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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미키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의 유형 중 난 환생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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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6.05 23:54
최근연재일 :
2019.06.30 07: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4,342
추천수 :
27
글자수 :
126,355

작성
19.06.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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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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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제20회 보상의 방.

DUMMY

1.


지태와 예슬은 분명 미다스는 자신들의 개안이 가장 빠르다고 했는데, 혜령 역시 개안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다.

하지만 그건 시점의 기준일뿐.

최초와 유일의 뜻을 착각하고 서로를 속이기 위해 트롤짓을 한 모습이 최율에겐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까?


“지금이라도 칼을 준석에게 주면 목숨을 살려드리죠.”


활을 겨누며 말한 혜령의 경고에 최율은 이렇게 대답한다.


“훈수를 두자면, 말할 시간에 쐈어야지.”

“뭐?”


혜령은 최율의 말에 오른쪽 눈을 감은 것이 치명적 실수라는 걸 깨닫고 낮은 탄식이 터진다.


“쳇···.”


한쪽 눈을 감은 탓에 터널처럼 좁아진 시야는 활시위와 활대 사이에 비집고 들어온 예슬과 지태의 삼지창이 크로스로 막은 걸 보지 못했다.

이 상태라면 활을 쏠 수 없는 상황.

혜령의 얼굴은 구겨졌고, 준석은 폭발한다.


“이 새끼들 다 죽여버리겠어!”


지태와 예슬이 혜령을 봉인했다면, 최율의 칼끝은 이미 준석을 벨 준비가 끝났다.

주머니에서 돌을 꺼내는 동작과 베어버리는 동작 중 어느 것이 빠른지 묻는다면 세 살배기도 정답을 안다.

부웅!

답은 준석의 외마디 비명에서 찾을 수 있다.


“컥!”


먼저 적대관계를 내비치지만 않는다면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이들하고 싸울 근력을 마천루 공략에 써야 하기에 괜한 힘 낭비가 아깝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먼저 걸어온 싸움이라면 피하지 않는다.

털썩.

상하로 나뉘며 쓰러진 준석의 시체를 보자, 혜령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울부짖는다.


“준석아!”


동생의 죽음에 절규하는 혜령은 무용지물 된 활을 버리고, 화살집에서 화살을 잡지만, 너무도 이성을 잃어 판단이 흐려진 게 문제였다.


“읔.”


극도의 흥분 상태는 곁에 있던 예슬의 존재마저 잊게 하였고, 심장을 잃게 하였다.

털썩.

준석과 혜령의 시체를 바라본 예슬과 지태의 기분은 익수가 죽었을 때와 사뭇 다르다.

고작 아이템 때문에 살인해야만 했지는 머릿속을 때리고 있을 거다.

자책과 죄책이 동시에 머리를 흔들고 있다는 것쯤은 말하지 않아도 당사자인 예슬의 표정에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세계는 앞으로 이것보다 더욱 사소한 것에 생사가 나뉜다.

그러니 무뎌져야 강해진다.

예슬에게 합리화시킬 적당한 위로는 최율에게 없었다.

그저 이런 태연한 발언이 오히려 이 세계를 좀 더 적응하게 하겠지.


“활은 네가 챙기고, 소울은 내가 챙긴다.”


소울을 주머니에 넣은 최율은 두 사람에게 확인할 것이 있었다.

초반 지태의 아르카오 교환으로 동행을 임시 허락했지만, 지태의 행동은 이제 그 의미가 퇴락되었다.

두 사람은 이제 등에 업혀 이득을 취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판단에 묻는다.


“너희, 언제까지 따라올 거야?”


살얼음판을 걷는 동행은 언제 깨질지 모르지만, 곧 깨질 거라는 건 이미 두 사람 역시 예상했다.

지태가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건, 아르카오 교환은 원치 않지만, 동행은 하고 싶은 이기심 공존하고 있기 때문.

잠시 생각에 빠진 예슬은 역시 지태와 다르게 돌려 말하는 체질은 아니었다.


“우리가 짐이라는 거지?”

“어.”

“근데 솔직히 난 너랑 같이 다니고 싶어. 왜인지는 네가 더 잘 알 거야. 내가 아는 사람 중 네가 가장 강하거든.”


예슬은 역시 셈 하나는 빠르다.

잠시 심호흡한 예슬은 말을 이어갔다.


“네가 원하는 대가를 말해봐.”


최율과 동행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건 이미 예슬과 지태의 랭킹이 증명하고 있었으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예슬의 물음에 예상이라도 한 듯 최율의 대답은 이랬다.


“너희들 몫의 반.”


분명 1 일차의 반과 지금 상황에서 반은 그 가치의 차이가 있다.

이 정도 대가를 원한다면 예슬도 솔로 플레이가 오히려 이득일 수 있는 상황.


“휴······. 반이나 달라고?”


짧은 한숨과 함께 무리한 조건이라면 조율이 필요하다.


“그래도 반은······.”


예슬의 발언이 시작도 전에 최율의 발언이 먼저 끝났다.


“아니면 아르카오를 제외한 모든 걸 내가 가진다. 둘 중 하날 선택해.”


지금 같이 배분에 시끄러워질 싹을 잘라버릴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가 동료냐는 헛소리를 막아버릴 말 역시 준비했다.


“싫으면 위층부터는 적이다.”


예슬과 지태는 잠시 고민에 빠졌고, 얼마 후,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서로의 눈은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우린 아르카오만 가질게.”



2.


18층을 빠져나온 최율의 패턴이라면, 대충 30층대까지 올라간 후 내려오며 사냥할 거라 예상했지만, 패턴이 깨졌다.

최율이 멈춰선 곳은 20층.

20층에 도착한 최율은 문을 열고 내부를 확인하자 옅은 미소가 보였다.


‘찾았다.’


첫날 최율이 10층에서 내려온 이유.

역시 이 세계신은 딱 떨어지는 숫자를 좋아한다.

10층에서는 찾지 못했지만 20층, 30층 더 나아가 90층 중 하나쯤은 이곳이 있을 거라 예상했다.

과거 구역이 나눠진 던전에 몬스터 대신, 작은방 가운데 커다란 배낭이 있다면 이주자들은 환호를 질렀다.

<보상의 방>

마천루에 안에 몇 개의 보상의 방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첫 번째 보상의 방을 찾았다.

다른 층과 달리 몬스터가 없는 이곳.

중앙에 자리 잡은 거대한 배낭을 향해 이동하자 인기척을 느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 절 구해주러 오셨군요.”


미들라인까지만 서식하는 이 녀석은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종족 중 하나다.

까랑까랑한 목소리와 등이 굽은 고블린의 외형을 가진 이 녀석을 인간들은 이렇게 불렀다.

<녹색 난쟁이족>

하지만 최율은 녹색 난쟁이를 곧잘 이렇게 부르고 했다.


‘장물아비, 오랜만이군.’


구매 루트는 100년 동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세계 진귀한 아이템을 가진 녀석들.

물론 입수방법은 합법적이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만약 합법적이었다면 관리자들에게 잡혀 이렇게 보상의 방에 처박히진 않았을 테니깐.

관리자에게 잡혀 온 녹색 난쟁이가 보상의 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조건 하나다.

[녹색 난쟁이 전용 퀘스트 : 베푸는 난쟁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난쟁이의 수행조건은 간단하다.

이곳을 처음 찾은 인간들에게 자신이 가진 아이템 중 하나를 나눠주면 끝.

간단한 퀘스트지만 조금이라도 값싼 아이템을 넘기려는 난쟁이의 꾀에 넘어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럼 거래를 시작하겠습니다.”


탁!

손가락을 튕기면 말한 난쟁이의 말에 거대한 배낭이 봇짐처럼 펼쳐지며 그 안에 수많은 잡동사니가 보이자 퀘스트가 각인된다.

[선택 퀘스트 : 뜻밖의 행운.]

선택 퀘스트에서 알 수 있듯 거부한다면 아이템을 얻을 수 없다.

대신 난쟁이 역시 이곳에서 탈출 불가.

하지만 난쟁이와 철천지원수가 아니라면 이 달콤한 행운을 누가 거부하겠나?

그러기에 이주자들의 동의도 없이 진행되는 유일한 선택 퀘스트다.

세 사람 앞에 물건을 펼친 난쟁이는 손바닥을 비비며 말한다.


“아무거나 하나씩 고르시면 됩니다.”


퀘스트 이름처럼 뜻밖의 행운을 얻은 예슬과 지태가 놀라 물었다.


“정말 아무거나 가지고 가면 되나요?”

“예 예. 아무런 조건도 리스크도 없습니다. 즉 공짜입니다. 헤헤!”


난쟁이의 말에 예슬은 아이템을 살펴봤고 역시 여자답게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물건은 이거였다.


“우와! 색깔이 정말 이쁘다. 이건 뭐에요?”


예슬이 영롱한 무지갯빛 매니큐어를 물어보자 난쟁이는 손바닥을 비비며 말한다.


“음······. 저도 사용한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굳이 조언을 드리자면 이런 매니큐어가 이곳에 도움이 될 거 같진 않군요. 차라리 이 단검은 어떻습니까?”


손바닥을 비비는 특유의 제스처는 난쟁이들이 거짓을 말할 때 행동하는 일종의 습관.

최율 역시 이걸 알아차리는 데 몇 년이 걸렸다.

이것에 속아서 내다 버린 장비만 수백 개는 넘었을 거다.

외형적으로 본다면 매니큐어보다는 난쟁이가 건넨 단검이 훨씬 생존에 어울릴법한 무기는 분명하다.


“하긴······. 씻지도 못했는데 매니큐어 발라서 뭐 한다고.”


역시나 아이템 지식이 없다면 예슬처럼 난쟁이의 꾀에 넘어가는 것이 보편적이다.

분명히 이 영롱한 무지갯빛의 해독 매니큐어는 미다스 방에 진열될 만큼 진귀한 아이템.

난쟁이는 예슬의 마음이 바뀔까 서둘러 단검을 쭉 내밀며 예슬에게 말한다.


“어떠세요? 제가 볼 땐 날이 아주 날카로워 몬스터를 사냥할 때 제격으로 보이는데요. 이걸로 정하시죠?”

“하긴 무기처럼 보이는 건 이것뿐이 없네요······.”

“그렇죠. 아무래도 무기만큼 좋은 게 있겠습니까? 헤헤!”


능글맞은 미소와 쭉 내민 단검을 바라본 예슬은 괜찮은 아이템이란 생각에 손을 내미는 순간이었다.


“??”


멈칫.

자신의 손을 막는 최율의 행동에 예슬은 의문을 가지며 물었다.


“왜 그래?”

“동행하기로 한 조건을 잊은 건 아니겠지.”

“조건?”


순간 예슬의 표정이 굳어진 건 어디까지나 몬스터 사냥에 한정된 거로 생각했는데, 보상까지 포함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진짜 치사하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내 보상이잖아.”


분명 예슬의 발언도 맞는다면 최소한의 절충이 필요하다.


“그럼 아이템 선택은 내가 한다.”

“쳇! 마음대로 해! 아주 갑질 한 번 더럽게 하네!”


찬물을 끼얹은 최율의 말에 예슬은 팔짱을 끼며 뒤로 물러서자, 순간 능글맞은 난쟁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분명 단검의 날은 살아있고 위협적이지만 그것뿐이다.

시리얼 넘버 조차 없는 100번대 광물로 만든 무기는 로우라인만 진입하더라도 길바닥에 버려질 만큼 최하급이다.

아이템 결정권이 최율에게 있다는 걸 확인한 난쟁이는 손을 비비며 최율에게 다가간다.


“제가 좋은 것을 추천해 드릴까요? 일단 이거부터······.”


난쟁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율은 손가락으로 아이템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거. 이거. 이거.”


정확히 세 번 가리킨 손가락질에 난쟁이는 손을 비빌 틈도 없이 얼굴이 구겨지고 말았다.

최율은 구겨진 난쟁이의 얼굴을 보며 씩 웃으며 말한다.


“내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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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회 중간보스. 19.06.30 76 0 13쪽
22 제22회 50층. 19.06.29 80 0 11쪽
21 제21회 트라우마. 19.06.28 90 0 12쪽
» 제20회 보상의 방. 19.06.27 107 0 10쪽
19 제19회 소울 해방. 19.06.26 113 0 12쪽
18 제18회 돌연변이 19.06.25 111 0 11쪽
17 제17회 경매. 19.06.24 109 1 10쪽
16 제16회 2일차 생존. 19.06.23 130 0 12쪽
15 제15회 타이틀. 19.06.22 165 0 11쪽
14 제14회 하이라인. 19.06.21 120 1 11쪽
13 제13회 미아방지 팔찌. 19.06.20 128 1 11쪽
12 제12회 선택 퀘스트(2) 19.06.19 122 1 12쪽
11 제11회 선택 퀘스트(1) 19.06.18 136 1 14쪽
10 제10회 마천루. 19.06.17 240 1 12쪽
9 제9회 헬퍼. 19.06.16 171 1 12쪽
8 제8회 소울 융합. 19.06.15 223 1 13쪽
7 제7회 적응지역 가이드 미다스. 19.06.14 192 3 12쪽
6 제6회 첫 번째 무기. 19.06.13 211 2 14쪽
5 제5회 히든 퀘스트. 19.06.12 227 3 12쪽
4 제4회 가고일. 19.06.11 259 2 11쪽
3 제3회 히든 몬스터. 19.06.10 280 2 12쪽
2 제2회 돌아왔다. 19.06.07 427 3 17쪽
1 제1회 돌아간다. +1 19.06.06 625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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