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1,705
추천수 :
5,042
글자수 :
590,746

작성
19.02.18 18:00
조회
1,175
추천
17
글자
11쪽

73. 신오진과 하설영(2)

강호




DUMMY

신오진 그의 나이 21세.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 점소이로 일하기 시작한 이후로 비슷한 또래의 여자와 어울린 적이 별로 없었다.

일을 배우고 익히고, 돈을 벌어 가장 노릇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꽉 차서 이성에 큰 관심을 가진 적도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하설영은 신오진 그가 성인이 되고 나서 거의 최초로 가까운 거리에서 교류(?)하게 된 여성이었다.

그런데 그 하설영이 반응이 이렇게 밋밋하고 말수도 적은 아가씨니 신오진이 고생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신오진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모... 모르겠어. 뭐라고 말해야 하는 거지?’

이런 의미에서라면 하설영도 만만치 않은 초보라는 점이었다.

젊은 나이에 무려 초절정의 고수가 될 수 있었다는 의미는 가볍지 않다.

전대의 운명록 사용자였던 하진후가 그만한 도움을 줬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그녀의 재능과 노력이 없었다면 초절정은 고사하고 절정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초절정이다.

그 경지에 달하기 위해 그녀가 얼마나 무공만 파야 했는지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솔직한 말로 여태까지 그녀가 만나본 비슷한 또래의 남자는 비무 상대나 전투의 적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비슷한 또래의 동성 친구도 없는 판에, 남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하설영은 감도 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니 신오진이나 하설영이나 뻘쭘하니 어색하게 같이 서서 말을 타고 가면서 가끔 맥락 없는 대화나 간신히 주고받는 지경이었다.

‘이대론 안 돼.’

‘이대론 안 될 거 같아...’

그러다 밤이 왔다.

관도를 따라 달리다 그들은 인근의 마을로 들어가 객잔에서 하루 자기로 했다.

문제는 객잔에 방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역력했다.

우거지상이 된 장궤의 얼굴과 객잔을 가득 메우고 부어라 마셔라 소란을 피우는 험악한 한 떼거리의 사내들을 보면 묻지 않아도 모든 것이 명백했다.

“저... 저기 죄송합니다. 손님. 저기 그게... 방이...”

“아아. 이해합니다.”

정말로 쓸데없는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신오진 그도 점소이 일을 했던 몸이다.

이 상황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든 걸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런데... 어디 팝니까?”

“그게...”

장궤가 힐끔 사내들의 눈치를 보았다.

“대력파의 영웅들입니다.”

“대력파?”

처음 들어본다는 듯 하설영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니까 이 인근에 있던 그... 분들인데 사천맹에 이번에 가맹할 수 있었다고 지금 잔치를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아아...”

하설영이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가장 큰 사파 네 곳을 중심으로 천하의 사파들이 몽땅 모여서 사천맹이라는 연합을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고신교가 두려워 뭉친 것이죠.”

인근의 조그마한 토착 사파 내지는 흑도 무리가 사천맹에 가맹해서 가맹을 축하하며 마을 객잔을 통으로 차지하고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객잔의 장궤 입장에선 민폐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저런 부류의 이들은 걸핏하면 시비를 걸어 폭행을 하거나 모욕을 주고, 여자를 희롱하고 다른 손님들을 내쫓는다.

그리고 돈이라도 제대로 주면 모르겠는데, 그것조차 후려치거나 떼어먹기가 일쑤였다.

그러나 그들을 손님으로 안 받는다고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는 객잔이 공중분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른 곳을 가야 하나...’

맘에 안 들지만, 객잔 전세 내고 잔치하는 게 맘에 안 든다고 시비를 걸기도 뭐해서 신오진은 순간 고민했다.

그러나 그 고민을 저들 대력파의 사내들이 깔끔히 해결해주었다.

“어, 뭐야. 야~! 거기 너희들. 이리 와봐.”

“어. 그래. 너희들 이리 와봐라.”

“우와. 어디서 이런 이쁜이가 나타났을까? 우리 대력파의 영웅들이 오늘 사. 천. 맹! 에 가맹했다는 걸 어떻게 알고 이런 이쁜이가 우리를 축하하러 이곳에 나타났나 몰라? 야야. 와서 술 좀 따라봐라.”

“이쁜아. 여기 이 오라버니 무릎 위에 좀 앉아보렴.”

남자인 신오진에게는 시비가, 여자인 하설영에게는 희롱이 날아들었다.

“......!”

신오진과 하설영의 눈썹이 동시에 꿈틀했다.

그래도 신오진은 좀 나았다.

점소이 일을 하면서 술 먹고 시비거는 사람들 하루이틀 본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이력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들을 죽여, 살려?’

그래서 그는 그렇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하설영은 달랐다.

“거기 떡판. 지금 그거 나한테 한 소리냐?”

싸늘하다 못해 얼음이 풀풀 날리는 소리로 그녀가 되물었다.

“뭐? 떡판? 이 년 말하는 것 좀 보게”

“우하하하하하! 떡판 맞네, 떡판!”

“고것 앙탈 부리는 것 좀 봐봐. 저저 새침한 모습... 어우,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뻐근해지네.”

떡판이라 불린 사내가 화를 내는 것과 별개로 대력파의 다른 사내들은 시시덕거리며 웃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큰 실수였다.

대다수가 이류인 동네의 조그마한 토착 사파인 대력파가 무려 초절정 고수 앞에서 이렇게 성질을 긁었으니 좋은 꼴 보기는 글렀다.

“아무래도 너희는 좀 맞아야 할 거 같다.”

하설영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동시에 그녀의 모습이 휙하고 사라졌다.

‘이... 이형환위!’

그리고 대력파의 사내들에게 횡액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이... 이년 뭐야! 커윽!”

“꾸에에엑!”

주먹이 한번 뻗어 나가면 대력파 사내들의 입에서 허연 것이 우수수 털려 나갔고, 배에 주먹이 한번 뻗어지면 먹은 것을 죄다 토하며 주저앉아야 했다.

더구나 그 와중에도 그녀를 향해 음담패설을 뱉었던 사내들은 다 기억해둔 듯, 그녀는 가차없이 낭심을 걷어찼다.

“흐읍...!”

낭심을 차인 대력파의 사내들이 거품을 물고 쓰러질 때, 신오진 역시 자신도 모르게 손이 그곳으로 가며 움찔해야 했다.

‘저... 저...!’

하설영은 권법의 고수.

그렇게 대력파의 사내들을 복날 개 잡듯이 패면서도, 그녀는 한 명도 죽이지 않았다.

압도적인 무력의 격차에 술에 취한 것까지 겹쳤으니 대력파의 사내들은 사망자가 안 나온 것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 이년아. 우리는 사천맹의... 꾸엑!”

“너희가 사천맹이 안중에 없... 끄아악!”

얼굴이 새파래진 몇이 사천맹의 이름을 팔아 하설영을 위협하려고 했지만, 깔끔한 주먹 두 방으로 입을 막은 그녀는 나뒹구는 사내들을 발로 걷어차서 한쪽으로 몰아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력파의 사내들이 ‘정리’ 되는데 걸린 시간은 차 한잔은 고사하고 차 반잔이나 간신히 마실 시간에 불과했다.

그렇게 엉망이 되어 쓰러진 사내들을 바라보며 하설영이 물었다.

“자. 이제 아까 한 말 다시 말해볼 사람?”

그러나 다들 개거품 물고 쓰러진 처지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장궤는 이 엄청난 사태에 너무 놀랐는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어.... 어.... 어....?”

신오진은 나직히 한숨을 쉬고, 걸어가 쓰러진 사내들 잡아 대충 객잔 밖으로 집어 던졌다.

신오진의 체질 수치가 수치인지라, 대력파의 사내들은 공기돌처럼 휙휙 날아 객잔 밖으로 나가떨어졌다.

그렇게 대력파를 치운 신오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상냥한 미소를 띄우며 장궤에게 물었다.

“... 방 두 개 부탁드립니다.”

“아... 아하하...”

삐질삐질 땀을 흘리는 장궤와 함께 그렇게 객잔에서의 작은 활극은 마무리되고 있었다.


--------------------------------------------------------


신오진은 객잔의 방을 두 개 얻어, 하설영과 각각 나란히 들어갔다.

그것도 어깨를 나란히(?)하고 싸운 전투랍시고 조금은 그녀와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거 오늘은 자기 전에 수련을 못하겠네.’

객방에서 무월보를 수련하기도, 일원도를 수련하기도 좀 무리다.

육합기공을 운기하는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조금 전에 이 지역 토착 사파와 싸운 다음 운기조식을 하기가 좀 꺼려졌다.

운기조식 중에는 기본적으로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아직 신오진은 운기조식 중에 자유자재로 깨어날 정도로 무공을 연마하지 못했기에 이런 허술한 방에서 태평하게 운기조식을 한다는 것이 좀 꺼려졌다.

‘안 되겠다. 오늘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수현이나 식조로 사용할 식수와 식조환 만들어 놓고 염화마법의 활용방안을 연구 좀 하고, 앞으로의 계획 같은 것 좀 생각하다 자야겠다.’

생각해보니 오늘 염화마법을 쓸 일이 없어서, 모든 마법의 사용 횟수가 그대로였다.

‘몇 가지 그 대력파라는 이들에게 시험해볼 걸 그랬나.’

잠시 고민하던 신오진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방밖으로 나갔다.

그는 하설영을 부르고, 객잔의 장궤를 부른 다음 그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내가 지금 뭔가 시험을 하나 해보려고 하는데. 좀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

그것은 몇몇 염화마법과 운명록 특전의 능력을 시험해보는 방안이었다.

구체적인 방안은 이렇다.

먼저 객잔 밖에 운명록 특전의 영시(永視) 지도(地圖) 능력을 사용해서 밖의 상황을 살필 보이지 않는 눈을 하나 소환한다.

그리고 염화마법 6단의 격지(隔地)를 사용해서, 이 객잔 자체를 격리해 안전지역으로 만든다.

이렇게 하면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감시하는 것과 영시 지도 능력을 시험 삼아 운용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거기에 더해 염화마법 6단의 마법을 직접 사용해보는 이득을 거둘 수 있다.

특히 격지는 은근히 활용도가 높아 보이는 마법이라, 이렇게 사용 횟수의 걱정이 없을 때 시험해보고 싶은 것이 속마음이었다.

‘지속성 염화마법 5단의 흉지도 사용해보고 싶지만, 적당한 상황이 아직 나오지 않는군.’

아직 써보지 못한 마법들도 실전이든 시험이든 빨리 써봐야 활용법이나 응용법에 좀 더 명확한 개념이 설 것이다.

어쨌든 장궤를 불러 양해를 구한 것도 바로 그래서였다.

격지로 격리되면, 추가로 손님이 오더라도 손님을 받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손님이 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어쨌든 가능성이 있는 것과 아예 차단당하는 건 다르니까.’

혹시 모르니 품에서 가진 돈을 꺼내 주었다.

동정호 수적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생긴 자금 덕분에 돈은 크게 모자라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공고에 넣어둔 동정호 수적들의 장비도 대장간 같은 곳을 찾아 처리해야겠군.’

신오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우선 객잔의 밖에 영시 지도의 보이지 않는 눈 하나를 설치해보았다.

처음 사용해보는 능력이라 위화감도 있었고, 어색함도 있었지만, 다른 운명록의 기능이나 능력처럼 의지로 발동하고 제어할 수 있었기에 그렇게 어렵지 않게 성공했다.

‘오...!’

영시 지도의 보이지 않는 눈을 설치하자, 운명록이 그에 반응해 문구를 띄웠다.


운명록 특전 영시 지도 능력의 보이지 않는 눈 1번을 통해 보이는 광경을 보시겠습니까? 예 혹은 아니오를 선택해주십시오.




운명록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 운명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인공 신오진의 어머니에 관해서... 19.01.16 1,281 0 -
공지 연재 시작합니다. +8 18.11.12 4,481 0 -
117 잠정적으로 연재를 중단하겠습니다. +1 19.04.01 1,414 2 1쪽
116 아무래도 오늘 연재를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4 19.03.07 986 4 1쪽
115 82. 다시 명옥미로로 +2 19.03.06 1,073 17 11쪽
114 82. 격 60에 도달하다. +4 19.03.05 1,035 14 11쪽
113 81. 사천맹에 이는 풍운 +4 19.03.04 975 15 11쪽
112 80. 초신급 변형체(2) +2 19.03.03 965 15 11쪽
111 80. 초신급 변형체 +2 19.03.02 1,016 16 11쪽
110 79. 하설영 대 다르얀 +2 19.02.26 1,013 18 11쪽
109 78. 변형체 라이산 +2 19.02.25 1,011 16 11쪽
108 77. 비밀 거점에서의 전투(2) +6 19.02.24 1,038 17 12쪽
107 77. 비밀 거점에서의 전투 +2 19.02.23 1,118 17 11쪽
106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2) +6 19.02.22 1,100 18 11쪽
105 76. 형문산의 비밀 거점 +2 19.02.21 1,131 18 11쪽
104 75. 그들에게 답은 정해져 있었다. 19.02.20 1,180 16 11쪽
103 74. 대력파가 날린 전서구 +2 19.02.19 1,162 14 11쪽
» 73. 신오진과 하설영(2) +2 19.02.18 1,176 17 11쪽
101 73. 신오진과 하설영 +2 19.02.17 1,248 19 11쪽
100 72. 하설영과 병단 만들기 +4 19.02.16 1,297 22 11쪽
99 71. 현인회와의 접촉 +2 19.02.15 1,325 22 11쪽
98 70.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4 19.02.14 1,376 23 11쪽
97 69. 고신교 다시 움직이다. 19.02.13 1,363 22 12쪽
96 68. 마도사의 기본 자세 +2 19.02.12 1,349 20 11쪽
95 67. 현인회는 무엇인가. 19.02.11 1,334 22 11쪽
94 66. 백귀 내습(來襲)(5) +2 19.02.10 1,342 23 11쪽
93 66. 백귀 내습(來襲)(4) +5 19.02.09 1,362 19 11쪽
92 66. 백귀 내습(來襲)(3) +4 19.02.08 1,368 19 11쪽
91 66. 백귀 내습(來襲)(2) +2 19.02.07 1,407 26 11쪽
90 66. 백귀 내습(來襲) +4 19.02.06 1,512 2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