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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록시(錄始)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1
최근연재일 :
2022.08.07 06:20
연재수 :
2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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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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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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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아랑누_까마귀 도조

DUMMY

길은 어느새 황무지로 바뀌었다. 검붉은 지평선이 걸음마다 따라왔다. 아득한 지평선 끝 붉은 황무지를 건너면 보라사막이 펼쳐진다.


갈림길을 지나며 아랑누와 이연, 온설지는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터덜터덜 걸었다. 나귀 보리는 아랑누의 뒤를 바짝 따랐다.


모래바람이 불어오자 온설지는 입안에 들어온 모래를 뱉기 바빴다. 돌아보니 아랑누와 이연은 이미 손수건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었다.


‘어우, 미리 말 좀 해주지.’

온설지도 수건을 꺼내 입을 가리면 아랑누를 슬쩍 쳐다보았다. 도림에서 온당대신의 부탁으로 망령을 송환하던 모습이 겹쳐졌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힘이었다. 순식간에 저택의 공기가 바뀌었다. 스승인 고애온 선사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스승에게는 강한 힘이 있었고, 판관 같은 강직함이 있었다. 그런데 아랑누의 주술은 온화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힘이었다. 그것이 더 무섭고 두려웠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어. 무슨 장비도 없었단 말이야, 가진 거라곤 저 지팡이뿐.’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다음이었다.


도림에서의 일을 끝내고 모여사원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아랑누가 한 말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우린 남쪽으로 갈 거야.’

‘왜? 거기 뭐가 있는데?’

‘길잡이 구름이 날 부르고 있어.’

‘뭣이? 구름?’


그때 아랑누는 남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온설지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서쪽 하늘 가득 먹구름이 지나가고 동쪽과 남쪽에도 뭉게뭉게 구름이 흘렀다. 어느 때나 볼 수 있는 그런 구름이었다. 뜬금없이 길잡이 구름이라니.


‘저기 봐. 손가락 모양이야. 손을 흔들고 있어.’

‘알아듣게 얘기해 봐.’

‘구름을 따라가면 된다고. 온형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쳇, 그래도 모르겠거든.’

‘그럼 나만 따라와. 내가 안내할 테니.’

아랑누는 성큼성큼 앞장서 갔다. 뵈는 게 없으니 두려울 게 없다는 건가.


이연 역시 자신의 생각에 골몰했다. 주근깨 투성이의 앳된 얼굴과 어울리지 않게 눈빛이 깊어졌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표정이 스쳐 갔다.


‘확실히 누님의 영안이 밝아졌어. 걸음걸이도 달라지고.’

아랑누를 따라 남쪽으로 들어섰지만, 마음이 착잡했다.


갈 때 가더라도 세운랑 원로에게 갔다가 다시 떠나는 것이 순서 아닐까. 하지만 아랑누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대체 어디에 무슨 구름이 있다는 거지?’

고개를 들어 사방을 훑어보았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도림에서 나올 때도 그랬다.


‘연아, 저기 구름 보여?’

‘어디요? 날이 맑아서 구름 한 점 없는데요.’

아랑누가 가리키는 하늘에 구름이라고는 흔적도 없었다.


그러나 이연의 선택은 한 가지였다.

‘누님이 간다면 끝까지 따라가야지. 그게 내 일이니까.’

바람에 풀어지려는 두건과 손수건을 잘 묶었다.


아랑누에게는 지평선과 맞닿은 곳에 떠 있는 구름이 보였다. 남쪽 하늘에서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다섯 손가락 모양의 구름은 옅은 주홍빛인 것 외에는 여느 구름과 다를 바 없었다. 단지 그녀에게만 보인다는 것뿐.


며칠을 걸었지만 구름은 흘러가지도, 흩어지지도 않았다.

‘구름이 아니면 뭐지? 왜 나를 부를까?’


길잡이 구름은 아직 모여사원으로 돌아갈 때가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세운랑 원로는 새로운 나를 찾아 떠나라고 했다. 그 말은 새로운 자신을 찾기까지 돌아오지 말라는 뜻이기도 했다.


‘슬픈 영혼을 위로할 수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어. 가다 보면 부모님을 찾을지도 몰라.’

허리띠에 매단 노리개 주머니를 어루만졌다. 주머니 안의 금화가 만져졌다.


생각에 젖어 무심히 발을 옮기는데, 문득 온설지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누! 안 들려?”


놀라서 돌아서니 그는 바위 그늘에 앉아있었다. 이연도 그 옆에서 나귀를 돌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데 불러도 못 들어? 몇 번이나 불렀다고.”

“아, 미안. 생각할 게 있어서.”

아랑누는 그제야 발바닥과 종아리가 찌릿찌릿 아픈 것을 깨달았다.


이연이 건넨 물을 마시며 평평한 바위에 걸터앉았다. 온설지가 슬금슬금 아랑누 옆으로 옮겨 앉았다.

“아누, 그 망령은 어디로 간 거야?”

“있어야 할 곳으로.”

“거기가 어딘데?”

“천계의 어디쯤일 거야. 암흑성단이 지키는 영천옥이겠지?”


“보니까 엄청 쉽더구만. 몇 마디 외우니까 공기가 확 깨끗해지더라고.”

“누님한테나 간단하죠. 망령을 아무나 다루는 줄 알아요?”

이연이 입을 삐죽거렸다.


“스승님이 귀령송환하는 걸 봤는데 말이야. 그때는 힘이 느껴졌어. 위압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아누는 그렇지 않았어. 슬픈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어.”

“대선사님은 사람을 위해 귀령송환을 하시니까. 모여사원의 다른 사람도 비슷해. 하지만 난 망령을 위해 하거든.”

“그게 뭔 말이야? 뭐가 달라?”


온설지가 어리둥절하여 다시 물었지만, 아랑누는 영안을 지평선에 맞추고 살포시 웃었다.

“그들에게 갈 곳을 알려주고 싶어. 그런 넋은 상처가 많거든.”

목소리가 맑고 유쾌해서 언뜻 재미있는 이야기 같지만, 알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모르는 일에 신경 쓰지 말자. 온설지는 바위에 머리를 기댔다. 이렇든 저렇든 망령만 없애면 되는 일 아닌가.

‘내 알 바 아니지. 귀령송환사가 될 것도 아니고.’


온설지가 막 눈을 감으려는 찰나 머리 위로 검은 돌멩이가 툭 떨어졌다.

“뭐지?”

벌떡 일어나 돌멩이를 집어 올렸다.


“까악, 까악!”

검은 돌멩이가 날개를 펴고 온설지의 손을 쪼아댔다. 황급히 손을 놓자 돌멩이는 까마귀의 모습이 되어 몸을 쭉 폈다.


등을 곧게 펴고 날개를 활짝 펼치더니 도도한 자세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검은 깃털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까마귀가 목을 좌우로 두 번 비트니 부리 달린 머리가 사람의 머리로 휙 바뀌었다.

긴 턱에 가는 눈썹, 치켜 올라간 눈에 까마귀의 인상이 남았다.


“이노옴, 요귀인가?”

온설지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까마귀를 들여다보았다. 그가 만지려 하니 까마귀가 날갯짓하며 뒤로 물러났다.


“감히 누구에게 요귀라고! 난 신조야! 선계에서 내려왔지.”

까마귀의 목소리는 걸걸했다. 조그만 몸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흥, 선계가 어디 동네 이름인가 보지?”

“잔말 말고 통행세를 내라.”

“통행세?”

온설지가 너털웃음을 흘렸다. 한 주먹이면 바로 납작하게 뭉개질 새가 으스대다니.


꽥꽥거리는 소리를 듣고 이연이 다가와 앉았다.

“통행세로 뭘 받을 건데?”

“일단 가진 걸 다 내놔.”

까마귀가 날개를 펼쳐 사람이 손짓하듯 펄럭거렸다.


이연과 온설지가 맹랑한 까마귀를 어떻게 혼낼까 두리번거리는데 아랑누가 싱긋 웃었다. 그녀는 봇짐에서 말린 고기 한 조각을 꺼냈다.

“기다리면서 이거 먹을래?”


까마귀 몸통 위에 붙은 사람의 얼굴이 환희에 차서 눈을 빛냈다.

얼굴을 다시 까마귀로 바꾸고는 아랑누의 팔뚝에 펄쩍 뛰어올랐다. 고기를 낼름 집어삼켰다.

“너는 신조의 말을 알아듣는구나. 기특하다. 이름이 뭐냐?”

“아랑누.”

“에? 당신이?”


까마귀는 푸드득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내 아랑누의 발아래 내려앉아 날개를 쭉 펴고 머리를 박았다.

“아랑누님! 몰라뵈어 죄송합니다.”

“나를 알아?”

“그럼요. 귀령송환사로 명망 높은 아랑누님을 모르면 신조가 아니죠.”

아랑누는 까마귀의 행동에 피식 웃음이 났다. 넘치는 아부가 생존전략인 신조라니.


“그러는 넌 이름이 뭐냐?”

온설지가 물었다.

“이 몸은 도조이시다.”


온설지는 팔짱을 끼고 입을 삐죽거렸다.

“내가 알기론 말이야. 신조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도 있고, 크기도 어마어마하게 커진다고. 겨우 머리만 사람으로 바뀌잖아. 그런데도 신조라고?”


도조는 펄쩍펄쩍 뛰며 몸을 떨었다. 작은 다리로 땅을 콩콩 찧으며 깃털을 곤두세웠다. 어찌나 큰 소리로 까악거리는지 피라도 토할 것 같았다.


아랑누가 느긋한 말투로 도조를 진정시켰다.

“도조도 매력 있어. 윤이 나는 깃털이 다른 까마귀보다 훨씬 아름다워. 신조라서 그런가?”


도조가 몸을 부르르 떨며 깃털을 제자리로 돌렸다. 쪼르르 아랑누의 발밑으로 날아왔다.

“그렇죠? 역시 아랑누님이세요.”


도조가 아랑누의 종아리에 머리를 부볐다.

“저도 아랑누님을 따르고 싶어요.”

아랑누는 까마귀의 등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도조가 기분 좋은 듯 가르랑거렸다.


온설지 뒤에 서서 도조를 구경하던 이연이 미소를 지었다. 순간 눈빛이 짙은 자줏빛으로 바뀌었다.

‘여라함님이 눈과 귀가 필요하셨나.’


소년의 몸에 깃든 혼이 한숨을 쉬었다. 몸을 움직일 수 있다면 콧잔등이라도 긁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도조를? 여라함님도 참···.’


“따라오는 건 상관없지만. 방해하면 안 돼. 알았지?”

아랑누의 말에 도조는 곧장 날아올라 그녀의 어깨에 사뿐히 앉았다.

“그럼요, 그럼요. 이래 봬도 신조인데 염려 붙들어 매십쇼!”


도조가 한쪽 날개를 쭉 펴서 지평선을 가리켰다.

“제가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는데?”

“어···. 글쎄요. 어디로 가시나요?”

아랑누가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웃었다.


앞날을 걱정하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쩌면 생각보다 즐거울지 모른다.

아랑누가 고개를 들어 지평선을 바라보니 손바닥 구름이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살랑거렸다.


*


길잡이 구름을 따라 보라사막이 보이는 황무지 입구까지 도착했다.


모여사원에서 나올 때만 해도 이렇게 긴 여행이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온당대신의 사례금이 있었고 이연이 시장에서 그림을 그려 약간의 돈을 벌었다.

그것으로 황무지 여관에서 하룻밤 묵으며 사막을 건너는데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로 했다.


밤사이 부슬비가 내려 땅이 촉촉했다. 한낮이 되면 언제 비가 내렸는지 모를 정도로 바짝 마를 것이다.


아랑누는 젖은 공기를 깊숙이 들이마셨다. 촉촉한 땅을 맨발로 지그시 밟으며 마당을 돌아다녔다.

흙이 유난히 부드러웠다. 물과 흙, 모래와 자갈, 비에 젖어 생기가 도는 자연을 느끼며 바람에 귀를 기울였다.


땅의 목마름을 채울 만큼은 아니지만, 저녁에 나간 온설지의 옷을 적실만큼은 되었다. 그는 꾸덕꾸덕 반쯤 마른 건어물 모양으로 돌아왔다.

이불 속으로 파고들더니 금세 코를 골며 잠에 빠졌다.


이연이 끌끌 혀를 찼다.

“온형은 왜 밤마다 혼자 나간대요? 누님이 여자라 부끄러운가?”

“무슨 사정이 있겠지. 그보다 야영할 물건을 좀 사자.”

아랑누가 앞장섰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마차를 끌고 오는 건데···.’

이연은 입을 실룩거리며 아랑누를 따랐다. 도조 역시 아랑누의 어깨에 앉아 흔들거렸다.


*


“보라사막으로 간다고요? 거긴 위험해요.”

물통에 물을 채우던 점원이 손사래를 쳤다.

“사막이 위험한가요? 사람이 위험한가요?”

점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굳은 얼굴로 우물 벽을 쳤다.


“둘 다요! 보라사막에는 요마족이 살아요. 해코지를 하는 건 아니지만, 불운을 가져다준댔어요. 그래서 사막이 점점 넓어진댔어요. 죄다 말라버렸죠.”

그는 우물 옆에 두레박을 내려놓았다.


“백 년 전만 해도 사막의 혼 사원에 참배객들이 줄을 지었다지만 지금은 길도 없어졌어요.”

다른 점원이 와서 물통을 가져가자 아랑누에게 다가왔다.


“요마족보다 더 지독한 촌장이 있대요. 가려거든 수미원을 조심하세요. 웬만하면 물도 사지 말고요. 완전 사기꾼이래요.”

“혹시 마딘에 하나뿐인 여관이라는 거기 말인가요?”

“아시는군요. 소문 빠르네요.”

점원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한 발 더 다가왔다.


“요즘 너른벌에서 실종사건이 계속 나오잖아요? 쥐도 새도 모르게 감쪽같이 사라진다는데, 요마족도 한패 아닐까요?”

그는 눈을 끔뻑거리더니 재빨리 빗자루를 집어 들었다. 여관 주인이 그들을 보고 있었다.


‘요마족이라···.’

보라사막과 요마족에 대해 더 물어보려는데 주인이 다가왔다.


‘진짜 사정은 부딪쳐야 알 수 있겠구나.’

아랑누는 여전히 남쪽 하늘에 떠 있는 주홍빛 구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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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아랑누_바람의 아이 이루다 22.05.30 52 1 10쪽
33 사로잔_합류 22.05.30 49 1 10쪽
32 사로잔_성물의 주인 22.05.29 47 1 9쪽
31 사로잔_새놀호수 22.05.29 49 1 13쪽
30 사로잔_변수 22.05.28 61 1 12쪽
29 사로잔_증거물 22.05.28 54 1 11쪽
28 사로잔_뒷거래 22.05.27 49 1 10쪽
27 사로잔_망나니 22.05.27 54 1 12쪽
26 사로잔_부망 약초시장 22.05.26 57 1 13쪽
25 사로잔_일함루 이곤 22.05.26 53 1 13쪽
24 사로잔_부망으로 22.05.25 53 1 12쪽
23 사로잔_거대상단 아순치 22.05.25 59 1 11쪽
22 선계_호위무사 22.05.24 52 1 10쪽
21 선계_노각부줄 22.05.24 63 1 11쪽
20 아랑누_사람의 손 22.05.23 52 2 10쪽
19 아랑누_폭풍 전야 22.05.23 62 1 9쪽
18 아랑누_무언의 암시 22.05.22 53 1 10쪽
17 아랑누_흰 호랑이 호설 22.05.22 55 1 9쪽
16 아랑누_불청객 22.05.21 55 1 10쪽
15 아랑누_백호족 온설지 22.05.21 58 1 15쪽
14 아랑누_세운랑 원로 22.05.20 62 1 12쪽
13 아랑누_악몽 22.05.19 61 1 10쪽
12 아랑누_귀령송환사 22.05.18 66 2 13쪽
11 사로잔_결심 22.05.17 72 2 12쪽
10 사로잔_비르삼 알찬 22.05.16 64 2 11쪽
9 사로잔_여행 준비 22.05.15 68 2 12쪽
8 사로잔_타내 대모 22.05.14 76 2 11쪽
7 사로잔_단검의 주인 22.05.14 77 2 15쪽
6 사로잔_용족 다루영 22.05.13 84 3 12쪽
5 사로잔_녹디사원 22.05.12 12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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