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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에서 암행어사로 전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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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9.02 17:10
최근연재일 :
2019.10.10 21:2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5,879
추천수 :
155
글자수 :
160,376

작성
19.09.24 00:20
조회
66
추천
2
글자
12쪽

#22

DUMMY

“끼오오오오오오!”



새하얀 불길에 휩싸인 채로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신계!


어떻게든 불을 꺼보려고 애를 쓰지만, 녀석의 깃털에 붙은 불은 거세게 불타오를 뿐이었다.


얼마 가지 못하여 목숨이 끊어졌는지 혀를 축 내밀고 그대로 타오르는 신계.


다시 한번 미호가 던진 극대 여우 불에 완전히 재가 되어버렸다.



“착한 괴이는 죽은 괴이뿐이니라!”


“.....”



겉모습만 커졌지, 여전히 애같은 것은 내 착각일까?


죽은 괴이를 보며 뿌듯해하는 모습이 꼬맹이 시절과 똑같다.



“자, 이제 설명하거라.”


“......?”


“이무기 말이다!”



머리가 길어져서 거추장스럽다며 묶으려고 애쓰는 이무기를 삿대질하는 미호.


그러고 보니 싸우던 도중에 나중에 설명을 듣겠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하나.......



“마패에 깃든 청룡의 힘에게 인정받지 못한 건 기억해?”


“당연하다! 그러니 내가 지금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필요 이상으로 흥분한 것 같은 미호 녀석을 진정시키기 위해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다시 침착해진 녀석에게 말을 이어갔다.



“그때 녀석이 한 가지 조건을 들어주면 힘을 빌려주겠다고 했고 나도 받아들였다.”


“그 조건이 무엇인가?”


“진심으로 사과할 것.”


“.....하?”


“그리고 자신을 진심으로 신뢰할 것. 이게 저 녀석이 내게 건 조건이다.”



가사상태에 빠졌을 때, 만난 청룡의 힘은 내게 신뢰를 보이면 힘을 빌려주겠다고 하였다.


나는 신뢰를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였지만, 이미 답은 나와 있는 상황이었다.


암행어사가 요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신뢰는 무엇일까?



“마패는 암행어사 그 자체를 상징하는 물건, 이미 이몽룡은 내게 신뢰를 주었느니라.”


“그런데 왜 조금 더 빨리 빌려주지 않은 것이가?”


“........”


가사상태에서 만났을 때, 이미 그녀는 나를 인정하고는 있었다.


정확히는 인정은 했지만, 힘은 주기 싫다며 떼를 쓰는 상황이었다.


일단은 사고이기는 했지만, 녀석의 힘을 강제로 봉인한 것도 나였고 사과 한마디도 없었으니 빈정이 상할만 했다.


그렇기에 청룡의 힘은 내가 사과한 것만으로 흔쾌히 힘을 빌려주었다.



“어쨌든 이겼으니 된 것 아니느냐!”


“맞는 말이다. 짹짹.”


“?!”


“오랜만이다. 짹짹?”



언제 왔는지 짐작도 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앉은 채로 말을 건네는 제비!


제발 깜빡이 좀 틀자고 했다!


내가 노려보는 것도 무시하고 부리로 날개를 긁으며 딴짓을 하는 제비.



“오랜만입니다!”


“그래, 대사 녀석의 소식은 들었다. 짹짹.”


“......”



안타깝다는 듯이 혀를 차며 말하는 제비.


머릿속에 홍의 시점으로 보았던 대사의 모습들이 스쳐 지나간다.


죽은 이는 남겨두고 산 이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은 일.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는 죽은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지만 말이다.



“아.”


“딴 생각하지 말고 똑바로 들어라. 짹짹.”


“무슨 이야긴데?”


“허, 이제 힘 좀 생겼다고 반말하는 게냐? 짹짹?”


“......무슨 이야기입니까.”


“짹짹!”



구태여 존댓말을 들은 뒤에야 만족한 제비가 본론을 꺼냈다.



“전에 한 번 말했을 거다. 우리의 왕께서 너를 예의 주시하고 계시다고.”


“........”


“주둥이닷발꽁지닷발 녀석과의 첫 만남 전에 이미 했어야할 일이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묻는 미호에게 고개를 끄덕인 제비가 표정을 진지하게 굳히며 말했다.



“우리의 왕께서 너희를 보고자 하신다.”


“?!”



새 요괴의 왕이?


분명 조마구를 잡은 뒤에 처음으로 만난 제비가 자신들의 왕이 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는 들은 기억은 분명 있다.


그러고 보니 삼신도 내가 새의 왕에 의뢰를 들어주는 것을 보았다고 얘기했었다.



“본래대로라면 너희가 주둥이닷발꽁지닷발과 만나기 전에 먼저 왕과 만나야 했을 것이다. 짹짹.”


“그런데 역으로 닷발 녀석이 저희를 습격해서 만나지 못한 거군요.”


“해서 마침 신계도 처리해준 너희를 위해 상도 내리신다고 하셨다! 자, 어서 가자! 짹짹.”



내 어깨에서 내려와 바닥에 박씨를 뱉고 그걸 날개로 흙을 쓸어 덮은 제비.


흙먼지 날리는 날개를 그대로 들고 어깨에 안착한 제비는 날개를 긁으며 어서 기를 불어넣으라고 한다.


이미 한번 말했었는데, 제발 최소한 털고 앉아라.


지난번과 같이 미호가 흙 위에 손을 얹고 기를 불어 넣자, 단숨에 내 덩치보다 커진 박!


자연스럽게 박 위에 올라간 이무기가 손날로 내리쳐 반을 갈랐다.



“이번에도 이몸이 먼저이니라!”


“잠깐!”


“왜 그러는 게냐?”


“너 왜 다시 꼬맹이가 됐는데?!”


“.....?”



자신의 몸을 둘러보더니 놀라는 이무기!


어느새 다시 꼬맹이 시절로 돌아온 이무기가 화들짝 놀란다.



“내 몸이 줄어들었다!”


“줄어든 게 아니라 다시 돌아간 거다.”


“줄어든 것이니라!”



모습에 따라 지성이 달라지는지 떼를 쓰는 모습이 머리에 혹 하나 달아주고 싶은 기분이다.


아, 도깨비가 혹부리영감 노래 들을 때 이런 기분이었나?


이무기가 다시 꼬맹이로 돌아온 이유는 돌려받은 마패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마패가 자체적으로 이무기에게 힘을 공유하는 것을 막고 있었다.



“한 번 우리의 왕께 물어보거라, 그분은 아는 것을 세는 것보다 모르는 것을 세는 것이 빠른 분이다. 짹짹.”


“좋아! 그럼 이 몸이 첫 번째이니라!”



그대로 갈라진 박 안으로 사라져버린 이무기.


이무기의 뒤를 따라 미호도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마음을 다잡지는 못한 모양이구나. 짹짹.”


“.......”


“그대로 어느 정도 잡은 모양이니 다행이다! 뭐하느냐? 어서 들어가지 않고! 짹짹!”



제비의 재촉에 서둘러 박 안으로 들어갔다.


반으로 갈라진 박에 발을 넣어 들어서자, 어디선가 향긋한 꽃내음과 따스한 바람이 볼을 쓰다듬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대나무로 이루어진 숲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제비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 묻기 위해 고개를 돌렸으나, 이미 사라진 후였다.



“몽룡! 이곳에 길이 있다!”


“느리구나! 이 몸은 벌써 찾았느니라!”



유일하게 누군가의 흔적이 남아 길처럼 이어진 곳을 걷기 시작했다.


대나무 많이 길게 늘어진 이 길의 끝에 홀로 어울리지 못하는 오동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왔느냐.]


“?!”



오동나무의 가지에 가려 보이지 않던 새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쭉 뻗은 다리와 오색찬란한 깃털, 공작처럼 길고 큰 꼬리.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 은은하게 풍겨오는 고귀함.



“당신이 새 요괴의 왕입니까?”


[그렇다, 암행어사여. 내가 모든 새의 왕, 봉황이니라.]



느긋하게 가지에서 다리를 내려 바닥에 안착한 봉황.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나와 눈을 마주쳐왔다.



[그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한참 전부터 그대를 보고 있었다.]


“......?”


[그대가 언제 태어났는지, 나고 자라며 무엇을 배웠는지, 이 모든 것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



굉장히 소름 돋는 발언인데?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지 않은가?


눈이 가늘어진다.



[그대의 잣대로 날 판단하려 들면 섭하니라.]


“.....죄송합니다.”


[멋대로 본 내 잘못도 있으니 걱정말거라.]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물으라는 봉황의 말에 나는 마패를 꺼내 들었다.



“이무기가 마패에 봉인된 청룡의 힘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모습이 돌아온 것을 묻는 것이라면, 청룡의 힘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예?”



암행어사의 본분은 요괴와 인간의 중재.


그러다 발생하는 요괴와의 분쟁에서 요괴의 피가 섞이기는 했지만, 인간의 피가 짙은 암행어사는 필연적으로 다른 요괴의 도움을 받는다.


여태까지 마패가 담아온 힘은 전래급 이상의 힘은 담아온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나마도 초대 암행어사나 그랬지만, 그 힘을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강했다고 알려주었다.


한 마디로 난데없이 설화급에서도 최강에 속하는 청룡의 힘을 담은 것 때문에 과부하가 온 것이란 말이다.



[그대가 성장하면 할수록 마패에서 청룡의 힘을 끌어내는 시간과 힘이 늘어날 것이네.]


“말씀 감사합니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혹시 이무기가 허튼짓은 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했지만,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대나무 위를 뛰어다니며 열심히 잘 놀고 있었다.


더 묻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봉황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부드럽게 거절 의사를 나타내었다.



[우선 신계를 대신 처리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해야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리 말하니 고맙군.]


“그런데 제게 의뢰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음.......]



입가에 잔잔한 미소만을 띄우고 있던 봉황이 표정을 굳히며 신음을 내었다.


한숨을 내쉰 그가 내게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오라 말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의 등을 미호가 미는 것으로 재촉했다.


봉황에게 다가가자, 아름다운 날개를 펼치며 그 날개로 내 눈을 가렸다.


그러자,



“?!”


[여기까지.]


“바, 방금 그건?!”


[진정하여라 암행어사.]


“.......”



거친 숨을 내쉬며 방금 보았던 것을 상기하였다.


봉황의 날개가 내 눈을 가린 순간,


내 시야가 허공을 날아다니는 새로 변하였다.


그리고 펼쳐진 지상은 지옥도라는 말밖에는 설명할 표현이 없었다.


인간들로 보이는 시체가 거리를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얼마나 오래 방치되었는지 썩어 백골을 들어내는 것도 있을 정도.


끔찍하다.



[반년 전부터 일본에 있는 새들과 연락이 끊겼다.]


“예?!”


[그대의 생각이 맞다.]



내가 방금 본 것이 일본이라고?


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신라 클랜하고 합동 사냥도 할 정도였는데?


불과 일 년 만에 저렇게 변했다고?



[괴담 속에서 태어난 괴물.]


“......?”


[우린 그것을 말 그대로 괴이라 불렀다.]



괴이는 요괴가 식인과 동족포식을 통해 태어나는 게 아니었나?


혼란스러워하는 내게 봉황이 다가와 날개로 머리를 감싸주었다.


그러자 따스한 기운이 머리를 타고 몸을 돌며 흥분한 마음은 안정시켜주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괴이가 아닌 자연적으로 발생한 괴이는 그 경우가 매우 희박하다.]



그렇게 탄생한 괴이는 보통 다른 요괴에게 발견되어 죽거나 헌터에게 사냥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하나의 괴이가 바다를 건너 이곳, 한국에 상륙하였다.]


“.....설마?”


[......우리는 그 괴이가 일본을 멸망시킨 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



아무리 설화급 요괴는 자신을 건들지 않거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이상은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설화급에 힘을 가진 괴이라면?


자연적으로 태어난 괴이는 본능적으로 인간을 죽이고 요괴를 먹어 힘을 기른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은 요괴들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에서 유명할 정도로 요괴가 많은 곳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곳을 무너뜨린 괴이라니.....


주둥이닷발 녀석의 강함도 파악하기 힘든데 그보다 더한 상대가 나타났다.



[의뢰다 암행어사. 부디 그 괴이를 막아주거라.]



마패가 너무 자주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러다 요괴한테 죽는 게 아니라 마패의 무게에 눌려 죽을 것 같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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