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입니다.

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Write형제
작품등록일 :
2019.09.02 17:10
최근연재일 :
2019.10.10 21:2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5,889
추천수 :
155
글자수 :
160,376

작성
19.10.01 23:30
조회
46
추천
1
글자
8쪽

#27

DUMMY

“우선 미호 녀석부터.”



무슨 수련을 했길래 기가 바닥까지 치닫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그나마 조용할 것 같은 미호의 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절벽을 가뿐하게 환지법으로 이동하여 올라가 보니,


암석들이 늘어선 곳이 등장했다.


최근에 태풍이라도 지나간 것 같은 몰골의 암석지대.


그 주위에는 암석을 비롯한 나무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자연이 바람에 휩쓸린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살짝 그을린 부분들도 군데군데 엿보인다.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흔적들이 생긴 건지 짐작하기 어렵다.



“직접 물어봐야겠군.”


“?!”



어차피 기는 쓰면 물로 회복하면 되니, 환지법으로 빠르게 방심한 미호 녀석 뒤로 이동했다.


상당히 지쳤는지 부러 인기척을 낸 뒤에야 반응하는 미호.


손에는 내가 봉황에게 받은 봉미선을 꽉 붙잡은 채로 고개만 돌아보는 그녀.


그녀의 등 뒤로 보이는 모든 암석과 땅에는 검게 그을린 부분들이 잔뜩 남아있었다.


대충 무슨 짓을 했는지 가늠이 간다.


일촌법사가 미호에게 시킨 수련은 본래의 힘을 기르는 수련이 아닌 신기 활용이라더니,


내게서 앗아간 봉미선을 활용하는 법을 가르친 모양이다.


한눈에 봉미선인 것을 알아챈 눈 재간부터 곧바로 사용자에게 맞는 활용법을 알려주다니,


과연 봉황이 우선 그를 만나보고 결정하라는 말은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니었다.


새 요괴만큼이나 아는 것이 많으며, 긴 세월 동안 쌓은 노하우도 상당한지 요령 있게 각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수련시킨 모양이다.


그런데, 이무기 녀석과 심신 수양은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


싸울 때는 믿음직스럽기는 하지만, 그것도 최근 들어서는 그냥 괴이만 보면 들이박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몽룡...... 자네 맞는가?”


“왜? 마패라도 보여줄까?”


“아니다.......살짝 놀란 것뿐이다.”



인간에게서 요괴의 기운이 느껴지니 긴가민가한 모양이다.


거기에 이제는 마패를 들지 않아도 도깨비불을 일으킬 수 있기에 더 해괴하게 느껴질 것이다.


기이하고 괴상한 존재, 마치 괴이처럼.


힘을 위해 멀쩡한 신체를 제거하고 요괴의 것으로 치환한 내가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서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시간을 꽤 지체한 것 같은데, 이무기 녀석을 데리고 서둘러야겠어.”


“알겠다. 가자!”



봉미선을 든 채로 앞장을 서는 미호.


..........거기 아니다.


정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녀석의 뒷덜미를 붙잡고 이무기가 있는 반대편 폭포로 향했다.


환지법의 기본은 축지법이라 미호 녀석을 데리고 이동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었다.


아직 멀리 가는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 불가능하겠지만, 짧은 거리는 여럿 데리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보다, 생각외로 폭포 근처에 도착했는데 조용하다.


예상대로라면 지금쯤 무언가 부수는 소리가 들려야 했다.


그런데 폭포가 쏟아지는 소리 외의 소음은 없었다.


쏴아아아 하고 쏟아지는 폭포에 다가갈수록 이무기의 기는 강해지는데, 녀석의 모습은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저 안에서 폭포수 맞으며 정신 수양하는 건 아니겠지?


혹시 몰라서 다시 기를 체크해 보니, 이무기의 기의 위치는 쏟아지는 폭포수 안에서 느껴졌다.


아니 쌍팔년도에나 할 법한 수련을?


정말 집중하고 있다면, 소리도 들리지 않을 테니 좀 더 다가가기위해 발걸음을 옮긴 순간,



“으아아아아! 끝이니라!”


“그럼 그렇지.”


“.........”



내가 발걸음을 내딛는 것과 동시에 손날로 폭포를 둘로 갈라버린 이무기.


혀를 차는 나와는 다르게 미호는 얼을 타고 있었다.


녀석은 내버려 두고 이무기에게 다가가 빨리 나오라고 얘기했다.



“음! 오랜만에 움직이니 좋으니라!”



“허?”


“무어냐? 그 하찮다는 듯한 취임새는?”


“이제 일촌법사에게 가자.”


“이 몸이 묻지 않았느냐!”


“넌 알아서 와라.”


“이몽룡!”



폭발적으로 끓어 넘치는 이무기는 무시하고 미호 녀석의 뒷덜미를 잡은 채로 일촌법사 방향으로 축지법을 썼다.


단숨에 세상이 늘어지면서 천천히 원상 복구가 되는 것을 보다가 구역질이 났다.


역시 이렇게 긴 축지법은 아직 익숙하지가 않다.


씩씩대면서 잘 쫓아온 이무기는 무시하고 언제 불렀는지 모를 쥐 떼에게 둘러싸인 일촌법사에게 다가갔다.



“바다 건너온 괴이의 위치는 이미 파악해 두었다. 찍!”


“일 처리 하나는 빠르고 정확하네.”


“우린 그 닭대가리들과는 다르다! 찍찍!”


“........”



일촌법사의 말에 동의하듯이 그를 간호하던 쥐 떼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허리를 두들기며 일어난 일촌법사가 나를 잠깐 째려보다 미호와 이무기에게 시선을 두었다.



“저 버릇없는 놈은 알아서 고약한 것을 깨우쳤으니, 문제없고. 구미호는 역시 생각대로 봉미선을 잘 다뤘다고 하는구나. 찍찍.”


“가르침, 감사했습니다.”


“거기에.......”


“이 몸에게 따로 할 말이라도 있느냐?”


“생각보다 잘 적응한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찍찍.”


“하! 겨우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을 가지고 감탄하다니 우스울 따름이니라!”


“.........”



일촌법사에 의외라는 눈빛과 칭찬에 콧대가 높아진 이무기.


나도 모르게 일어난 도깨비불을 급하게 꺼트리기 위해 노력했다.


조금만 늦게 눈치챘으면 이무기가 그대로 자신의 머리로 바닥을 들이박았을 것이다.


눈과 뇌가 피로하지만, 조금만 참자.



“쓰읍, 인정하기는 싫지만, 네녀석도 생각 이상으로 잘 해주었다. 찍찍.”


“.........”



수염을 비비 꼬며 눈살을 찌푸리는 일촌법사.


어지간히도 인정하기 싫은 가 보다.


자신의 도움이 거의 없이 성장한 내가 말이다.


말없이 턱을 까딱이는 것으로 재촉하는 내게 버릇없다며 혀를 차는 일촌법사.


무시하고 가만히 있으니, 종 방망이를 휘둘렀다.


동시에 띵 해져 오는 머리.



“고얀 것! 어찌 되었든 너희는 지난 삼 주간 제법 쓸 만 해졌다!”


“.......뭐?”


“말 끊지 마라! 찍!”


“?!”



띵 한 머리를 부여잡으며 탄식이 나왔다.


나 삼 주나 누워있던 거야?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암행어사 녀석이 마패 안에서 띵가띵가 노는 바람에 생각이상으로 시간이 지체되었다!”


“삼 주라..... 생각보다 많이 흐르진 않았군.”


“음, 동감이니라!”


“........”



동감하기 힘들다.


마패 안에서 반나절밖에 보내지 않았는데 삼 주나 지났다니,


그저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이상하게 청룡 녀석이 시간을 질질 끌더라니, 이런 수작질을 부려?


내 감상은 관심 없다는 듯이 이야기를 진행하는 일촌법사.



“우선 암행어사 녀석은 괜찮지만, 다른 녀석들은 내 기를 나눠주마! 찍찍!”



장식인 줄 알았던 나무 지팡이에서 줄기가 뻗어 나오더니 미호와 이무기의 이마에 찰싹 달라붙었다.


그나마 힘이 온전한 이무기와는 다르게 힘을 탈진하기 직전까지 사용한 미호 녀석은 겉으로 보기에도 상태가 좋아졌다.



“지금부터 너희를 녀석에게 보내줄 것이다. 하지만 명심해라!”


“......”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치며 산만해진 우리를 집중시키는 일촌법사.


일종의 신호였는지, 쥐 떼가 우리를 둥글게 포위하더니 울어대기 시작했다.


요란스러운 쥐들의 울음소리 사이에서 일촌법사의 목소리가 묵직하게 울려퍼졌다.



“가는 것과 동시에 너희는 아마 녀석과 맞붙게 될 것이다! 마음 단단히 먹어라!”


“......”


“알겠습니다.”


“알겠느니라!”


“좋다! 가라!”



동시에 눈앞이 늘어지며 천지가 뒤섞였다.


작가의말

컴퓨터가 계속 말썽을 부리네요.

어쨌든 재밌게 읽어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에필로그 19.10.10 100 1 2쪽
34 #33 19.10.09 48 1 9쪽
33 #32 19.10.09 42 1 7쪽
32 #31 19.10.07 52 1 8쪽
31 #30 19.10.04 41 1 8쪽
30 #29 19.10.04 45 1 8쪽
29 #28 19.10.02 54 1 8쪽
» #27 19.10.01 47 1 8쪽
27 #26 19.09.30 49 1 7쪽
26 #25 19.09.27 57 1 9쪽
25 #24 19.09.26 62 1 7쪽
24 #23 19.09.25 66 1 12쪽
23 #22 19.09.24 67 2 12쪽
22 #21 19.09.22 73 2 12쪽
21 #20 19.09.21 68 3 11쪽
20 #19 19.09.20 73 3 11쪽
19 #18 19.09.19 77 3 11쪽
18 #17 19.09.18 87 3 11쪽
17 #16 19.09.17 89 3 15쪽
16 #15 19.09.16 100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