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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미키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의 유형 중 난 환생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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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6.05 23:54
최근연재일 :
2019.06.30 07: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4,341
추천수 :
27
글자수 :
126,355

작성
19.06.10 07:00
조회
279
추천
2
글자
12쪽

제3회 히든 몬스터.

DUMMY

1.


백 년이 지나고 이제야 알았다.

지구 일부를 본떠 만든, 이 튜토리얼 장소도 그저 재미로 야탑역을 카피해 만든 것이 아니라 이유가 있었기에 만든 거였다.

광장이 떠오를 때 갓길에 정차한 차량 1대가 균형을 잃고 광장에 넘어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분명 저 차는 이 퀘스트의 공략법, 하지만 최율의 발걸음은 자동차가 아닌 다른 곳을 향했다.

목적지는 과거 이 퀘스트에서 살아남았던 소년.

정확히 소년보단 그 소년이 가졌던 무기가 퀘스트의 키 포인트라고 판단했다.

백 년 전 소년의 얼굴을 기억할 수 없지만, 쉽게 찾을 수 있는 특징은 기억한다.

그건 사람들과 조금 다른 복장.

최율은 멀지 않은 곳에 야구 유니폼을 입은 소년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가방 속에 있는 물건을 요구한다.


“내놔.”

“예?! 뭐. 뭘요?”

“배트.”


소년이 가진 야구방망이는 만약 이곳이 티아마트의 레어라면 기간티의 칼과 필적하다.

휘두르기 좋게 만들어진 무게중심은 그동안 칼을 주로 쓰던 그에겐 이보다 이상적인 물건은 이 근방에 없겠지.

뭐. 소년의 대답은 당연히 이럴 거라 예상은 했지만 말이야.


“시. 싫어요.”


설득할 시간은 없다.

자칫 대화로 회유하다가 10분 이상을 소비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을 수 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 이것뿐.

슉.

손아귀가 빠르게 소년의 목으로 향하자 멱따는 소리가 짧게 울렸다.


“커컥!”


1레벨과 2레벨은 유일하게 근력이 2배가 차이 나는 구간.

시작과 동시에 다른 이주자보다 2배의 힘을 가졌다면 장점을 충분히 살리는 법도 알고 있다.


“으윽······.”


울대뼈 부근을 잡고 들어 올린 아귀의 힘이 강해지자 소년의 동공에 흰자가 더 많아졌다.

부르르.

손끝에 소년의 경련이 살짝 느껴진다면 힘 조절이 필요한 시점.

어쨌듯 죽이지는 않을 테니깐.


“으윽······.”


동공이 넘어가기 직전에 손을 풀고 기절시키기까지 대략 20초.

역시 이 방법이 가장 빠르다.

털썩.

가방 속 배트를 잡기 위해 허리를 굽히자, 저녁도 아닌데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한 사내가 앞으로 다가와 태도를 지적한다.


“어이. 지금 뭐 하는 거야?”


쓸데없는 정의감. 이런 걸 버려야 오래 사는데.


“좋은 말로 할 때 그 배트 내려놔.”

“싫어.”

“근데 아까부터 어린 자식이 아까부터 왜 이렇게 말이 짧아?"


청년의 외모지만 100살이 넘은 늙은이.

분명 늙어서 말이 짧은 것은 결코 아니겠지.

전장에서 살아온 100년의 습관이 남아있던 게 문제였다.

찰나가 생사를 결정하는 전장이라면 대화는 함축적이어야 효과가 높다. 그러기에 세월이 화법을 바꿨다.


“마지막이야. 맞기 싫으면 그거 돌려줘라.”


무기도 없이 덤비려 하는 남성의 태도에 그저 헛웃음이 나오지만, 대꾸라도 해야 하기에 짧게 말한다.


“네 힘의 두 배다.”


최율의 발언 끝날 때쯤 또 다른 그림자가 등 뒤로 드리웠다.


“두 배면, 두 명으로 상대하면 되겠네.”


비글 두 마리가 셰퍼드한테 덤비면 이길 거로 생각하는 저 모습이 이젠 귀엽게만 느껴진다.


“비켜.”


최율은 어깨에 배트를 걸치며 지나치려는 순간, 사내 한 명의 주먹이 참지 못하고 호를 그렸다.


“이 새끼가 진짜!”


스윽.

과거로 돌아왔지만, 동체 시력은 조금 남아있는 상태.

고갯짓 한 번으로 주먹을 피한 최율은 이렇게 말하며 돌아설 뿐.


“저쪽한테 이기고 싶으면 방해하지 마. 뭐······. 살기 싫으면 덤비던가.”


사내들이 뒤따라 가지 않는 건 최율의 강함보다, 조금 전 ‘살 방법’이 있다는 걸 들었기 때문이겠지.

자동차 앞으로 걸어간 최율은 배트를 손바닥으로 몇 번 톡톡 치며 무게중심을 확인한 후 어깨 위로 배트 끝을 들어 올린다.

부웅-콰지직!

한 번의 휘두름에 차량 범퍼가 산산조각이 나고, 곁에서 지켜보던 사람들 앞에까지 파편이 떨어졌다.

후두둑.

바닥에 떨어진 끝이 날카롭게 변한 파편.

다르게 표현한다면.


‘일시적이지만 단검 정도는 대체하겠군.’


하물며 그런 무기가 수십 개 바닥에 깔린 꼴.


“.......”


떨어진 파편을 보며 그저 침만 삼키는 사람들에게 최율은 답답한 듯 말한다.


“뭐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깨달았다.


‘늦으면 이것도 없다.’


우르르.

그제야 사람들은 탑골공원 비둘기 모이 주듯 최율 근처로 달려들며 조금이라도 날카로운 것을 취하기 위해 흥분한다.


“이것보다 이게 좋겠다!”

“앗싸! 쓸만한 걸 찾았다!”


걸신들린 사람들을 뒤로하고 최율은 자신의 발밑에 떨어진 파편을 몇 개 챙겨 주머니에 넣고 다시 배트를 들었다.

와장창!

운전석 유리를 깨어 문을 열고, 파편으로 좌석 시트를 찢어버리자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시트 안쪽에 있는 이것은 분명 열선이라고 불리지만, 지금은 철사를 대체할 꽤 쓸만한 유연성을 가진 금속 정도일 뿐.

손으로 열선을 뜯은 후 배트에 감는다.

배트의 재질은 나무.

단단하지만 몇 번 후려치면 부러질 수 있기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철사로 감아 내구성을 올렸다.

이 정도면 대충 가고일 대가리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이후 조수석 시트를 찢고 열선 꺼낸 후, 조경으로 꾸며 놓은 나무들을 살폈다.


‘저게 좋겠어.’


가장 굵어 보이는 나뭇가지에 범퍼 파편으로 몇 번 쓱쓱 자국 낸 후 배트로 내려치자 깔끔하고 적당하게 부러졌다.

배트보다 조금 길고 두껍다면 만족하기에 열선을 나뭇가지에 둘둘 감는다.

웅성웅성.

그동안 자동차는 사람들로 해체가 되어갔고, 그중 적당한 파이프를 찾은 사내의 환호성이 여기까지 들렸다.


“이거면 됐어! 난 살았어! 하하하. 난 살았다고!”


미친놈 자길 죽여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군.

저 환호성은 결국 무기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시기를 부르는 걸 모르고 있다니.


“그 파이프 내놔!”

“이 새끼가 미쳤나? 이거 안 놔! 이건 내가 구한 거야!”

“지랄하고 있네! 이 차가 네 차도 아니잖아!”


투명 장막에 갇힌 가고일의 군침이 결계 바닥을 흥건히 적셔 꼭 물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니 저런 행동들도 이해는 되지만, 사람들이 더 이성을 잃기 전에 이들을 진정시킬 방법이 필요했다.


“머리 좀 써.”


최율의 목소리에 싸움을 멈춰선 사람들 시선이 최율의 손을 보고 눈을 번뜩였다.


‘그래! 무기는 자동차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


정확히 그 이후부터였다.

나뭇가지를 부러트리는 소년, 노점상에 있는 집기를 찾는 여성. 저마다 맨손보다 쓸만한 무기를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 모습을 살펴보는 지금, 최율의 위치는 조금 전 기절시킨 소년의 머리 위에 있다.


“일어나.”


발로 툭툭 치는 흔들림과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소년이 처음 마주한 것은 눈앞에 아른거린 배트였다.

물론 조금 고어틱하게 변했지만······.


“으······. 응?! 으악!”


고어틱하게 변한 자신의 배트를 보며 경기를 일으키며 벌떡였지만 이후 들리는 말에 소년은 조금 안심되었다.


“잘 썼어.”


배트의 외형에 잠시 놀랐지만, 때리는 것이 아닌 돌려준다는 말에 소년은 배트를 공손히 받는다.


“고. 고맙습니다.”


최율은 빼앗긴 배트를 돌려받는 건데 오히려 감사하다며 인사하는 저 모습이 조금은 웃겨 말을 걸었다.


“이름이 뭐야?”

“저. 저는 유지태요.”


지태의 이름과 얼굴을 잊지 않을 거다.

이 망할 퀘스트를 클리어해 신이 된다면 언젠가 죽었을 지태를 후생에 보답해야 하니깐.


‘받은 건 갚는다.’



2.


인간은 참 웃기다.

그저 눈치만으로 본능적으로 서열을 나누려고 하니깐.

지금 이들처럼 말이다.


“저···. 이제 어떡해야 할까요?”


각자 손에 무기를 들고 최율의 명령을 기다리는 모습이 꼭 대장이 된 기분이 든다.

만약 태우라면 이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했겠지만······.

난 태우가 아니다.

사실 조금 전 배트를 뺏을 때까진 깡패로 취급하던 사람들 눈빛이 이제는 대장 취급하는 게 솔직히 탐탁지는 않다.

이런 게 싫어 그날 이후 길드에 들어가지 않은 거였는데.

<길드>

최초 탄생은 2기 이주자부터였다.

평균 60kg의 인간이 몇 톤의 근력을 가졌다고 하지만 4~5m급의 몬스터를 독식하기는 큰 위험이 따른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협동을 배웠다.

그중 서로 쓸만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냥이 끝나도 모인 것이 길드의 초창기 모습이다.

최율 역시 길드에 가입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단체가 주는 제약이 결국 탈퇴를 하게 만들었다.


‘동료는 몇 명이면 된다.’


자신보다 약한 놈들 끌어모은다고 자신보다 강한 놈을 이길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

그 결과 유일하게 길드에 소속되지 않은 절대자로 결국 최종자 자리까지 올랐다면 그의 판단은 결국 참이겠지.


“난 대장이 아니야.”


볼링핀처럼 서 있는 사람들을 피해 이동하지만 자석처럼 곁에 머무는 사람들 눈빛은 ‘이 사람 옆에 있어야 살 수 있다.’ 그 자체.

사실 이들과 협력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지금 최율이 들고 있는 무기에 있다.

야구 배트보다 긴 무기를 휘두르다 보면 자칫 가고일보다 주변 인간의 머리통을 먼저 날려버릴 수 있다.

신경 쓰면 위축된다.

그건 싫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 거다.


“네놈들 머리통 깨져도 책임 안 진다.”


사람들은 최율의 힘을 봤고 또한, 무기를 구한 대처능력에 감탄했다.


“아니면 지금 깨줘?”


또한, 티아마트 앞에서도 움츠러들지 않았던 살기도 봤다.



3.


사람들에게 자신을 지킬 적당한 무기도 주었고 자신 역시 만족할 무기를 만들었다는 건, 다시 말해 지금은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야 할 것도 없는 거겠지.

대충 타임워치가 끝날 때까지 느긋함을 즐기기 위해 나무 밑에 누워 햇빛을 피했지만, 조금 돌려 말하면 하늘에 갇힌 가고일의 끈적한 침이 보기 싫어 나뭇가지로 가리기 위해 누웠다.


‘귀찮군.’


포기를 모르는 인간은 조금이라도 최율의 곁에 다가가기 위해 쭈뼛거리자 그것마저 귀찮다는 듯, 그들을 등져 누우며 생각한다.


‘이들에게 전략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오합지졸을 데리고 어떻게 대열을 만들고 싸우겠나 그냥 개싸움이지.

자세가 불편해 뒤척이던 그때, 등 뒤로 누군가의 비명이 들린다.


“으악!!”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역시 시작됐다.


“죽여!!”


예상 못 한 건 아니지만, 자신을 지킬 무기 정도 쥐여주면 침착하게 있을 줄 알았는데.


“어딜 도망가?!”


인간의 평균은 잠시 후 가고일과 싸움을 준비한다.

왜냐면 가고일은 적으로 인식되었으니깐.

하지만 몇은 인간을 사냥하는 것이 생존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깨우쳤다.

분명 아르카오는 인간에도 나오니깐 말이다.

아르카오는 힘이고 그 힘은 분명 가고일을 잡는 데 유리하다.

뛰어난 습득력.

정말 칭찬이다.

느긋한 이 대기 시간은 사실, 정비할 시간을 준 게 아니다.

관리자가 숨겨놓은 엿 같은 심보, 그 심보는 이거겠지.

<히든 몬스터 사냥.>

다시 말해 동족 살인.


‘역시 저놈들이군.’


팔목까지 문신한 양아치 5명은 이곳에서 적당한 무리를 이루었고 적당한 위압감을 가지고 있다면, 저 무리가 사냥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상황.

사실 최율은 조금 떨어져 누가 먼저 인간이 정한 법을 어길지 기다렸다.

왜냐면 두 번째 살인부터는 익숙해질 테니깐.


‘너희들 이름도 기억해주마.’


몽둥이를 어깨에 짊어지고 양아치에게 걸어가는 최율의 입가에 씩 웃는 미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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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10회 마천루. 19.06.17 240 1 12쪽
9 제9회 헬퍼. 19.06.16 171 1 12쪽
8 제8회 소울 융합. 19.06.15 223 1 13쪽
7 제7회 적응지역 가이드 미다스. 19.06.14 192 3 12쪽
6 제6회 첫 번째 무기. 19.06.13 211 2 14쪽
5 제5회 히든 퀘스트. 19.06.12 227 3 12쪽
4 제4회 가고일. 19.06.11 259 2 11쪽
» 제3회 히든 몬스터. 19.06.10 280 2 12쪽
2 제2회 돌아왔다. 19.06.07 427 3 17쪽
1 제1회 돌아간다. +1 19.06.06 625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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