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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미키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의 유형 중 난 환생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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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6.05 23:54
최근연재일 :
2019.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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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6,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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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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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19회 소울 해방.

DUMMY

1.


1레벨은 근력 100이라는 수치를 의미한다.

근력이 힘의 수치라면 힘은 곧 체력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으로 따진다면 근력은 HP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하겠지.

그럼 이 세계에 MP로 대체될 능력은 과연 없는 걸까?

누군가 최율에게 물었다면 그것에 대한 답변은 ‘멍청이’ 라고 말했을 거다.

상대와 싸울 때 중요한 것은 역시 레벨의 차이.

하지만 이 세계 신은 같은 레벨이라 하더라도 차이를 주고 싶었다.

아르카오가 힘의 원천이라면 몸속에 축적된 아르카오는 분명 오러와 비슷한 성질을 띠고 있을 거다.

레벨이 오르지 않는 절대자들도 사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최율은 왼눈을 감고 경험치를 확인한다.

[Lv : 11, 경험치 15%]

이걸 게임상 수치로 바꾼다면 간단하다.

[HP 1100 / MP 15]

숙련도에 따라 같은 장비라도 그 쓰임새는 천지 차인 건 미아방지 팔찌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소울 역시 마찬가지.

익수를 상대할 때 쓴 착의 기술은 단지 눈썰미와 악력을 이용한 기술이기에 지식만 요구할 뿐 오러의 소모는 없었다.

문제는 그 이후.

절대자들은 이 능력에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이렇게 부르는 게 어울린다고 했다.

<소울 해방.>

일정 힘을 개방해 소울을 사용할 땐 몸속에 축적한 아르카오가 필요하다.

이미 근력으로 넘어가 수치화되어버린 아르카오는 쓸 수 없지만, 몸 어딘가에 차곡히 쌓여있는 오러는 쓸 수 있다.

절대자들은 그것을 경험치 환전이라 불렀다.

지잉.

최율은 삼지창 손잡이에 힘을 집중한다.

내부가 비어있는 원통을 타고 옅은 공명이 들리자, 곁에 있는 지태가 알아차렸다.


‘무슨 소리지?’


조금 전 최율의 무기에 관악기와 같은 소리가 들렸지만, 외관상 차이점은 없다.

굳이 차이를 찾으라면 무기가 조금 광택이 난다는 것 정도.

그리고 마스크를 쓴 최율의 눈가의 주름이 조금 늘어난 것뿐.


‘형 표정이 조금 화난 것 같은데.’


최율은 다시 한번 왼쪽 눈을 감고 수치를 확인한다.

[Lv : 11, 경험치 10%]

어금니를 꽉 깨문 건, 벌써 오러를 쓴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출이겠지.

하지만 어쩔 수 있나. 살을 주고 뼈를 베려면 이 방법뿐인데.

싸울 아비라면 코팅된 광택은 오러보단 검기 쪽에 가까웠고, 삼지창에 검기를 둘렀다면 기다리지 않는다.

마스크 너머로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는데, 준비가 끝났다면 공격밖에 더 있겠나.

급한 놈이 먼저 가는 거지.

타다닥.

달려드는 최율을 발견한 식육 더미.

구오······.

식육 더미의 가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고 최율은 무언가 느꼈다.


'싸하다.'


싸하다는 것은 백 년간 이곳에서 살아온 빅 데이터가 지금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는 뜻.

최율은 본능적으로 넥 마스크를 한껏 올려 썼다.

쓱.

식육 더미의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면 예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한가지, 현재 그것을 막을 방법은 이 마스크뿐이다.


“카 아!!!”


역시나 예상대로 가슴에 한껏 담은 기운을 아가리로 표출하자 사자후처럼 발생한 충격파는 18층 전체를 뒤흔들었다.

펑! 펑!

포효의 여파로 내부 전등이 일부가 깨지자 사람들은 이곳의 전등이 왜 체크무늬처럼 파괴되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으읔······.”

“큭···.”


모두가 음파 공격에 어지러워 몸을 가눌 때 최율의 척추가 올곧을 수 있던 건 귀까지 덮어버린 산소도 차단한 넥 마스크의 신축성 때문.

구오!

더미를 향해 다시 달려든 최율의 패턴은 조금 전과 같았다.

타다닥.

더미에게 지능이 있는지, 포효가 통하지 않자 조금 전 최율을 이겼던 공략법을 꺼낸다.

더미의 칼이 수직으로 올라가자 마스크 너머로 숨겨진 최율의 미소가 보인다.

지능을 가지면 뭐하겠나 이렇게 멍청한데.

최율은 달리던 앞발에 힘을 주며 멈추자, 엄지발가락이 브레이크 역할을 했다.

끼익-!

그러나 더미의 양팔은 그러지 못했다.

쾅!

둔탁한 소리가 울린다면 그건 더미의 칼에 부딪힌 대상이 생명체가 아니겠지.

멈춰선 최율 앞에 베었다는 표현보다 도끼처럼 찍혔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더미의 칼이 바닥에 박혀버렸다.

구오오오!

박혀버린 칼을 꺼내기 위해 양손을 잡아 올리는 이 틈을 놓칠 리 없다.

역시 생명체라면 이런 소리가 어울렸다.

푹!

뒤를 노린 최율은 검을 뽑으며 다시 올라간 더미의 겨드랑이 인근에 삼지창을 꽂아버린 것이다.

촤악!

빨대처럼 원통형 내부를 타고 더미의 피가 솟구쳤지만 최율은 창을 뽑지 않았다.

두꺼운 가죽과 근육으로 지열이 가능하다면, 오히려 창을 꽂아두는 것이 효과적.

하지만 위기도 있다.

맨손.

즉 무기가 없는 상태.

하지만 방법은 있었고, 그 방법은 혜령이었다.


“퍼팩트 텐보다 넓겠군.”


지금 최율의 발언이 무슨 말인지 모른다면 금메달을 의심해볼 상황.

구오오!

등을 빼앗긴 더미가 포효소리와 함께 사납게 최율을 바라본다.

최율을 바라봄으로써 혜령에게 등을 뺏긴 더미.

혜령의 눈에 퍼팩트 텐보다 몇 배나 넓은 파이프 지름이 보인자 활을 들었다.

슉.

원통형 삼지창은 더미의 심장으로 다이렉트 하는 포털을 만들었다.

털썩-

외마디 비명도 없이, 줄이 끊어진 마리오 네트처럼 쓰러진 더미를 보자 예슬의 손바닥이 물개가 되었다.


“대박! 명사수네요.”


예슬의 칭찬에도 혜령이 멋쩍은 미소를 지은 건 이 공략의 9할 이상의 공은 최율이기 때문이겠지.


“저보다 최율 님 덕분이죠.”



2.


더미가 죽고, 잠시 18층을 나갔던 지태가 돌아오며 밝은 미소와 함께 말한다.


“19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열렸어요. 이제 올라갈 수 있어요!”


역시나 이 거대 더미는 19층을 여는 키.

하지만 이들이 19층으로 걸음을 돌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건 공략보다 어려운 건 역시나 배분.

돌연변이 몬스터답게 아르카오 역시 기존보다 조금 컸고, 예슬은 바닥에 떨어진 아르카오를 보며 말한다.


“그래도 딱 5개가 떨어졌네요.”


더미가 쓰러지고 드랍된 아르카오는 총 5개.

빌어먹게도 친절한 신은 사이좋게 나눠 가지라고 일부로 호의를 베푼 것 같지만 그게 아니다.이 세계 신은 참 이간질을 좋아하거든.


<장인의 마구로키리 – 시리얼 넘버 215>

<식육 더미의 소울(6등급)>


아르카오 배분이 끝났다면 이 예민한 전리품을 나눌 차례.

먼저 준석이 말한다.


“일단 이 칼은 내 것이니깐, 내가 가져갈게.”


바닥에 떨어진 소울과 마구로키리 중 준석은 자신이 빼앗겼던 칼을 주우려 할 때 최율의 말이 막아선다.


“이것도 나눈다.”


최율의 말에 준석은 약간은 황당해하는 모습이다.


“무슨 말이야? 이건 내 것이었다고.”


분명 갈취당했다면 돌려받는 것이 맞는 거 아닌가?

그러나 최율의 의견은 달랐다.


“넌 이걸 어떻게 얻은 건데?”

“쳇······.”


그래도 사람이라면 인정이 있는데······. 준석은 그 인정에 매달리며 말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랑 누나가 공짜로 18층까지 아르카오 나눠줬는데 너무한 거 아니야?”


인정을 호소하지만, 칼 같은 대답만 들릴 뿐.


“그 무기가 아니었으면 더 쉽게 잡았어.”

“그래도 피해 없이 잡았잖아.”

“그럼 내 무기를 잃었으니, 나 역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건가?”


맞는 말이다. 그로 인해 최율은 경험치 5% 하락과 무기를 잃었으니깐.


“뭐?!”


준석의 기준에 조금은 어이없는 요구에 실랑이로 번질 때쯤 혜령이 중재에 나선다.


“준석아. 그만해. 최율 님 말도 틀리진 않았잖아.”


최율의 발언 이 세계에서는 좀 더 합법에 가깝다고 판단하며 혜령은 말을 이어갔다.


“둘 다 싸우지 말고 해결해요. 이 칼을 5등분 할 수도 없는 건데······. 방법 있나요?”


이 부분에 대해선 이미 습관이 되어있었다.

100년 동안 가장 합리적이라 불리던 분배규칙.


“경매”


역시 이게 가장 심플하고 깔끔하다.

그러기에 로우라인부터 보편화한 분배법이 된 거겠지.


“음······. 그게 좋겠네요.”


다들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고 혜령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전 지금 무기로 만족하니 포기할게요.”


양궁을 쓰기에 패스는 예상한 상황.

분위기상 지태와 예슬 역시 쉽게 경매에 참여하지 못할 분위기다.


“나도 패스.”

“한 것도 없는데, 저도 포기할게요.”


그때 셈을 계산 중이던 준석보다 먼저 최율이 말한다.


“25개.”


그리고 그 가격에 대한 이유도 설명한다.


“이상 배팅하면 소울 경매에 나도 참여한다.”


준석은 고민에 빠졌다.

분위기상 자신이 아르카오 25개와 소울을 가져가라는 말.

무기의 가치는 25개라면 부족하지만 소울까지 덤이라면 솔직히 나쁘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준석은 소울을 잡으며 말한다.


“쳇······. 알겠다고. 그럼 소울은 내가 가져간다.”


소울의 소유권에 대해 아무도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고, 준석은 마구로키리를 잡은 최율에게 말한다.


“약속한 25개 내놔.”


그러자 최율은 지태를 바라보며 말한다.


“네가 갚아.”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할 때 지태는 청색 아르카오를 얻고 받은 빚이 기억났다.


“내가 받을 5개는 포기할 테니 20개만 줘.”


최율의 말을 듣던 준석은 발끈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누구 마음대로 네고를 해?”

“네고가 아니라 5등분이지.”


25개를 가졌다지만 그건 다시 5등분 할 몫이란 걸 깨닫고 왠지 손해 보는 장사라는 생각에 이를 갈 때 예슬이 한몫 거들었다.


“그럼 나도 안 받을게.”


15개로 내려간 가격에 준석의 인상은 더욱 구겨졌고, 그 종지부를 지태가 찍었다.


“형. 그럼 저도 제 몫 빼면 10개만 드리면 되죠? 안 그래도 형 주려고 빼놓은 게 있는데······. 여기 있어요.”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아르카오를 꺼내 준석에게 내밀자 준석은 마침내 터져버렸다.


“이 씨발 진짜······.”


탁!

준석은 양손 모아 아르카오를 건넨 지태의 손을 내리치자 순간 분위기가 냉전 된다.

바닥에 떨어진 아르카오를 발로 짓밟은 것만으로 분이 안 풀린 준석은 소리쳤다.


“지금까지 싹 받아놓고, 인제 와서 입 싹 닦겠다고?”


준석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의미를 알고 있는 최율.

하지만 침착하다. 또한, 예슬과 지태 역시 침착했다.

이미 14층을 오를 때 지태의 트롤짓으로 혜령과 준석의 타이틀을 확인했다면, 침착보단 언제 터질지 기다린 것이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조금 전 14층을 오르던 지태는 팔찌를 만지며 이런 말을 했다.


‘형. 누나. 조심해요. 혜령이 누나 타이틀이 익수랑 같아요.’


지태가 바라본 혜령이 가진 학살자 타이틀.

분명 100명의 인간을 첫날에 죽이는 건 어쩌면 몬스터를 잡는 것보다 어려울 거다.

만약 익수와 같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유추할 수 있는 건 하나.

이런 사냥 속도라면 첫날 사냥법은 예상할 수 있다.

건물 옥상에서 저격수처럼 지나가는 사람을 노린다면 가능하겠지.

그리고 더욱 높은 곳을 찾다 결국 이곳을 찾은 거고 말이야.

지태의 목소리를 들은 최율은 펜던트를 만지며 지태와 예슬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나서지 마.’


그러기에 거대 더미와 싸울 때도 예슬과 지태는 그저 방관을 위장한 경계를 하고 있었다.

무기가 없는 준석보다 어쩌면 경계해야 할 대상은 혜령.

혜령의 활시위는 이미 최율의 머리를 향하며 말한다.


“타이틀이 특이해서 같이 다닐까 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네요.”


최율의 타이틀을 알고 있는 듯한 말투에 예슬과 지태는 적잖게 놀랐지만 최율은 달랐다.

활을 당길 때 혜령의 오른쪽 눈은 항상 감겨있었으니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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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20회 보상의 방. 19.06.27 106 0 10쪽
» 제19회 소울 해방. 19.06.26 113 0 12쪽
18 제18회 돌연변이 19.06.25 111 0 11쪽
17 제17회 경매. 19.06.24 109 1 10쪽
16 제16회 2일차 생존. 19.06.23 130 0 12쪽
15 제15회 타이틀. 19.06.22 16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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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제13회 미아방지 팔찌. 19.06.20 128 1 11쪽
12 제12회 선택 퀘스트(2) 19.06.19 122 1 12쪽
11 제11회 선택 퀘스트(1) 19.06.18 136 1 14쪽
10 제10회 마천루. 19.06.17 240 1 12쪽
9 제9회 헬퍼. 19.06.16 171 1 12쪽
8 제8회 소울 융합. 19.06.15 223 1 13쪽
7 제7회 적응지역 가이드 미다스. 19.06.14 192 3 12쪽
6 제6회 첫 번째 무기. 19.06.13 211 2 14쪽
5 제5회 히든 퀘스트. 19.06.12 227 3 12쪽
4 제4회 가고일. 19.06.11 259 2 11쪽
3 제3회 히든 몬스터. 19.06.10 279 2 12쪽
2 제2회 돌아왔다. 19.06.07 427 3 17쪽
1 제1회 돌아간다. +1 19.06.06 62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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