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2,010
추천수 :
5,042
글자수 :
590,746

작성
19.02.21 18:00
조회
1,132
추천
18
글자
11쪽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

강호




DUMMY

“정체불명의 젊은 고수들이 사천맹의 이름을 듣고도 무시하고 손을 썼소. 이 강호에서 사천맹의 이름을 무시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소. 내 생각에 이건 무림맹 측에서 우리 호북 지부를 도발해 명분을 얻기 위한 고도의 술책이라고 보이는데...?”

“아무리 무당파가 무림맹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크다고 해도... 그들도 고신교란 대적이 있는 와중에 감히 우리와 시비를 일으키진 못할 겁니다. 무림맹의 수작이라는 건 솔직히 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의견은 대강 이런 식으로 둘로 나뉘었다.

그러나 언제나 이런 경우, 직급이 더 큰 쪽이 강경하게 주장하는 의견이 결국엔 우세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천맹 호북 지부의 지부장인 광살도 황달은 대력파를 건드렸다는 정체불명의 남녀 고수가 무림맹 소속일 거라 결론 내리고 답을 정한 그런 사람이었다.

이미 상급자가 내심 답을 정해 놓고 있으면, 모든 논쟁이나 의견은 요식행위나 마찬가지다.

물론 황달도 그렇게 철석같이 믿는 것이 아무 근거도 없는 건 아니었다.

“고수가 그렇게 흔하다고 생각하냐? 그것도 이제 스물 초반이나 되었을 애송이들이었다면서! 그 나이에 고수 소리를 들으려면, 명문에서 어릴 적부터 상승 무공을 수련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명문에서 상승 무공을 어릴 적부터 수련한 고수가 하필 본 맹에 가맹한 이들을 건드린다? 이게 우연이라고 생각하냐?”

“......!”

“그리고 어릴 적부터 무공을 익힌 정파의 애송이들은 그 나잇대되면 협행이니 사파를 물리쳐서 정의를 지키니 하는 헛소리를 한참 할 나잇대지. 이렇게 많은 요소들이 우연의 일치로 맞아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냐?”

호북 지부장인 광살도 황달이 그렇게 핏대를 세우며 주장하니, 결국 결론도 정해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지부장님 말대로라면 이건 무당파의 입김으로 무림맹에서 우리를 낚으려고 던진 미끼라는 소리 아닙니까?”

“말씀대로라면 우리가 움직여서 그 애송이들을 족치면, 그걸 핑계로 무림맹에서 치고 들어온다는 소리 아닙니까.”

그 의견에 대한 광살도 황달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 애송이들 찾아서 족친 것이 누가 우리라고 그래?”

“네?”

“정체불명의 무리가 가서 그 애송이들을 처리한다고 해서 그걸 누가 우리가 했다고 단정하냐고.”

“... 아아!”

광살도 황달의 말이 의미하는 것은 명백했다.

정체와 신분 숨긴 이들을 보내서 사천맹의 이름을 무시한 애송이들 목을 따자, 누가 봐도 우리가 한 짓 같아 보이겠지만 공식적인 증거도 없고 무림맹에서도 그걸로 더 이상 뭐라 문제 삼긴 어려울 것이다... 란 의미였다.

“뜻대로 조치하겠습니다.”

광살도 황달은 그 말을 듣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암, 그렇지. 감히 본 맹의 이름을 무시한 죄는 반드시 치러야지. 그것도 무림맹의 개종자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쨌든 그렇게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사천맹의 호북 지부를 몇 명의 고수들이 소리없이 떠났다.

대력파가 당한 현장부터 그 정체불명의 남녀의 뒤를 극도의 추종술로 추적해서 추살하는 사천맹 호북 지부의 비밀 추살대였다.

그렇게 신오진과 하설영의 뒤로 생각지도 못한 그림자들이 따라붙었다.


* * *


신오진과 하설영이 그 뒤로 형문산에 도착하기까지 별다른 일은 없었다.

이틀째 밤에는 마땅히 묵어갈 마을이 없어서 노숙을 해야 했는데, 하설영은 의외로 노숙에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굳이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 신오진이 자기 전에 수련하는 걸 하설영이 잠깐 보았다는 것과 그녀는 딱히 수련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 정도였다.

어쨌든 그들은 그렇게 사흘째 되는 날, 형문산 인근에 도착했다.

기본적으로 형문산은 약간 외진 지역에 위치한 산이다.

산 자체는 아주 높은 산이라고 할 수 없지만, 험한 지형이 많아서 오르기 쉽지 않은 그런 산이었다.

약간 외진 곳에 있고, 산세는 험해서 쉬이 오르거나 살피기 어렵고, 조금만 더 가면 동정호로 통하는 수로를 탈 수도 있기에 의외의 요충지였다.

“녹림의 산채 같은 게 위치하면 딱일 거 같네요.”

형문산에 대한 신오진의 감상이었다.

“몇 번 녹림의 산채가 들어선 적은 있었지만, 오래간 산채는 없습니다. 이유는 명확하고요.”

하긴 고신교의 입장에서 형문산에 산채가 자리잡고 주변에 피해를 주기 시작하면 이목이 쏠리게 되고... 그러다가 자신들의 비밀 거점이 노출되는 위험이 생길 수 있을 테니 그런 산채들을 그냥 놔둘 리가 없었다.

“그러면 가보도록 하죠, 신 소협.”

“......!”

일단 형문산에 들어서면, 언제 전투가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가정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일단 경화, 표풍 등을 자신에게 거는 작업을 시작했다.

“가시죠.”

“네.”

그들은 형문산에 숨겨진 고신교의 비밀 거점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산세가 워낙 험하고 길도 좁기에 그들은 말을 데리고 갈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군요. 이 근처에 말을 풀어주고 다녀오는 수밖에.”

“그래도 되겠습니까, 하 소저?”

말들도 보잘것없는 잡마가 아니라 충분히 고르고 고른 말일 텐데, 이렇게 풀어주고 가면 다시 거둘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렇다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 아이들을 무리하게 데려갈 수도 없으니까요.”

“......!”

그렇다고 묶어두었다가 산짐승이라도 나오면 속수무책이라고 하며, 그녀는 말들을 풀어주었다.

“착한 아이들이니 근처에 있다가 저희가 다시 오면 찾아올 거라 믿어요.”

말주인이 그렇다는데 뭐라 하겠는가.

신오진은 조용히 하설영과 형문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거칠고 좁은 산길을 올라서, 두 개의 봉우리가 좁게 만난 지역을 지나니 갑자기 그럭저럭 넓은 공터가 나왔다.

그곳에 과거 형문산에 자리를 잡았다 사라진 녹림의 산채로 보이는 건물들이 있었다.

반쯤 무너지고 썩은 폐허를 바라보며, 하설영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산세가 험하고 거친 산에서 사람들이 여럿 모여서 생활할 수 있는 지역은 비교적 한정되기 마련입니다. 건물이나 시설을 짓는 것도 그만큼 지형의 제약을 받기 마련이고요. 그리고 그건 고신교의 비밀 거점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

“이곳입니다. 보기는 이래도 저 폐허 속에 그들의 비밀 거점으로 통하는 입구가 숨겨져 있습니다.”

“......!”

신오진과 하설영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예의 폐허로 들어섰다.

폐허는 인기척이 없었고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것처럼 보였지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기척이 감돌고 있었다.

‘음...’

신오진은 기감으로 그걸 민감하게 느꼈다.

‘이건... 마치 보이지 않는 눈 같은 것으로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군.’

분명 아무것도 없었지만, 시선 같은 것을 그는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역설적으로 이곳에 고신교가 존재한다는 것을 그에게 확신시켜주었다.

“다만 문제라면... 이곳에 그들의 비밀 거점이 있다는 건 알아낼 수 있었지만, 그곳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알아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군요.”

신오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곳 어딘가에 고신교의 비밀 거점이 숨겨져 있고, 그곳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그걸 찾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우선은 신안으로 주변을 살펴보자.’

그의 신안은 환각 파해 능력도 가지고 있다.

환상이나 환각 같은 것으로 눈속임하고 있다면, 그는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

과연 신안의 환각 파해에 걸려드는 것이 있었다.

폐허의 건물 중 눈에 잘 띄지 않는 집 하나가 새집이었다.

작고 다른 건물 사이에 끼어서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위치의 집이었다.

그렇게 잘 눈에 띄지 않으면서, 거기에 추가로 환상 마법 따위로 위장이 되어 있었으니, 설령 여기에 누군가 방문해도 이 집을 발견하진 못했을 것이다.

“뭔가 찾은 것 같습니다. 하 소저.”

신오진은 하설영을 데리고 그가 발견한 집으로 향했다.

신안의 환각 파해 능력으로 환상 마법이 깨진 집은 평범하게 모습을 드러낸 상태였다.

“이렇게 작은 집이 입구일까요?”

“주변의 폐허에서 이것만 멀쩡하고, 환상 마법으로 가려져 있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닐까요?”

그러나 하설영은 신중한 표정이었다.

“함정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 소협.”

“......!”

하설영이 함정을 언급하자, 신오진도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함정이라...’

생각해보니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고신교의 비밀 거점이 이 형문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올 사람은 고신교의 인물이거나, 아니면 고신교의 적일 것이다.

아니 꼭 이곳 형문산의 비밀 거점이 아니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고신교의 거점이나 지부 같은 곳을 찾아올 사람은 그 두 부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고신교의 적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역시 운명록 사용자다.

그런 적이 찾아들 만약의 사태를 고려한다면, 그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 정도는 해두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자, 의외로 이 집을 너무 쉽게 찾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 일부러 적당히 찾을 만한 것을 내놓아서 그걸 찾게 한 다음, 사실은 그게 함정이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아니 솔직한 말로 합리적이라고도 느껴질 정도였다.

‘나라도 그랬을 거 같아.’

문제는 함정인지 아닌지 그냥 봐서는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애초에 함정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그것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굉장히 범주가 넓어진다.

‘......!’

신오진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하설영은 조용히 지켜보고 그가 뭐라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신오진은 결심을 내렸다.

‘그래. 고민이나 추측을 해도 완전한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그렇다면...’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상태창 간파가 아닌가!

그는 주저없이 예의 작은 집을 대상으로 상태창 간파를 사용해보았다.


이름: 전이문

용도: 고신교의 비밀 거점으로 이동하기 위한 출입구.

성능: 전이 마법을 통해 비밀 거점으로 이동하게 한다.

내역: 형문산의 내부에 위치한 고신교의 비밀 거점으로 드나드는 출입구입니다.

희귀도: 중급

가치: 금 일천 냥 이상.

숨겨진 성능: 정해진 마법을 부여받은 고신교의 인물이 아닌 사람이 이 전이문을 이용하려고 할 경우, 저주를 받고 비밀 거점이 아닌 위험한 장소로 전이된다.


“......!”

상태창 간파를 통해, 확인한 정보를 보며 신오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곳이 입구인 것도 맞고, 함정인 것도 맞네.’

형옥산의 내부에 비밀 거점이 있고, 거기로 전이 마법이 걸린 전이문을 통해 가는 방식이라는 건 쉽게 이해가 갔다.

마법이라는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고신교의 우위를 잘 살린 방식이다.




운명록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 운명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인공 신오진의 어머니에 관해서... 19.01.16 1,282 0 -
공지 연재 시작합니다. +8 18.11.12 4,483 0 -
117 잠정적으로 연재를 중단하겠습니다. +1 19.04.01 1,415 2 1쪽
116 아무래도 오늘 연재를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4 19.03.07 988 4 1쪽
115 82. 다시 명옥미로로 +2 19.03.06 1,074 17 11쪽
114 82. 격 60에 도달하다. +4 19.03.05 1,036 14 11쪽
113 81. 사천맹에 이는 풍운 +4 19.03.04 976 15 11쪽
112 80. 초신급 변형체(2) +2 19.03.03 967 15 11쪽
111 80. 초신급 변형체 +2 19.03.02 1,018 16 11쪽
110 79. 하설영 대 다르얀 +2 19.02.26 1,014 18 11쪽
109 78. 변형체 라이산 +2 19.02.25 1,013 16 11쪽
108 77. 비밀 거점에서의 전투(2) +6 19.02.24 1,040 17 12쪽
107 77. 비밀 거점에서의 전투 +2 19.02.23 1,119 17 11쪽
106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2) +6 19.02.22 1,101 18 11쪽
»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 +2 19.02.21 1,133 18 11쪽
104 75. 그들에게 답은 정해져 있었다. 19.02.20 1,181 16 11쪽
103 74. 대력파가 날린 전서구 +2 19.02.19 1,163 14 11쪽
102 73. 신오진과 하설영(2) +2 19.02.18 1,177 17 11쪽
101 73. 신오진과 하설영 +2 19.02.17 1,249 19 11쪽
100 72. 하설영과 병단 만들기 +4 19.02.16 1,298 22 11쪽
99 71. 현인회와의 접촉 +2 19.02.15 1,326 22 11쪽
98 70.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4 19.02.14 1,377 23 11쪽
97 69. 고신교 다시 움직이다. 19.02.13 1,364 22 12쪽
96 68. 마도사의 기본 자세 +2 19.02.12 1,350 20 11쪽
95 67. 현인회는 무엇인가. 19.02.11 1,336 22 11쪽
94 66. 백귀 내습(來襲)(5) +2 19.02.10 1,343 23 11쪽
93 66. 백귀 내습(來襲)(4) +5 19.02.09 1,364 19 11쪽
92 66. 백귀 내습(來襲)(3) +4 19.02.08 1,371 19 11쪽
91 66. 백귀 내습(來襲)(2) +2 19.02.07 1,409 26 11쪽
90 66. 백귀 내습(來襲) +4 19.02.06 1,515 2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