들은, 내가 양명운을 막 대하는 모습을 보자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표정으로 움찔 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저들의 모습을 보아하니 양명운 이 자가 평소 수하를 어찌 잘 대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내가 양명운을 팰 때 수하들이 저리 들고 일어서려는 것이겠지.


‘적어도 수하더러 죽으라고 하는 흑당주 보다는 낫군,’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나는 수하들에게 물었다.


“왜? 덤비고 싶나? 이놈들에게 내가 얼마나 강한지 들었을 텐데 이놈 뺨 한 대 때렸다고 달려들려고 움찔대다니. 이놈이 제법 인망이 있는 녀석인가 보군.”


내가 양명운의 머리카락을 쥐고 흔들자 양명운이 고통스러운지 표정을 일그러뜨렸고 부하들의 입에선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렸다. 힐긋 보니 주근깨랑 곰보자국의 표정도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우고 입을 열었다.


“왜? 네놈들의 좋은 대장이 나한테 처맞고 있으니까 화나나? 내가 그랬다. 약초 캐는데 웬 미친놈들이 내가 신세를 지는 의원한테 깽판을 부렸거든. 치료비가 내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나이도 지긋하신 분을 핍박하더라고.”


나는 말하면서 의도적으로 주근깨와 곰보자국을 힐긋 쳐다보았다. 찔리는지 그들은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다.


“원래라면 다 그 자리에서 죽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의원님이 그걸 말렸어. 니들이 완전히 무시하던 그 의원이 다 죽이려던 걸 말린 거야. 피해 받은 당사자가 말리는데 내가 어쩌겠어? 살려줬지.


그래서 살려주는 대신 필요한 정보 좀 가져오라고 했다. 살려주는 대신 말이다. 근데 가져오라는 건 안 가져오고 애물단지들만 데리고 왔네? 그것도 좀만 건드리면 사고 칠 것 같은 놈들로 말이야.”


나는 얼굴이 분노로 달아오르고 있는 흑당 대원들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표정 풀어 새끼들아.”


“....”


“지금부터 숫자 셋을 세겠다. 셋을 다 세는 순간에도 그러고 있으면 내 손에 양명운 이놈을 지옥으로 보낼 거다.”


“.....”


“하나···. 둘···.”


셋을 셀 일은 없었다. 흑당 대원들은 둘까지 듣고 고개를 숙여 죄송하다고 합창하듯 말하였다.


마음에 드는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내가 그 모습을 감상하고 있을 때 내 손에 잡혀있던 양명운이 입을 열었다.


“죄, 죄송합니다. 수하들은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넘어가 주십시오.”


“......”


뭔가 이상해서 양명운과 그 수하들을 번갈아 보았다. 왜지? 왜 분위기가 이럴까? 마치 극악무도한 악당 하나가 힘없는 선량한 작은 문파 하나를 괴롭히는 느낌이 들었다.


“...후우. 됐다.”


전생에서도 독마라는 별호가 붙고 나쁜 놈 취급받았는데 이번 생에서조차 나쁜 놈 취급받을 순 없지. 나는 양명운의 머리채를 놓았고 던지듯 그들이 있는 곳에 양명운을 밀어 보냈다.


“이거 분위기가 나만 나쁜 놈이 된 것 같으니 기분 나빠서 지금은 봐준다.”


‘.......’


머리채가 잡혔던 양명운은 어이가 없는지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내가 봐주었다는 사실은 느꼈는지 곧 얻어맞은 볼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착각하지 마라. 어딜 갑자기 훈훈하게 끝내려고 해? 아직 우리 계약은 끝나지 않았다. 특히 넌 독도 먹었는데 왜 안심하고 있냐?”


내 말에 양명운이 자신의 처지를 자각했는지 안색이 하얘졌다. 하지만 그것뿐. 어떤 행동을 취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뭐냐? 그냥 있을 거냐?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나?”


“......”


“하긴 일 꼬여서 사흘 간 아무것도 못 했겠네. 인제 와서 정보 모으기엔 좀 늦었지?”


여기까지 말했는데도 양명운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곰보자국과 주근깨 역시 답이 없는지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어? 뭐지? 진짜 포기했나?’


아, 안되는데. 벌써 극독이 아니라는 게 들키면 재미없는데. 나는 조금 난감해서 턱에 손을 올리고 생각했다.


* * *


‘활로가 보이지 않는구나.’


양명운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눈앞의 사내를 보았다. 패기가 넘치는 거한인 것도 아니다. 온몸에 칼자국이 있는 것도 아니다. 외모 또한 글만 읽을 서생처럼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의 느낌이지 험상궃게 생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양명운은 알고 있었다. 온화한 건 얼굴뿐. 그와 싸우고 눈을 마주친다면 누구나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생기가 들어있어야 할 눈에 검고 탁한 무언가가 들어있는 느낌이었다. 생기보다는 독을 머금고 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보는 사람의 등을 오싹하게 만드는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가장 위험한 부류다.’


여차하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는 자들의 눈빛이 대부분 저런 눈을 하고 있었다. 강호에서 수십 년간 수라장 속에서 살아남는 자가 저런 눈을 지니게 된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살기 위해선 어떻게든 귀문협의 정보를 줘야 하지만···.’


양명운은 눈을 감았다.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방법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기에 양명운은 입을 다무는 것을 선택했다.


“저기....”


그때 양명운 뒤로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 * *


극독이 아닌 것을 알면 이놈들이 달려들 테니 그 전에 그냥 처리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수하들 중 하나가 손을 들며 입을 열었다.


“뭐냐?”


“원하는 것이 귀문협의 대한 정보입니까?”


손을 든 수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병력이라던가 귀문협주의 외모도 되고. 뭐, 기타 등등 그에 관한 정보면 어떤것도 상관없다. 그런데 왜? 너한테 있나?”


“아뇨. 없습니다.”


...저 새낀 뭐지? 어이가 없어서 표정을 구긴 채 쳐다보자 입을 연 수하가 다급히 말을 이었다.


“저희가 일단 흑당 내에서도 말단에 속합니다!”


“자랑이다. 근데 왜?”


“말단이라는 게 보통 하기 싫은 귀찮은 잡일을 떠맡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중 하나가 창고 정리였습니다. 그곳에서 귀문협에 대한 정보가 적힌 책자가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귀문협에 대한 정보를 책자까지 만들어서 모으고 있었다? 근데 흑당은 귀문협 밑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나?”


“아마 처음부터 밑에 들어갈 생각은 아니었지 않았을까요? 사전에 약점을 잡기 위한 정보를 모으고 있던 것 같습니다.”


그럴듯한 말이었기에 나는 곰곰이 생각하였다. 방금은 나쁘지 않은 정보였다. 책자까지 만들어서 따로 보관했다면 귀문협에 대한 정보가 나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그래. 좋은 정보다. 근데 그래서? 그걸 어떻게 나에게 가져올 건데? 그 책자는 흑당 내부에 있다며. 니들 나 못 죽이고 다 죽어야 한다던데?”


“...저희가 한꺼번에 창고로 침입하겠습니다. 창고 정리를 자주 한 터라 어느 위치에 있는지는 알고 있으니 빼내어 오는 것은 쉬울 겁니다.”


“그래서? 이제 탈출할 때는?”


“어떻게든 전달만 해드리면 되는 거 아닙니까?”


수하가 거기까지 말하자 양명운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는지 안색이 창백해졌고 나 역시 이해했기에 입을 다물었다. 즉, 다 죽어도 한 명만 나에게 책자를 전달하면 된다는 뜻이었다.


양명운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겠다는 뜻이었다.


‘나야 정보를 얻으면 상관은 없지만.’


하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수하들을 전부 죽음에 몰아넣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게다가 그에 따른 여파는 생각해야 했다. 나는 잠시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가정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쳐들어갔는데 들키거나 해서 정보를 가져오는 데 실패하면 흑당인지 뭔지는 양명운의 실패를 알아차릴 것이다. 그럼 직접 하류현에 모습을 드러내겠지.


성공해도 마찬가지다. 양명운의 배신을 알아차린 흑당은 하류현에 쳐들어올 것이다.


나 하나에게 쳐들어온다면 상관없지만 하류현 전체가 휘말릴 수 있는 것은 사양이었다.


그럼 어찌해야 할까······.


나는 머리를 최대한 굴려 책략을 짜내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는 제갈군사이자 사마의이며, 때를 기다리는 천재 군사 강태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책략을 짜내었다.


“...좋아. 결정했다.”


머릿속에서 완벽한 계획이 떠오른 나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고 내 모습을 본 양명운이 조심스레 물었다.


“결정했다니, 무엇을 말입니까?”


“그냥 오늘 밤에 흑당으로 쳐들어가서 흑당주인가 뭔가를 죽여버리자.”


기가 막힌 내 계획을 들은 양명운과 기타 그 부하들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그들의 대표 격인 양명운이었다.


“....미치셨습니까?”


양명운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담아 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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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시험 통과야 22.06.27 125 0 11쪽
20 #19 거대한 독사가 똬리를 튼 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22.06.25 96 0 10쪽
19 #18 달려들면 다 죽을 거라고! 22.06.24 106 0 12쪽
18 #17 독무(毒霧)가 아지랑이가 되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2.06.17 106 0 10쪽
17 #16 문지기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22.06.12 99 0 11쪽
16 #15 하류현 최강의 똥싸개를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22.06.09 127 0 10쪽
15 #14 나는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22.06.05 141 2 11쪽
» #13 제갈군사이자 사마의였다. 22.06.01 134 2 10쪽
13 #12 이 참에 무릎 못 피게 정강이 다 분질러줘? 22.05.30 155 7 11쪽
12 #11 회귀한 독마는 똥싸개가 되었다. 22.05.27 181 8 9쪽
11 #10 x독도 독이다 +1 22.05.24 182 3 10쪽
10 #09 인간으로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22.05.22 196 4 10쪽
9 #08 의원이 만만하나? 22.05.21 201 3 10쪽
8 #07 돼지가 건방지게 이족보행 하고 있었다. +2 22.05.20 212 5 11쪽
7 #06 단전이 대문처럼 활짝 열려있었다. 22.05.19 200 5 10쪽
6 #05 아니, 나도 잡힌 것 같아. 22.05.17 229 5 10쪽
5 #04 그 순간 하류현이 불타버렸다. 22.05.17 254 6 11쪽
4 #03 내 안에 무한한 신앙심이 솟구쳐 올랐다. +2 22.05.15 282 13 11쪽
3 #02 이게 아닌데? 22.05.14 313 12 10쪽
2 #01 기본 예의도 모르는 놈! 22.05.14 349 22 9쪽
1 #서장 +2 22.05.14 399 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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