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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럭굥

나를 죽인놈도 같이 회귀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519
작품등록일 :
2020.05.13 18:38
최근연재일 :
2020.06.19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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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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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낯선 사람

DUMMY

<24화>


"자각몽이요?"


애쉬는 당황했다. 들켜서 당황한 게 아니라, 진짜 모르는 얘기여서 당황스러웠다.


작업실 공기가 어색해졌다.


"저는 꿈도 잘 안 꾸는데요?"

"뭐?"


이브는 그제야 문을 닫고 들어와 3인용 소파에 앉았다.


"너 오늘 아침 7시에 뭐하고 있었어?"


"아침 7시요?"


그는 벽에 달린 전자시계를 봤다. 12시가 다 된 시간.


"자고 있었죠. 새벽 4시? 그때쯤 잠들었거든요."


"그럼, 맞잖아! 너! 옷은 아주 휘황찬란하게 입고 나와서 <24화>


"자각몽이요?"


애쉬는 당황했다. 들켜서 당황한 게 아니라, 진짜 모르는 얘기여서 당황스러웠다.


작업실 공기가 어색해졌다.


"저는 꿈도 잘 안 꾸는데요?"

"뭐?"


이브는 그제야 문을 닫고 들어와 3인용 소파에 앉았다.


"너 오늘 아침 7시에 뭐하고 있었어?"


"아침 7시요?"


그는 벽에 달린 전자시계를 봤다. 12시가 다 된 시간.


"자고 있었죠. 새벽 4시? 그때쯤 잠들었거든요."

"그럼, 맞잖아! 너! 옷은 아주 휘황찬란하게 입고 나와서 재즈풍 발라드 부르고!"

"네?"

"아, 어떻게 불렀더라······. 어, 이대로 놓지 않을래~ 워~어어우워 어우어허 어우어허~"


애쉬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떻게... 아시죠? 지금 방금 작곡하는 중이었는데?"

"와... 얼굴색 하나 안 바뀌네? 노래보다 연기하는 게 낫겠다, 너는."

"선배야말로 장난치시지 말고 대답해보세요. 그 멜로디를 어떻게 알고 부르시는 거냐고요?"


생각과 달리 진지한 애쉬의 태도.


"꿈에서 들었다고."

"꿈에서요?"

"그래, 꿈에 네가 나와서 내가 공연하고 있는데 갑자기 등장하더니 이 노래를 불렀다고."

"제가 꿈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고요?"

"그래, 네가. 무슨 인어공주 드레스 같은 걸입고 나와서는······."


애쉬가 플레이키를 누르자 스피커를 통해 이브가 꿈에서 들었던 곡의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이거... 맞아요?"

"맞아. 근데 너 진짜 기억 안나?"

"기억이 날리 없죠. 꿈을 본 적이 없는데."


이브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검은색 모자를 벗었다.


"너, 내 눈 똑바로 봐봐."


[똑똑.]


"지금 배달 음식 주문 받는다는데 뭐 먹을래?"


매니저가 들어왔다.


"형, 나는 이 친구랑 따로 나가서 먹을게. 괜찮죠? 같이 나가서 밥 먹는 거."

"아니요. 애쉬는 저랑 선약이 있는데요."


비주얼 디렉터 차차였다. 항상 비녀로 머리를 말아 올렸는데 이날은 긴 머리를 풀어 좀 더 어려 보였다.


"애쉬, 그럼 나랑 같이 나갈까? 예약해놔서 25분까지는 가야돼."


차차는 작업실 벽에 세워져 있던 지팡이를 들고는 애쉬의 팔에 살짝 팔짱을 끼웠다.


"다음에 다시 얘기하죠."

"다음엔 나도 같이 얘기해요."


차차는 마치 보호자라도 되는 양 당당하게 말하더니 사라졌다.


이브는 머리를 뒤로 한 번 쓸어 넘기고는 다시 모자를 썼다.


"뭐야, 둘이? 무슨 관계예요? 옷만 젊게 입었지 누가 봐도 연상연하 불륜 커플 같은데."

"누나잖아요. 친누나."

"친누나였어요? 어쩐지······. 아니 근데 누나가 비주얼 디렉터라는 말은 못 들었는데. 여기 업계가 좁다고 하면 또 좁아서 다 알잖아요."

"그게, 애쉬가 연습생으로 들어왔을 때는 아니었는데, 최근에 비주얼 디렉터로 일하고 있대. 그전에는 화가. 어떡할 거야, 뭐 먹을래?"


소파에서 일어나는 이브.


"배달음식 먹지 말고, 나가서 먹어요. 응? 형?"


매니저는 귀찮았지만 고민했다.


"병원에 있을 때 티비에서 봤는데 배달음식 전문점 위생상태가 안 좋은 데가 너무 많더라. 네? 형, 나 아직 환자잖아. 아아... 아야야······."


이브는 괜히 어깨를 돌려보며 엄살을 피웠다.


"알았어. 가. 뭐 먹고 싶은데?"

"나 돈가스."

"음.... 그럼, 옛날 왕돈까스집 있는데 거기로 가자."


***


"야, 저기 봐봐. 저쪽 구석 테이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던 해나가 뒤를 돌아봤다.


"야! 그렇게 태나게 돌리지 말고."


친구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아니, 그럼 밥 먹다가 고개를 갑자기 자연스럽게 어떻게 돌리는데?"


해나는 돈가스를 크게 썰어 입에 넣었다.


"연예인인 거 같아. 연예인은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있어도 빛이 난다니까."

"연예인인 거 '같다'며. 아직 연예인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뭔 빛타령이야."

"아, 확실해. 연예인 아니면 연예인 지망생일거야. 얼굴 진짜 작다."


해나는 친구 접시위에 돈가스를 집어서 자기 입에 넣었다.


"잠깐. 친구끼리 이러면 안 되지."


친구가 자신의 돈가스를 보더니 정색했다.


"프흡. 아, 미안해, 미안해."

"돈가스 먹다가 절교하고 싶냐고."

"크크크크. 알았어. 미안해. 팥빙수는 내가 살게."


사장님을 찾아 식당을 두리번거리던 해나는 뒤로 돌아 구석 테이블에 서빙 중인 그를 발견했다.


"사장님! 저희 옛날 팥빙수 주세요!"

"네~에!"


모자를 눌러쓴 남자와 시선이 마주친 해나.


"야야야, 너 쳐다본다. 어때, 연예인 맞는 거 갖지?"


맞은편에 앉아있던 친구가 입을 가리고 해나의 뒤통수에다 대고 말했다.


"맞네."

"누군 거 같아?"

"이브."

"이브으?"


이브는 자리에서 일어나 해나 쪽으로 걸어갔다. 식당에 있는 모든 손님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꽂혔다.


"어제 구연모 박사님 댁에서 뵀던 따님 맞죠?"

"꺅, 뭐야, 뭐야. 너 아는 사이야?"


해나는 식탁 밑으로 친구의 발을 발로 툭쳤다.


친구가 입을 다물고 선망의 눈빛으로 이브를 올려봤다.


"네. 왜 그러시죠?"

"괜찮으면, 팥빙수까지 먹고 나서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글쎄요. 친구가 있어서······."

"내가 기다릴게! 기다릴게."


해나가 발로 한 번 더 친구 발을 툭 쳤다.


친구가 입모양만 '뭐?'라고 말하며 따졌다.


"친구, 기다려준다고 해서 고마워요. 이건 오빠가 살게."

"네. 그러세요."


기다렸다는 듯이 해나가 대답하자 약간 뻘쭘해졌다.


"오빠~ 사진 한 장만 같이 찍어도 돼요? 아니면 그냥 남친컷이어도 돼요."

"아, 미안한데 사진은 곤란하고 사인해줘도 될까?"


친구는 아쉬워하면서도 얼른 가방에서 노트와 펜을 꺼냈다.


"너는? 너는 사인 안 필요해?"

"제가 필요한 사인은 저희 아빠 사인 밖에 없어요."

"아하하하. 순발력이 있네, 이 친구가."


무안했으나 대인배처럼 웃어넘기는 이브.


"그래, 그럼 이따 잠깐 보자."


다시 테이블로 돌아간 이브에게로 식당 손님들이 하나 둘 몰려가더니 사인을 요청했다.


이브는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는 사장님을 포함해 열 명 안팎의 사람들에게 모두 사인을 해줬다.


잠시 후 팥빙수를 다 먹은 해나와 친구가 일어섰다.


이브는 사인을 해주느라 식사를 다 마치지 못했지만 매니저를 일으켜 세우고 서둘러 계산하고는 식당에서 나왔다.


"아이, 왜 그래. 밥도 다 못 먹고. 좀 기다려달라고 하면 되지."

"아녜요, 형. 기다려줄 애가 아니야."


다행히 가게 문 밖으로 나오니 해나와 친구가 멀리 안 가고 서성이고 있었다.


"어, 기다렸니?"


이브가 다정하게 물었다.


"뭘요? 학원버스요?"

"학원버스?"

"네. 여기가 학원버스 타는 곳이거든요."


뭔가 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할 말이 있는 쪽은 이브였다.


"여기서 말하기 좀 그런데, 차에 잠깐만 타서······."

"우왁!"


옆에 있던 친구가 연예인 차에 타볼 생각에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냥 여기서 하세요."


이브는 주변에 듣는 귀가 많다는 게 불편했다. 강제로 태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쩔 수 없었다.


"음...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너는 소유미라는 사람을 아니?"

"나 택시 타고 학원 갈게. 이따 학원에서 보자. 차 어디 있어요?"


해나는 막무가내로 건물 주차장으로 향했다.


"나도 같이 가!"

"만약 내가 학원에 안 오면 네가 신고해야지!"

"아... 그런가?"


이브는 멈춰서 황당한 얼굴로 손가락을 자신을 향했다가 다시 해나를 향했다.

통역하자면 '내가, 너를?'이라는 뜻이었다.


"낯선 사람 차에 타면 안 된다는 건 5살 어린이도 안다구요."


훽 돌아서 가는 해나를 보며 이브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들어보면 틀린 말은 없어서 더 분한 기분이 들었다.


차에 탄 두 사람. 매니저는 차 밖에서 통화중이다.


"저희 엄마를 아세요?"

"엄마? 네 엄마가 누군데?"

"소유미요."

"소유미? 그 소녀가, 아니 소유미 씨가 네 엄마라고?"

"네."


이브는 고개로 원을 한 바퀴 그렸다. 자기의 기억 속엔 교복을 입은 소녀일 뿐인데 벌써 그 나이와 비슷한 딸이 하나 있다니.


"하. 그래서 네 아빠가 유미 씨를 찾는 거였구나?"

"이번엔 제 질문에 답하세요."


이브가 해나를 쳐다봤다.


"저희 엄마를 아세요?"

"음······."


이브는 손끝으로 콧대를 살짝 긁고는 입을 열었다.


"안다면 아는 거고 모른다면 모르는 건데······."

"무슨 말이 그래요?"

"알면 아는 거고, 모르면 모르는 거지."


이브는 입을 삐쭉거렸다.


(아주 한 마디를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네.)


"그래서 안다는 거예요, 모른다는 거예요?"

"봤어. 네 엄마를."

"어디서요? 설마, 티비나 신문을 말씀하시는 건 아니겠죠?"

"네 엄마가 방송이나 신문에 나올 만큼 유명했어?"

"우리 엄마 아는 거 맞아요?"


이브는 순간 자기가 말하는 사람과 해나의 엄마가 동일인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어... 이름이 소유미라는 건 알겠는데······. 아, 혹시 엄마랑 아빠랑 1999년도에 같은 고등학교 다니지 않았니? 그건 모르나?"

"맞아요. 같은 고등학교 나왔어요. 엄마가 가수였다는 건 모르면서 그건 또 어떻게 알아요?"

"뭐? 엄마가 뭐였다고?"

"가수요."

"하아······. 그럼, 지금은 어디 계시는데?"

"그쪽은 신문도 안 봐요?"


이브는 기분이 나빠져서 약간 언성을 높였다.


"그쪽? 참내. 종이신문을 안 봐서 그렇지 요즘 뉴스 안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럼, 엄마가 어떻게 되셨는지도 알겠네요."

"뭐?"

"전 이만 학원 갈래요. 늦었어요."


해나가 창문을 두드리자 바깥에 있던 매니저가 운전석 문을 열었다.


"저 내려주세요."


매니저가 문열림 버튼을 누르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이브와 해나 두 사람 모두 잘가라는 인사는 하지 않았다.


매니저가 운전석에 올라타 문닫힘 버튼을 눌렀다.


"연인이랑 싸운 뒤처럼 냉랭한 이 분위기 뭐야?"

"형, 혹시 소유미라는 가수 알아?"

"소유미? 지금 나오는 가수야? 잘 모르겠는데."


차가 출발했다.


"아니, 요즘 아이돌은 아니고... 옛날 가순데······. 아, 예명을 썼을 수도 있겠구나."

"예전 가수 중에 소유미라······. 소유미... 유미... 아!"

"어? 알아? 알아요?"

"그 얼마 전에 체포된 강인성, 그 놈이 생방송 중에 총으로 쏜 게 유미였잖아."

"뭐?"

"너는 어린데다가 미국에 있어서 전혀 몰랐겠구나?"

"그래서······. 죽었어?"

"응. 죽었지."


이브는 창 밖에 해나의 모습을 보며 차가 완전히 멀어질 때가지 시선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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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비밀 +2 20.06.15 19 1 12쪽
27 너였어 +2 20.06.14 24 2 12쪽
26 작업 +2 20.06.13 24 2 12쪽
» 낯선 사람 +3 20.06.12 26 3 11쪽
24 불안 +2 20.06.11 29 2 12쪽
23 커피콩 +4 20.06.09 22 2 12쪽
22 더블 타이틀 +8 20.06.08 31 3 12쪽
21 상상력 20.06.08 19 0 12쪽
20 21그램 20.06.07 18 1 12쪽
19 두려움 20.06.06 21 1 11쪽
18 세기말 20.06.05 18 1 12쪽
17 내 꿈에 들어와 20.06.03 32 0 11쪽
16 변하지 않는 것 20.05.30 29 1 12쪽
15 다시, 너를 +1 20.05.29 28 1 13쪽
14 너의 이름 +2 20.05.28 29 2 13쪽
13 후회 20.05.26 41 0 11쪽
12 보여줄게 +2 20.05.26 43 4 12쪽
11 히프노시스 20.05.24 29 2 13쪽
10 마지막 기억 20.05.24 39 3 12쪽
9 네가 없다면 +2 20.05.23 28 1 13쪽
8 타타타 +2 20.05.22 35 2 11쪽
7 빛줄기 20.05.15 35 3 13쪽
6 꿈 그리고 꿈 20.05.14 41 3 13쪽
5 호접몽 20.05.13 48 3 14쪽
4 20.05.13 57 2 12쪽
3 오로라는 사라지고 20.05.13 74 6 12쪽
2 어떤 직감 +1 20.05.13 130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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