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55B

함경도의 별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0.05.27 22:55
최근연재일 :
2024.04.22 12:00
연재수 :
364 회
조회수 :
217,774
추천수 :
6,773
글자수 :
1,993,819

작성
24.01.29 12:00
조회
189
추천
6
글자
16쪽

고양이는 숨어서 죽는다 1

DUMMY

고양이는 숨어서 죽는다 1




”너, 뭐 하다 입대했냐?“


갑자기?


”학교 다녔습니다.“


”전공이 뭔데.“


”전공이고 자시고, 다시 안 돌아갈 건데 의미 없습니다.“


”자시고?“


”어. 죄송합니다.“


”......그래도 학교 포기는 아니지...“


”술이나 먹고 노는 분위기가, 아니다 했습니다.“


”놀 나이지. 가쓰나들도 있잖냐.“


”저랑 안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들어왔다가, 제대할 때 복학하거나 재입학하는 애들 있다.“


쓰라린 기억. 사람이 멀쩡하고 정당해도 쓰라린 일은 온다. 누구나 그렇다고 믿고 싶다. 아무리 강자도 형이 있고 선배가 있고 어르신이 있잖은가. 그중 쓰라리게 할 놈 하나 없겠냐. 최고로 당당해 보여도 약한 데는 있는 법이지.


평범했다. 지극히 평범했다. 그래도 쓰라린 일은 온다. 그러나 그 일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아니다. 군대가 좋은 이유는 쓰라린 걸 떠올릴 시간이 없는 것. 그러나 졸병의 짧은 시간에 기억이 너무 강렬하고, 시간이 지나면 떠올릴 시간이 많아진다. 고참이 되기 때문이다. 무장탈영의 주인공은 이병이 아니다. 위관장교는 언제든지 탈영해도 된다. 졸병은 정신이 없어서 탈영 계획도 못 세운다. 짬밥을 먹고 탈영할수록 잡기 힘들다.


”왜 지원했어?“


”용맹한 특전용사가 되기 위해서.“


”야 이 자식아 저녁밥 소화 안 되게시리...“


”......돈은 아닙니다.“


이 부대에서 제일 싫어하는 말, 돈. 돈 벌러 왔습니다? 알바 열심히 하면 하사 월급 나오는데 뭐 한다고 왔냐 그런. 니가 지금 장기 꿈꾸면서 입대했냐? 어떤 전입자들은 목표가 공무원이란다.


‘고문관 아니야? 수상하네 저거.’


경호원 소방대원 경찰특공대. 지나간 특전사령관의 말이 유명해졌다. 여기가 소방대원 양성소냐! 부사관 장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분은 알고나 프리토 하신 거냐? 각 중대 팀원은 항상 모자라는데 말뚝은 안 되더라도 장기 원하는 사람들 7년까지는 보장을 해주든가.


덜 황당한 건 유튜브에 넋이 나가서 대테러부대 가는 줄 알고 입대했다는 말.


그러나 또 알게 된다. 물어는 보지만, 입대 이유 같은 거 사실 관심 없음. 체력이나 빨리 특급 맞아라 이 신삥아.


그 나머지가 전형이다. 전형. 멋있어서...


”외삼촌 앨범 봤더니 깜장 베레모 쓰고 있던 건 아니고?“


”없습니다. 그런 사람.“


”베레모가 다 똑같은 줄 알았다, 그런 구라냐? 친구랑 같이 시험 봤는데 내가 붙었다?“


”... 심심해서 본 건 사실입니다.“


생활관 저 구석에서 음성이 날아온다.


”요즘 애들 대답 참 잘하네. 스피치 학원 다녔냐?“


군대 입대하고 어느 시점이 되면, 목이 타기 시작하고 달콤한 게 그리워진다. 군대는 매시간 당 떨어지게 한다. 입영 직전에 먹다가 남긴 탄산음료가 아까워 죽는다고 하지만, 요즘 그 정도는 아니다, 첫 휴가 복귀하던 때가 자꾸 떠오른다.


‘너는 빵모자가 다른 거랑 틀리다?’

‘비슷한 겁니다.’

‘그 노란 게, 너 공수냐?’

‘그렇습니다. 옛날 말로.’


젊어서 잠시 군인이었던 민간인 아저씨는 두 군복의 위장무늬 차이를 모른다. 눈에 들어오는 건 군인이다 아니다만 판단, 갱년기 아저씨들. 특자와 보병 것과 해병대 군복의 차이 모른다. 민간인은 죄다 꾸물럭꾸물럭 니글니글한 디지털 픽셀 위장무늬. 요즘 군복이 어두컴컴하다는 아저씨도 있다.


’전쟁 나면 북한 가는 거 아냐?‘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동네 형이 있었어. 전쟁 나면 평양 간다 그랬어. 자, 받아라.‘

’괜찮습니다. 여기저기 많이 받았습니다. 저 월급 받습니다.‘


’막둥아. 그거 으따 쓰려고.‘

’작은아버지, 저 하사입니다.‘


’하사라고? 그게 하사 계급장이야? ’엉? 바뀌었구나. 옛날에는 그 밑에 병장 계급장이 달려 있었거든. 어째 요즘은 하사 중사들이 그리 안 보이나 했다. 그 얍실한 놈을 왜 금속으로 다는가 했었다. 병과 마큰 줄 알았어. 자, 그래도 받아. 하사가 뭐슨 큰돈 받냐. 군발이가 돈 남아돈디아? 워쩐 맘인지 아니께 어른이 주면 냅다 받어. 팔 아프다. 예비역 육군 병장의 돈은 받아 마땅하다.‘


’현역 어디셨어요?‘


’우리 때는 현역 안 가는 사람이 이상해던 시대야. 어디가 아파서 안 갔니? 흔해 빠진 게 현역이라서 말이야. 어디 몸이 안 좋으면 제깍 현역 탈락하고 그랬지. 현역 판정을 못 받거나 지역 방위 받을 사람들이 열 받아서 해병대 공수 같은 거 지원하고 그랬어. 현역 아니면 어디 술자리에 끼기 거북해.‘


’어디 계셨습니까?‘


’탱크 몰았어. 드럽게 후진 거. 겨울에 시동 걸 때 휘발유 두 드럼 들어가는 놈. 이젠 어디 사단 출신이란 것도 그냥 그래.‘


’힘드셨겠습니다.‘


’군대 가본 게 뭐~시 뵈지 이? 나는 석 대 차이가 넘어가는 옛날 군대라...‘


'근무 여건이 요즘하고 많이 다르셨으니 말입니다.’


‘군대는 다 힘든 거여. 즈그들 시절이랑 비교해서 요즘 편하다 하는 사람들은 고생을 들 해서 그랴. 그런 중년들은 지 자식 맘 이해 못 하지. 군대는 세대별로 종류가 다르게 다 힘들고 지옥 같고 그런 거여. 그건 변함없어. 요즘은 독자도 많아서 적응하기 더 힘들걸? 옛날처럼 패서 군기 잡으라고? 지 자식 당해보라고 하면 기~함을 할 거 이? 군대는 어느 세대나 영원히 힘들어. 강제로 잡따 놓고 강제로 시키분게.‘


보기 드문 객관적 중년. 보통은 라떼, 라떼. 행군 얼마나 했나. 얼마나 맞았나.


’저는 지원한 겁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월매나 달러. 하사관끼리 패는 것도 옛날엔 심했어. 유명한 부대는 유명하게 괴롭히고 패는 것이지.‘


’요즘 안 때립니다.‘

’그런 말하면 나 같은 사람은 더 수상히 여겨.‘

’아 예.‘

’집안 생각하지 말아. 집안이나 여자 문제는 군대생활 지옥 따블이다.‘


뭘 아신다고 그러셨을까.

그러나 잊었다.

부대가 잊을 만큼 해준다.

생각할 시간을 깻잎 한 장 정도로 줄여준다.

다만 깻잎이 비수 같은 때도 있다.


처지와 상관없이 날씨만 좋다.

작열하는 태양이 수직으로 내려 쪼여,

모처럼의 태양 직하는 눈꺼풀을 힘들게 한다.

해를 못 본다. 해를.


”운동하고 싶다. 운동하고 싶어...“


”하시면 되죠.“


”...... 농담하니. 밥이 좀 찼어?“


”저도 하고 싶습니다. 아직 특급이 아니라서.“


”뭐가 걸렸는데. 몇 개 걸려?“


”딱 한 개, 입니다.“


”다 그래. 그 하나가 웬수지. 넘어서면 또 암껏도 아니다.“


여기 사람들은 독특한 근육 반응을 가졌다.


사회에서 헬스클럽 나가면 무산소 유산소 중 하나 주력으로 갈리고, 조력인 것은 운동 앞뒤에 잠깐 한다. 뛰거나 철 덩어리를 들거나 하나가 주력. 하루 운동의 루틴에서 어느 걸 먼저 하느냐의 문제. 여성은 주로 유산소, 남성은 주로 무산소 철덩이 들기. 그러면서 무산소도 유산소 효과가 있다고 아저씨들이 주장한다. 그러면서 갑바와 이두박근 두께를 계급처럼 여긴다. 변두리 헬스클럽은 남자들 죄다 나시 입고 주구장창 철덩이 들고, 중심가 번듯하고 비싼 곳으로 가면 장비부터 여성들 몸매부터 운동 루틴부터 다르고, 철덩이 운동만 막 하는 사람은 눈총받는다. 변두리처럼 뜨거운 해장국 첫 숟갈 삼킨 소리 내는 아저씨들이 없다.


무산소, 유산소.

여기 사람들은 두 가지를 다 한다.

여기 사람들은 두 가지를 전력으로 다 한다.


두 가지를 섞는다면,


1. 강한 근력운동을 하고 마무리로 걷기나 뛰기

2. 걷고 뛰는 것으로 몸을 푼 뒤에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대표적.


여기 사람들은 정확히 후자다. 루틴이 한 시간 달리기 한 시간 근력운동이다. 둘 다 별개처럼 목숨 건다. 아니, 목숨을 걸도록 조장한다.


2번을 택한 사람들은 런닝머신에서 체력을 크게 빼지 않는다. 본 철질에 지장을 받으니까 ‘비중’이란 게 있다. 두 가지 다 전력인 사람을 보려면 태릉이나 진천 가면 된다. 근력과 스피드가 모두 필요한 운동 종목이 많다. 폐와 근육이 공통으로 혹사당한다.


전문 운동선수도 아닌데,


특이하게도 여기 사람들은 두 가지 전력이다. 먼저 전력으로 뛴 다음, 전력으로 근력운동을 한다. 그 방식에 몸이 적응되었다. 특이한 버릇이 생긴다. 전자인 달리기가 확실히 수행되어야 무산소운동 근육이 잘 반응한다. 달리기가 Warming up이 아니다. 그러니 이 사람들에게 철질을 먼저 하고 런닝머신 오르게 하면 이상하다. 루틴이 안 맞아서 불편하다. 운동 같지가 않다. 여기 사람들은 강한 런닝 다음에 강한 무산소 운동을 1년 내내 버릇이 들었다. 그거 안 할 때는 무거운 거 지고 산을 돌아다닌다.


몸도 분명히 버릇이다. 버릇은 자신에게 정착된 운동 반응이다. 지금 지속해 온 것만큼 거꾸로 해야 바뀌어도 바뀐다.


선배들이 운동 방법을 코치한다. 잘 되는 건 제끼고 안 되는 건 조진다. 목표는 체력측정 : 특급. 특급을 합격해야 선배들의 강제 운동이 종료된다. 등급에 한참 모자라면 선배님 ‘코치’가 사람 잡는다. 턱걸이를 못 하면 턱걸이 대에 손을 묶어버리는 무식한 코치. 차근차근 설명하는 선배 만나기 힘들다. ‘일단 매달려 보아.’


본인들도 무식하게 했기 때문이다. 목표만 있고 과정은 막무가내. 대신, 특급을 따두면 졸병 생활이 좀 편해진다. 군대다. 이곳의 특급과 보병부대 특급 기준이 다르다. 종목과 합격점이 훨씬 높고 다양하다. 특히 턱걸이는 개수로 상대를 평가하는 문화가 있어서, 체중과 근력의 균형이 잡혀야 개수가 늘어난다. 벌크만으로는 부대 조건에 해결이 안 된다.


보통 측정이라면, 팔굽혀펴기 턱걸이 평행봉 윗몸일으키기 먼저 하고 마지막으로 달리기 측정을 바란다. 뛰는 게 전신운동으로 가장 힘이 들고, 달리기에 사력을 다하면 근육 쓰는 측정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근력운동으로 몸이 풀린 상태에서 뛰면 나쁘지 않지만, 여기 사람들은 먼저 뛰는 걸 선호한다. ‘달리기 빨리 치아뿔고!’


여기는 측정 시간 줄이려고 마구 섞어서 측정한다. 아무거나 먼저 시킨다. 다 측정하려고 바쁘다. 뛰고 나서 근력을 측정하면 몸이 풀려서 괜찮다. 짬이 찬 중대장/담당관들이 측정 순서를 마이가리 친다. ‘원사님여, 잠깐만요. 우리 팀 설사 난 애가 있어서 달리기 먼저 하겠습니다.’ 아침 두 시간 운동 패턴으로 측정하려 순서를 조절하기도 한다. 측정 순서에도 민감하다.


일과 버릇.


앞의 한 시간은 항상 뛴다. 이어 손아귀(요즘 히트 용어 전완근) 풀릴 정도로 한 시간 근력운동. 오래 하다 보니 뛰고 나면 ‘다 풀렸으니 이제 근력운동의 계절!’ 세포들이 바란다. 뛰고 나면 근육이 살아나면서 근력운동 준비태세가 된다. 달리기 후에 근육들이 써달라고 씰룩씰룩 안달이 난다. 이때 근력운동을 안 하면 온종일 몸이 찌뿌드 하다. 두 시간 그렇게 하고 찬물 샤워가 하루의 1차 고비 끝. 안 뛰고 근력운동만 하면 설렁탕에 소금은 안 친 듯 밋밋하고 후련한 맛이 없다. 상체 운동만 가능한 다리 부상자들이 그렇게 한다. 이곳의 방식을 어느 운동에 기댄다면, 복싱이다.


선배들의 코치. 48시간 근섬유 회복법칙 같은 거 없다. 야외훈련 아니면 무조건 매일이다. 아침 두 시간이 끝나도 코치 들어온다. 고참 머리에 떠오르면 ‘아참 너 일루와 봐.’ 코치가 들어온다. ‘저녁 먹고 나 찾아와.’ 일과 끝나도 코치 들어온다. 벗어나는 길은 다음 측정에서 특급! 하사들은 더러워서 특급 맞는다. 종종 헤매는 중사는 은따다.


‘이거, 저 말입니까?’

‘새끼야 악력기 처음 보냐?’

‘저 주시는 겁니까?’

‘어디서 주워 오냐? 계속 사다 줄 거야. 너만 써.’

‘알겠습니다.’

‘내 경험으로, 악력기 세 번 부러지면 턱걸이 밧줄은 수준 된다.’

‘이 스프링이 부러집니까?’


‘부러져. 밥 먹듯이 하면 3개월 안에 부러져. 안 부러지면 니가 열심히 안 한 거야. 한 달 만에 부러트린 애도 있어. 밥 먹을 때도 반대 손은 악력기 쪼여. 요령 피운다고 줄칼로 스프링 건드리면 죽는다.’


내가 무슨 707이냐.

‘내가 널 보는데 악력기 안 하고 있으면 악력기 값 20만 원 내.’


코치였다. 전담 트레이너.


새로 온 하사는 몇 종목이 딸린다. 종목별 집중적인 코치가 들어온다. 어떤 몸이 되어야 전부 가능하단 걸 깨닫는데, 보통 1년 걸린다. 천연 식스팩도 방식에 적응해야 진짜 좋은 몸이다. 보란듯한 덩치가 헉헉대면 바보 표본 된다.


코치. 심심하면 시킨다. 팔이 빠질 것 같고 손아귀가 마비되고 팔뚝에 바늘 하나 못 들 정도가 되어도 시킨다. 밤이면 근육통으로 끙끙 앓고, 근육이 아파서 몸부림치고, 팔이 안 들리고 목이 안 들리고, 어깨 삼각근에 손실이 오면 뭘 할 때마다 찡~~ 찡~~ 어깨에 바늘이 찌른다. 피골이 상접해지고 체력단련 시간이 무서워진다. 졸병들은 오히려 야외훈련이 ‘코칭’을 쉬는 기간이다. 나무에 매달리게 하는 돌아이 고참도 있다.


복귀하면 다시 철봉대와 로프의 공포를 선사, 밤에 보초 깨워서 일어날 때 죽고 싶다. 나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온다. 물어보는 건 운동 심하게 했냐가 아니라, 얼굴 왜 그러냐? 피곤하냐?


코치 : ‘언제 될래? 니 밑에 군번 하는 거 안 보여? 안 쪽팔려? 너만 쪽팔려? 시간 내서 시키는 나는 안 쪽팔려? 반항이야? 체육복 환복하고 목장갑 끼고 나와.’


그렇게 그렇게 최소 3개월, 넉넉잡아 6개월, 길게 가면 1년. 운동 때문에 죽을 것 같은 나날이 지나고, 어느 순간 누가 미는 것처럼 회수가 늘어나고, 누가 들어주는 것처럼 쑥쑥 올라가며 몸에 탄력이 생긴다. 몸이 나에게 욕하면서 반항하는 기분이 든다. 몸이 더러워서 하는 것 같다. 바로 그때 어? 거울을 보니, 몸이 변해 있다.


이게 안 되면 아래 짬밥이 무시하는 체력 고문관이 된다. 제대할 때까지 아침 두 시간이 괴롭다. 고참이 되어도 당당하지 못하다. 그런 사람이 가끔씩 나온다. ‘좆까. 난 발 꼬기로 올라갈 거다.’


어느 틈에 전신거울이 보여주는 것.

‘내가 이런 몸이 될 수가 있었어?’


될 수 있었다. 누구나 될 수 있다. 다만, 사람들은 과정을 못 본다.


그때는 반대로 야외훈련이 힘들고, 들어가서 다시 체력 올리는 걸 걱정한다. 고참들은 금방 다시 올리는데 오래되지 않은 졸병은 좀 걸린다.


체력단련은 끝난 거 같다

이제 체력단련 정신병은 끝난 거 같다

어렵사리 코치와 졸병하사가 아직도 같이 있다.


‘몸이 혹사당하던 때가 그립다.’

‘몸이 펌핑하던 때가 그립다.’

‘그러나 레벨 스트레스가 사라져 좋긴 하다.’


”식당밥, 안 묵고 싶나?“


”... 저는 담배를 피우고 싶습니다.“


”너, 피우는 거 몬 봤는데?“


”안 피웁니다.“


”근데 와.“


”그래도 좀 낫지 않겠습니까...“


”아프십니까?“


”괜찮다.“


하나 꺼낸다.


”...써라. 니 쓰라.“


”아껴야 합니다.“


고참은 ‘뭘 아껴!’ 말하지 못한다. 그 말은 깡패 용어로 밥숟가락 놓은 걸 의미하는 것 같다. 죽기 전에 쓰라고. 그래도 앰플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혹시 모르니까. 얼마나 힘들지 고통스러울지 누가 죽어 봤나.


”그냥 쓰십시오. 인상 찡그리지 말고.“


”그게...“


”왜...“


”아무리 그래도, 생각도 없는 상태에서 붕 떠서 하직하기 싫다.“


그렇지.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떠나고 싶진 않을 거다.


”...... 어, 에이 씨발, 벌레.“


옆에 벌레 무리가 벌써?


”평생을 벌레, 싫어했는데, 이젠 먹히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함경도의 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구독자분 필독 21.04.26 1,890 0 -
364 For Anarchy in DPRK 1 24.04.22 75 4 11쪽
363 피양의 숙취 4 24.04.15 113 5 12쪽
362 피양의 숙취 3 24.04.08 117 7 11쪽
361 피양의 숙취 2 24.04.01 147 8 11쪽
360 피양의 숙취 1 +1 24.03.25 150 8 12쪽
359 K-7 Deuce 5 24.03.18 143 8 15쪽
358 K-7 Deuce 4 24.03.11 140 3 12쪽
357 K-7 Deuce 3 24.03.04 168 6 12쪽
356 K-7 Deuce 2 24.02.26 276 4 14쪽
355 K-7 Deuce 1 24.02.19 205 6 12쪽
354 고양이는 숨어서 죽는다 2 +2 24.02.05 231 6 15쪽
» 고양이는 숨어서 죽는다 1 24.01.29 190 6 16쪽
352 Curtain Call 9 24.01.22 201 9 16쪽
351 Curtain Call 8 24.01.15 201 4 13쪽
350 Curtain Call 7 +2 24.01.08 206 8 12쪽
349 Curtain Call 6 23.12.18 332 7 12쪽
348 Curtain Call 5 23.12.11 231 10 12쪽
347 Curtain Call 4 23.12.04 249 9 11쪽
346 Curtain Call 3 23.11.27 254 1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