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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야(紅夜) 님의 서재입니다.

무당파 막내사형이 요리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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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5.11 22:08
최근연재일 :
2023.06.0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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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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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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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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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십사수매화검법(十四手梅花劍法)

DUMMY

장강(长江).


그 중에서도 중경의 백제성(白帝城)에서 의창의 남진관(南津关)으로 흐르는 구간을 장강삼협(长江三峡)이라한다.


중경 쪽에 두개의 협곡(峽谷)이 각각 구당협(瞿塘峡)과 무협(巫峡)이고, 의창 서북에 있는 곳이 서릉협(西陵峡)이다.


서릉협까진 아니더라도 의창에서 강을 끼고 올라가다보면 볼만한 협곡이 많다.


“이럴때는 사천무림의 사람들이 부럽군요.”


자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백하가 협곡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말했다.


산서성에 위치한 화산파는 지리상 호북의 서북쪽 무당산, 의창과 아주 가깝다.

구태여 강을 이용해 내려올 필요가 없었다.


반면, 사천무림에 속하는 아미파, 청성파, 당문은 장강을 따라 장강삼협을 구경하며 올 수 있으니 얼마나 행운인가!


우리는 작은 나룻배를 빌려 장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배들의 초롱불이 검은 강물 위에 뒤엉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저기에요. 저쪽 부둣가에 배를 세워주세요. 두 식경 후에까지 기다려 주시면 동 2문을 더 드릴께요.”


금매가 강가에 있는 작은 가게를 향해 손짓을 하자 뱃사공은 썩은 이를 환하게 드러내며 말했다.


“ 아휴··· 저야 고맙죠. 그런데 임선방 가시는 모양이죠?”


금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저녁 때가 되었고 하니··· 저도 가서 식사 좀 하겠습니다요. 귀찮게 하지 않고 따로 식사할테니 공자님들은 식사를 마치시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임선방 생각에 기분이 좋은 지 뱃사공의 노질에 힘이 붙었다.


“임선방의 맛이 좋은가 봅니다.”


내가 물으니 뱃사공은 이상하다는 듯 되물었다.


“임선방 처음이신가보네요? 그렇다면 꼭 고기 추가를 해서 드십시오. 그래봤자 동 9푼입니다.하하하!”


뱃사공은 뭐가 좋은지 한참을 웃었다.


[임선방(林膳房)]

가게의 현판은 거대하고 아주 오래되었다.

예서(隷書)로 쓰여진 임선방 세글자는 고즈넉하고 강건했다.


“무너져 가는 가게 치곤 너무 멋진 글씨지요?”


뱃사공에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한 획 한 획 군더더기 없이 힘이 느껴지는 글씨오. 마치 조소협의 검처럼.”


“그렇게 보니 그렇네요. 어디를 잘라서 봐도 균형이 맞는 것이 조소협의 요리 같아요.”


둘의 감탄에 뱃사공이 놀라 돌아보았다. 둘이 짜고 놀리는 것이 분명했다.


“큼··· 어서 들어가보자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2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대부분의 자리가 차 있었다.

돌가루를 몸에 잔뜩 묻힌 채석장 광부, 땀에 절은 옷과 새까맣게 탄 팔뚝의 부두 하역자들. 그리고 표사와 뱃사공으로 보이는 이들도 섞여 있었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렸다.

이중 깨끗한 옷을 입은 사람은 적어도 우리뿐이었다.


“어이~. 손가놈아. 오랜만에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구석진 자리에서 우리를 데려온 뱃사공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 목 좋은 창가에 빈자리가 나 우리도 앉을 기회가 생겼다.


자리에 앉으니 요리사 복장의 소년이 쟁반을 들고와 자리를 치워주었다.

얼굴이 동글동글하고 몸도 다부져 감자처럼 생긴 소년이었다.

단정하게 입었지만 그의 몸에선 땀냄새와 기름냄새, 고기 누린내가 진동을 했다.


‘숙수가 점소이일까지 함께 하는건가? 음식값이 저렴한 이유가 있었군.’


“저희 가게는 처음이신거 같은데, 식사는 우육탕 하나만 됩니다. 저희 우육면은 다른 곳과는 좀 다르니 음식이 잘못 나왔다고 타박하지 마세요. 그리고 선불입니다.”


소년은 무뚝뚝하게 말하곤 차주전자 하나를 통째로 식탁 위에 내려 놓았다.

알아서 마시라는 식의 태도였기에 금매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탁!]


그녀는 구리문 3개를 식탁 위에 던져올렸다.


“야, 임상현, 오랜만에 친구가 왔는데 이러기야? 나 망신주는거지?”


금매가 벌떡 일어나 노려보자 임상현 역시 마주 인상을 썼다.


“누구신데···?”


“나 금매야. 잊었어?”


“아···!”


임상현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


“금매··· 너 얼굴도 허옇게 변하고, 살도 많이 빠졌구나.”


“너는 싸가지가 드럽게 없어졌구나? 송가방에 와서 점소이 교육 좀 받아야겠어.”


“송가방? 너 거기서 일하니? 출세했구나.”


“일단, 자리에 앉아봐.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금매가 임상현의 손을 잡아 끌어 빈 자리에 앉히려 했다.

그러자 임상현은 얼굴을 붉히며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일단, 사람 머리 수대로 우육면 3개 주문 넣을게요. 기다려주세요.”


그는 주방으로 총총 도망가 버렸다.


금매는 팔짱을 끼고 자리에 앉았다.


“원래 저러지 않았어요. 싹싹하고 친절한 아이였죠. 나이든 아저씨들 상대하니까 변한 모양이에요. 약해보이지 않으려구요.”


백하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꾸 분위기가 어색해지려 하자 나는 주제를 바꾸었다.


“문파별로 창천회 회원들은 고정으로 나오겠지?”


“무당논검 이야기라면··· 아마 그럴것이오. 젊은 고수들 사이에서 창천회 회원들이 가장 강하니 문파에서는 아낄 이유가 없소. 게다가 1대 제자나 그보다 높은 원로들은 논검지회에 참여할 수 없소. ”


“젊은 이들에게 실전 경험을 주기 위함인가?”


“그런 이유도 있지만 배분이 높은 명숙들의 체면 때문인 듯 싶고···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지금 1대 제자 항렬 선배님들은 30년 전 정마대전 때 대부분 돌아가셨기 때문이오.”


“내가 화산파와 무당파 이외의 문파는 잘 몰라. 혹시 이번 대회에 눈여겨 볼 만한 자들이 있어?”


“사천무림, 즉 아미와 청성, 당문은 실전경험이 풍부하오. 그곳은 마적이 들끓기 때문에 10살 이상의 문도라면 누구나 사람을 죽여본 경험이 있다 하지.”


“어머!”


금매는 놀라 입을 가렸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눈을 빛내고 있었다.


“소림은 어떤가요? 소문처럼 그들이 그렇게 대단한가요?”


“소림은 정종무공의 원류로 모두의 존경을 받는 곳이오. 제자규모나 무공의 체계에서 다른 곳과는 비교도 할 수 없소. 그러나 정마대전 때 가장 많은 제자를 잃어 막심한 피해를 보았소. 소림이 자랑하는 108나한들과 4대천왕의 자리를 채우는데만 20년이 넘게 걸렸으니...”


“이해가 안되네요. 소림사 정도라면 들어오고 싶어하는 이들이 줄을 섰을 텐데.”


“모든 문파들이 제자와 명숙들을 잃는 바람에 무골이 뛰어난 아이들이 귀해져서 그렇소. 각 문파의 어르신들이 전국을 유랑을 하며 제자들을 거두어들일 정도였다오.”


“이젠 인재영입으로 전 무림이 경쟁하는 시대네요.”


“맞소. 그 결과 예전 기준으론 본산제자 수준에 미달하는 이들도 입문하게 되었지. 소림사처럼 다수의 문도가 필요한 곳은 그래서 쇄락할 수 밖에 없던거요. 지금 소림의 108나한들은 과거의 108나한들이 아니오. 합을 맞춰 나한진을 제대로 훈련하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라 하더군. ”


백하의 말에 속이 쓰렸다.

조일명이 그렇게 입문한 경우였기 때문이다.

근골은 뛰어나지만 무공에 재능이 없는 아이.

일단 본산에 데려다 놓고 방치해둔 아이들이 문파마다 몇명씩 있었다.

그렇다고 쉽게 내칠 수도 없어 이들은 문파의 문제거리로 자라났다.


“화산파는 그와중에 제자들을 가려 받았소. 매화검수들은 원래 스물네명이오. 아무리 무공이 뛰어나다고 해도 그 스물네명 안에 들지 못하면 매화검법을 배울 수가 없었소. 그건 현재도 마찬가지요. 화산파의 제자들은 서른 정도. 매화검수는 나와 백천, 백산사형과 백동사형 그리고 사부님이 다섯이 전부. 우리는 억지로 매화검수의 숫자를 맞추지 않기로 했소.”


백하는 사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내가 보기에 이번 무당논검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화산파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의 대화는 음식이 나오며 끊어졌다.


임상현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우육탕면을 자리에 올려 주었다.

하얗고 뽀얀 양고기 국물 위로 그릇이 넘칠정도의 소고기 고명이 올라가 있었다.

그양에 기가 찰 정도였다.

이미 목구멍까지 음식이 차 있었으나 향과 모양새에 군침이 흘렀다.


‘이게 겨우 동 7푼이라고?’


“금매 일행이시니 고기 추가 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식사 맛있게 하십쇼.”


임성현은 금매가 부담스러웠는 지 그릇을 놓기 무섭게 자리를 뜨려했다.


“야, 어디가. 음식 다 나온 것 같은데 좀 있다가.”


금매는 그런 그의 소매를 잡아 끌었다. 하는 수 없이 임성현은 벽에 기대어 잠시 쉴 수 밖에 없었다.


“우육면이 잘 못 나온 듯하오. 우육면이 하얀색인데?”


백하가 우육면을 보더니 말했다.


“잘못나온게 아니다. 산해방은 호북(湖北) 상양(襄阳)식을 따라 간장으로 붉게 색을 낸 홍소우육면이고, 이곳은 예채(豫菜)인 하남(河南)의 정주(郑州)식이다. 양고기로 우린 하얀 국물이 특징이지.”


정주요리는 북경요리의 영향을 받아 덜 자극적이고, 절강 요리의 특징을 이어 사계절의 재료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같이 올린 채소는 7월이 제철인 유채(油菜,청경채)였다.


임상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 단골들이 아니면 음식이 잘못나왔다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래서 미리 선불을 받는 거죠. 돈을 주지 않겠다고 싸우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공자님은 단박에 정주식인 걸 알아보는군요.”


“정주에 마침 아는 요리사가 있어서.”


정주가 고향인 임구휘. 그가 떠올랐다.

양심전 어선방에서 나를 도와 어선을 준비하던 사내.

실력이 뛰어남에도 거만하지 않고 밑에 사람들 모두를 알뜰히 챙기던 사려 깊던 이.


마침 이곳 이름이 임선방이니 그와 연관이 있는지도 몰랐다.


“혹시 이곳이 정주에서 이주해 온 곳이오?”


“아, 금매에게 들었나 보오. 사실 정주에 본가가 있었으나..”


그때였다.


[쾅!]


임선방 가게문이 부서져 나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흙먼지가 아직 한입도 하지 않던 그릇 위에 까지 덮혀 올라갔다.


‘어떤 개새끼들이···’


가게 입구에 대머리 장한 다섯이 서었다.


“여기 주문받는 놈 어디갔어? 주문 안 받나?”


“뭐야, 오제(五弟,다섯째)야 자리가 없잖아?”


“그러게, 조그만해도 장사는 잘 되는구나.”


그들은 시시덕 거리며 여섯 손님이 앉을 수 있는 큰 식탁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뱃사공들이 있었다.


[쨍그랑!]


팔이 긴 원숭이 같은 자가 팔을 휘저으니 식탁 위에 있던 음식들이 모두 바닥으로 떨어졌다.

뱃사공들은 겁에 질려 황급히 자리를 떴다.


“형님들, 이 오제가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앉으시죠.”


“하하하! 오제의 긴 팔이 쓸만할 때도 있구나.”


첫째로 보이는 이가 잇몸을 드러내며 웃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내력이라도 담겨 있는지 찻잔 속 찻물이 흔들릴 정도였다.


“흑살오제(黑殺五弟)에요. 형주(荊州)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악도들인데...”


금매가 소리를 낮춰 알려왔다.

임상현은 떨리는 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대관절 우리 식당에 무슨 연유로 행패를 부리는 겁니까? 혹시 관리비 때문이라면, 이미 내고 있는 곳이 있으니 그들과 상대하십쇼.”


머리 두개는 더 큰 사내에게 임상현은 당당히 말했다. 그러나 그의 눈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했다.


“이곳을 관리하던 장록기라는 파락호는 이미 불귀의 객이 되었다. 너는 앞으로 우리에게 깍듯이 대하면 될 것이다.”


원숭이팔 오제가 으스대며 말했다.


“매달 은자 5개다.”


덩치 큰 사내가 손가락 다섯개를 펴며 말했다.


은자 하나에 동 1관, 즉 1000문이다.

식사 한번에 1문이 되지 않는 임선방에서는 도저히 맞출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


“동 100문도 내기 빠듯했습니다. 은자 5개는 우리보고 죽으란 말과 같은 말입니다!”


“그럼 죽어야지.”


그의 주먹이 임상현을 향해 폭발적으로 뻗어나갔다.

나의 신형이 움직이기 전, 백하의 몸이 먼저 휘어지듯 쏘아졌다.

화산파의 청운신법(靑雲身法)이었다.


[챙!]


백하는 분노한 얼굴로 그의 주먹을 받아내었다.

분명 검과 주먹이 닿았것만 어찌 금속끼리 부딛치는 소리가 나는가?


자세히 보니 덩치의 손에는 얇은 수투(手套,장갑)가 씌워져 있었다.

백하의 검을 막아낼 정도라면 신병이기임이 분명했다.


“조소협, 날 말리지 마시오. 나는 오늘 살계를 열어서라도 백성을 핍박하는 이 무뢰배들을 참하고 싶소.”


“뭐야, 화산파 애송이였잖아?”


덩치는 주먹을 회수해 곧바로 이격을 준비했다.

그것을 지켜볼 백하가 아니었다.


[냉매섬개(冷梅閃開)!]


백하는 그가 시전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찌르기를 선택했다.


이십사수 매화검법(二十四手梅花劍法)은 화산의 검에 무한한 변화와 자유를 선사했다.

반면, 십사수 매화검법(十四手梅花劍法)은 변화가 적고 극히 실용적인 검로다.


백하는 나를 상대로 늘 십사수 매화검법을 사용했다.

마주하면 식은 땀이 흐를 정도로 서늘한 검법.


특히 냉매섬개(冷梅閃開)가 그렇다.


한줄기 검광이 덩치의 미간으로 쏘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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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파 막내사형이 요리를 너무 잘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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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사수매화검법(十四手梅花劍法) 23.06.05 67 2 13쪽
19 복마전(伏魔殿) 23.06.02 73 2 13쪽
18 유귀지도(劉貴之刀) 23.06.01 89 3 15쪽
17 유채론(劉菜論) 23.05.30 103 4 15쪽
16 송가난전(宋家亂廛) 23.05.28 125 3 13쪽
15 북숭소림 남존무당(北崇少林 南尊武当) 23.05.27 131 3 14쪽
14 삼재검법(三才劍法)_오타수정 23.05.26 155 2 13쪽
13 오륜금시(五輪金匙) 23.05.25 163 2 11쪽
12 무당논검(武當論劍) 23.05.24 187 2 15쪽
11 양의검(兩儀劍) 23.05.23 187 4 12쪽
10 금제(禁制) 23.05.22 204 6 11쪽
9 청증무창어(清蒸武昌鱼) 23.05.20 201 4 13쪽
8 화산파(華山派) 23.05.19 229 4 14쪽
7 순장(殉葬) 23.05.18 221 5 12쪽
6 백유판압(白油板鴨) 23.05.17 181 5 15쪽
5 장강 전어(长江鲥鱼) 23.05.16 196 4 15쪽
4 동파육(東坡肉)_2 +2 23.05.15 235 5 14쪽
3 동파육(東坡肉) 23.05.14 251 3 16쪽
2 철과단(鐵鍋蛋) 23.05.13 303 3 13쪽
1 서. 서호초어(西湖醋魚) 23.05.12 40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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