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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 공방

반사회성 인격장애 염력왕이 지구정복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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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D)
작품등록일 :
2023.02.26 15:32
최근연재일 :
2023.06.10 18:3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69
추천수 :
21
글자수 :
323,230

작성
23.05.05 18:30
조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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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32. 초능력 범죄자도 지겨운데 이젠 좀비까지

DUMMY

“자동차 사곤가?”


끼이이익


쾅! 쿠왕!


연이어 자동차 추돌 사고로 추정되는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꺄아아악!


와아아악!


동현이 기웃거리며 상황을 살피는데 도로에 가까이 있던 학생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비명은 물결처럼 번져 빠르게 퍼져 순식간에 인도를 휩쓸었다. 이윽고 인도 끝에 서있던 학생들이 급히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악! 도망쳐! 도망쳐!”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도 거센 인파에 휩쓸려 인도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선호와 친구들도 인파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뭔데? 무슨 일인데?”


잔뜩 겁에 질린 학생의 어깨를 붙잡고 동현이 소리쳤다.


“몰라. X발! 도망치기나 해!”


학생은 동현의 손을 뿌리치고 앞선 학생들을 헤쳤다.


“좀비라도 나왔나? 왜 갑자기 이러는 거야?”


“일단 피하자.”


선아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뒤처지지 않고 선호와 동현의 뒤를 잘 쫓아왔다.


‘학교 그만두고 맘 편히 사나 했더니 이건 또 무슨 상황이람?’


대학은 가급적 멀리 갈 생각이었다. 기숙사도 좋고 자취도 좋다. 그저 얼른 성인이 되어 이 도시를 떠나고 싶었다. 그전까진 무난히 보내고 싶었는데 또 귀찮은 사건에 얽히는 건 아닌가 불안했다.


“꺄악!”


선아의 비명에 동현과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 선아의 작은 몸은 바닥에 엎어져 뒤따르는 학생들에게 이리저리 치이고 있었다.


“비켜, 비켜! 이 새끼들아!”


동현이 먼저 달려들어 선아를 일으켜 세웠다.


“괜찮냐? 걸을 수 있어?”


공포와 충격에 부들부들 떠는 선아는 대답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선호! 뭐해? 와서 좀 거들어!”


그러나 선호는 동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있었다.


“야! 뭐 하냐고?”


아무리 소리쳐도 선호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아니, X발 이럴 때 뭘 보는 거냐고.”


무의식적으로 선호의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선아를 부축하고 있는 동현은 너무 놀라 선아와 함께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X발, 저게 뭐야?”


정신없이 몰아치던 학생들이 사라진 휑한 인도 너머에 펼쳐지는 풍경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좀비(Zombie).


그렇게밖에 설명되지 않았다. 비정상적으로 꺾인 팔과 다리, 피가 줄줄 흐르는 머리, 찢어진 옷, 끔찍하게 일그러진 얼굴까지 영화 속에서 보던 좀비와 다르지 않았다. 10여 구의 좀비는 비틀거리며 도로를 건너고 있었다.


교통사고도 갑자기 도로에 들어선 좀비를 피하려다 일어난 것으로 보였다. 좀비들을 사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피를 질질 흘리며 인도로 향했다.


“안 일어나고 뭐 해?”


선호는 동현을 먼저 일으키고 선아를 부축했다.


“X발, 진짜 X 같다. 초능력 범죄자도 지겨운데 이젠 좀비까지 기어 다니네.”


“징징댈 시간 있으면 빨랑 뛰어라. 얘 보던 거랑 다르게 엄청 무겁다.”


그래도 정신을 완전히 놓지 않은 선아는 후들거리면서도 다리를 앞으로 내뻗었다.


“얼~ 너 제법 담이 크다. 좀비가 쫓아오는데 농담도 할 줄 알고.”


“지랄. 그럴 시간에 뛰라니······.”


와장창!


눈앞으로 뭔가 빠르게 날아가 상가 유리창을 박살 냈다. 우뚝 걸음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엉망이 된 상가 안을 살폈다. 사람이었다. 아니, 조금 전 도로를 건너던 좀비 중 하나였다. 선호와 동현은 동시에 도로를 향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퍼억!


좀비 하나가 멀찍이 날아가 도로를 굴렀다. 또 하나의 좀비가 반대쪽으로 날아가 주차된 차에 박혔다. 좀비를 공격한 건 단 두 명이었다. 화려한 발차기와 묵직한 주먹으로 십여 구의 좀비를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이것들 도대체 뭐야?”


마지막 남은 좀비를 주먹으로 날린 사내가 소리쳤다.


“알 게 뭐야? 이것도 어떤 미친 자식 능력이겠지. 나와! 어디 숨어있어? 나오라고!”


사방을 둘러보며 고래고래 소릴 지르는 건 다름 아닌 서부 고등학교의 쌍둥이 동생 정제였다.


평범한 평일 저녁이었다. 수금 금액을 보고 받고 기분 좋게 저녁 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던 쌍둥이를 향해 낯선 사람이 달려들었다. 어렵지 않게 처리하는데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달려들고, 식당에서 나오던 사람들까지 달려들었다.


“이것들이 미쳤나. 왜 갑자기 달려들고 난리야?”


예기치 못한 곳에서 덤비는 바람에 공격을 일부 허용했다. 부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분이 상하기엔 충분했다.


“하하하. 그러게 평소에 운동 좀 하지. 힘만 믿고 운동을 게을리하니까 저런 허접한 것들한테 맞는 거야.”


형 선제와 달리 공격을 전부 피한 정제가 우쭐댔다.


“기분도 더러운데 자꾸 깐죽댈래?”


“미안. 미안. 그나저나 뭐 하는 것들인데 갑자기 덤빈 거지? 다른 학교 애들인가?”


그러나 쓰러진 사람 중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성인에 여자도 셋이나 있었다.


“아냐. 전부 어른이야. 경찰은 아닌 것 같은데··· 응?”


기절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꿈틀거리며 일어서기 시작했다.


“기절한 거 아니었어? 어떻게 벌써······.”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비실비실 일어서는 모습이나, 축 늘어진 자세가 마치 마리오네트처럼 보였다.


“X발, 뭐야? 좀비야? 징그럽게도 일어나네.”


“불길한데··· 조심하는 게 좋겠다.”


선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축 늘어진 채로 서 있던 십여 명의 사람이 동시에 쌍둥이를 향해 몸을 돌렸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동시에 몸을 돌린 사람들은 일제히 쌍둥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젠장, 도대체 뭐야?”


처음과 달리 긴장하고 있던 쌍둥이는 순식간에 그들을 쓰러뜨렸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엉망이 된 채로 다시 비실비실 일어나고 있었다.


“형, 뭔가 이상한데?”


“몰라. 일단 해치우자. 다신 못 일어나게 확실히 공격해.”


그러나 온 힘을 다 실은 공격에도 그들은 다시 일어섰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여기저기 생긴 상처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섰다. 영화에서 보던 좀비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일방적인 공격과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선호가 다니는 학원 앞까지 오게 됐다.


“나와! 나오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대답 하나 없었다.


“개자식아! 비겁하게 숨어있지 말고 당장 튀어나와!”


덜컹. 달칵.


좀비 출현으로 고요하기만 하던 거리에 자동차 문 여는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이윽고 활짝 열린 문밖으로 운전자와 동승자가 하나둘 내리기 시작했다.


“형, 저것들 또?”


“아까랑 똑같아.”


자동차에서 내린 사람 십여 명이 일제히 쌍둥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래! 언제까지 할 수 있나 해보자!”


능력자가 아닌 일반 사람은 아무리 많이 달려들어도 쌍둥이에게 전혀 상대되지 못했다. 더군다나 일차원적인 움직임밖에 할 수 없는 조종되는 좀비라면 상대하긴 더 쉬웠다.


쌍둥이는 달려드는 좀비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러나 그건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몸이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X발! 이거 왜 이래!”


“안 움직여져! 형! 어떻게 좀 해봐!”


“나도 전혀 안 움직여! X발! 어떤 새끼야?”


아무리 안간힘을 써봐도 몸은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대신 좀비들의 공격이 가차 없이 쏟아졌다. 비록 팔과 다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능력을 얻은 뒤 다른 신체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그러나 아무리 강해졌다 해도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수준은 아니었다. 좀비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시간이 흐를수록 몸에 쌓여갔다.


선호는 동현과 선아를 부축해 싸움 현장에서 벗어나며 잊고 있던 정우를 떠올렸다.


‘정우의 능력하고 비슷한데? 하지만 정우는 사람을 조정하는 능력은 없었는데··· 다른 사람일까?’


뭇매를 때리는 좀비들에 가려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쌍둥이는 이미 의식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상황을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었지만, 동현을 따라 자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날의 충격이 상당했는지 선아는 이틀째 학원에 나오지 않았다.


“선아는 오늘도 안 오려나 보네.”


“그럴 만하지. 너도 봐서 알잖냐. 야, 난 꿈에서 그 좀비들 보고 오줌 쌀 뻔했다. 그것도 능력자가 한 걸까? 오우, X발. 하다하다 이젠 좀비까지 나오냐.”


동현은 그날의 일을 떠올리며 진저리쳤다.


“다른 애들도 많이 안 보이던데, 다친 애들도 있나?”


“어? 너 얘기 못 들었냐?”


“무슨 얘기?”


“몰랐구나? 서부 지역 고등학교는 지금 그것 때문에 난리인데.”


“뭔데?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봐.”


“엊그제 좀비들한테 두들겨 맞았던 애들이 그 유명한 서부 고등학교 쌍둥이들이잖아. 걔들 지금 중환자실에 있대. 걔들 입원하자마자 서부 고등학교에서 조금이라도 센 척하고 다녔던 애들은 전부 테러당하고 있어.”


그러고 보니 안 보이는 학생들 대부분 서부 고등학교라는 이름을 등에 메고 불량한 행동을 서슴지 않던 학생들이었다.


“X나 절묘하지 않냐? 근처 고등학교 다 잡고 있던 쌍둥이가 입원하자마자 일이 벌어진 거잖아. 그래서 말이 많아. 그동안 당했던 애들이 벌인 짓이라고도 하고, 쌍둥이를 입원시킨 놈이 그랬다는 소문도 있고.”


“이건 뭐 완전히 무협 영화네. 아닌가? 조폭 영화인가? 하여간··· 어린놈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말이야.”


“네 성적으로 할 말은 아니지 않냐? 아무튼, 너도 조심해. 넌 얼굴이 찐따 상이라 괜히 처맞기 십상이다.”


“너만 하겠냐? 내가 찐따 상이면, 넌 개찐따 상이야. 새끼야.”


오고 가는 정다운(?) 농담 중에 문득 정우가 떠올랐다.


‘지금 왜 갑자기 정우가 생각나지? 엊그제 봤던 장면 때문에 그런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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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7. 아시겠습니까? 서. 장. 님. 23.06.03 20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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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 선호는 나와 같다. 23.05.21 22 0 12쪽
40 39. 너냐? 바둑이! 네가 그런 거야? 23.05.19 26 0 10쪽
39 38. 잡았다! 23.05.17 26 0 11쪽
38 37. 아직 그런 사이 아닌데……. 23.05.15 27 0 11쪽
37 36. 답답한 새끼야, 선아도 널 좋아하는 거잖아. 23.05.13 28 0 14쪽
36 35. 엄마의 영역 23.05.11 26 0 11쪽
35 34. 경찰서 앞 찐 맛집 뷰 23.05.09 26 0 9쪽
34 33. 능력을 두 개나 쓰는 거야? 23.05.07 31 0 11쪽
» 32. 초능력 범죄자도 지겨운데 이젠 좀비까지 23.05.05 30 0 10쪽
32 31. 엄마? 23.05.03 36 0 12쪽
31 30. 우리 애가 사이코패스라는 건가요? 23.05.01 41 1 11쪽
30 29. 이것이 사랑의 아픔…은 얼어 죽을, 어린 것들이 놀고 자빠졌다. 23.04.30 32 0 16쪽
29 28. 너야? 네가 개코야? 23.04.28 3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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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 뭐든 하나만 하자. 이 미친놈아. 23.04.24 37 0 10쪽
26 25. 옜다. 선물이다. 23.04.22 3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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