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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네이도르 가문의 막내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완결

말로링
작품등록일 :
2017.06.29 14:07
최근연재일 :
2017.10.0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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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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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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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5화 - 목숨 값으론 싼 편이지 않습니까?

DUMMY

45화 - 목숨 값으론 싼 편이지 않습니까?


미쳤다. 이 보드게임부를 만든 사람은 미친 게 틀림없다. 프리아넬의 말은 지옥에서 온 사자의 말과 똑같았다. 그만큼 위험했다. 반면 에스텔과 이반은 약간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도 아직 정신 차리지 못한 게 분명했다. 에스텔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장난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엘렌,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에스텔, 재미란 단어는 이 상황에선 어울리지 않은 단어란다. 말을 똑바로 해야지. 위험할 것 같지 않아? 우리 이 동아리 탈퇴하자. 이렇게 말이야.


“뭐, 약간은 위험할지도? 그래도 미궁에 들어가면 즐겁잖아?”

“퍽도 그러시겠다. 난 나가겠어. 위험한 일은 질색이 거든.”


하지만 나의 발걸음은 별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고야 말았다. 프리아넬이 나가는 문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웃음은 마치 용사에게 당하는 마왕의 미소와 닮아있었다. 물론, 이건 내 주관적인 생각이다.


“후후후, 엘렌 양, 한 번 들어왔으면 끝이야.”

“마치 악당의 대사와 같은데요?”

“엘렌을 잡아둘 수만 있다면 악당이라도 되겠어!”


결국 프리아넬의 버티기에 항복해버린 나였다. 그래, 이름만 올리자. 활동은 안 하면 그만이잖아? 하지만 프리아넬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요즘 들어 내 생각을 읽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네. 별로 좋은 일은 아니다.


“엘렌, 네게도 도움이 되는 일일거야. 혹시 알아? 미궁 안에서 마도시대의 유물이라도 발견할지?”


유물이 아무데서나 땅을 파면 되는 줄 아는가 본데... 절대 아니다. 이미 대부분의 유물들은 발굴되어 귀족 가문이 소유하고 있었다. 우리 가문도 세 가지의 유물을 보유했다. 참고로 테사이르 왕국에서 가장 많은 유물을 소유한 곳은 테사이르 가문이다. 즉, 왕족이란 소리다.


유물의 힘은 실제로 밝혀진 바는 없으나 굉장한 힘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정말 알 수 없다. 10년 전에 리블레다인 공작을 끝으로 사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도 엄청났다는데... 아무튼, 유물은 쉽게 발견되는 돌멩이 같은 존재가 아니다.


“엘렌, 걱정하지 마. 미궁탐사도 밝혀진 곳으로 가니 그다지 위험할 건 없어.”


프리아넬의 말에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카데미에 들어온 이후로 폭풍처럼 시련이 들이닥쳤다. 소수의 탐험가들만 한다는 미궁탐사를 왜 우리가 하는 건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냥 부실에 보드게임하면 안 되나? 편안하게 말이다. 내가 대답하지 않자 프리아넬은 박수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자자! 미궁탐사는 1학기 끝나고 바로 진행 될 거니까 모두 입조심하고 특히 프리드먼!”

“네, 네! 입다물겠습니다!”

“그래, 여기서 너만 조심하면 되겠다. 아무튼 매주 한 번, 여기서 모이는 걸로 할게. 미궁에 들어가기 전에 주의 사항, 미궁에 대한 정보들을 입수할 테니까. 다들 빠지지 말고 와야 해. 알겠지?”


프리아넬은 그 말을 끝으로 부실을 나갔다. 에스텔과 이반은 뭔가 기대하는 표정이었고 프리드먼은 좌절, 그라시아스는... 얜 그냥 똑같네.


***


“르펜, 스승님 몰래 엘렌 아가씨와 접촉했더군.”

“단지 접촉이었습니다. 궁금했거든요. 엘렌 아가씨의 모습을 말이죠.”

“여전히 웃기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는구나.”


중년 남자의 빈정거림에도 르펜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건 오래 전부터 있던 일이었다. 아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인가?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했다. 오래된 기억은 사람의 추억을 잡아먹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그는 기억에서 나와 다시 그와의 대화에 참여했다. 지금은 이쪽이 중요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거죠? 엘렌 아가씨인가요... 아님 레이첼 공주님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제 삼자?”

“너 따위한테 알려주고 싶지 않다.”


르펜은 중년 남자의 말에 히죽거리며 말했다.


“제가 한 번 맞춰볼까요?”

“해볼 수 있으면 해보아라. 네 녀석이...”

“최근에 제네쉬 가문에 다녀오셨더군요.”


르펜의 말에 중년 남자는 자신의 말이 잘린 것도 잊어버린 채, 급격하게 표정이 굳어졌다. 분명 몰래 다녀왔거늘! 어떻게 이 자가 알고 있는 건지 그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갔다. 아니, 점차 오류가 나고 있었다.


“스승님은 분명 접촉하지 말라고 하셨죠. 그런데 그걸 어기시다니... 스승님은 분명 실망하시겠죠. 메넬레스, 당신에게 말이죠.”

“닥쳐라! 네놈도 나와 같지 않으냐! 스승님 몰래 엘렌 아가씨와 만나지 않았느냐!”


메넬레스의 이성을 잃은 분노에도 르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싱글벙글 웃으며 여유까지 부렸다. 하지만 이내 광기 어린 표정이 르펜의 얼굴에 떠올랐다. 메넬레스는 순간 흠칫했다. 지독한 살기. 르펜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살기가 그의 몸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메넬레스의 입 밖으로 괴로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커윽!”

“이런, 제가 너무 당신을 과대평가했군요. 아니, 내가 너무 강해진 건가요?”


르펜은 살기를 추스르며 무릎 꿇은 그를 내려다보았다. 명백히 깔아보는 눈빛. 그래도 메넬레스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자신보다 약했던 자가 어떻게 능가할 수 있었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힘이...”


그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이런 살기는 혁명 당시, 스승님이 내비친 것과 비슷했다. 메넬레스는 르펜이 두려워졌다. 항상 웃고 사람들에게 무시받기 일쑤였던 그를 말이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라는 말을 들어보셨겠죠.”

“너, 설마?”

“그래서 그 진주목걸이를 제가 가졌지요. 어차피 돼지에게는 쓸모없는 물건이니까요.”


메넬레스는 그제야 르펜의 마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이유를 알게 되었다. 레이첼 공주에게서 빼앗은 것이다. 고대유물을 말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털어놓는 것일까? 이 사실을 동지들에게 알린다면 르펜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하지만 메넬레스는 한 가지 불길한 생각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건 바로 자신의 죽음. 입막음이었다.


“정답의 근처까지 가셨군요. 역시 훌륭하십니다.”

“동, 동지를 죽일 셈이냐!”

“글쎄요. 어떻게 할까요... 전 분명이 정답 근처까지 갔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이 정도면 아시리라 믿습니다. 멍청이가 아니라면 말이죠.”


하지만 메넬레스는 르펜의 생각을 읽어낼 수 없었다.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도.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였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 것 같았다. 르펜은 자신을 죽일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같은 동지를 죽인다면 그의 입지는 좁아질 뿐만 아니라 죽을지도 모른다. 도망쳐도 대륙을 뒤져서라도 척살하는 게 블랙 아미의 규칙이었다. 그렇다면 약점인가?


“모르시니 어쩔 수 없군요. 부하도 써먹으려면 힘이 드는군요.”

“나에게 충성을 요구하는 건가?”


르펜은 천천히 박수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메넬레스는 어처구니없었다. 저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터무니없는 요구였다. 차라리 죽었으면 죽었지 르펜의 밑으로 기어들어가기는 싫었다. 게다가 르펜은 세력이 없었다. 평소 인간관계가 부실했고 그를 좋아하는 동지들은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스승님의 사랑을 독차지했기 때문일 테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르펜은 메넬레스의 대답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 철저하게 자신을 깔본 자가 이제 와서 마음을 고쳐먹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했다. 그래서 그는 시간을 주었다.


“뭐, 당장이 아니더라도 좋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선택하셔야 할 겁니다. 리블레다인 각하의 마지막 책이 등장하기 전에 말이죠.”

“그 말은 곧 등장한다는 말인가?”

“그건 제 부하가 되면 알려드리죠. 지금 맹세를 하실 겁니까?”


그가 웃으면서 묻자 메넬레스는 고개를 저었다. 궁금해도 도저히 그의 밑으로는 갈 수 없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그럼, 그건 받아야겠습니다. 아니,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요?”

“... 무엇을 말인가?”

“다 아시면서 시치미 떼시긴. 슈네이도르 가주의 숨겨진 칼, 데니츠 T 슈네이도르를 말이죠. 전 그 분이 필요하거든요.”


메넬레스는 그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슈네이도르 가문의 선택에 따라 움직이려 했던 패였다. 그런 중요한 패를 공짜로 넘겨주게 되다니. 속이 매우 쓰라렸다.


“목숨 값으론 싼 편이지 않습니까?”


르펜의 장난어린 목소리에 메넬레스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자신을 죽이지 않을 거란 확신이 서자 이제는 원래대로 돌아온 그였다. 하지만 르펜은 개의치 않았다. 이제부터가 시작이었으니까.


‘정말 궁금하군요. 프시케 아가씨. 당신이 어떻게 나올지 말이죠.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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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 네 녀석의 머리에 각인시켜 줄 테니. +2 17.08.13 230 6 11쪽
47 47화 -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고! +2 17.08.12 261 5 12쪽
46 46화 - 이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17.08.11 268 5 10쪽
» 45화 - 목숨 값으론 싼 편이지 않습니까? +4 17.08.10 288 4 9쪽
44 44화 - 사인 좀 해줄래? 17.08.09 276 5 9쪽
43 43화 - 엘렌도 많이 변했지. 17.08.08 292 6 11쪽
42 42화 - 직접 겪어보면 알겠지. 위험한지 안 위험한지. +4 17.08.07 275 6 11쪽
41 41화 - 변화가 필요할지 모른다. +2 17.08.06 278 6 11쪽
40 40화 - 자신을 너무 낮추지 마십시오. +6 17.08.05 246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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