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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 공방

반사회성 인격장애 염력왕이 지구정복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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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D)
작품등록일 :
2023.02.26 15:32
최근연재일 :
2023.06.10 18:30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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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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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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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4. 경찰서 앞 찐 맛집 뷰

DUMMY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경찰은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정우로 보고 선호를 찾아왔다. 이번엔 엄마와 아빠도 동행한 덕에 무례하고 강압적인 조사는 없었다.


“괜찮지? 경찰 말처럼 아직 정우가 저지른 일인지 확실하지 않으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마.”


조사를 받고 경찰서를 나오며 엄마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반면에 선호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괜찮아. 신경 쓰지 않아요.”


‘정우 짓이라도 이해해요. 충분히 그럴 만하잖아요. 잡히지만 않으면 돼죠.’


뒷말은 속으로 삼켰다. 어렸을 땐 사소하게 표현했던 말과 행동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몰랐다. 경악에 가까울 정도로 놀라는 어른들의 표정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해도 될 말이 제법 구별이 됐다. 특히 엄마 아빠 앞에선 단어 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다행이다. 엄마는 아직도 가슴이 벌렁벌렁해. 살면서 경찰서 올 일이 언제 있었겠니.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아.”


“나도 다신 오고 싶지 않아. 공기가 너무 무겁더라.”


“그래. 우리 다시는 여기 올 일 만들지 말자. 착하고 성실하게 살면 이런 곳에 올 일 안 생겨.”


“걱정 마. 앞으론 그런 일 없을 거야.”


엄마 아빠도 선호의 표정과 대답이 학습되고 인지된 결과라는 걸 잘 알았다. 비록 정서적으로 자연스럽게 발현된 감정이 아니더라도 그저 고마웠다.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오랜만에 같이 외출했는데 밥 먹을까? 여보, 맛집 좀 찾아봐.”


“그럴 줄 알고 내가 미리 찾아봤지.”


아빠의 의기양양한 태도에 엄마는 어깨를 툭 쳤다.


“오~ 제법인데? 그래서 뭐 먹을 건데? 여기서 멀어?”


“자고로 경찰서 하면 설렁탕하고 두부지! 그래서 요 앞 설렁탕집하고 두부 두루치기 잘하는 집으로··· 악!”


등짝 스매싱에 맞은 아빠는 온몸을 비비 꼬며 온몸으로 고통을 표현했다.


“어이구, 인간아! 언제 철들래? 넌 이 상황에서도 그런 장난을 치고 싶냐?”


“아니··· 진짜 맛집이래. 여기 봐. 별점이 4.6점··· 악!”


휴대전화로 음식점 별점을 보여주던 아빠의 등에 다시 한번 등짝 스매싱이 철썩 꽂혔다.


“찾아도 꼭 경찰서 앞이냐? 당장 다른 데 안 찾아?!”


엄마의 불호령에 아빠는 서둘러 음식점 검색을 시작했다.


“왜? 나 설렁탕 좋아하잖아. 그냥 여기서 먹자. 난 괜찮아.”


“그래. 여기 말곤 평점 좋은 데가 별로 없어. 그리고 이제 곧 점심시간인데 다른 데 찾아가면 사람 몰려서 복잡해. 그냥 저기 가자. 응?”


선호의 말에 힘을 얻은 아빠는 최대한 안쓰러운 표정으로 엄마를 설득했다. 선호와 아빠를 번갈아 보던 엄마는 깊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가자. 하여간 누가 부자 아니랄까봐 설렁탕 좋아하는 것까지 닮냐··· 뭐해? 얼른 앞장 서!”


엄마의 허락이 떨어지자 아빠는 신난 얼굴로 경찰서 맞은편 설렁탕집으로 안내했다.


“겉에서 볼 땐 허름했는데 안은 되게 깔끔하네.”


엄마는 넓고 깔끔한 실내를 두리번거리며 창가 옆자리에 앉았다.


“얼마 전에 리모델링 했대. 옛날부터 경찰들 찐 맛집이래. 경찰서도 가까운데 맛까지 좋아서 경찰서 식당 밥 대신··· 왜? 뭘 그렇게 유심히 봐?”


장황하게 설명하던 아빠는 창밖을 뚫어져라 보는 엄마의 시선을 따라갔다.


“저 사람들 보는 거야? 아는 사람이야? 누군데? 설마 옛날 애인? 별룬데? 내가 더 낫다. 그치?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평소 같으면 등짝 스매싱이 날아갈 아빠의 농담에도 엄마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분노가 가득 서려 얕게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전에 학교에서 선호 협박하던 형사. 징계한다더니 잘만 다니는 것 같네.”


정우 문제로 학교에서 조사받은 내용을 전해 들은 엄마는 다음날 바로 경찰서부터 찾아갔다. 먼저 담당 형사를 찾았고, 팀장, 서장 순으로 도장 깨기를 시전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경찰청, 청와대까지 찾아가겠다며 난리를 부린 결과 담당 형사의 징계를 약속받았다.


“아, 그게 저 사람이야? 못되게 생겼네. 다른 자리로 옮길까?”


“아니야. 괜찮아. 안 보면 되지. 선호 넌 어때? 불편해?”


“아니. 나도 괜찮아. 신경 안 써.”


“그래. 그냥 먹자. 여기요! 여기 설렁탕 3인분 주세요.”


주문을 마친 엄마는 주전자에 담긴 따듯한 보리 물을 따라 호호 불며 천천히 들이켰다.


“근데 당신 그거 알아? 여기가 수육도 그렇게 잘한대. 수육 삶을 때 갖은 한약재를 넣는데 다른 집이랑 다르게······.”


“알았어. 알았어. 시키면 될 거 아니야. 여기요! 수육도 한 접시······.”


“어머, 왜 저래? 어머, 어머. 어떡해? 저걸 어떡해?”


당황한 여자 목소리에 식당 안의 시선이 창밖을 향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지한 엄마 아빠, 선호의 시선도 창밖을 향했다.


창밖엔 선호를 다그치고 협박했던 형사가 바닥에 쓰러져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가해자는 웃으며 함께 나오던 그의 두 동료였다. 고래고래 소리치며 저항하는 형사를 향해 진압봉을 무참히 휘둘렀다.


고통에 찬 비명에도 아랑곳없는 일방적인 폭력에 피가 난무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경찰들이 달려왔다. 이 끔찍한 상황이 끝나나 싶었는데, 말리는 줄 알았던 경찰들도 폭력에 합류했다. 어젯밤 유튜브를 통해 본 영상 속 장면과 흡사했다.


‘정우?’


선호는 황급히 주변을 훑었다. 그러나 어디에도 정우로 보이는 모습이 없었다.


‘만약 정우라면 근처에 있어야 돼! 눈에 보이는 사람한테만 능력을 사용할 수 있으니 숨어도 근처에 있을 텐데··· 아! 설마 보이지 않아도 사람을 조정할 수 있는 건가?’


멈추기만 하던 능력으로 사람을 조정하는 데까지 발전시켰다면, 능력 발현 조건도 업그레이드됐을 수 있다.


‘그럼 진짜 대박인데? 엄청난 거잖아.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어?’


경찰서 맞은편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후드집업을 입고 경찰서를 바라보는 모습이 어제 본 정우와 비슷해 보였다. 키, 깡마른 체형까지 정우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정우 같은데······.’


후두로 머리를 덮고 있어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고개는 사건 현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달리 놀라거나 당황해 보이진 않았다.


“뭐 하는 짓들이야?”


“야! 왜 그래? 말려!”


여섯 명의 경찰이 황급히 뛰어나왔다. 그러나 그들도 폭력을 말릴 수 없었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두 명은 말릴 생각은 하지 않고 진압봉을 꺼내 들었다. 이어 도착한 네 명은 달리던 자세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이거 뭐야? 왜 안 움직여져?”


“야! 좀 도와줘! 뭐야? 왜 그래? 뭐 하는 짓이야? 으악!”


진압봉을 쥔 두 경찰은 몸이 굳은 경찰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다시 일방적인 폭행이 시작됐다. 단단한 진압봉에 머리를 맞은 경찰은 의식을 잃고 피를 흘리면서도 쓰러지지 못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굳어 온몸으로 진압봉을 견뎌야 했다.


“그만해! 발포한다!”


소란을 감지하고 달려 나온 경찰 중 하나가 총구를 겨눴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신체 통제권을 뺏긴 경찰은 폭력에 집중했고, 몸이 굳은 경찰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만둬. 어제 보고 못 받았어? 능력자 짓이다.”


고참 경찰의 제지에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총구를 내렸다.


“흩어져서 주변을 살펴. 아마 정문이 보이는 곳 어딘가에 있을 거다. 밖으로 나가지 말고 울타리 너머를 살핀다. 보이는 순간 몸이 굳거나 조종되니까 최대한 발각되지 않게 움직여.”


동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뒤로하고 경찰들은 순식간에 흩어졌다. 경찰서 정문 주변으로 담벼락에 붙어 바깥의 동태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회색 후두집업 입은 남자가 좀 수상합니다.”


어깨에 걸린 무전기를 통해 동료 경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도 방금 확인했다.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 넌 계속 감시하고, 나머지는 계속 수색해!”


지시가 끝나기 무섭게 몸을 숨기고 수색하던 경찰 몇 명이 동료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젠장! 조심하라니까! 동주하고 원식이는 주차장으로 숨어서 총기 안전장치 풀고 대기해.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바로 발포해!”


“서, 선배님! 지시 떨어진 사항입니까?”


“지금 그런 거 따질 때냐? 내가 책임진다. 그러니 너흰 시키는 대로 해!”


아무리 살인 용의자라 해도 18살이었다. 게다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소동의 원인이 용의자가 저질렀다는 증거도 없었다. 찜찜했지만, 일단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동주와 원식이 자리 잡는 것을 확인한 고참 경찰은 긴 호흡으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담장 너머로 소리쳤다.


“이정우! 멈춰라! 이렇게 계속 경찰을 도발하면 너만 불리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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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 저 가면… 꼭 배우고 싶다. 23.05.23 21 0 11쪽
41 40. 선호는 나와 같다. 23.05.21 22 0 12쪽
40 39. 너냐? 바둑이! 네가 그런 거야? 23.05.19 26 0 10쪽
39 38. 잡았다! 23.05.17 26 0 11쪽
38 37. 아직 그런 사이 아닌데……. 23.05.15 27 0 11쪽
37 36. 답답한 새끼야, 선아도 널 좋아하는 거잖아. 23.05.13 27 0 14쪽
36 35. 엄마의 영역 23.05.11 26 0 11쪽
» 34. 경찰서 앞 찐 맛집 뷰 23.05.09 26 0 9쪽
34 33. 능력을 두 개나 쓰는 거야? 23.05.07 30 0 11쪽
33 32. 초능력 범죄자도 지겨운데 이젠 좀비까지 23.05.05 29 0 10쪽
32 31. 엄마? 23.05.03 36 0 12쪽
31 30. 우리 애가 사이코패스라는 건가요? 23.05.01 41 1 11쪽
30 29. 이것이 사랑의 아픔…은 얼어 죽을, 어린 것들이 놀고 자빠졌다. 23.04.30 32 0 16쪽
29 28. 너야? 네가 개코야? 23.04.28 38 0 9쪽
28 27. 천벌 받을 새끼. 콱! 벼락이나 맞아 죽어라. 23.04.26 40 0 14쪽
27 26. 뭐든 하나만 하자. 이 미친놈아. 23.04.24 37 0 10쪽
26 25. 옜다. 선물이다. 23.04.22 3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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