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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미키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의 유형 중 난 환생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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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6.05 23:54
최근연재일 :
2019.06.30 07: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4,338
추천수 :
27
글자수 :
126,355

작성
19.06.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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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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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13회 미아방지 팔찌.

DUMMY

1.


퀘스트 보상을 위해 타워 밖으로 나온 일행은 기계적으로 서 있던 중년의 남성 옆에 조금 전 구해준 꼬마 아이를 발견했다.


“모두 감사합니다!”


꼬마의 방긋 웃는 90도 인사에 긴장감이 살짝 풀린 예슬과 지태와는 다르게 최율은 그저 아비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보상.”


손을 내밀며 짧게 보상을 요구하자 남성은 품에 넣어둔 보상을 건네며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우리 아이를 찾아줘서 고맙네.”


남성의 감사에 옅은 미소를 보였지만 그건 비웃음.

그저 입력된 정보 값에 대충 떠벌리는 주제에 아비 행세라며 눈물을 글썽이는 저 모습이 웃긴 거겠지.


“자! 약속한 팔찌를 받게나.”


얇은 체인 형태의 은팔찌.

중앙에 반원 형태의 펜던트가 흡사 미아방지 팔찌와 너무도 닮은 모양이다.

팔찌를 착용하자 설명서와 같은 프로젝트가 눈 앞에 펼쳐진다.

[아이템 : 미아방지 팔찌.]

[능력 : 팔찌를 착용한 대상끼리 소통 가능.]

[사용법 : 펜던트를 만지며 대상을 떠올리면 대화가 전송됨.]

이 팔찌는 퀘스트 보상뿐 아니라 일반 몬스터에게 드랍 될 정도로 비교적 습득경로는 어렵지 않은 팔찌다.

하지만 길드의 필수 아이템 중 하나인 만큼 수요보다 매물이 턱없이 부족한 아이템 중 하나였다.

팔찌를 만지던 지태는 능력을 시험해보기로 했고 펜던트를 만지며 예슬을 떠올렸다.


‘누나 제 목소리 들려요?’


예슬의 머릿속에 지태의 목소리가 들리자 이내 놀란 손으로 펜던트를 만지며 지태를 바라본다.


‘뭐야? 이거 진짜야?’


입도 뻥끗하지 않지만, 대화가 통하자 너무 놀라 입 대신 눈만 뻐끔거린다.

한동안 계속된 두 사람의 대화는 최율이 이미 타워로 향한 것도 모를 정도로 심취했다.

웅성웅성.

타워로 향하는 길에 예슬과 지태는 펜던트를 만지며 뭐가 그리 신났는지 킥킥거리는 소리가 거슬릴 때쯤 최율은 슬며시 자신의 팔찌를 바라본다.


“......”


길드도 가입하지 않을 최율이 이 팔찌를 얻으려는 이유.

그건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과거 기간티의 칼과 함께 최후까지 착용한 아이템 중 하나인 이 팔찌.

<톡-. 톡톡. 톡-톡.>

펜던트 중앙을 뒤집고 모스부호처럼 검지로 몇 번 가볍게 두드리자 기계적인 여성의 음성이 귓가에 들린다.

[34-5 CH에 접속되었습니다.]

지금같이 팔찌는 사용자의 숙련법에 따라 달라진다.

초보적인 방법인 대상을 떠올리며 전송하는 개인 채널 기능.

또한, 대상을 떠올리지 않아도 여러 명과 동시에 대화할 수 있는 암호화된 공유채널.

일종의 단톡방 같은 채널에 접속한 최율은 펜던트를 만지며 누군가를 떠올렸다.

과거 34-5채널을 알고 있는 유일한 세 사람 중 한 명.


‘태우 거기 있나?’


태우를 떠올리며 말하지만 아무 대답도 없자, 가벼운 쓴웃음과 함께 펜던트에 손을 내려놓았다.


‘썩을.’


어제까지 이 펜던트로 대화하며 티아마트의 레어를 공략했었는데······.

이 상황이 낯설게 다가온다.

자신에게는 어제였지만 시간상 백 년 후미래.

만약 태우를 본다면, 만약 유키를 본다면 그들의 얼굴을 처음 보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두 사람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씁쓸함은 아무리 전쟁의 상처로 무감각해진 감정이라도 조금은 외롭게 만들었다.


“형! 같이 가요!”


외롭다고 생각한 그때, 등 뒤로 지태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외로움이 사라지진 않았다.

유키와 태우를 지태와 예슬이 대신할 수 없는 건 분명하다.


미래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건 미래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니깐.


만약 지태가 강했다면 과거 자신의 옆에 있던 건 태우가 아닌 지태였겠지.

그러기에 이들과 정들 순 없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자신이 죽여야 할 인간 중 하나일 수 있으니.

그러기에 최율은 그저 앞만 걸어갈 뿐이다.


“어서 오세요.”


오늘로 2번째 입장.

로비에 서 있는 아리엘은 일행을 맞이했고 최율 허가를 받는다.


“들어가겠다.”


뒤에서 살짝 긴장한 지태는 조금 전 입장을 거부당한 기억에 조심히 아리엘을 바라보았지만, 자신의 예상과 다른 말을 들었다.


“모두 올라가세요.”


순순히 길을 열어준 아리엘의 행동에 약간 놀란 표정을 짓자 아리엘은 웃으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 당신도 이곳에 오를 자격이 됩니다.”


아리엘은 지태의 모든 능력치와 현재 상태가 보였다.

[이름 : 유지태]

[LV : 3, 경험치 45%]

[속성 : 물]

[소울 : 중급 무사(8등급)]

[아이템 : 미아방지 팔찌.]

[퀘스트 : 부지런한 인간 (100/28)]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최율은 문이 닫히고 벽에 몸을 기대며 퀘스트 진행 상황을 살폈다.

[퀘스트 : 부지런한 인간 (100/19)]

퀘스트를 확인하니 고통이 더 밀려오는 기분이다.

이제 고작 19마리

5층으로 오르는 짧은 시간을 활용해 휴식을 취하기 위해 벽에 기대 눈을 감는다.

예슬은 조심히 곁눈질로 최율을 조용히 지켜봤다.


‘괜찮은 걸까?’


최율의 목 언저리까지 부어오른 신경이 좀 더 굵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고, 그 옆 지태도 상태는 비슷했다.


“휴······.”


지태 역시 고통을 참는 방법을 옅은 신음으로 대체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벽에 머리를 기대며 인상을 구긴 건 고통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겠지.


“지태야 괜찮아?”


걱정에 지태의 손을 잡아주지만, 지태는 슬며시 손을 치웠다.


“아니에요. 익숙해져서 견딜만해요.”


예슬의 치유를 거부한 이유는 최율 혼자만 고통받는 것이 미안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수록 가장 미안한 건 어쩌면 예슬이겠지.

두 사람을 지켜보는 예슬의 표정에 안쓰러움이 묻어있었고, 자신의 특별한 능력 때문에 혜택받는 이 상황이 이상하게 가시방석처럼 느껴졌다.

[5층입니다. 문이 열립니다.]

5층에 도착 후 웅덩이를 넘어 비상구 문을 열자, 이번에 예슬이 무언가 해보려는 생각인지 먼저 나섰다.


“이번엔 내가 선두에 설게.”


그러자 최율이 말한다.


“그럴 필요 없어.”

“응?”


계단을 오르던 예슬은 뜻밖의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지태 역시 이제 최율이 선두에 설 거라는 안도감에 표정이 가벼워진 순간, 최율은 방향을 틀어 계단 아래로 향하자 예슬이 물었다.


“어디가?”


타워는 오르기 위한 던전 이라는 건 여자인 예슬도 알 정도로 기본상식.

하지만 최율은 6층이 아닌 4층을 향하자 의문이 들어 다시금 물었다.


“거긴 밑이라고.”


예슬의 말에 최율은 멈춰서 예슬에게 창을 겨누었다.


“넌 3층.”


그리고 그 창은 다시 지태를 향하며 말한다.


“넌 2층”


그리고 최율은 계단을 내려가며 말한다.


“난 4층이다.”


반 층 정도 계단을 내려가던 최율은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말하며 모습을 감추었다.


“30분 뒤 1층에서 만난다.”


최율이 타워를 오르기보다 내려가는 걸 선택한 건 과거의 기억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타워 형태의 던전을 공략하던 어느 날 이런 의문을 가졌다.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쉬울까?’


왜 오르려고만 하지.

하나씩 오른다면 체력은 고갈되고 점점 강해진 적과 만난다.

그러기에 타워 형태 던전이 어려운 거겠지.

하지만 거꾸로 생각한다면

분명 같은 시간이라면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빠르다.



2.


4층에 도착 후, 일단 지형부터 살폈다.

5층과 다르지 않은 내부 구조.

발목까지 차오른 물이 주는 찝찝함 역시 똑같다.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인면어의 크기가 조금 작아 보인다는 것뿐.

최율은 왼쪽 눈을 감고 자신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이미 5층에서 5레벨로 공략했다면 굳이 하위층에선 확인할 필요는 없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다.

과거의 자신과 수치를 비교해보기 위함.

과거 최율의 첫날 레벨은 2.

[LV : 7, 경험치 16%]

[속성 : 암흑]

[소울 : 일류 싸울 아비(6등급)]

지태와의 거래로 첫날치고 예상한 수치보다 높은 레벨이다.

어쩌면 현재 10기 이주자 중 가장 높은 레벨이겠지.

꾸우우.

레벨을 확인한 후 인면어를 보고 최율은 나지막이 말한다.


“사냥이랄 것도 없겠군.”


몸풀기 정도.

어떻게 죽일까보다 어떻게 한꺼번에 빨리 죽일까 하는 고민이 앞설 때 천장에 달린 조명들이 보였다.


“.......”


방법을 찾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 건 전등을 바라보며 조금 고민하는 표정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이론상 가능하지만, 위험이 따른다.


‘괜찮을까?’


그 물음이 든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런 생각 자체가 우스웠던 거겠지.

하루 사이에 많이 약해졌다는 걸 느꼈다.

아르카오도 기간티 칼도 소멸해 약해진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

죽음을 불사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걱정 따위라니.

이후 주저 없이 지형을 이용해 노출로 인테리어된 천장 레일에 올라섰다.

조금 위험하지만, 이 방법뿐.

발밑에 있는 조명을 이어주는 굵은 전선.

그리고 4층 바닥에 발목까지 잠긴 물이 보였다.

레일에 달린 전선을 잡고 뜯자 스파크와 함께 전선이 끊어진다.

지지직!

이 정도 스파크라면 분명 인면어를 감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전력.

또한, 바닥의 물과 합치면 효과는 몇 배가 되겠지.

휙.

전선을 끝부분을 바닥에 던지자 수면에 닿은 전선에 옅은 스파크 소리와 함께 인면어의 비명이 4층을 가득 채웠다.

끼이이익!

4층의 인면어를 모두 감전시켜 죽이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략 전선을 던지고 1분 만에 4층을 클리어했다.

바닥에 자갈처럼 쏟아낸 아르카오를 확인하고서야 전선을 천천히 들어 올려 레일에 감전되지 않게 고정했다.

[퀘스트 : 부지런한 인간 (100/60)]

시야에 퀘스트가 갱신됐다.

바닥에 떨어진 아르카오 중 청색을 골라 주머니에 넣으려니 그 수가 만만치 않기에 최율은 몇 개만 골라 주머니에 넣고 어쩔 수 없이 입에 털어 넣는다.

쑤욱 하며 식도로 타고 넘어가는 느낌은 100년이 지나도 거부감이 들지만, 이것만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LV : 8, 경험치 1%]

단숨에 레벨이 올랐다.

하지만 조금씩 아르카오를 요구하는 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더는 볼일 없는 4층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굳이 5층을 활성화 시켰기에 엘리베이터까지 갈 이유도 없겠지.

문을 빠져나온 최율은 1층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멈췄다.

아직 지태와 예슬이 3층과 2층을 클리어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

그렇다면······.

기다리는 거에 취미 없다.

1층으로 향하려던 몸을 틀어 6층으로 향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들렸다.


‘누가 날 부른 거야?’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


‘누구냐고?’


지태의 목소리가 아니다.

예슬의 목소리가 아니다.


‘빨리 말 안 해?’


이 목소리는 태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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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14회 하이라인. 19.06.21 120 1 11쪽
» 제13회 미아방지 팔찌. 19.06.20 1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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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11회 선택 퀘스트(1) 19.06.18 136 1 14쪽
10 제10회 마천루. 19.06.17 240 1 12쪽
9 제9회 헬퍼. 19.06.16 171 1 12쪽
8 제8회 소울 융합. 19.06.15 223 1 13쪽
7 제7회 적응지역 가이드 미다스. 19.06.14 192 3 12쪽
6 제6회 첫 번째 무기. 19.06.13 211 2 14쪽
5 제5회 히든 퀘스트. 19.06.12 227 3 12쪽
4 제4회 가고일. 19.06.11 259 2 11쪽
3 제3회 히든 몬스터. 19.06.10 279 2 12쪽
2 제2회 돌아왔다. 19.06.07 427 3 17쪽
1 제1회 돌아간다. +1 19.06.06 62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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