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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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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9.02 17:10
최근연재일 :
2019.10.10 21:2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5,885
추천수 :
155
글자수 :
160,376

작성
19.09.20 06:00
조회
72
추천
3
글자
11쪽

#19

DUMMY

“미친.....”



하반신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상체만으로 내게 안겨있는 대사.


나에게 홍은 어디 있냐며 묻는 모습이 그 강대하던 대사가 맞는지 의문이다.


‘쩝쩝’거리는 소리에 주둥이 닷발 놈을 바라보니, 발로 생각되는 것을 발톱으로 쑤시고 있다.



“역시 뱀 요리가 별미라던 왕에 말이 맞았군요. 짹.”


“.....”


“아까까지의 그 당당한 눈빛은 어디 가버리고 그런 맛 없는 눈을 하고 계신 겁니까? 짹?”



사면초가.


지금 상황에서 떠오르는 사자성어는 이거 하나다.


보랏빛으로 물든 괴이, 묘두사와 이제는 반푼이를 벗어났다고 생각한 것도 우스울 정도로 강대한 기의 주둥이닷발꽁지닷발.


이름만큼이나 긴 몸이 모두 강대한 기로 가득 차 있다.


현재의 우리로는 상대가 불가능하다.


눈동자만 굴려 살펴보니 이무기와 미호도 같은 생각인지 눈을 마주치자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애옹, 뭐 하고 있냐?”


“----!”



묘두사의 외침과 함께 넓게 퍼지는 푸른 안개!


어떤 효과를 내는 것인지 모르니 한 손으로 입을 막으며 뒤로 물러난다.


미호가 여우 불을 주위를 감싸는 형태로 넓게 퍼트리는 것으로 막아 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은 상황에서 대사가 계속 홍을 외치며 버둥댄다.



“홍.....”


“나, 홍 아ㄴ-”


“홍.....”


“......?”



손에 쥔 무언가를 내 품에 슬쩍 넣은 대사가 하나 남은 눈으로 날 올려다본다.


분명 정신이 나간 녀석처럼 홍만 찾는 놈이라고 보기에는 눈빛의 예기가 살아있다.


조용히 그녀가 품에 넣은 것을 손으로 꺼내 보았다.



“?!”


“......”



다시 품에 넣고 그녀를 바라보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몽룡! 어서 도망쳐야 한다!”


“이 몸도 동의하는 바이니라!”



푸른 연기는 점점 더 짙어지는 것에 반해 미호의 여우 불은 점점 불길이 쇠약해져만 간다.


대사를 안고 있는 내게 다가와 축지법을 준비하는 미호!



“어디 가냐?!”



푸른 연기를 갑옷처럼 두르고 달려드는 묘두사!


그때!



“거기까지입니다. 짹.”


“?!”



광풍을 일으키며 자리에서 일어난 주둥이닷발!


녀석의 날갯짓 한 번에 묘두사의 푸른 연기뿐만 아니라 미호의 여우불 마저 허공으로 흩어졌다!


우아하게 펼친 날개를 다시 걷어드린 주둥이닷발은 말했다.



“그냥 놓아드리도록 하세요.”


“애옹?!”



그 뜬금없는 말에 묘두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미친놈이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저러는 건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내가 녀석을 수상쩍게 보자, 주둥이 닷발 놈도 자신의 말이 이상하다는 것을 아는지 입을 연다.



“이해하지 못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미 저희는 임무를 완수했으니 딱히 여러분을 놓쳐도 뭐라 하지는 않을 겁니다.”


“......”


“몽룡.”



조용히 노려보는 것을 미소지으며 여유롭게 넘기는 주둥이 닷발.


준비가 다 되었는지 날 부르는 미호에게 발동시키라고 말해준다.



“다음번에는 더 맛있게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귓가에 울려 퍼지는 주둥이닷발의 외침과 함께 세상이 길게 늘어졌다.



“몽룡!”


“?!”



잠시 얼을 타다 미호 녀석의 외침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조용한 침묵만이 흐르는 거짓된 백두산.


여전히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곳이다.


다만 예전과 틀린 부분이 하나 있다면,



“홍?!”


“어이”



피를 흘리는 붉은 피부의 도깨비가 있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입가에 장난스러운 웃음을 머금고 그 어떤 적도 주먹으로 분쇄하는 그가 피를 흘리고 앉아있었다!


놀란 나머지 대사를 놓칠 뻔했다.


홍의 목소리가 들리자 대사도 반응을 한다.



“.....홍?”


“허?”


“?!”



미숙한 나와는 다르게 아무런 낌새도 없이 앞에 나타난 홍!


녀석은 내게서 대사를 뺏어가듯이 데려갔다.


천천히 대사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홍.


그는 이를 물며 나를 노려보았다.



“....누가 이런 꼴ㅇ-”


“홍.”


“왜, 사부.”


“미안해요.”


“허? 사부가 왜?”


“그때 녀석을 막지 못해 미안해요.”


“.......”


“미안ㅎ-”



말을 끝내 마치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대사.


조용히 내게 대사를 넘긴 도깨비가 말했다.



“저 옆에 묻어다오.”


“.....”



도깨비가 가리킨 방향은 항상 그가 방문자를 위해 기다리는 그 자리였다.


이무기의 도움으로 땅을 파 그 안에 대사를 묻어주었다.


조용히 묵념하는 순간,



“홍! 나와라!”


“우리가 왔다!”



괴상망측한 요괴, 아니 괴이들이 몰려왔다.


이무기가 흉포한 기를 뿜어내며 앞으로 나서려고 했으나,



“비켜라, 내가 한다.”


“-----!”



이무기의 흉포한 기보다 더 폭력적인 기가 주변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붉은 연기와도 같은 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넓게 퍼져나가 괴이들 곁에 머문다!



“이 몸이 오늘 기분이 좋지 않으니, 잔재주 없이 싹 다-”



말을 끊은 홍이 천천히 주먹을 쥐며 괴이들을 내려본다.



“죽인다.”



홍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괴이 녀석들의 중앙이 터져나가듯이 땅이 폭발했다!


마지막 말을 끝으로 모습도 드러내지 않은 채로 괴이들을 말 그대로 압살하기 시작했다!


바닥에 부딪혀 온몸이 뭉개진 괴이!


힘으로 몸이 이등분이 된 괴이!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분쇄된 괴이!


도깨비 홍, 그는 설화급 존재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날뛰며 괴이들을 학살해간다!



“몽룡! 우리도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



도와주고는 싶지만, 지금 홍 녀석의 상태로 봤을 때 괜히 끼어들었다간 괴이로 착각 당해 괴이와 함께 이 땅에 비료가 될 것 같다.


도깨비 같은 표정이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라는 듯이 야차와 같이 몸을 움직이며 피바람을 분다.


안 그래도 자신의 피와 피부색 때문에 붉었던 것이 이제는 괴이들의 피로 더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저기 암행어사가 있다! 퀴리리릭!”


“허어?”



어떤 괴이인지 모르지만, 용케 근처까지 온 놈이 날 가리키며 외치자,


다른 괴이들도 홍에게 덤비는 것이 아니라 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어림도 없지만.



“오랜만에 도깨비불 좀 써 볼까?”



품에서 꺼내든 마패, 하지만 이전처럼 푸른 불길은 피어오르지 않는다.



“죽어라!”


“커억?!”



눈앞에 있는 내가 괴이의 공격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그리고 그 괴이를,



“죽어라 암행어사!”


“키릭?!”



다른 괴이가 달려들어 죽인다.


서로가 서로를 암행어사로 착각하여 난데없는 학살이 시작된다.



“이몽룡, 네 짓인 게냐?”


“몽룡?”



대사에게 받은 힘으로 도깨비불을 감춰보았는데, 이게 생각 이상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피어오른 불꽃은 보이지 않지만, 녀석들이 마패를 본 것만으로 홀려버린 것이다.


거기에 대사의 힘으로 환각의 힘을 극대화 시켜 주변 괴이들 전체가 이 작은 도깨비불에 홀려버린 것이다.


그나저나 이 정도에 홀릴 괴이라면 전래급도 안되는 녀석들인데?



“홍은 지금 어때?”


“아직도 미쳐 날뛰고 있느니라”


“흐음.....”



이 많은 괴이를 모두 죽여야 성이 풀릴 것 같은지 미친 듯이 죽이고 또 죽이는 홍.


환각을 통하긴 했지만, 홍에게 대사가 어떤 존재였는지 알기에 저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대사는 홍의 사부이자 엄마 같은 존재였다.


그런 이가 갑자기 죽어서 나타났으니 저렇게 흥분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암행어사.]


“.....?”



바닥에서 솟아난 장승이 내게 얼굴을 들이밀며 나타났다.


이상하게 홍 녀석의 그 사람 놀리는 이상한 장난에 당하면 왠만한 것에 놀라지 않게 된다.



“무슨 일인데?”


[삼신이 찾는다.]


“.....”


[가겠는가?]



삼신, 그녀가 날 찾는다라.....


당연히 가야한다.


물어볼 말도 있으니 말이다.


고개를 끄덕이자, 장승 하나가 더 솟아나 길을 열어준다.


이거 파수꾼 허락 없이도 열어줄 수 있는 건가?


그런 내 의문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장승이 말했다.



[너희는 삼신의 손님이니 상관없다.]



장승 사이를 지나치자, 내가 알고 있는 그 이매망량의 산, 백두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전히 요괴들은 조용하고 그나마 조금 있던 숫자도 많이 줄었다.



“어서 가자!”



기를 운용할 줄 알게 된 이상, 나를 배려할 필요가 없어진 미호와 이무기가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올라간 끝에 빠르게 삼신이 머무는 천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삼신!”


“암행어사 왔는가? 짹짹짹!”



안개에 뒤덮인 천지의 호수, 어디선가 날아온 참새가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안착한다.



“이제야 반푼이 신세를 벗어났다며? 짹짹짹!”


“삼신은?”


“앞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 짹짹짹!”



참새의 안내를 따라 천지의 호수에 발을 올리자, 서서히 걷히는 안개 사이로 한 여인이 걸어온다.



“왔느냐, 암행어사여.”


“.....묻고 싶은 게 있다.”


“말해 보아라.”



대사가 내게 힘을 건네주려 할 때,


‘후, 삼신 그 능구렁이 같은 양반에게 어울려주기 싫지만, 이번만은 어쩔 수 없겠습니다.’


의문을 품는 내게 말했다.


‘당신 품 안에 안겨둔 답.’



“내 품 안에 안겨둔 답이 홍과 대사의 기억인가?”


“......반은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반은?”


“분명 넌 그 남자의 이름을 들었을 것이다.”


“....들었어.”


“왠지 낯이 익지 않았나?”


“?!”



그건 그저 내 감상인데 삼신이 어떻게?


놀라는 내게 그녀는 물가를 거닐며 말했다.



“인간이 괴이가 될 수는 있다.”


“.....”


“그러나, 그런 큰 힘을 발휘하기에는 평범한 인간은 감당하기 힘들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암행어사 가문이 요괴의 힘을 다룰 수 있는 이유가 왜인지 생각해 본 적 있느냐?”


“.......?”



마패가 그를 가능케 한다고 생각만 하였지, 그렇게 심도 있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애초에 날 그런 상념에 빠질 정도로 가벼운 상황에 놓아주지 않았다.


눈을 감고 있던 삼신이 눈을 반쯤 뜬 채로 내게 말했다.



“암행어사 가문의 인간이 요괴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그 피의 기원이 요괴에게 기인하기 때문이다.”


“?!”



우리 가문이?


그럼 나에게도 요괴의 피가 흐른다는 건가?



“과거, 초대 암행어사는 인간의 몸으로 요괴와 인간의 화합을 이끄는 것에 성공했지만 자신의 후손이 같은 길을 갈 수 있으리라 생각지 않았다.”


“.....”


“그렇기에 인간이 아닌 요괴와 맺어져 대를 이어간 것은 물론, 마패를 만들어 그들의 힘을 빼앗는 신기를 만든 것이다.”



이건 아마 할아버지도 몰랐을 우리 가문의 비밀일 게 분명하다.


그분이 아셨다면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셨을 테니까.


하지만 왜 이게 내 품에 담긴 답이지?



“자, 이미 답은 나왔다.”


“답은 나왔다?”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괴이의 왕.


평범한 인간이 아닌 요괴의 피가 섞인 혼혈아, 암행어사.


.....설마?



“이제야 눈치챈 게냐?”


“설마 푸른 괴이의 왕은......?”


“........”



침묵을 지키는 삼신.


하지만 알 수 있었다.


내가 말한 것이 답이라는 것을.


푸른 괴이의 왕은 암행어사 가문의 인물이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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