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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B

함경도의 별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0.05.27 22:55
최근연재일 :
2024.04.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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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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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K-7 Deuce 4

DUMMY

지나치게 강조하는 놈은 자기 단점을 말하는 거다. 신의를 잘 지키는 사람은 신의가 당연한 습관이다. 탈무드 탐독하는 놈은 탈무드를 읽어야 할 필요를 확실히 느꼈다. 그걸 읽고 감탄하는 놈은 비로써 자기를 본 거다. 원래 그런 사람은 한번 읽고 잊는다. 새로운 것이 없기에 읽어도 감동이 없다. 한반도에서 태어난 놈은 탈무드 같은 것보다 읽을 책 한반도에 이미 많다. 쉰들러 리스트의 감동이 사기로 느껴지는 것이 역사다.


그래도 세상은 그런 사람을 존경도 하고 따른다.

우리가 전사가 되는 길은 이유를 아는 거다.


‘무식한 놈은 무식하게 패야 돼. 대화하면 안 돼.’


오늘에 오기까지 많이 봤다.

처음에는 두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 고기와 상대 고기는 기분이 전적으로 다르다. 당연히.

서로 자기 쪽이 귀중하고 슬픈 거다.


그러나 계속 보니 감상도 느슨해진다.

그것은 망한 옷 가게에서 버리고 간 의상도 벗겨진 마네킹 같았고,

그것은 수 년 동안 닦지 않는 석회 조각상 같기도 했다.

군복에서 살이 드러나면 정말 땟물이 흐르는 조각상 같았다.


초기에 감깐, ‘이것에 영혼이 정말로 있을까?’

좀 지난 것은 생살이 연회색 래쉬가드 입은 사람 같다.


시간이 흘러 생각도 달라졌다. “내가 잘 쐈네?!”

PTSD라고 할 것은 잠자는 와중이 크지 않은가?


잠을 자고 꿈을 꿔야 그게 올 것 아닌가.

악몽을 꿀 시간까지 충분히 잘 수가 없다.


코를 골까 겁났다.

숙면으로 가는 내 자신이 두렵다.


숙면하다가 죽을까 봐 가면이 이어진다.

항상 차가운 손이 숙면을 막는다.


와신상담. 경사면 자갈에 등을 내고 뇌에 경고하기 위해 손은 차가운 총열을 잡고 눈을 감는다.


나도 마네킹이다.

나도 조각상이다.


‘내가 병신 되기 전에 많이 골로 보내야지???!!!’


내 인생 누가 책임져?

천국 지옥 누가 보장해?


나무아부타불 아멘 인샬라.


‘요즘은 전문가들이 많아서 유튜브에 댓글 보다가 고혈압 오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사령부의 그 직할대대로 사람이 올라도 가지만 내려도 온다.


‘중요한 건 진입 순서 같은 게 아니다. 훈련 많이 하면 익숙해진다. 실탄 든 총으로 앞사람 등만 안 갈기면 된다. 그리고 검지의 방아쇠 컨트롤이 훈련하면 자연스러워진다. 예전의 전쟁에서 전투 경험이 많은 부대는 저마다 병사가 약실에 총알이 들어가 있지만 오발 안 한다. 그건 본능이다. 군대에서 처음 총을 쏘고부터 이거 잘못하면 전우 죽인다는 걸 안다.’


그렇게 다시 내려온 사람도 있었다.


‘중요한 건 방향 감각이다. 현 상황 감각 지속성이다. 건물 내의 방향 감각. 훈련장 같은 건물은 하나도 없다. 다 처음 들어가는 건물이다. 크면 클수록 방향 감각이 아군 피해를 줄이고 진압이 빠르고 정확해진다. 익숙한 훈련장 건물에서 빈 총으로 하는 건 누구나 금방 배운다. 그러나 실전에서 총소리 빵빵빵 터지고 수류탄 스턴탄 터지고 서로 총소리가 건물은 안 빠져나간다. 고막 나간다. 그렇다고 귀마개를 할 수도 없다. 심지어 양쪽의 대치 상황이 벽이나 문을 두고 벌어지면 속삭여야 할 때도 있다.’


그러면 뒤에서 그러지. 저 양반 다쳐서 내려왔나?


‘이론가의 이론은 빵빵하지만 실탄으로 안 해봤으니 모든 대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고 냉정하게 테러범 마빡을 관통하리라 생각하지. 실제 주요 테러가 일어나면 2년 차가 중사를 달아도 불안하게 보여. 여러 총 1만 발을 쏴도 아직 최적의 대원이 아니야. 실탄을 사용하는 내부 소탕 한 백 번은 해야 뭐라도 가능하지. 아니면 정신 없이 갈기다 이쪽저쪽 다 죽어. 인질을 구하고 테러범을 쏘는 실전 중압감을 말이야. 엄청난 긴장 속에 가는 거야. 그 정도 실전 긴장이면 내가 총 맞아 죽는 건 긴장의 내용도 아니야.’


어쨌거나 ‘특수’ 같은 것 하는 것은 같다.


‘팀장 조장은 폭풍 속에 곧 죽을 걸 알고 항해하는 선장과 같다. 정신 수양으로 안 된다. 마음 다스리기도 안 된다. 각 대원은 물론 조장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현 상황 인지 능력, 방향 감각, 계획이 틀어졌을 때 유보 계획의 즉각 수행, 우연, 갑작스런 돌발, 이제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수백 수천 번 하면서 요만한 실수도 계속 지적하고 수정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래. 실탄 내부 소탕훈련을 원한다.


‘거기(그 대대)서는 정신 못 차리는 놈이 원사여도 팀장 조장 안 시킨다. 상사 원사 이전에 방출되지. 정신 못 차리는 아군은 적보다 무서워. 실전에선 총구 섬광을 정면에서 보게 된다. 귀에서는 찌~~~~~~잉 hells bells만 들리고, 굉음과 폭음의 연속에서 팀장 조장은 복도보다 방을 제압할 때 어느 방부터 들어가고, 그게 끝났을 때 다음 방 선정, 이것이 정확해야 전술이 된다. 위대하신 공화국 건물은 우리보다 훨씬 단조로운 구조일 거다. 그러나 내부 소탕에서 어렵고 위험한 건 크고 높고 방이 개 많은 대형 건물이다. 심하면 어느 방을 놔둔 거다. 그러다 등짝에 맞고 축! 사망한다.’


그래도 새로운 거 배워 신기했다.


‘팀장 조장은 하나의 방이나 복도를 평정하면 다음 표적, 다음 루트, 다음 방을 바로 시뮬레이션 해야 한다. 건물 내는 오발이 힘들다. 가까워서 조준 안 해도 지향사격으로 – 쏘면 맞는다. 건물 안에서는 초딩이 당긴 총에도 내가 적중된다. 사방이 콘크리트라 도탄도 튀다가 내 뒤통수친다. 게다가 전시에는 자동으로 갈길 수도 있다. 내 정면에서 7.62mm AK 한 탄창 자동으로 긁어 봐. 그대로 몰살이다. 여긴 내가 있던 곳(대대)처럼 평시 대테러가 아니다. 내가 교육할 것은 우리 부대 근처에 대형 대테러가 일어났을 때 쓰일 거다. 대형 도심 게릴라전 상황 아니면 상부의 전문 부대가 한다. 우린 주둔지 가까운 도심에서 초대형이 터질 때다. 우리나라에서 대형 도심 게릴라전이 터질 수 있어? 하여간 전문 부대가 멀 때 우리더러 앞으로 나가라고 할 것이 분명하므로 배운다.’


처음 듣는 개념이었다.


‘방향 감각. 폭음과 총소리로 얼얼할 때 정신 차려야 한다. 심하면 좌우 동서남북 개념이 사라진다. 정말로 내가 처한 상황만 보이고 여기가 건물의 어디인가 정신이 멍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람에게 수기로 주지시키는 것이 팀장 조장이다. 내부 소탕은 지도 가지고 하는 거 아니다. 건축 설계도 따위 없다. 머리로 땅따먹기가 진행하며 몸과 총이 움직여야 한다. 이거 한 명이라도 실수하면 건물 안에서 정말 위험하다. 안 하니만 못하다.’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한 이유는, 이 사람이 정찰대도 아니고 자진해서 대대로 왔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특수작전팀 전시 작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기 팀 것을 봤기 때문이다. 하사 임관부터 뽑혀갔다가 여단 특수작전팀 전시 목표를 실제로 봤기 때문일 거다. 서로 임무가 다르다, 그러니 비교는 아니다 어쩌면서 우월했을 거다.


‘사실 이런 거 우리 임무에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왜, 드디어 산이 보이셨나?


일단 들어가면

야전처럼 우회도 도망칠 곳도 없어진다


침착, 정숙? 수기 대화, 방향 감각 유지, 땅따먹기,

장비 없으면 벽에 귀대고 청음,


내 총에 실탄 숫자 항시 확인,

탄창 갈아끼다 죽는다,

기능-고장과 탄창-교환 선언은 내 목숨이다


부무장과 대검까지 확인

소총 – 권총 – 대검 푹푹푹까지


출입구 들어가다 상대에게 총구나 총열덮개 잡힐 것을 가정

총을 잡은 상태에서 왼손으로 칼을 뽑아 푹푹푹까지


‘전시는 말입니다?’

‘출입구에 그냥 갈겨.’


등산화와 테니스화


그 알려진 대대는 전술화 밑창이 다르다

일반 전투화는 조용한 건물에서 불도저 소리 난다

일반 군화는 물렁한 땅에서 요철로 팍팍 찍으며 공격하라고 만든 거다


들리는가,

조용히 노리쇠 후퇴 전진하는 소리

벽을 사이에 두고 조용히 탄창 교환하는 소리

혹시 소총 단자 돌리는 소리까지?


전시 CQB는 안전한 방에 숨은 놈을 학살하는 거다. 폭격 못 해서 들어갈 뿐이다. 건물에서 평시 CQB와 대테러 전술을 고집하면 진압하다 더 많이 뒈지겠단 소리다.


하도 ‘이게 대세다!’ 밖에서 지랄지랄 하니 여단장 대대장이 내부소탕훈련은 시켰다. 하면서도 이걸 전시에 어디서 쓰지? 의문 들었었다. 우리 작계에 그럴 곳이 없었다. 하는 처지에서 뭐 좀 특수한 걸 하는 같고 재미도 있었다만, 건물 전투는 피프티 피프티란 사실도 알았다. ‘애써 골로 가는 전술을 배우네?’


시가전. 건물 전투. 서로서로 뻔한 구조물에 들어선다. 이건 뭐 서부 총잡이들이 대로에 서로 나와서 갈기는 순간이 안 올 수가 없는 조건이다. 계단, 코너, 특정한 공간, 저쪽에서도 기다리고 우리도 안 지나갈 수가 없다.


‘이제 누가 1번이지?’

‘너. 2번이잖아!’


1번으로 선 놈은 죽는 거다. 적어도 총은 맞는 거다. 서로가 안 보이는 상태에서 기다리고 안 보이는 상태에서 충돌한다. 벌써 현관과 다른 방에서 총을 갈겼으니 기습도 안 된다. 서로 소총 자물쇠를 안전에서 사격으로 돌리고 벽 하나 두고 숨어 있다. 서로 알고 장전하고 조준하고 다가간다. 가장 앞 놈이 가장 불안하다. 평시 대테러에서 1번이 쓰는 방탄-방패가 없다. 그렇다면 평시 CQB와 전시 CQB는 구분해서 훈련해야지 않아? 개념이 없나? 전시 CQB는 어렵지도 않아. 수류탄 많은 놈이 장땡이야.


기다림 Vs 기다림,

조준 대 조준,

자동화기 대 자동화기,


평시 대테러에 없는 기관총까지 들고 있다.

그렇게 거리 5m 안쪽까지 서로 벽을 두고,

플러스, 이 공화국은 부대마다 목숨 거는 세뇌 좀비들이 있다.


숫자가 별로 되지도 않고 계속 실종되고 사라지고 쓰러지는데 어떤 지휘관이 이 상황에서 건물을 진압하나. 방탄조끼까지 가져왔다면 군장 60kg도 넘었을 거다.


‘이걸 지고 어떻게 갑니까?’

‘DZ 벗어나서 일단 묻어.’

‘이 상황에서 저 건물을 왜 제압합니까?’

‘묻고 떠블로 가!’


우리에게 전시 최선의 CQB는 북한군복 입고 건물의 과반을 무성무기로 접근해 최대한 기습 효과를 높이고(상대 준비 시간을 줄이고), 어쩔 수 없이 쏠 때부터 수류탄 먼저 쓰면서 다 죽여버린다. 물론 도망갈 때는 문과 창에서 안 보이는 루트로 튀어야 한다. 뒤통수 맞는다. 건물이 클수록 어떻게 다 죽이고 나오나.... 종합하면, 공화국 영토에서 내부-소탕을 뭐하러 하나. 지하나 1층부터 휘발유 붓고 불을 질러, 불을... 기다렸다가 살려고 나오는 놈들 쏘던지?


‘불 지르고 출입구 조준하는 게 최고 아닌가?’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 게릴라에게 시간이.’


“니미 씨벌 좆 같아서 도망치는 것도 지겹네.”


이 상황.

과거에 훈련한 이 상황.


이건 예정에 없었다.

이런 거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러나 난 지금 한다.


왜? 하고 싶으니까.


‘EOD는 어디 갔나.’


내 앞서 성형장약과 샷건을 해줘야지. 나더러 다 하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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