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2,236
추천수 :
5,042
글자수 :
590,746

작성
19.02.07 18:00
조회
1,410
추천
26
글자
11쪽

66. 백귀 내습(來襲)(2)

강호




DUMMY

무림맹의 백귀 요격대로 추측되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고신교의 백귀들이 동정호의 수적들을 습격할 때, 그걸 재차 습격하기 위해 아직 암중에 숨어 기다리는 그런 느낌이었다.

‘과연... 그렇단 말이지?’

신오진은 자신도 바로 백귀에 맞서지 않고, 일단 상황을 살피며 기다려 보기로 결정했다.

사람들을 약탈하고 해치는 동정호의 수적들이야 죽든지 살든지 그가 알 바가 아니다.

그리고 무림맹의 편을 들어 그들 대신 싸워줄 이유도 의리도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정이 싸움을 관찰하며 기다린다는 것이었다.

‘백귀라는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무슨 능력이 있는지 싸움을 보며 최대한 파악한다.’

혹시 싸움의 불똥이 튀어서 차분히 관찰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에, 그는 바로 자신에게 경화, 표풍을 사용해 간단히 강화하고, 다시 허신을 사용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오너라, 백귀들아. 어디 너희들이 어떤 놈들인지 한번 보자.’

그리고 백귀들이 몰아닥쳤다.

“......!”

그것은 악몽이었다.

검은색의 희미한 사람 형상 같은 것이 역시 검은색의 희미한 말과 같은 형상에 탄 채, 무서운 속도로 하늘을 날아오고 있었다.

그 숫자가 몇인지 일시에 샐 수도 없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그 숫자는 천 단위는 될 정도였다.

그것은 망령... 혹은 사령(邪靈)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부대나 군단이었다.

‘아니... 귀신 같은 걸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말이야.’

누구라도 저걸 것들을 보면, 곧바로 망령이나 사령 따위를 떠올릴 것이다.

‘저게 바로 백귀인가!’

아직 백귀의 힘이 무언지는 모르지만, 저 숫자만 따져도 저건 일종의 재앙이었다.

백귀에게 습격당한 문파들이 궤멸당했다는 것이 저것들을 보는 순간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저... 저게 뭐야!”

“으... 으아아아!”

동정호의 수적들 사이에 동요와 공포가 흘렀다.

동정호 수적들의 숫자도 얼추 칠백은 되어 보였지만, 그중 반수 이상은 이류 이하의 수준으로 보였다.

저 백귀의 망령들 하나하나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지에 따라 동정호 수적들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에이-! 겁먹지 마라. 형제들이여, 동정호의 아홉 수채에 모인 영웅들의 힘을 보여줘라!”

동정호의 수적들이 전의를 북돋는 순간, 백귀들의 파도가 홍등가를 덮쳤다.

“아아악!”

“사... 살려줘요!”

그렇지 않아도 험상궂은 수적들이 칠백 명이나 무기를 들고 갑자기 설치기 시작하니 겁에 질려 있던 홍등가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백귀의 습격에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다니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홍등가는 비명과 신음, 고함 소리로 가득한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음...’

그래도 싸움이 붙은 장소가 홍등가라서, 여기저기 불빛이 많아 싸움을 주시하는 건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다.

‘저건...’

기본적으로 백귀들은 희미한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인간형의 망령들이었다.

그들은 기괴한 소리와 함께 사람을 목표로 덤벼들어 주먹을 휘두르거나 달라붙어 무는 식의 단순한 공격을 했다.

그것은 무공을 익힌 무인들을 상대하기엔 너무도 단순하고 조잡한 공격들이었다.

그러나 몇 가지 요소가 문제였다.

첫 번째 문제는 그들은 일종의 망령이라 평범한 공격은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휘두르는 무기나 권각이 텅빈 허공을 공격한 것처럼 휭하니 통과해버리고,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

그나마 동정호 수적들 중 고수급들이 검기나 도기 같은 걸 사용하자, 기를 사용한 공격은 백귀들에게 먹혀드는 것이 밝혀진 것이 다행이었다.

그래도 그건 무공이 낮은 이들에겐 정말 까다로운 문제였다.

두 번째 문제는 이들이 기본적으로 흐릿한 데다 검은색이라 어두운 밤에선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홍등가는 그래도 밤에도 불이 많은 곳이라 비교적 밝아서 사장이 좀 낫지만, 그래도 그런 불도 밝은 곳만 밝고 빛이 잘 닿지 않는 곳들도 꽤 있었다.

그런 어둠을 타고 백귀가 습격해오면 아무래도 미처 보지 못해 반응이 느리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벽 같은 장애물들도 그냥 통과해버리는 망령들이니 일반적인 적들을 상대하는 감각으로 싸우려고 한다면 낭패를 보기가 십상이었다.

세 번째 문제는 백귀에게 당한 이들이 죽자, 그들의 시체가 심하게 일그러지고 뭉개지는가 싶더니 거기서 새로운 백귀가 튀어나온다는 것이었다.

사령에 의해 죽은 이들은 새로운 사령이 된다.

고수급들이 분전하며 기를 이용한 공격으로 백귀들을 처리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죽을 힘을 다해 처리하는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백귀들이 무공이 약한 하수들을 쓰러뜨려서 새로 충원되고 있었다.

‘위험하군.’

신오진은 백귀의 흉악함에 눈살을 찌푸렸다.

백귀에 의해 죽은 사람은 새로운 백귀가 된다는 저 체제는 정말 위험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백귀를 이런 도시에 몰아넣어서 수만, 수십만 수준으로 늘리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면 그건 단순한 재앙 따위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백귀를 처리할 수 있는 고수들만 피한다면, 백귀의 숫자가 줄어들지도 않을 테고...’

백귀의 숫자가 늘수록, 그만큼 더 새로운 백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존의 백귀가 많아지니 백귀가 늘어가는 속도도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빨라질 것이다.

그 단계면 무림 고수들이 나서도 과연 백귀를 저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

‘그 정도면 세상이 멸망의 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지.’

문득 신오진은 거기서 현재의 고신교는 세상을 멸망시킬 계획 같은 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총사가 세상을 멸망시킬 생각이었다면, 굳이 무림 문파만 골라서 백귀들에게 습격하게 할 필요가 없었을 거야.’

그런 생각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은 백귀들이 지금 도망치는 홍등가의 여인들이나 사내들은 무시하고, 동정호의 수적들만 노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평범한 일반인들은 무시하고, 무공을 익힌 이들만 노리는 저 모습은 그런 지령 같은 걸 받지 않았다면 절대 보일 수 없는 모습이라고 신오진은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백귀들의 숫자가 천이 넘는다는 것도 보이는 것과 달리 그렇게 대단한 수준이 아니었다.

작정했다면 ‘고작’ 천이 좀 넘는 수준이 아니라, 수만, 수십만 수준의 백귀들을 몰고 다니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테니 그렇게 생각하면 천이 좀 넘는 숫자는 일부러 숫자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의심마저 될 정도로 적은 숫자였다.

‘저 정도로 습격한 무림문파들을 다 초토화할 수 있었다고?’

백귀들이 무섭다고는 해도, 기를 이용한 공격을 할 수 있는 고수들이 많다면 전황은 달라진다.

신오진이 보기에 저 백귀들만의 힘으로 고수들을 죽이는 일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무공이 약한 이들이 다 죽고 그들이 모두 백귀가 된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남은 몇 명의 고수들의 손에 백귀가 다 죽으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그렇다고 고수들만 남기고 도망가는 것도 아닐 거다.’

그런 거라면 백귀의 습격을 받은 문파들이 하나같이 궤멸했을 리가 없었다.

‘보이는 백귀들의 전력만으로는 그 결과가 나올 수가 없어.’

뭔가 다른 요소가 있었다.

백귀들이 습격하는 문파들이 모두 박살나고 궤멸시킨 다른 요소가...!

‘저 백귀들을 다스리는 우두머리? 백귀들의 왕? 혹시 그런 존재가 있는 걸까?’

고수들을 상대할 뭔가 다른 요소가 없다면 백귀가 해온 일들이 불가능하다는 가정 아래, 신오진은 그렇게 추측해보았다.

‘그렇다면 금방 볼 수 있겠군.’

그도 그럴 것이, 동정호의 수적들이 의외로 잘 싸우고 있었다.

수적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단체전과 난전에 비교적 익숙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도 수상전이 아니어서 전력 이상을 발휘하진 못했지만, 생각보다 끈질지게 버틴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무공이 약한 수적들이 버티는 사이에, 고수들인 각 수채의 간부들이 전력을 다해 벡귀들을 처리하는 전법이었다.

‘희생이 크지만,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의 전법이다.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보이는군.’

신오진 그가 도기를 터득하고 느낀 거지만, 이런 기를 사용하는 공격은 내력의 소모가 컸다.

동정호 수적들 중 고수들의 무공이 아무리 강해도, 내공이 무한으로 솟아나지는 않을 테니 결국엔 힘이 다할 거다.

그때까지 백귀들을 전멸시키지 못하면, 결국 아무리 잘 싸워도 승리는 백귀들에게 돌아갈 거다.

‘... 무림맹에서 보낸 백귀 요격대가 합세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아.’

애초에 무림맹에서 수적들의 안위 따위를 신경 쓸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그들도 사실상 궤멸하고 그들과 싸워 약해진 백귀를 큰 피해없이 처리하는 것이 무림맹이 노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부지리를 노린다 이거지?’

하지만 과연 상황이 무림맹이 바라는 식으로 돌아갈까?

답은 아니오, 였다.

“음?”

동정호 수적의 간부들 사이에서 변화는 시작되고 있었다.

어지러운 난전의 사이, 바닥에 그리운 그림자의 안에서 무언가 일렁거리더니 그것이 갑자기 어떤 형태를 갖추며 솟아났다.

검은 안개와 같이 것이 그림자에서 솟구치며 쓰윽 길어지는가 싶더니, 그것은 이내 사람만한 크기로 변했다.

“......!”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사악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마물이었다.

그것은 그렇게 고수급 수적들 사이에서 솟아나더니, 갑자기 주변으로 검은 촉수 같은 것을 동시에 수십, 수백 개를 쏘아냈다.

“끄아아아악!”

“아아아악!”

“이... 이게 무슨!”

단 일격이었다.

그 한 번의 공격으로 마물은 백귀들을 쓰러뜨리던 고수급 수적들을 사실상 궤멸시켰다.

백귀들과는 차원이 다른 위력...!

마물의 촉수에 당한 수적들의 시체에서 검은색 안개 같은 것이 스며 나오는가 싶더니 그것들이 뭉쳐 새로운 백귀가 되었다.

‘놈이다!’

신오진은 직감했다.

바로 저 마물이 백귀들의 왕이자, 고신교의 간부급 거물이라는 것을!

그리고 마물의 등장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갑자기 인근의 인가에서 많은 고수들이 우르르 뛰쳐나왔다.

“와-!”

“마물을 처리해라!”

“무림맹의 이름으로 마물을 씨를 말려라!”

숨어서 상황을 살피던 무림맹의 백귀 요격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그들도 저 마물에 대한 나름의 정보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좀 더 기다리자.’

백귀들이 어떤 존재이고 대략 어떤 능력이 있는지는 동정호의 수적들이 보여주었다.

이제 저 마물의 능력은 무림맹의 고수들이 보여줄 터, 신오진은 신안으로 저 마물의 능력과 무림맹 고수들의 무공을 살피며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거... 따지고 보면 엄청난 걸지도 몰라.’

지금 이렇게 저들의 싸움을 그는 그냥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안’을 통해서 보는 것이다.

한 번 당한 공격의 요체를 파악해서, 두 번 당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운명록 특전 신안의 힘이다.

그것을 사용하며 삼자의 시점에서 싸움을 본다는 의미는 작지 않았다.




운명록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 운명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인공 신오진의 어머니에 관해서... 19.01.16 1,283 0 -
공지 연재 시작합니다. +8 18.11.12 4,485 0 -
117 잠정적으로 연재를 중단하겠습니다. +1 19.04.01 1,416 2 1쪽
116 아무래도 오늘 연재를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4 19.03.07 989 4 1쪽
115 82. 다시 명옥미로로 +2 19.03.06 1,076 17 11쪽
114 82. 격 60에 도달하다. +4 19.03.05 1,037 14 11쪽
113 81. 사천맹에 이는 풍운 +4 19.03.04 977 15 11쪽
112 80. 초신급 변형체(2) +2 19.03.03 969 15 11쪽
111 80. 초신급 변형체 +2 19.03.02 1,019 16 11쪽
110 79. 하설영 대 다르얀 +2 19.02.26 1,015 18 11쪽
109 78. 변형체 라이산 +2 19.02.25 1,014 16 11쪽
108 77. 비밀 거점에서의 전투(2) +6 19.02.24 1,041 17 12쪽
107 77. 비밀 거점에서의 전투 +2 19.02.23 1,121 17 11쪽
106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2) +6 19.02.22 1,103 18 11쪽
105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 +2 19.02.21 1,135 18 11쪽
104 75. 그들에게 답은 정해져 있었다. 19.02.20 1,183 16 11쪽
103 74. 대력파가 날린 전서구 +2 19.02.19 1,165 14 11쪽
102 73. 신오진과 하설영(2) +2 19.02.18 1,178 17 11쪽
101 73. 신오진과 하설영 +2 19.02.17 1,251 19 11쪽
100 72. 하설영과 병단 만들기 +4 19.02.16 1,299 22 11쪽
99 71. 현인회와의 접촉 +2 19.02.15 1,327 22 11쪽
98 70.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4 19.02.14 1,378 23 11쪽
97 69. 고신교 다시 움직이다. 19.02.13 1,365 22 12쪽
96 68. 마도사의 기본 자세 +2 19.02.12 1,351 20 11쪽
95 67. 현인회는 무엇인가. 19.02.11 1,337 22 11쪽
94 66. 백귀 내습(來襲)(5) +2 19.02.10 1,344 23 11쪽
93 66. 백귀 내습(來襲)(4) +5 19.02.09 1,365 19 11쪽
92 66. 백귀 내습(來襲)(3) +4 19.02.08 1,372 19 11쪽
» 66. 백귀 내습(來襲)(2) +2 19.02.07 1,411 26 11쪽
90 66. 백귀 내습(來襲) +4 19.02.06 1,516 2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