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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 공방

반사회성 인격장애 염력왕이 지구정복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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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D)
작품등록일 :
2023.02.26 15:32
최근연재일 :
2023.06.10 18:3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61
추천수 :
21
글자수 :
323,230

작성
23.05.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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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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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39. 너냐? 바둑이! 네가 그런 거야?

DUMMY

정우를 발견한 한상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정우의 눈에 띈 순간 한상수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한상수를 조종해 일으켜 세운 정우는 고개를 돌려 선호를 찾았다.


‘고맙다.’


선호와 눈이 마주친 정우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호도 마주 고개를 끄덕였다.


한상수가 마지막 남은 좀비를 먼저 공격하리란 건 자명했다. 그래서 선호는 좀비 주변에 염력으로 여러 가닥의 줄을 만들었다. 비행이 아니라 고속 이동이라면 무조건 바닥을 밟아야 하니 염력으로 만든 줄에 걸릴 거란 예상이었다. 예상대로 빠른 속도로 좀비를 향해 달려들던 한상수는 줄에 걸려 넘어졌다.


‘별말씀을··· 이제 철현이 자식만······.’


퍼억!


정우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정우가 서 있던 자리엔 철현이 주먹을 뻗고있었다.


우당탕


높이 떠올랐던 정우의 몸이 떨어져 바닥을 뒹굴었다. 정우의 몸은 평범한 사람과 다르지 않았다. 몸이 붕 뜰 정도의 충격이면 결코 무사하기 어려웠다.


“정우야!”


바닥에 널브러져 의식을 잃은 정우를 본 선호가 반사적으로 뛰쳐나갔다.


“이게 누구야? 바둑이 아냐? 잘 지냈냐?”


철현의 야비한 웃음에서 한영의 잔상이 보였다. 지옥 같던 학교생활의 중심, 이 모든 사건을 일으킨 원흉,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지만 다신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끔찍한 과거와 맞닥뜨리자 몸이 떨렸다. 가슴이 뛰고 식은땀마저 흘렀다.


“X밥들 우정이 짠하네. 저 새끼가 왜 너는 건들지 않나 궁금했어. 왕따끼리 통하는 뭔가 있나? 아니면 저 새끼도 널 바둑이로 생각하나? 설마 친구일 거라고 생각도 못 했지. 그런데 한영이가 죽기 전에 네가 저 새끼 병문안 갔다는 얘길 들으니 의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널 데려와서 협박하자고 했지. 그런데 이게 뭐야? 딱 맞았잖아! 하하하.”


축 늘어진 정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못했다.


“처음엔 별생각 없었는데, 생각이 달라졌다. 네가 저 새끼 친구면 너도 공범이잖아. 안 그래?”


정우가 의식을 잃은 덕에 조종에서 풀려난 한상수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다가왔다.


“개X끼! X만한 고딩 새끼가 어디서······.”


한상수는 망설임 없이 정우의 몸을 사정없이 걷어찼다. 이미 의식을 잃어 축 늘어진 정우의 몸은 한상수의 발차기에 맥없이 흐느적거렸다.


“그만둬! 그만두라고 개자식아!”


지금 선호의 능력은 공장 안의 모든 물건을 들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다. 마음만 먹으면 한상수와 철현을 쓰러뜨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참아야 했다. 선아에게 능력을 들키는 것보다 한상수와 철현에게 들키는 게 더 위험했다. 두 사람의 입을 영원히 다물게 만들지 않는 한 잠재적 위험이 된다.


“하, 개자식? 야, 최철현이. 요즘 애새끼들 왜 이렇게 싸가지가 없냐? 네 빵셔틀이었다며? 애새끼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죄송합니다. 그래도 학교 다닐 땐 개새끼처럼 말도 잘 들었는데, 자퇴하고 나서 감을 잃었나 봅니다. 다시 교육 시키겠습니다.”


“그래. 내가 고딩한테 손대는 건 모양새가 안 좋으니까 네가 해라. 난 이 새끼랑 얘기 좀 해야겠다.”


철현은 정우의 능력을 우려해 얼굴에 천을 덮는 한상수에게 꾸벅 인사하고 선호에게 다가왔다.


“바둑아, 이리 와. 옛날처럼 좀 맞자. 맞다 보면 옛날 생각나고 좋을 거야. 그렇지?”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다가온 철현은 바로 손을 들어 선호의 뺨을 후려쳤다. 얼굴에 화끈 충격이 몰려오자 순간 울컥했다.


‘개X끼가······.’


당장 능력을 사용해 철현을 공격하고 싶었지만, 주먹을 불끈 쥐며 억지로 화를 억눌렀다.


“야! 뭐 하는 짓이야?”


갑자기 선아가 앞을 막아서며 철현에게 소리쳤다. 신경도 쓰지 않던 선아의 돌발행동에 철현은 황당한 표정으로 잠시 당황하다 피식 실소를 머금었다.


“X신 찐따 주제에 여자친구도 있냐? 자퇴하더니 잘 나간다? 야! 너 이 새끼 왜 만나냐? 예전에 개처럼 내 앞에서 살랑거리던 건 알고 만나냐?”


짝!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아의 손이 철현의 뺨을 후려쳤다. 별다른 충격은 없어 보였지만, 철현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쌍X이 뒈지고 싶나······.”


퍽!


분명 손바닥으로 쳤는데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 철현에게 뺨을 맞은 선아는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바닥에 쓰러진 선아를 본 선호는 이를 악물었다.


“왜? 네 여자친구 맞으니까 열 받냐? 열 받으면 어쩔 건데? 어?”


이를 악물고 올려보는 선호의 머리를 툭툭 밀었다. 언제라도 목덜미를 물어뜯을 수 있는 먹이를 가지고 놀 듯 여유가 넘쳤다. 머리를 맞으며 뒤로 물러서면서도 선호의 시선은 선아에게서 떠나지 못했다.


‘확실히 정신을 잃었어. 좋아! 선아는 해결됐어. 이제 이 둘은 어떻게 하지? 입을 막을 방법이 없을까? 차라리 그냥··· 죽여버릴까?’


두 사람을 죽이는 건 현실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엄마 아빠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살인자가 되는 건 상관없지만, 엄마 아빠를 살인자의 부모로 만들 수 없었다.


결국 몸에 힘을 뺐다. 선아가 기절하며 만들어진 절호의 기회였지만,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 철현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힘없이 들려왔다.


“해··· 해버려··· 내가··· 할게··· 해······.”


잠꼬대처럼 웅얼거리는, 기운 하나 없이 겨우 내뱉는 정우의 목소리는 선호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이 새끼가 뭐라는 거야?”


한상수는 천으로 덮인 정우의 얼굴에 사정없이 발길질했다. 다시 기절했는지 정우의 목소리는 더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선호는 정우의 말뜻을 정확히 이해했다.


‘정우가 모든 책임을 진다.’


확신이 선 선호가 힘을 집중하자 주변에 있던 잡동사니와 기계들이 번쩍 떠올랐다.


“뭐야?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놀란 한상수가 소리쳤지만, 영문을 모르는 건 철현도 마찬가지였다.


“모르겠습니다. 왜 갑자기······.”


드럼통 하나가 철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당황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철현은 순식간에 자세를 잡고 주먹으로 드럼통을 날려버렸다. 곧이어 드럼통이 계속 철현을 향해 날아갔다. 복싱 자세를 취한 철현은 몸을 좌우로 움직이며 스트레이트로 드럼통을 연달아 날려버렸다.


“너냐? 바둑이! 네가 그런 거야?”


가벼운 잡동사니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하며 드럼통이나 나무 팔레트같이 크기가 있는 것들은 주먹을 뻗어 부숴버렸다.


“너도 능력자였냐? 근데 영 허접하다? 고작 이런 능력으로 내 상대가 될··· 것··· 같······.”


말을 더듬던 철현은 결국 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벌리지 못했다. 자동차보다 커다란 기계가 철현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들고 있었다. 도저히 주먹으로 부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철현의 능력은 무쇠보다 단단한 팔이다. 힘은 쌍둥이 형인 선제와 비슷한 수준이나 나머지 신체는 능력을 얻기 이전과 똑같았다. 그래서 정우에게 드럼통을 날릴 때나 선호가 날린 물건을 막을 때도 주먹으로 쳤었다. 하지만 커다란 기계는 팔만으로 막을 수 없었다.


가까스로 기계를 피해 바닥을 뒹굴었다. 황급히 몸을 일으키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드럼통이 날아들었다.


“역시 네 능력은 팔에 집중되어 있구나?”


처음 들어보는 선호의 여유로운 목소리가 신경을 긁었지만, 대꾸할 정신이 없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잡동사니를 해결하기 바빴다.


“복싱 배웠다고 하더니 제법 잘 막네? 근데 언제까지 막을 수 있겠어? 응?”


“야이 개X끼야!”


선호의 비아냥에 폭발한 철현은 날아드는 팔레트를 주먹으로 박살내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 바람에 반대쪽에서 날아든 드럼통을 막지 못했다. 드럼통에 등을 맞은 철현은 앞으로 엎어져 바닥을 쓸었다.


“네가 자초한 거야. 네가······.”


우당탕!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자기 한상수가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아저씨도 학습 능력이 떨어지네요. 아까 당한 걸 또 당해요?”


선호는 능력을 사용할 때부터 한상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 정우를 도울 때처럼 주변에 염력으로 만든 줄을 여러 가닥 깔아놓고 있었다. 사실을 모르고 있던 한상수는 철현이 불리해지자 도우려 나선 건데 보기 좋게 함정에 걸렸다.


“치잇!”


한상수는 일단 몸을 피할 생각으로 땅을 박찼다. 그런데 웬일인지 힘껏 박차 솟은 발이 다시 바닥에 닿지 않았다. 달리는 자세 그대로 몸이 공중에 떠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아저씨 바보예요? 내가 그냥 둘리가 없잖아.”


“어떻게 한 거야? 내려놔! 내려놓으라고 이 자식아!”


“그럴까요?”


퍼억!


한상수의 몸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그 충격이 상당했는지 한상수의 몸은 축 늘어져 움직이지 못했다.


“뭐해? 언제까지 엎어져 있을 거야?”


다시 철현을 향해 잡동사니가 날아들었다. 한상수가 당하는 장면을 보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킬 새도 없이 벌떡 일어나 아슬아슬하게 날아드는 잡동사니를 막아내기 급급했다.


“힘들지? 지치지? 그만할까?”


“닥쳐! 개자식아!”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선호가 아니었다. 얼굴과 목소리만 같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감정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말투와 표정, 압도적인 능력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철현아··· 넌 모르겠지만, 사실 난 사람을 공격하는 게 처음이다? 너나 한영이한테 그렇게 괴롭힘을 당할 때도 난 너희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도 폭력으로 맞설 생각을 못 했어. 그땐 그런 내가 미치도록 싫고,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제 알겠다.”


열심히 잡동사니를 피하고 막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선호의 눈이 섬뜩하게 빛나는 것을 봤다. 지극히 평범하고 평온한 눈빛, 그러나 감정이 전혀 담기지 않은 잘 만든 인형의 눈빛은 온몸에 소름을 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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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 선호는 나와 같다. 23.05.21 22 0 12쪽
» 39. 너냐? 바둑이! 네가 그런 거야? 23.05.19 26 0 10쪽
39 38. 잡았다! 23.05.17 26 0 11쪽
38 37. 아직 그런 사이 아닌데……. 23.05.15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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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 엄마의 영역 23.05.11 26 0 11쪽
35 34. 경찰서 앞 찐 맛집 뷰 23.05.09 2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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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 엄마? 23.05.03 36 0 12쪽
31 30. 우리 애가 사이코패스라는 건가요? 23.05.01 41 1 11쪽
30 29. 이것이 사랑의 아픔…은 얼어 죽을, 어린 것들이 놀고 자빠졌다. 23.04.30 32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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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 뭐든 하나만 하자. 이 미친놈아. 23.04.24 3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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