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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미키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의 유형 중 난 환생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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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6.05 23:54
최근연재일 :
2019.06.30 07: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4,346
추천수 :
27
글자수 :
126,355

작성
19.06.11 19:00
조회
259
추천
2
글자
11쪽

제4회 가고일.

DUMMY

1.


범퍼 파편은 피부가 악어처럼 단단한 가고일을 상대로 비효율적이겠지.

그렇다면 파편의 용도를 처음부터 이거다.

휘리릭-

손목에 회전을 주며 던진 파편은 수리검의 궤적보단 표창처럼 회전하며 날아갔고, 문신한 사내 한 명의 경동맥을 깔끔히 잘라버린다.


“컥!”


푸쉬식!

목에서 솟구친 핏줄기는 근처 건달들을 엄마의 자궁에서 처음 빠져나왔을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버렸고, 친구의 피로 목욕한 건달들은 충격에 폭행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덜덜덜

최율과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사내들은 허세를 부리지만 목소리가 너무 떨리는 게 그저 우스울 뿐.


“너. 너······. 너! 뭐. 뭐야?!”

“네놈들이 하는 걸 나도 하는 거다.”


최율의 발언에 사내들의 기세가 꺾인 사내들.

물론, 모두가 두려워하는 건 아니다.


“잠깐, 비켜봐.”


지금 90도로 인사한 이 사내는 조금 달랐다.


“형님이라 부르겠습니다.”


한참을 숙이던 허리가 곧아지며 사내는 정중히 말을 이어간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저희랑 싸우면 서로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내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천지에 쉽게 죽일 놈들이 널렸는데 서로 으르렁거려 좋은 건 없겠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의 최율은 어깨에 몽둥이를 탁탁거리며 한가지 물었다.


“대가는?”


사내의 눈썹이 조금 꿈틀거렸지만 이내 자신의 표정을 속으로 삼켰다.


‘개자식’


최율은 지금 패거리에게 상납금을 말하고 있다.


“저희가 사냥한 몫은 반을 드리겠습니다. 물론 형님이 사냥한 몫은 형님 것이고요.”


제법이다.

조금씩 간을 보다 결렬된다면 손해.

또한, 사냥할 시간이 줄어들면 역시 손해.

자신이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로 빨리 끝내는 것이, 결렬도 피하고 시간도 버는 길이라 판단한 태도는 마음에 든다.


‘학습력도 대처능력 능력도 뛰어나군’


역시 일반인과 건달 중 이 세상에 적응하는 건, 건달 쪽이 더 빠르겠지.

광장의 모든 시선이 최율의 대답을 기다릴 때 최율보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이 있다.


“자·잠깐만요.”


발목을 잡는 느낌에 밑을 보니 소위 다구리 당해 피범벅이 된 사내가 일어서지도 못하고 매달려있다.


“제·제발. 살려주세요.”


최율의 결정에 자신의 목숨이 달렸으니, 필사적으로 애원하지만 최율의 생각은 조금 달랐나 보다.


“대가는?”


남성은 최율의 요구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그의 떨리는 목소리가 증명했다.


“무·무슨 대가를 말하는 거예요?”


최율은 양아치나 쓰러진 남자에게나 일관된 목소리다.


“이쪽은 반을 준다고 했다.”

“킥킥킥”


양아치들은 웃었고, 쓰러진 사내는 울었다.


“나. 난 줄 게 없는데. 그래도 제발······. 살려주세요. 흑흑.”


쓰러진 남자의 패를 확인한 건달은 시간을 허비할 수 없어 대답을 재촉한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쪽은 드릴 게 없고, 저희는 준비됐습니다.”

“너, 이름이 뭐냐?”

“한길석입니다.”


나머지 이름도 물었다.


“저놈들은?”

“이쪽부터 최현, 한우석 그리고 최익현입니다.”

“죽은 놈은?”


그걸 왜 묻는지 궁금했지만, 일단 대답했다.


“김우철입니다.”

“알겠다.”


양아치들의 이름을 모두 들은 후 길석에게 악수를 청하자 길석의 표정이 밝아진다.


“감사합니다”


고개 숙여 두 손으로 악수한 길석이 씩 웃는 건 거래가 성립됐다고 판단했지만 그건 양아치의 꿈.

촤악!


“어. 어째서······.”


주머니에 남겨둔 파편을 핑거 너클처럼 손가락 사이에 끼워 길석의 목을 그어버렸다.


“젠장!”


남은 패거리보다 손가락 사이에서 빠져나간 파편이 더 빨랐고, 표창처럼 3명의 목에 꽂히자 후두둑 쓰러진다.

털썩.


‘정당화시켜줬으니, 일단 보답은 한다’


최율은 한길석, 최현, 한우석, 최익현, 김우철의 이름을 머릿속에 각인했다.



2.


왼쪽 눈을 감은 최율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LV : 2, 경험치 99%]


‘썩을.’


3레벨까지 1% 부족하다.

99%에서 1% 수치는 다른 경험치와 의미가 다르다.

근력 100이라는 차이를 주는 1%.

아쉽지만······.

방법은 있다.


“저······. 고맙습니다.”


지금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이 남성이 방법이다.


“선택해.”

“선택하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쓰러진 남성을 바라본 최율은 조금 전보다 더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죽을지, 안 죽을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조금 전엔 날······.”


최율은 끝나기도 전에 남성의 말을 잘라버렸다.


“살려준다고 말한 적은 없어.”


그 말을 들은 남성은 쌍스러운 육두문자를 내뱉을 밖에 없었다.


“이. 이런 개새끼!”


고작 1%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다.

이 남성은 지금 살아서는 안 되다.

차갑게 굳은 얼굴은 감정을 숨기기 위함이지만, 사내에게는 그저 미치광이 살인자 사이코패스로 보일 뿐.


‘아직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있구나.’


남성이 지금까지 바닥에 쓰러져 있다는 건 분명 어딘가 부러졌거나 척추를 다쳐 일어날 수 없는 상태겠지.


“지금 죽으면 최소한 고통은 없어.”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이해를 못 했군.”

“뭐?”


최율은 대답 대신 행동했다.

남성을 내려다보는 자신의 얼굴을 치우자, 남성은 그동안 가려졌던 하늘이 보였다.

그리고 가고일도······.

끼끼끼!!

투명 장막에 갇힌 가고일의 희번덕거리는 눈깔은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분명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저놈부터다!’


남성은 그제야 자신에게 선택할 여지를 주었다는 걸 깨달았다.


“결정해. 죽을지, 먹힐지.”


대답이 없는 건 고민이 하는 것이 아니다.

용기가 나지 않을 뿐.

자신을 지키며 싸워줄 사람은 이곳에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흑흑흑······.”


남성은 절망감에 눈물을 흘리며 울지만, 위로보단 용기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기에 재촉했다.


“저 이빨에 뜯기면 생각보다 고통스럽겠지.”


사실이다.

최율 역시 백 년 전 가고일이 첫 몬스터였으니 습성을 기억한다.

저것들은 절대 머리를 먹지 않는다.

언제나 다리.

다리부터 물어뜯어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이후 팔을 뜯어 저항하지 못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고통과 비명을 감상하며 천천히 심장을 향해 씹어먹는다.

절대 먹지 않는 머리는 죽기 전까지 담긴 고통을 일부러 남겨놓는 표식이다.


“대답이 없으면 안 죽인다.”

“......”


마지막 권유에도 대답이 없자, 최율이 자리를 떠날 때쯤 침묵을 깬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만. 저것들보다 덜 고통스럽게 죽여줄 수 있나요?”


끄덕.


“알겠어요.”


남성의 선택과 함께 몽둥이를 움켜쥔 최율.

남성은 하늘을 향해 올라간 몽둥이와 함께 최율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름은?”


하지만 모든 걸 포기했는지 눈을 피하며 체념한다.


“이런 곳에 내 묘비 따위 기대하지 않는다고······.”


남성의 대답에 최율은 잠시 몽둥이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쪼그려 앉아 눈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난 최율. 외자다.”


최율의 눈을 바라본 사내는 차가웠던 그의 표정이 처연함을 숨기기 위함이었다는걸 알게 되자 최면처럼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다시 눈을 감는다.


“......김태우.”


태우라······.

최율이 알던 태우가 아니다. 그저 동일이름. 하지만 태우라는 이름에 태우가 떠올랐다.


‘죽으면서도 날 도와주는군.’



3.


[LV : 3, 경험치 6%]

가고일의 날개와 손톱, 이빨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무기와 근력이 필요하다.

공략은 쉬워졌지만, 문제는 이 이후.

가고일로부터 우위를 점했다고 끝이 아니다.

이후, 그 이후, 그리고 또 그 이후의 마지막 목적지.

<하이라인-High Line>

절대자에게만 허용된 ‘드라칸’의 창조주 티아마트가 있는 대륙.

지금 첫 번째 목표는 이거다.

바로 최단 시간 하이라인 입성.

또다시 강제로 100년 동안 금연해야 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입에 칼을 물을 거다.

물론 혼자 힘으로 백 년의 역사를 압축시키긴 불가능.

그렇다면 후보로 떠오른 몇 사람이 이 압축의 키 포인트다.

유키, 태우.

그리고 그놈까지······.

어제를 회상하니 태우가 떠올라 혼자 주절거렸다.


“태우가 잘하던 짓인데”


최율은 자신을 괴물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태우가 잘하던 것.


‘최대한 쥐어짠다.’


그것이 아르카오가 나올 수 없는 지금 이곳이라도 최대한 짜내야 하기에 사람들에게 말했다.


“제안한다.”


주머니에 남겨놓은 파편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어깨에 고어틱해진 몽둥이를 짊어지자 사람들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설마라는 표정을 하고 있지만, 그 설마가 맞다.

조금 전 보았다면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겠지.

협박.


“살려주는 대가로 아르카오 하나씩.”


무슨 말인가? 아르카오가 지금 어디 있다고······.

모두가 어리둥절할 때 최율은 다시 말을 이어간다.


“지금 못 주면 가고일을 잡고 갚아.”


사람들은 그제야 살려주는 대가로 아르카오를 받겠다는 그의 심보를 알았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야?!”

“맞아!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니야?!”


한두 명의 목소리가 대중의 소리로 바뀌기 전에 방법을 바꿨다.

쾅!

발원권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몽둥이를 바닥에 강하게 내려찍자 보도블록이 깨지고 사람들의 말도 끊겼다.


“싫으면 지금 죽이고 받아갈 수밖에.”


사람들에게 일일이 물어볼 성격이 아니라면 이런 발언이 적당하겠지.


“10초 준다.”


수십 명의 의견을 가장 빠르게 확인하는 방법.

스윽.

최율은 몽둥이를 수평으로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줄 사람은 오른쪽. 죽을 사람은 왼쪽.”


너무도 쉬운 OX 퀴즈처럼 사람들의 의견은 대체로 통일됐다.

우르르.

10초 만에 모든 사람이 오른쪽으로 이동했지만 한 명이 남아있었다.


“저기요. 잠시만요.”


왼쪽에 홀로 서 있는 여성.

남자고 눈이 있다면 이 여성은 여기서 가장 예쁘다는 것쯤은 알 수 있겠지.

여성은 조금씩 다가오며 말한다.


“아르카오 1개보다 더 좋은 건 어떠세요?”


자신의 이점을 살려 생존하는 건 큰 장점이다.

싱긋 웃으며 다가오는 여성을 바라본 오른쪽 남자의 눈빛은 모두 슈퍼카 주인을 본 것처럼 부러워했고, 오른쪽 여자들은 시기했다.


‘우와. 개 부럽네.’

‘뭐야? 재수 없어.'


스윽.

여성은 슬며시 최율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호감을 표한다.

이 여성에게도 최율의 마스크라면 그다지 나쁜 건 아니라고 판단이 섰겠지.

스륵.

어깨에 올린 손보다 더욱 가까워진 여성의 입술이 움직인다.


“제가 다 들어줄 수 있는데. 어떠세요?”


여성는 자신의 목소리가 허공에 흩어질까 봐 귓가에 직접 와서 이야기할 정도라면 확인이 필요한 시점.


“정말 다 들어줄 수 있나?”


여성의 대답은 처음부터 정해졌었다.


“그럼요.”


확인이 끝났다면 최율의 요구는 이거다.


“그럼 넌 2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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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6회 첫 번째 무기. 19.06.13 211 2 14쪽
5 제5회 히든 퀘스트. 19.06.12 227 3 12쪽
» 제4회 가고일. 19.06.11 260 2 11쪽
3 제3회 히든 몬스터. 19.06.10 280 2 12쪽
2 제2회 돌아왔다. 19.06.07 427 3 17쪽
1 제1회 돌아간다. +1 19.06.06 625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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