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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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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9.02 17:10
최근연재일 :
2019.10.10 21:2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5,870
추천수 :
155
글자수 :
160,376

작성
19.09.18 06:00
조회
86
추천
3
글자
11쪽

#17

DUMMY

[홍!]



보이지 않는 꼬리가 뒤통수를 가격했다.



[똑바로 안 합니까?]


“쓰읍.....”



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들은 척도 안 한다.


일방적으로 대화를 당하고 있다.



[대사님, 이쯤 하시는 게 어떤가요?]


“.....”


[좋습니다. 저녁에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환상 속에서 보낸 시간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녀석이 환상에서 보낸 시간과 현실 시간의 흐름은 다르다고 했다.



[홍, 괜찮아?]


“그나저나 이 인간은 진짜 뭘까?”



환상 속의 홍은 내가 알던 그 듬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장난꾸러기가 아니었다.


항상 대사 녀석에게 구박받고 혼나며 제대로 말도 못 한다.


거기에 몸도 왜소하다.



[대사님이 말은 저래도 다 널 생각하시는 거 알지?]


“알긴 개뿔이나 알겠다.”


[그러니까 열심히 하자!]



홍이 힘든 시기에 적절히 나타나 응원하고 위로하는 이 남자.


어째서 요괴들 사이에 혼자 인간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홍을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챙겨주는 이 남자는 환상이지만, 함께 지낸 지 일주일이나 흘렀다.


일일이 다 배려해주는 상냥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왜 아니꼽지?”


[....?]



하나부터 열까지 그냥 거슬린다.


거기에 분명 처음 보는 이의 텐데 낯이 익다.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한데.....



[홍! 어서 밥 먹으러 가자!]



남자의 말에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시야가 마음대로 움직여지는 거지, 몸까지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목소리는 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일 뿐이다.


대사가 해주는 밥을 먹고 나온 뒤엔 그놈의 축지법 연습이다.


정확히는 환지법이라는 데,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다.



[다시 합니다!]


“왜 나도 지치는 건데?!”



분명 홍의 시야로 환각을 보는 건데, 홍이 지치는 만큼 나도 지친다.


이게 진짜 환각인지 헷갈릴 정도다.



[일어서세요!]


“일어서 지마!”



진짜 홍 녀석이 진짜 독종인 게, 지칠 대로 지쳐서 손가락 까딱하기도 힘든데 일어선다.


그리고 환지법을 연습, 그리고 다시 쓰러진다.


이걸 이름 모를 남자가 막기 전까지 계속 반복한다.


문제는 나도 죽을 거 같다는 점이다.


녀석이 힘들어 죽어 가면, 나도 죽어가고.


녀석이 휴식을 취하면, 나도 쉰다.


결국, 강제로 훈련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


이 정도면 환각이 깨어도 내가 쓸 수 있을 정도다.


거기에 더해, 아침과 오후에는 환지법과 무투술을 수련.


저녁 이후는 요괴들의 종류와 생태를 배운다.


그리고 난 저녁이 가장 싫다.



[홍!]


“?!”


[지금 잠이 옵니까?!]



“.....”



저녁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


거기에 아침 댓바람부터 시작한 수련.


등도 따습고 배도 부르니 솔솔 잠이 오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제는 난! 밥도 안 먹었고! 잠도 안 오는데! 홍 녀석이 자서 저 빌어먹을 꼬리에 뒤통수를 처맞는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지만, 홍의 몸과 동기화되어 있어서 그런지 고개가 갑자기 앞으로 밀리는 기분이 좋지 않다.



[후,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아, 이제 시작이네.”



대사가 딴짓하지 말고 일찍 자라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다.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하는 홍에게 대사가 꼬리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라진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홍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축지법으로 어디론가 이동한다.


내 시야도 같이 뒤바뀌며 이동한 곳은 근처에 있는 암석 절벽.


근육을 풀려는 듯이 온몸을 흔들어 재끼는 홍.


목을 꺾으며 단숨에 절벽에 달라붙은 홍이 한 것은!



“왜 여기 와서 또 클라이밍을 하는데?!”



거칠 숨을 내쉬며 절벽을 조금씩 꾸준히 올라가는 홍.


밤마다 하는 이 헛짓거리에 미칠 것 같다.


아마 지금의 홍 녀석을 만든 것은 밤마다 했던 절벽타기가 원인 아니었나 싶다.


다만 그 이유를 이런 식으로 알고 싶지는 않았다.


제발 하루는 빼먹자!



[홍!]



힘겹게 오른 절벽 위엔 정체 모를 남자가 서 있었다.


술을 든 채.


거칠게 숨을 내쉬며 주저앉는 홍에게 술을 건네는 남자,


술병을 받는 것과 동시에 단숨에 들이키는 홍.



[천천히 마셔.]


“아, 나도 뭐 좀 마셨으면....”



환각은 환각인지 홍 녀석이 물과 음식을 아무리 먹는다 해도 내겐 맛도 안 난다.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이야~ 오늘도 밤하늘이 죽인다!]


“잠 좀 자라 자식들아!”



하루를 마치는 자신들 만의 의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항상 이 높은 절벽 위에서 술 퍼먹고 드러누워 자는 것이 이들의 하루 마무리다.


제발 누가 이 빌어먹을 놈들 좀 강제로 재워봐!


지친 몸이 술이 들어가니 잠이 오는지 점점 어두워지는 시야.


이다음 어떻게 될지 예측된다.



[홍! 어서 못 일어납니까!]


“컥?!”



배를 통해 전해지는 강렬한 통증과 함께 눈이 떠졌다.



[자, 어서 덤벼보시지요!]


“하, 이 아줌마가 진짜!”



환지법으로 단숨에 뒤를 잡은 홍!


하지만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꼬리에 잡혀 엎어졌다.



[홍, 몇 번이나 말했지만! 뒤로 이동하는 것은 너무 뻔하니 차라리 상대방의 측면으로 이동하세요!]


“?!”


[이렇게 말입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홍의 왼쪽 허벅지 앞에 나타난 대사!


주먹을 쥐어 홍의 배를 강타!


그리 강하게 치지는 않았는지 인상만 찡그리는 홍.


제발 맞지 마라, 나도 아프다고!



[홍,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 환지법을 응용하는 법입니다.]


“그건 맞는 말이다.”


[그러니 맞으면서 배우세요!]


“처맞는 말?!”



시야에서 사라진 대사!


홍의 시야가 주변을 열심히 돌아보지만,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거 설마?!



[허공도 경계를 늦추면 안됩니다!]


“크헉!”



대사 녀석에게 얼굴을 차였다!


상체가 뒤로 밀리던 홍!


그 상태로 환지법으로 뒤로 물러나 자세를 정돈,


하지만 대사는 놓치지 않고 다시 달려든다!



[한번 막아 보세요!]


“?!”



보이진 않지만, 극대화 댄 감각이 눈앞에 거대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분명 대사 녀석이 크게 부풀린 꼬리일 것이다.


내가 아는 홍이었다면 주먹으로 대응했을 테지만, 지금 같이 빈약한 몸으로는 회피만이 답이다!



[호오?]


“나이스!”



온몸에 도깨비불을 피워내는 것으로 대사를 홀려 맨땅을 후려치게 만든 홍!



[그런데 설마 예상 못 했을 것 같습니까?]


“?!”



자신의 꼬리로 박살 난 바닥의 파편을 쳐내어 공격하는 대사!


다시 한번 환지법으로 이동하며 피하기 바쁜 홍!



[언제까지 도망만 칠 생각입니까!]


“그럼 그 흉악한 꼬리라도 보여주시던가!”



[자! 이것도 피해 보시지요!]


“이런 미친”



꼬리로 바닥을 내리친 대사가 보이지 않는 꼬리로 부서진 파편을 쳐내자 파편도 모습을 감췄다!



“이걸 어떻게 피하라는 건데?!”


[자! 재주껏 해보세요!]



고군분투하는 홍!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보이지 않는 돌에 다리를 맞아 바닥을 굴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차라리 죽여.....”



저녁 먹고 자신을 찾아오라며 먼저 식당으로 가는 대사.


그 모습을 보던 홍은 곧장 바닥에 대자로 눕는다.



[자, 수고했어.]



대사가 사라지자 나타나 물을 건네는 정체불명의 남자.


홍은 손만 뻗어 건네준 물병을 단숨에 들이키고 식당으로 향한다.



.

.

.

.



[자, 이번에 배워볼 요괴는 바로 도깨비! 바로 홍, 당신의 종족을 말입니다.]


“이거 다 아는 내용인데.”


[알아도 들으세요!]


“?!”



분명 말이 통하지 않는데 대화가 되었다.


어쨌든 이번에도 뒤통수 한 대 얻어맞으며 이야기를 들었다.


뭐, 대략적인 것은 어디에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라 흘려들었다.


그런데,



[예? 제 환각과 당신의 도깨비불이 뭐가 다른 거냐고요?]


“.....?”


[좋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질문을 해줬군요!]


“이건 좀 흥미롭군.”



보는 나도 지루하던 찰나, 홍이 질문을 했는지 화색을 띄우며 설명을 시작하는 대사.



[홍 당신의 도깨비불은 이를테면 그림자입니다.]


“......그림자?”


[가끔가다 저희는 그림자가 비친 것만을 보고 착각을 합니다. 생물인 줄 알았는데 나뭇가지였다. 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도깨비불은 다른 것을 보는 이가 원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사 녀석의 환각은?



[제것은.... 일종의 가림막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가림막?”



홍의 것이 다른 것을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면, 대사의 환각은 보이는 것을 안 보이게 만든다.


과연, 그렇기에 대사의 꼬리가 보이지 않는 건가?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끝냅시다.]


“그 빌어먹을 벽 타기 오늘은 안 했으면.”



물론 했다.


그것도 오늘은 한 손으로 올랐다!


어김없이 밤 절벽 위에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홍을 기다리고 있는다.


항상 책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학자 비슷한 것 같기는 한데....



[홍, 오늘은 제법 실력이 좋아졌더라?]


“아, 그만 좋아졌으면 하는데.”



홍 녀석이 강해질수록 스스로 몰아붙이는 것도 강해진다.


일주일 전에는 절반도 못 올라가던 놈이 이젠 여유롭게 올라간다고 생각했는지 한 손으로만 오르는 기행을 펼친다.


이러다 더 강해지면 발로만 올라갈까 봐 무섭다.



[나? 아직 못 찾았지.....]


“....?”



홍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 남자.


아직도 왜 이 남자가 사국에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거칠게 숨을 내쉬는 홍에게 술병을 건네는 남자.


그런데 이 남자도 대사의 제자일 텐데 언제 수련을 받는 거지?


지난 일주일이 넘게 대사는 홍 만을 전면으로 도와주고 있는데,


이 남자는 언제 수련을 하는 받는 걸까?



[아, 오늘도 하늘 참 아름답네!]


“도대체 나는 언제까지 환상에 사로잡혀 있어야 하는 건데?”



대사 녀석은 이곳에 내가 원하는 답이 있을 것이라고만 얘기하였지, 언제 끝나는지, 어떻게 끝낼 수 있는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때, 천지에서 보았던 밤하늘은 이것보다 더 아름다웠는데, 그치?]


“거기가 밤하늘에 멋지긴 한데 나 어떡하냐고?”


[다음에도 같이 가보자고!]



홍이 든 술병에 자신의 술병으로 툭 치고 단숨에 들이키는 남자.


.....아직 환각 속에서 지난 시각은 일주일이 조금 넘은 지금 시점에서 나는 생각해보았다.


홍의 경우, 내가 두 요괴와 함께 조마구를 통해 알아낸 푸른 괴이에 대해 들었다.


거기에 삼신과 둘만 통하는 대화를 통해 확답을 받는 것으로 흥분하였다.


대사의 경우엔 우리보다 먼저 그 푸른 괴이가 사실은 인간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녀석은 내게 힘을 준다는 조건으로 괴이의 왕에 뿔을 꺾어 오라 하였다.


이점으로 보아 두 녀석 모두 푸른 괴이의 왕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아, 좋다!]



술병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지고 홍 옆에 대자로 눕는 이 남자,


이 환각 속에서 내가 본 인간은 저 남자밖에 없었다.


홍과 대사 두 녀석이 그 정도로 분노할 만큼 연관이 된 남자.



[홍? 내일은 그냥 어디 마실이라도 나갈까?]



나는 이 남자가 괴이의 왕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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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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