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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미키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의 유형 중 난 환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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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6.0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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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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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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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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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16회 2일차 생존.

DUMMY

1.


미다스가 2층 계단을 내려올 때까지 사람들의 궁금증은 한가지였다.


“우리가 어디로 간다고?”

“로우라인은 어디야?”


미다스는 이주자들의 두리번거림과 웅성거림 속에 홀로 서 있는 최율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본다면 이 모든 원인의 주범.

미다스가 느끼기에 최율의 눈빛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어서 로우라인으로 보내.’


창살 속에 갇혀,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호랑이의 눈빛처럼 묵직하지만 매섭다.

최율의 시선을 뒤로하고 기존 소울을 배분한 단상에 오른 미다스.


“지금부터 2일 차 생존을 시작하겠습니다.”


미다스의 발언이 끝남과 동시에 변화가 생겼다.

지지직.

공간 어딘가를 일그러트리고 나타난 리엘.

휙.

관리자가 움직인다는 건 필시 누군가의 비명도 함께다.


“으악!!!”


찰나의 순간이라고 말할 만큼 이른 시간.

약속대로 하위 5명이 죽었고, 그 자리를 대신한 아르카오는 1개가 아닌 6~8개.

인간 역시 레벨이 오른다면 드랍 양도 증가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르카오다!’


바닥에 떨어진 아르카오를 발견한 이주자들의 눈이 번뜩인다.

야탑역 광장에서 처음 살육을 목격했을 때와 너무도 다른 반응이다.

타인의 죽음보다 아르카오를 보며 군침을 흘리는 미치광이들의 눈빛들.


‘쳇!’


하지만 쉽사리 줍지 못한 건, 분명 소유권은 리엘이기에 애꿎은 입술만 씹으며 시선을 돌린다.

리엘은 조금씩 내면을 속박하는 겉치레가 벗어진 인간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사라졌고, 뒤를 미다스가 이어간다.


“이제 불필요한 인원이 없어졌으니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먼저, 생존자들에게 보상이 돌아가야겠죠.”


탁!

손가락을 튕기자 사람들 발밑에 기존보다 몇 배는 큰 아르카오가 하나씩 떨어졌다.


“한 사람당 하나씩입니다.”


이 세계는 무서우리만큼 냉정하다.

도태되면 죽는다.

하지만 살아남으면 보상이 기다린다.


“교환도 킵도 안됩니다. 지금 드세요.”


몇 배나 큰 크기 때문에 아르카오를 사과처럼 베어 물며 섭취하자 변화가 생긴다.

어떤 이는 레벨이 오르고 어떤 이는 오르지 않았다.

왜 그럴까? 이유는 단순하다.

이 거대한 아르카오는 레벨에 상관없이 경험치 50%를 채워준다.

단순한 배분이지만 10레벨과 3레벨의 순위별 차등 보상까지 이루어졌고, 미다스는 말을 이어간다.


“이제 여러분께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모두 오른쪽 눈을 감아보세요.”


이주자들의 왼쪽 눈이 개안 되었고, 사용법을 배운 사람들은 하나같이 오른쪽 눈을 감는다.

보편화한 ‘10기 이주자’ 타이틀 사이에서 독보적은 건 역시나 지태가 바라보고 있는 이 타이틀이겠지.


“슈퍼루키? 형은 좀 다르네요? 왠지 멋있어 보여요.”


지태는 최율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슈퍼루키를 바라보며 조금은 멋있다고 생각했지만, 예슬은 조금 달랐다.


“풉! 이게 멋있다고? 너 만화 좀 그만 봐! 슈퍼루키가 뭐냐. 슈퍼루키가, 너 그러다가 팔 늘어나는 거 아니야? 아니면 머리가 노래지나?”


어쩌면 만화를 더 본건 지태가 아닌 예슬일지도······.

최율을 바라보던 예슬의 시선은 이제 어디로 향할지 뻔했다.

악필로 써진 글귀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타이틀.


“학살자?”


사전적 의미로 가혹하게 마구 죽인 사람.

총인원이 반 토막이 난 이유가 풀린 예슬은, 더듬는 목소리가 현재의 감정을 대변한다.


“서. 설마. 그럼 익수가 여기 사람을······.”


특별한 능력은 없지만, 타이틀이 가진 힘을 바로 보여준 예.

단 3글자 만으로 익수를 경계할 대상에서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꿔버리게 하는 것이 타이틀이 가진 힘이다.



2.


“랭킹 때 뵙겠습니다.”


단상을 내려온 미다스가 2층을 향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다스 씨! 잠시만요. 질문 있어요!”


조금 전 미다스에게 로우라인의 존재를 들었지만, 대부분 이주자는 로우라인보다 궁금한 것이 따로 있다.


“그럼 우리는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겁니까?”


한 사내의 질문에 미다스의 답변은 간단했다.


“제 지식을 넘어선 범주입니다.”


미다스의 발언에 최율은 쓴웃음을 진다.

미다스의 목에 각인된 텐(10)의 의미를 알고 있지만 내심 기대하며 귀 기울인 자신의 모습이 조금은 웃긴 거겠지.

만약 제로(0)의 넘버를 가졌다면 이렇게 말했을 텐데.


‘당신이 신이 된다면 갈 수 있습니다.’


썩을···. 진짜 신이 되었을 때 담배도 귀환도 아니다. 우선 인간을 희롱한 이것들의 아가리부터 찢어버릴 거다.

랭킹 확인이 끝났다면 이주자는 두 분류로 나뉜다.

휴식 또는 사냥.

최율의 선택은 당연히 사냥.

로우라인 입장까지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 지금, 휴식은 죽음만 앞당길 뿐이다.

지금 죽을 것 같지만 못 견디면 진짜 죽을 테니깐.


헬퍼를 이용한 사냥법도 당분간 불가능하다.

감각의 두통약도 치유의 붕대도 고통을 줄여주는 마취의 역할.

결국, 무분별한 헬퍼는 몸을 붕괴시킨다.

그렇다면, 몸 내구성의 문제.

사용주기는 30일.

이건 2기 이주자부터 내려온 유산과 같은 지식이다.

이 이하는 몸이 견뎌도 정신이 붕괴하여 버린다.

정신이 붕괴하면 답은 뻔하다.

어딘지 모르는 뒷골목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초점을 잃은 비렁뱅이가 하나 추가되겠지.

최율은 마천루를 향하기 전 아직 한가지가 할 일이 남았다.


분명 황금 가운에 어울리는 황금 팔찌를 여러 개 착용했던 미다스의 팔을 기억한다. 그리고 황금 팔찌 속에 숨어있던 은색 체인 팔찌 역시도 기억하기에 미다스를 떠올리며 자신의 팔찌를 만졌다.


‘보상은 보류한다.’



3.


최초 10레벨에 얻는 보상을 미룬 이유는 간단하다.

그저 익수에게 핑곗거리는 주지 않겠다는 마음뿐.

역시나 시청 외곽에 자신보다 먼저 자리를 선점한 익수가 보인다.

뒤따라오던 지태 역시 장벽 입구에 서 있는 익수 보았다.


“이런······. 저희가 늦었어요. 어떡하죠?”


어제와 같은 상황.

위치의 이점은 압도적으로 익수의 승률을 올려버렸고 그걸 증명하듯 창을 겨눈 익수의 입꼬리는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내가 약속했지? 네 그 면상을 잘라버린다고.”


최악의 상황.

익수가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

시간만 허비하다 헬퍼가 나타나면 이곳 이주자들의 정신이 붕괴하는 걸 걱정한 거다.

그런데도 아무 말 없이 지켜보는 리엘의 모습을 보니 이들의 손에 놀아날 순 없단 생각이 들었다.

이미 예상한 이 상황이라면 파훼법도 알고 있기에 최율은 예슬에게 말한다.


“빚진 거 갚아.”


예슬은 지금 발언이 손을 내밀며 말하지 않았다면, 먼저 달려나가 죽으라는 건 줄 알았을 거다.


“무슨 빚?”

“아르카오.”


분명 마천루를 공유하고 받을 아르카오가 남았었다.


“지금은 없어. 이따 사냥하고 줄게.”

“그럼 무기 좀 빌린다.”


예슬의 삼지창이 최율의 손에 넘어가자, 최율은 창을 장벽으로 던져버린다.

푹.

4m가 넘는 장벽 끝자락에 예슬의 창이 수평으로 꼽혔다.

예슬은 당연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엔 질문이 필요하겠지.


“뭐 하는 거야?”


최율 역시 친절히 설명할 성격도 아니라면 답은 정해졌다.


“입구만 지켜.”

“뭐?”


4m가 넘는 높이에 꽂힌 삼지창은 충분히 10레벨의 근력을 이용하면 서전트 점프만으로도 잡을 수 있는 높이.

부웅.

밑에서 올려다본 지태는 순간 달빛에 비친 최율의 그림자가 독수리와 같았다고 생각했다.

삼지창을 발판삼아 입구가 아닌 담장을 넘자 익수가 점유한 위치의 이점이 사라졌다.

뒤를 돌아 최율을 바라본 익수의 구겨진 미간은 이 상황이 얼마나 짜증 난 지 대변하고 있다.


“머리 좀 써라.”


최율의 말은 농락과 동시에 싸움의 신호탄이 되었다.

익수는 즉각 창의 방향을 고쳐잡으며 최율에게 달려든다.


“이 새끼 죽여버리겠어!!”


익수의 현재 랭킹은 2위.

3위인 예슬의 레벨을 고려하면 익수의 레벨은 8에서 10 사이쯤.

랭킹은 경험치까지 계산되지만 결국 싸움은 레벨 차이다.

만약 조금 전 거대 아르카오를 먹은 걸 고려하면 최악의 상황에서 동 레벨이 될 수 있다.

기간티의 칼도 축적된 아르카오도 소멸했다면 이 방법뿐이다.


‘자만하지 않는다.’


챙!

포크가 역이듯 서로 엉켜버린 두 사람의 창끝에 소름 끼치는 쇠 긁는 소리가 진동한다.

기릭- 기릭.

익수의 레벨을 확인할 방법은 간단하다.

힘에서 밀린다면 그건 근력의 차이 곧 레벨 차이다.

결국, 익수의 창이 뒤로 밀린다면 최율보다 낮겠지.


“읔!”


최율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이동했다면, 익수의 무게중심은 뒤로 이동된 것.

이로써 익수는 최율보다 레벨이 낮다는 것이 증명됐다.


“젠장······.”


힘에서 밀린 익수는 창을 빼며 거리를 두려 하지만 자석처럼 달라붙은 최율의 창이 떨어지지 않는다.

기릭- 기릭.

싸울아비 소울을 가졌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울리는 기술 하나쯤은 있다.

착(着)의 기술.

휙휙- 기릭 기릭.

몇 번의 악력과 창끝 무게중심을 이용하자 최율의 손끝에 낚싯대처럼 무언가 걸린 느낌이 들었다.

부웅.

양팔을 들어 올려 체 버린 창끝에 손을 놓쳐버리고 하늘 높이 딸려 올라간 익수의 삼지창이 보인다.

푹!

포물선을 그리며 최율의 등 뒤 너머로 떨어진 삼지창을 줍기는 불가능.

이들의 싸움에 오래 걸리지 않았고, 최율의 삼지창은 익수의 목을 겨누며 승패를 알린다.


“끝이다.”


모든 것을 포기한 익수는 총구처럼 겨눈 창 앞에 무릎을 꿇는다.


“졌어······.”


살인이 허가되었다면 비굴할수록 살아남을 확률은 올라가겠지.


“제발 목숨만 살려줘······. 부탁한다.”


좌절과 간절에 고개 숙인 익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익수의 부탁이 최율의 마음을 조금 흔든다.

익수를 처음 죽인 그 날과 너무도 똑같은 익수의 말은 그때와 다른 선택하게 했다.

그때 원한은 그때 익수를 죽이면서 털어버리지 않았나.


“대신 목숨값으로 아르카오 50개다.”

“저·정말? 아. 알겠어! 고마워! 내가 오·오늘······. 아니 몇 시간 안에 갚을게!”


한때 자신의 군주였는데 비굴하게 매달리는 익수를 보자니 만감이 교차해 고개를 돌리자 환하게 웃는 지태가 보였다.


“형! 진짜 대단해요!!”


두 사람의 싸움에 방해될까, 입구를 막고 있던 지태와 눈이 마주치고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 그때 지태의 표정이 급변한다.


“형!!!”


순간적 상황에 최율은 위협을 감지하고 뒤를 돌아보지만 늦었다.

쑥.

최율은 너무도 가까워 자칫 자신이 말한 거라 착각이 들 정도의 거리에서 익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말했지 내가 넌 죽여버린다고!”


개구리처럼 숙이던 몸을 도약한 익수.

품속에 숨겨둔 나이프를 최율의 품속으로 밀어 넣은 익수보고 지태가 절규한다.


“형!!”


누군가 그랬다.

죽으면 주마등처럼 모든 것이 슬로비디오처럼 보인다고.

물론 그건 최율이 아닌 지태의 시선이었지만,

지태의 시선에 최율은 분명 씩 웃고 있다.

그리고 최율의 품속에 비명이 들려온다.


“으악!!!”


자신의 오른손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구는 익수.

얼마나 깊게 베였으면 손바닥 전체가 가로로 잘려 덜렁거린다.

그때까지 지태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슬은 달랐다.


‘설마······. 이걸 예측한 건 아니겠지?’


예슬은 알고 있었다.

최율의 허리춤엔 분명 삼지창으로도 뚫을 수 없던 인면어의 비늘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있다.

그걸 모른 익수는 나이프를 찌른 손이 역류해 자신의 손이 잘린 상황까지 온 거였다.


“으악!! 내 손!!”


손의 절반을 잃고 바닥을 나뒹구는 익수의 머리 위로 최율의 그림자가 드리우자 조금 전 애원과 사뭇 달랐다.

진짜 애원이 들렸다.


“제발···. 살려줘······. 으악!! 제발 내가 잘못했어! 으악! 미안해!”


고통에 바닥을 나뒹군 익수의 얼굴에 흙먼지 덮인 눈물길이 생겼다.

미래의 익수는 지금 익수.

그럼 지금처럼 애원해도 선택을 번복하면 안 되는 거였다.


“네···. 네가 미안해! 그러니 제발 살려줘!”


최율의 창은 익수의 가슴을 향하며 말한다.


“네 피 냄새는 역해 두 번 다시 맡기 싫었는데······.”

“읔!”


쑥-

익수의 가슴에서 시작된 최율의 창날은 흙바닥에 닿고 나서야 멈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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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회 중간보스. 19.06.30 75 0 13쪽
22 제22회 50층. 19.06.29 80 0 11쪽
21 제21회 트라우마. 19.06.28 90 0 12쪽
20 제20회 보상의 방. 19.06.27 106 0 10쪽
19 제19회 소울 해방. 19.06.26 112 0 12쪽
18 제18회 돌연변이 19.06.25 111 0 11쪽
17 제17회 경매. 19.06.24 109 1 10쪽
» 제16회 2일차 생존. 19.06.23 130 0 12쪽
15 제15회 타이틀. 19.06.22 165 0 11쪽
14 제14회 하이라인. 19.06.21 120 1 11쪽
13 제13회 미아방지 팔찌. 19.06.20 127 1 11쪽
12 제12회 선택 퀘스트(2) 19.06.19 122 1 12쪽
11 제11회 선택 퀘스트(1) 19.06.18 136 1 14쪽
10 제10회 마천루. 19.06.17 240 1 12쪽
9 제9회 헬퍼. 19.06.16 171 1 12쪽
8 제8회 소울 융합. 19.06.15 222 1 13쪽
7 제7회 적응지역 가이드 미다스. 19.06.14 191 3 12쪽
6 제6회 첫 번째 무기. 19.06.13 211 2 14쪽
5 제5회 히든 퀘스트. 19.06.12 227 3 12쪽
4 제4회 가고일. 19.06.11 259 2 11쪽
3 제3회 히든 몬스터. 19.06.10 279 2 12쪽
2 제2회 돌아왔다. 19.06.07 426 3 17쪽
1 제1회 돌아간다. +1 19.06.06 623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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