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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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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9.02 17:10
최근연재일 :
2019.10.10 21:2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5,875
추천수 :
155
글자수 :
160,376

작성
19.09.25 00:51
조회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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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23

DUMMY

[무리한 부탁이라 생각하는가?]



표정을 보고 눈치챘는지 고개를 기울이며 묻는 봉황.


그의 말대로 무리한 부탁이라 생각한다.


설화급 존재인 주둥이닷발에게 조차 순식간에 죽임당할 수준의 우리가 한 나라를 멸망시킨 존재를 처치한다?


코미디도 그런 억지 코미디는 찾기 힘들다.


이제야 발을 내딛는 법을 배웠는데 다짜고짜 마라톤을 하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지금 바로 녀석을 죽이라는 것이 아니다.]


“괴이의 왕만으로도 벅찹니다.”


[그렇기에 그대가 녀석을 먼저 죽여야 하네.]


“......?”


[삼신이 그대의 죽음을 보여주었듯이 나도 내 죽음을 보았다.]


“당신도....?”


[날 죽인 이는 붉은 마스크를 쓴 남자였다.]


“그것이 어째서 제가 괴이의 왕보다 녀석을 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인상을 찡그리는 봉황이 부리로 자신의 날개를 펼쳤다.


따스한 봄바람 같은 것이 뺨을 스쳤다.


그러나 봉황의 입에서 나올 말은-



[바다를 건너온 괴이는 여성 체였다.]


“......?!”



시리도록 차가웠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먼저 죽이지 않으면 괴이의 왕이 일본에서 건너온 괴이를 죽여, 그 힘을 취한다는 것을.


봉황은 괴이의 왕이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어째서 그가 괴이의 왕이 강해지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자신에 죽음이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현재 모두 동면에 들어간 뱀 요괴들을 대신하여 죽기 전날 대사가 정보를 공유하였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뱀 요괴의 도움으로 이어진 쥐 요괴와의 협력으로 수많은 정보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 요괴들.



[여태까지 두 요괴가 화합을 이룬 적은 없었다. 그리고 덕분에 작금의 사태를 뒤엎을 비밀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괴이의 왕은 병에 걸렸다.]


“?!”



현재 수많은 괴이를 이끌고 요괴를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포식하는 괴이의 왕.


그는 어째서인지 자신이 죽인 요괴보다 더 많은 숫자의 괴이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인간이 괴이가 된 적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었던 일.


어떤 부작용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며 말을 잇는 봉황이었다.



[과거에도 괴이로 변이하면서 몸이 늘어난 힘을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당신은 괴이의 왕이 그런 상황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러하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괴이의 왕에 몸이 안정화 되기 위해선 강대한 괴이의 힘에 걸맞은 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몸이 바로 바다를 건너온 정체불명의 괴이일 테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내 죽음이 아니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그리 두려운 것입니까?”


[.....내 죽음과 함께 본 것은-]


“.....?”


[나의 백성들이 몰살당하는 모습이었다.]


“----!”



그는 자신에 죽음이 아닌 백성들의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째서 새 요괴들이 그들의 왕을 틈만 나면 자신들의 왕을 자랑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과연 성군의 자질이 봉황이 날아오르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옛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그는 훌륭한 왕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나는 자신이 없다.


정확히는 자신할 만한 힘이 내게 없다는 것을 안다.


조용히 날 주시하던 봉황이 입을 열었다.



[그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제게 이런 일을 강요하시는 겁니까?”


[........]



조용히 내게 다가온 봉황.


사슴의 눈망울보다 순해 보이는 눈으로 나와 눈을 마주친 그가 입을 열었다.



[그대밖에 믿을 수 있는 자가 없기에 이런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것이다.]


“......”


[무턱대고 싸우라는 말은 아니네.]


“.......?”


[소개하고 싶은 자가 있다네. 그와 만난 이후에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이 일은 없던 것으로 해도 좋네.]


“.........”



그가 소개하고 싶은 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만난다 하여도 내 마음은 변치 않을 것 같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봉황이 조금만 더 가까이 오라 말했다.


그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자, 날개를 펼쳐 날 감싸 안은 후, 다시 날아올라 오동나무 위에 앉는 봉황.



[주둥이닷발꽁지닷발과의 싸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네.]


“허?”


[그럼 행운을 빌지.]



어느새 품 안에 붉은 깃으로 만들어진 부채 하나가 안겨져있었다.


행운을 빌어주는 것을 끝으로 사라져버린 봉황.


그가 날아오르는 것과 동시에 또다시 따뜻한 바람이 온몸을 휩쓸었다.


자연스럽게 감긴 눈이 다시 뜨였을 땐 이미 처음 보는 장소였다.



“몽룡! 괜찮은가?”


“........”



어딘가에 홀린 것처럼 멍하니 품 안에 안긴 부채를 바라보는 나를 걱정하는 미호.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여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는 폭포와 새하얀 돌이 주변을 수놓아진 이상한 강가.


어느새 물 안으로 들어가 놀기 바쁜 이무기를 무시하고 주변을 살핀다.



“어디서 그런 조잡한 잡술을 배웠느냐? 찍.”


“허?”



눈을 감고 기를 감지하는 내 앞에 쥐 한 마리가 나타났다.


1M 정도 되는 크기의 긴 수염을 가진 쥐가 나무 지팡이로 몸을 지지하며 서 있었다.


평범한 기를 품고 있는 모습은 일반적인 쥐와 같았지만, 모습은 일반적인 쥐와는 거리가 멀었다.


나무 지팡이를 움직여 가까이 다가온 쥐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인상을 찌푸린다.



“어디서 많이 맡아봤다 했더니..... 네놈, 그 망할 대사 녀석의 제자냐? 찍.”


“제자는 아닌데.”


“말이 짧다!”


“?!”



언제 사라졌는지 인지하기도 힘들 정도로 빠르게 날아오른 쥐 요괴가 지팡이로 머리를 내리쳤다.


아프지는 않은데, 기분 나쁘다.



“.......”


“쯧,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봉황 녀석이 부탁했으니 지금부터 너희는 수련을 맡게 될 일촌법사님이시다! 찍!”


“.....수련?”



시간이 부족해서 잠도 줄이고 움직이는 데 수련을 한다고?



“하! 이 몸이 누구에게 수련을 받은 처지는 아니니라!”


“이게 누구야? 청룡에서 이무기 나부랭이가 된 지렁이 아니신가? 찍?”


“.....지금 그 말, 취소하는 것이 좋은 것이니라.”


“찍찍찍찍!”



흉흉한 기를 뿜어대는 이무기를 되레 비웃기 바쁜 일촌법사!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결여라도 된 것인지 아예 대놓고 바닥에 지렁이라 낙서를 하며 놀리는 일촌법사와 그런 그를 노려보는 이무기.


묘한 대치 끝에 먼저 움직인 것은 이무기였다!



“어이쿠! 이거 지렁이라 그런지 밟히면 꿈틀하는구먼! 찍!”


“괘씸하니라!”



주먹을 내지르는 이무기의 뒤로 유연하게 넘어간 일촌법사!


동시에 꼬리의 끝을 이무기의 얼굴을 향하게 하며 외쳤다.



“잠시 머리라도 식혀라! 찍!”


“?!”



일촌법사의 꼬리 끝에서 터지듯 뿜어져 나온 물줄기에 맞고 강물에 처박힌 이무기!


분노하며 다시 일촌법사에게 덤벼들지만,



“이익!”


“지렁이라 그런지 아주 윤기가 좔좔 흐르는구나! 찍!”


“-----!”



속을 긁으며 이무기보다 작은 몸집으로 공격을 유연하게 피한다.


그와 동시에 이무기의 얼굴에 물을 쏴주는 것을 잊지 않는 일촌법사!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이무기를 희롱하는 모습은 꽤 볼만했다.



“.......”


“이제 포기하는 게냐? 찍?”


“아직이니라!”



축지법으로 내게 다가온 이무기가 손을 내밀었다.


갑자기 손을 내미는 그녀의 행동에 내가 고개를 기울이자,



“어서 마패를 내놓거라!”


“허?”


“어서 다시 힘을 공유하는 것이니라!”



마패를 내놓으라며 떼를 쓴다.


괴이와 싸우는 것도 아니고 자기 놀렸다고 혼내주겠다는 심보도 이상한데, 그보다 더 웃긴 것은.


마패 안에 담긴 힘조차 반응한다는 것이다.


어서 자신을 넘겨주라고 표현하듯이 청룡의 힘으로 진동하기에 이른 마패.


결국 품에 손을 넣어 마패를 꺼내 던져주었다.



“지금부터는 다를 것이니라!”


“호오? 그게 그 마패렷다?”



엄청난 기를 뿜어내며 마패를 쥔 이무기!


그런데,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것이냐?!”


“........”



아무 변화가 없었다.


분명 신계와 싸울 때만 해도 무슨 마법 소녀처럼 변신하더니 이번에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마패를 흔들며 어서 힘을 내놓으라 떼를 쓰는 이무기.


그런 그녀를 보며 일촌법사가 한 마디 했다.



“너희 여태까지 용케 살았구나? 찍찍찍!”


“........”



비웃는 것도 기분 나쁘지만, 더 기분 나쁜 것은 저 말을 반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여태까지 우리가 처치한 괴이는 솔직히 실력보다는 운이 따라줬기에 해치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분하지만 운이 좋았다는 듯한 표현은 틀리지 않았다.



“그래도 할 마음은 있는 듯하니 좋구나! 찍!”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일촌법사가 지팡이로 땅을 짚으며 껄껄 웃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한데 이렇게 수련으로 시간을 낭비해도 좋은 걸까?



“너는 머리에 잡생각이 많구나. 찍.”


“?!”



갑자기 머리를 내리치는 일촌법사.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보자 그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너희 실력으로는 지금 민폐밖에 안 된다. 찍.”


“......”


“자, 이무기 녀석은 내가 잘 처리할 테니 너희는 수련 받을 준비를 해라! 찍!”


“놓아라! 이 쥐 놈아!”


“찍찍찍찍!”



이무기의 옷깃을 잡고 사라진 일촌법사!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온 그가 내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그런데 왜 네가 그걸 가지고 있느냐? 찍?”


“....뭘?”


“말 짧은 건 이따가 손 봐주고, 그 봉미선을 왜 네 손에 있는지나 들어보자. 찍.”


“봉....미선?”


“그것도 모르고 가지고 있는 게냐? 찍?”


“.......”



무시하는 어투로 묻는 일촌법사에게 눈살을 찌푸리며 봉황에게 받았다고 얘기하자, 그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건 네가 쓰기에는 버거울 텐데? 찍.”


“......?”


“옳거니 네가 있었군! 찍!”


“?!”



어느새 품에서 봉미선을 가져간 일촌법사가 미호의 옷깃을 붙잡으며 말했다.



“이 녀석도 따로 훈련이다! 찍!”


“몽룡?!”



순식간에 축지법으로 같이 사라진 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일단 봉황이 소개해준 만큼 위험은 없을 텐데........


너무 무방비한 것이 아닌지 생각한다.


또다시 금세 모습을 드러낸 일촌법사!


그는 ‘어디 보자.....’라는 말과 함께 내 주위를 맴돌며 코를 킁킁거렸다.


이내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도깨비불에 대사 녀석의 환각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끔찍한 혼종이 탄생한 것이냐? 찍!”


“.......”


“거기에 네놈이 움직이는 모습은 네 몸에 맞지 않는 움직임이다. 좀 더 덩치가 큰 놈이 할 법한 움직임이로군.”


“-----!”



정확히 보았다.


내 움직임은 대사의 환각으로 인해 체험했던 홍의 시점으로 터득한 것이다.


당연히 왜소했던 시절조차 나보다 큰 홍의 몸에 맞는 움직임이니 내게는 맞지 않는다.



“네게 필요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실전이로구나! 찍.”


“.....그렇다면?”


“또 말이 짧군, 좋아. 어차피 네 녀석의 그 버르장머리는 고쳐줄 생각이었다!”


“.......”


“덤벼라, 애송이!”



자신의 몸보다 긴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치며 일촌법사가 외쳤다.


작가의말

연참대전이 갑자기 끊겨서 뭐지? 했는데 예약설정 시간이 어긋나서 다음날 올라 갔네요.

그래도 꾸준히 올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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