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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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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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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9. 하설영 대 다르얀

강호




DUMMY

신오진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안력을 돋궈서 거인의 서 있는 어둠 속을 응시했다.

하설영이 그보다 무공의 훨씬 강하기 때문에 그가 못 보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자 희미하게 거인의 발치 쪽이 보였다.

그리고 거기엔 엉망으로 찢기고 부서진 사람의 시체들 같은 것들이 시커먼 물 같은 것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저거... 피야?’

칠장은 되는 거인의 무릎 정도까지 피로 채우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여기서 죽어야 했을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혹시 이곳 형문산에 몇 번이고 산채를 꾸렸다던 녹림들이 전부 제물이 된 것이 아닐까?’

사람 형상으로 보이는 폐기물을 버리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 외에도 분명 희생자를 어디선가 조달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참혹함을 견디지 못하고, 신오진은 바닥의 문을 다시 닫았다.

“고신교의 저 변형체를 파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하설영의 말에 그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우선은 이곳을 더 수색해보죠.”

“네. 신 소협.”

좀 더 수색한 결과 창고 같은 곳도 발견했다.

그 안에는 이곳 형문산에 산채를 꾸렸던 녹림들이 가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나 물건 같은 것들이 대강 널려 있었다.

직접 자금이 될 금자나 은자, 전표 같은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현물만 있는 것을 보니 모종의 이유로 처리하기 곤란한 물건들만 대충 처박은 창고처럼 보였다.

‘아마도 외부에 팔거나 처분하는 과정에서 형문산의 산채에서 나온 물건이라는 것이 알려질 우려가 있다거나 한 게 아닐까?’

이유가 무엇이든 굳이 여기 방치할 이유는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전리품이란 명분으로 장비나 소지하던 자금 같은 것을 챙기는 것도 처음이 힘들지 몇 번 했더니 이젠 벌써 익숙해졌는지 별 느낌도 안 들었다.

일단 눈에 보이는 잡다한 무기 같은 것을 그는 공고에 쓸어 넣었다.

창고에 가득한 잡다한 산적들의 무기 따위를 전부 공고에 쓸어 넣자, 그 사이에서 몇 권의 낡은 책이 발견되었다.

“비급이네요.”

하설영이 그것을 보더니 말해주었다.

그녀는 그 비급들을 들어서 대충 스르륵 훑어보더니 중얼거렸다.

“그렇게 대단한 비급은 아니네요. 상승의 절학이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못하고 그렇다고 삼류 무공이라고 할 순 없는... 뭐 그런 무공이네요. 하긴 이렇게 애매하니 고신교에서도 이런 곳에 처박아두었겠죠.”

상승의 절학을 익힌 초고수인 그녀의 눈에는 전혀 차지 않는 수준인지, 그녀는 심드렁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신오진의 생각은 달랐다.

모든 건 다 써먹기 나름이라는 것이 염화마법을 배운 다음 깨달은 사실 아닌가.

그는 그래도 써먹을 곳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비급을 훑어보았다.

그것들은 각각 부법(斧法), 장법(掌法), 비도술(飛刀術), 창술(槍術)이었다.

‘도법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것들 중 그나마 신오진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은 장법이었다.

부법이나 창술은 도법을 수련하는 그에게 별 의미가 없는 것이었고, 비도술 역시 염화마법을 사용하는 그에게 있어 사실상 쓸모가 없는 무공이었다.

그나마 장법은 염화마법 2단의 뇌수(雷手)를 활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쓸모가 있었다.

그래서 신오진은 장법을 제외한 나머지 비급은 일단 공고에 던져 넣고, 장법 비급만 따로 등짐에 챙겼다.

“좀 더 수색해보도록 해요.”

고신교의 비밀 서류 같은 것을 발견하면 좋을 텐데, 그런 것이 영 눈에 띄지 않았다.

오히려 어디에 숨어 있던 건지 튀어나오는 소인간이나 말인간을 처리하고 다니기만 했다.

“찾았다.”

그러다 우르딘과 다르얀이 머무르는 것으로 보이는 방을 그들은 두 개 찾아냈다.

방 안에는 잠을 잘 침대와 옷가지를 넣을 가구 정도 말곤 별다른 것이 없었다.

수색 끝에 마침내 그런 건 없다고 결론 내린 신오진은 다시 하설영과 함께 형옥으로 봉인당한 다르얀 앞으로 갔다.

“하 소저. 이제 저 마도사의 봉인을 풀 생각입니다.”

그러자 하설영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신 소협. 이번에 저 마도사가 나오면 잠시 제가 혼자 상대하면 안 되겠습니까?”

“네?”

굳이 그럴 이유가 있나 싶어 신오진이 다시 물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저 마도사가 뭔가를 하기 전에 하 소저와 제가 협공해서 빨리 쓰러뜨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만...”

그러나 하설영도 그런 부탁을 한 이유가 있었다.

신오진이 마력 저항이란 마법을 근본적으로 파해할 방법을 찾아내야 하듯이, 그녀도 타격 무효 마법을 상대할 뭔가를 찾아내야 했다.

그러지 못하면 사실상 고신교를 상대할 때 그녀의 전력이란 것은 그저 그런 잡졸들 상대할 때나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다.

그래서는 신오진과 병단을 만들기는 고사하고, 방해물이나 안 되면 다행이라는 것이 그녀의 판단이었다.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신 소협이 했던 것처럼 하다못해 우회할 방법이라도 찾아내야 한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 것 같아, 신오진은 그녀에게 그가 추측한 타격 무효 마법에 대해 말해주었다.

“아무래도 무공의 고수들이 타격을 죽이는 방식이나 효과를 마법으로 자동적으로 구현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화경(化勁)이요?”

그 한 마디에 그녀는 뭔가 떠오르는 생각이 있는지, 눈을 반짝였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 소협. 고마워요.”

“......!”

신오진은 망설이다가 결국 한 마디 더하고 말았다.

“상황을 봐서 타격 무효 마법을 타개하기 어려운 것 같으면 저도 합세하겠습니다.”

“......!”

초절정 고수의 자존심이 어떠한데 남이 끼어드는 걸 용납하겠는가.

신오진의 방금 한 마디는 고수의 자존심을 크게 자극하는 실언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저도 그 전에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녀가 준비된 것 같아, 신오진은 즉시 형옥의 효과를 취소했다.

그리고 다르얀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녀는 형옥 안에 있는 동안 제법 힘을 소모했는지, 약간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잠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어리둥절한 기색이었다.

그 일순간의 틈에 이미 하설영은 그녀의 앞에 쇄도해서 일권을 날리고 있었다.

그녀 정도의 고수가 정통으로 안면을 반응조차 못하는 순간에 후려친 것이니 정상적이라면 머리통이 날아가거나, 목이 꺾이는 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가 인지조차 못한 공격에도 타격 무효 마법은 충실하게 효과를 발휘했다.

다르얀은 그 강력한 공격에도 거의 충격을 받지 않았다.

“......!”

그러나 하설영의 반응은 신속했다.

그녀는 곧바로 반대손을 뻗어 다르얀의 몸통에 일장을 터뜨렸다.

격산타우 수법을 사용한 통렬한 일격이었다.

물론 거기서 그녀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격산타우의 일격을 작렬시키는 거의 동시에 얼굴을 쳤던 주먹이 다르얀의 가슴으로 날아들었다.

이번엔 내가중수법을 응용한 일격이었다.

번개처럼 이어진 연속 공격.

그러나 다르얀은 별로 타격을 받은 기색이 없었다.

“감히! 감히이-!”

타격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자존심의 타격은 숨길 수 없었던 모양이다.

다르얀이 발작하듯 화를 터뜨리며 주문에 들어갔다.

“......!”

하설영이 그 주문을 차단해보려, 다르얀의 목을 찔러보고 배를 걷어차 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 그녀의 주문이 완성되었다.

“초속 영창(詠唱)!”

다르얀의 전신에 섬뜩한 푸른 빛이 감돌다 사라지는 순간, 이미 그녀는 다음 주문에 들어간 상태였다.

그런데 그녀가 주문을 완성하는 속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초속 영창이라는 것이 주문을 외우는 속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것이었구나!’

아차하는 사이에 이미 그녀는 주문을 다시 완성시켰다.

“후려치는 철퇴!”

간발의 순간, 하설영은 강막을 만들어 마법에 대응했다.

보이지 않는 철퇴가 후려친 것처럼 강렬한 타격이 그녀에게 가해졌지만, 그녀는 방어한 채로 뒤로 주르륵 밀려날지언정 직접 타격은 받지 않았다.

그래도 전투의 흐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초속 영창의 효과를 받으며, 다르얀이 연속으로 계속 주문으로 들어가는 걸 저지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한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베어도 쳐도 찔러도 그 위력을 다 죽여버리는 타격 무효의 마법은 정말로 넘을 수 없는 벽인 걸까?

“후려치는 철퇴!”

다시 다르얀이 후려치는 철퇴를 사용해서 하설영을 공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응?’

그 모습에서 신오진은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뭐지? 공격 마법은 세 개를 가지고 있는데, 왜 하나만 사용하는 거지?’

아니 꼭 이것저것 사용해야만 한다는 법은 없지만, 후려치는 철퇴가 하설영에게 큰 피해를 주지 못하는 건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공격을 시도해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우르딘이란 자는 다른 마법들을 사용할 기회를 주지 않은 거지만, 다르얀은 상황이 다른데?’

뭔가 사정이 있지 않을까 그가 생각하는 그때였다.

갑자기 하설영이 다르얀을 보며 입을 열었다.

“과연... 때려도 베어도 찔러도 피해를 제대로 받지 않으니 공격에만 전념하겠다는 모양이군요. 하지만 고수라는 존재는 그렇게 간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당신께 보여드리겠습니다.”

“무슨 개소리냐?”

“무공도 수준급이던 당신의 동료와 당신은 다르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겁니다!”

그와 동시에 하설영이 이형환위를 발휘해서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헛?”

실전에서 상대를 시야에서 놓치는 것은 최고의 위기 상황이다.

그것은 무공의 고수든 마도사든 다를 것이 없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다르얀은 타격 무효 마법을 믿었다.

고신교에서 무공 고수들을 제압하기 위해 개발된 보호 마법이 있는 한, 상대가 자신을 어쩔 수 없다는 믿음은 확고했다.

그러나 하설영의 공격은 그녀의 예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때려도, 베어도, 찔러도 안 된다면... 꺾는 건 어떨까요?”

다르얀의 뒤를 점하며 팔을 제압한 하설영은 그대로 팔을 비틀며 돌려 꺾었다.

“크어억!”

인간의 관절은 가동 가능한 영역이 존재한다.

그 가동역을 넘어선 범위로 하설영은 다르얀의 팔 관절과 어깨 관절을 동시에 꺾으며 공격했다.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관절이 탈구되고, 인대가 끊어져 나갔다.

마력 저항을 간접적인 방법으로 우회해서 타격을 줄 수 있었듯이 타격 무효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리적인 모든 피해를 완전히 마법적으로 차단하는 그런 마법이 아니라 베든 치든 찌르든 거기에 실린 힘을 죽여버리는 마법이기에 이런 공격은 일종의 맹점에 가까웠다.

관절이 관절 가동 범위를 넘어서서 부서지는 것을 타격 무효 마법으로는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음은 목입니다.”

팔과 어깨를 동시에 부러뜨린 하설영이 냉혹하게 선언했다.

이런 방식의 공격이 먹힌다는 것은 목을 비틀어서 죽이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거기에 아직 건재한 신오진까지... 다르얀은 이미 패배한 상황이었다.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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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73. 신오진과 하설영(2) +2 19.02.18 1,175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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