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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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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2.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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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1쪽

73. 신오진과 하설영

강호




DUMMY

그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 병단 만들기고, 병단에 사람을 들이는 일이라고 신오진은 결론내렸다.

그런 의미에서 하설영은 굉장히 우수한 잠재적인 병단의 일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녀 자신이 강하기 때문에 병단의 일원으로 들여 동료로 같이 다니면 전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병단 만들기로 얻는 이익도 다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병단의 일원이 전투 중에 사망해서 받을 수 있는 불이익 역시 그녀 자신이 강하기 때문에, 확률이 아주 낮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예 병단을 만들지 않고 혼자 다니면 모를까, 병단을 만든다면 그녀 정도 되는 후보자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전대 운명록의 사용자 하진후. 그분이 미리 안배한 것이라 봐야겠지?’

미인에 병단의 일원이 되기 딱 안성맞춤인 능력까지... 이걸 거절하는 건 바보나 선택할 일일 것이다.

그런데 신오진은 섣불리 예! 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를 병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건, 그녀와 운명적으로 깊게 엮인다는 의미다.

그런 행위를 하려면 뭔가 지금보다 좀 더 서로를 잘 알아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그는 떨칠 수 없었다.

‘바보 같다고 할지 몰라도, 그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의형제나 의남매를 맺는 것보다도 오히려 어떤 의미에선 더 밀접하고 영향력이 큰 관계가 되는 것이니, 아무래도 그래야 하지 않겠냐고 신오진은 생각을 정리했다.

“하 소저.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네.”

“하 소저는 그야말로 병단의 일원이 되기에 최적인 분입니다. 누구도 그걸 거절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 하지만 당신은 거절할 생각인 건가요?”

“......!”

신오진은 고개를 저었다.

“거절이라기 보다 유예라는 게 적당할 것 같습니다.”

“유예?”

“뭐라고 해야 하나... 서로를 좀 더 잘 알고 친밀해진 다음에야 그러는 것이 좋지 않나...”

“아아...”

하설영은 그 예쁜 눈을 들어 지그시 신오진의 눈을 응시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저는 사용자님과 같이 다니겠습니다. 서로 행동을 같이 해야 더 잘 알고 친밀해지지 않겠습니까?”

“......!”

신오진은 쑥스러워져서 고개를 긁적였다.

“그게 그런가요.”

막상 말하고 나니 무슨 맞선이라도 본 것 같은 민망함이 밀려왔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하설영이 신오진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렇게 신오진은 하설영을 만났다.


* * *


한편 신오진이 그렇게 하설영을 만나서 상견례(?)를 하고 있을 그때...

신오진이 생각지도 못한 일 기양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악양의 대전(大戰)에서 신오진이 밝힌 운명록의 사용자라는 호칭이 일으킨 파장은 컸다.

당연히 무림맹에서는 휘하의 모든 정보망을 적용해서, 운명록의 사용자란 무엇인지 그가 누구인지 알아내라는 명령을 내렸다.

당연히 무림맹의 정보 중 상당수를 담당한다고 자부하는 개방은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인원 중에는 기양현 지부의 지부장인 귀화자도 포함되었다.

‘음...’

귀화자는 악양 대전의 정보를 읽어보며 자꾸만 뇌리 한구석을 스치는 터무니없는 생각에 고민하고 있었다.

‘하 미치겠네. 이건 미친 생각이야.’

스스로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미친 생각 같아서, 그는 차마 이 생각을 주변의 누구에게도 털어놓고 의견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악양 대전에 나타난 운명록의 사용자라는 정체불명의 존재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신오진을 떠올렸던 것이다.

‘말도 안 돼!’

아무리 생각해도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

누군가에게 말한다면 헛소리하지 말라며 일소에 붙일 그런 생각... 그러나 귀화자는 그런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녀석에게 동정호라고 알려준 것과... 정체불명의 운명록의 사용자라는 자가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이 과연 아무 연관이 없는 일일까?’

우연이라고 보기는 너무도 공교로웠다.

백귀에 대해 묻던 신오진과 악양에 나타나서 백귀를 상대한 운명록의 사용자라는 정체불명의 존재... 이건 너무나 공교롭지 않은가!

게다가 신오진은 불과 일년여 만에 그를 비무에서 이길 정도로 강해졌다.

‘물론 그 정도로는 실력이 한참 부족하긴 하지만...’

백귀 요격대가 그렇게 떼로 덤비고도 쉬이 상대할 수 없었던 백귀와 마령이라는 마물을 짧은 시간 내에 소멸시켜버렸다는 운명록의 사용자와 비교하면 신오진의 실력은 한참 부족하게 느껴졌지만, 백귀에 대한 정보를 원하던 그와 동정호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가 사라진 후 악양에서 백귀 요격대 앞에 나타난 운명록의 사용자라는 존재 사이에 뭔가 연관이 있다고 귀화자의 본능이 속삭이고 있었다.

‘하아...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일인데...’

그렇다고 그는 자신의 감을 무시할 생각도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이성과 감 사이에서 고민하던 귀화자는 결국 양자를 타협한 방식으로 조용히 신오진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사를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뭔가 나오면 그것에 맞춰서 움직이는 거고, 아니면 내 망상이었다고 생각하고 묻으면 되는 거지.’

귀화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휘하의 거지 몇 명을 불러 신오진에 대해 좀 더 조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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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진과 하설영은 아직도 서로 좀 어색한 감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하설영이 젊고 예쁜 아가씨라는 점이 컸다.

의식하려는 건 아니지만, 의식이 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표정의 변화가 상당히 적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쉬이 짐작할 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무슨 말을 하거나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판단을 할 수 없으니 여러모로 좀 난감했다.

‘이거 안 되겠다. 이런 식으론 아무리 해도 거리감이 좁혀지질 않을 거다.’

신오진은 그렇게 생각하고, 점소이 시절 갈고 닦은 접색술을 사용해서 그녀를 접대(?)하며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히려고 마음먹었다.

‘돈 많은 고급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매력도 운명록을 처음 얻었을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이 늘은 상태니, 분명 금방 어색함을 덜고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런데 하설영은 그의 예상을 뛰어넘는 아가씨였다.

“신 소협."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서로 아직 좀 어색한 감이 있죠? 서로 협조자로 같이 싸우려면 친해질 필요가 있어요.”

그녀도 신오진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그러나 같은 생각에서 그녀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그러니 우리 싸우죠.”

“......?”

이게 무슨 소리가 싶어서 신오진이 멀뚱히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오른손 검지로 관자놀이를 살짝 긁적였다.

“아... 제 설명이 좀 짧았네요. 저희가 파악해둔 고신교의 조그만 소굴이 하나 있는데요. 거길 같이 공격하자는 소립니다.”

“고신교요?”

“네.”

하설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면 그 무엇보다도 끈끈한 의리로 뭉치게 된다고 했습니다. 서로의 어색함 같은 걸 해소하기도, 서로를 더 잘 알기도 적격이 아닐까요?”

말은 맞는 말이었다.

나아가서 그녀를 병단의 일원으로 맞아들여서 병단을 만드느냐도 고려할 수 있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제안이었다.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하 소저. 그곳이 어디입니까?”

“그곳은...”

하설영은 차분히 그녀의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고신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천하 곳곳에 많은 거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현인회는 그 전부를 파악하진 못하고 있지만, 몇몇 일부는 파악한 상태다.

그중 호북에 고신교가 변형체 일부를 숨겨두는 거점이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천하는 넓습니다. 그러니 다른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고신교의 변형체를 파견하는 것은 천하의 고신교라도 번거로운 일입니다. 고신교의 괴이한 마법으로 그것을 단축하거나, 거리를 넘어 이동시킬 수도 있다고 해도 그와는 별개로 지역에 흩어져 독립적으로 비장(秘藏)되어 있는 변형체가 있습니다. 각 지역의 책임자들이나 총사의 명을 받아 출정한 이들이 임의로 보강해서 쓸 수 있는 예비 전력 같은 존재라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곳도 그런 역할을 하는 거점입니다.”

“그러니까 임의로 상황에 맞춰 동원할 수 있는 일종의 예비용 변형체들을 보관해두는 그런 창고랄지 비밀 거점이랄지 그런 것이 있다는 이야기군요.”

“그렇습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고신교는 각 성에 지부가 있고, 그 지부의 밑에 작은 규모의 거점들이 딸려 있는 형태라고 했다.

“보통은 포교나 공작을 위한 구조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도사는 총사가 있는 고신교의 총단에만 속해 있다는 것입니다. 지부나 그런 거점에는 마도사가 없습니다.”

그 대신 일반적으로 무공을 익힌 고수들이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좋습니다. 가보죠.”

격을 키워서 격 60에 도달한 다음, 절대의 벽을 넘어야 하는 신오진이 고신교와의 전투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기에도 같이 행동하고 전투를 치르면 그만큼 가까워질 것 같았다.

그렇게 그들은 즉석에서 고신교의 비밀 거점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행동에 나섰다.

“그곳은 형문산에 있습니다.”

그렇게 신오진과 하설영은 단둘이서 조용히 형문산으로 떠나게 되었다.


--------------------------------------------------------


형문산은 은서에서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곳에 위치해 있었다.

질주하는 유령마의 능력을 가진 신오진이라면, 하루도 안 걸릴 거리였지만 일반적인 말을 타고 이동하거나 도보로 이동할 경우 최소 삼일 이상은 걸릴 거리였다.

문제는 아직 하설영은 신오진의 병단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이로운 마법의 효과를 같이 받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은서표국에서 따로 말을 구해서 타고 형문산으로 출발해야 했다.

그것이 은근히 불편해서 신오진은 아 그냥 그녀를 병단의 일원으로 받을 걸 왜 내가 튕겼을까... 라고 내심 후회해야 했다.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다.

유령마가 아니라 실제 말도 익숙해지니 그럭저럭 탈만 했고, 예쁜 아가씨와 같이 길을 가니 미묘하게 운치도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하설영은 통 말이 없었다.

표정도 무표정하고 말수도 적고... 은근히 상대하기 어려운 아가씨라고 신오진은 생각했다.

‘어떤 의미에선 짭새가 더 말을 많이 하는 거 같단 말이야?’

생각해보면 꼭 하설영의 문제만은 아닌 것도 같았다.




운명록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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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80. 초신급 변형체 +2 19.03.02 1,018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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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78. 변형체 라이산 +2 19.02.25 1,013 16 11쪽
108 77. 비밀 거점에서의 전투(2) +6 19.02.24 1,040 17 12쪽
107 77. 비밀 거점에서의 전투 +2 19.02.23 1,120 17 11쪽
106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2) +6 19.02.22 1,101 18 11쪽
105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 +2 19.02.21 1,133 18 11쪽
104 75. 그들에게 답은 정해져 있었다. 19.02.20 1,181 16 11쪽
103 74. 대력파가 날린 전서구 +2 19.02.19 1,163 14 11쪽
102 73. 신오진과 하설영(2) +2 19.02.18 1,177 17 11쪽
» 73. 신오진과 하설영 +2 19.02.17 1,250 19 11쪽
100 72. 하설영과 병단 만들기 +4 19.02.16 1,298 22 11쪽
99 71. 현인회와의 접촉 +2 19.02.15 1,326 22 11쪽
98 70.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4 19.02.14 1,377 23 11쪽
97 69. 고신교 다시 움직이다. 19.02.13 1,364 22 12쪽
96 68. 마도사의 기본 자세 +2 19.02.12 1,350 20 11쪽
95 67. 현인회는 무엇인가. 19.02.11 1,336 22 11쪽
94 66. 백귀 내습(來襲)(5) +2 19.02.10 1,343 23 11쪽
93 66. 백귀 내습(來襲)(4) +5 19.02.09 1,364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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