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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네이도르 가문의 막내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완결

말로링
작품등록일 :
2017.06.29 14:07
최근연재일 :
2017.10.02 12:45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44,100
추천수 :
712
글자수 :
509,217

작성
17.07.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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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
추천
5
글자
11쪽

28화 -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DUMMY

28화 -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나는 다시 얼굴 변조 아티팩트를 착용했다. 이반의 권유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이 얼굴로 길거리에 나섰다간 또다시 둘러싸일 것 같았다. 우리는 그 뒤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흐르는 대로 수강신청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 지금의 나는 음식 맛을 모를 정도로 정신이 멍했다.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그래서 나는 포크를 내려놓고 슬쩍 이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반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입술을 오물거렸다. 으이구 답답해. 말을 할 거면 하지 왜 망설이는 걸까? 참을 수 없던 나는 나이프를 접시 위에 올려두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말하고 싶으면 지금 말해. 오늘 이후론 대답, 듣지 않을 거니까.”


녀석의 몸이 살짝 움찔했다. 하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오히려 갈등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


“미안해. 말해줄 수 없어.”


정말 이러기야? 나는 속에서 나오는 말을 밖으로 꺼내고 싶었지만,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나는 고개를 휙 돌렸다. 그래, 오히려 잘 된 것일지도 몰라. 이반에 대한 이상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고. 이반이 내 본 얼굴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제는 신경을 꺼버리기로 했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건 이런 감정이 아니니까. 마음을 굳게 먹자 이반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 정리되었다. 애초에 약간 관심이 있던 것뿐이지 다프네 언니처럼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니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 생각하자. 프시케 언니에게 죽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을 바꾸고 웃으면서 이반에게 말했다.


“됐어. 에스텔 불러서 아카데미나 구경하자고.”


내가 밝은 분위기로 돌아오자 이반은 반색하며 대답했다.


“그래, 그러는 편이 좋겠다.”


녀석은 내심 조마조마했었나 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내가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내 입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되니 나름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나 혼자만이 아닌 녀석에게도. 그런데 약간 서운한 감정이 자리잡은 건 왜일까? 그것만큼은 알 수 없었다.


***


슈네이도르 가문의 가주인 리로엘은 고민에 휩싸였다. 왕궁 사정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나 지금은 경우가 심했다. 새 왕비의 가문인 유네스 가문이 7 가문으로 들어온다는 건 묵인했다. 한 가문이 더 들어와 봤자 기존의 가문인 트레디오스, 슈네이도르, 론데르만, 제네쉬, 메를린을 넘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착각에 불과했다. 케이샤나 새로 들어온 유네스는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트레디오스나 제네쉬가 그들의 편으로 설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트레디오스 가문은 대대로 왕족에 충성해온 가문이었고 제네쉬 가문은 자신의 친우인 그가 이끄는 가문이었다. 그런데 변화를 택했다? 그것도 자신과 상의하지 않고? 이건 무언가 이상했다. 리로엘은 검지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흩어진 조각들을 끌어 모아야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작업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잠시 후, 흩어진 조각이 조금씩 맞춰지자 그의 입에선 무거운 말이 흘러나왔다.


“설마, 그놈들인가?”


하지만 리로엘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이미 괴멸된 조직이었다. 20년 전, 2년간 끈질긴 추적 끝에 6 가문이 힘을 모아 처치하지 않았는가? 게다가 그 조직의 수장을 직접 죽인 그였다. 구심점이 사라졌기에 아직은, 다시 나타나기엔 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와 비슷한 징조들이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하고 있지.”


어쩌면 론데르만의 전 가주는 무언가를 알고 있을지도 몰랐다. 전 가주의 통찰력은 왕국 최고였으니까. 하지만 그 전에, 자신이 직접 나서서 조사할 생각이었다.


“데니츠.”


그러자 그의 앞에 검은 인영이 튀어나왔다. 얼굴과 몸이 검은 천에 뒤덮여 있어 기괴한 몰골이었다. 다만, 붉은 눈동자만이 그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였다. 데니츠는 리로엘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데니츠, 그대가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제네쉬 가문을 조사하겠습니다.”


리로엘이 말하지 않았어도 그의 심중을 파악하고 단숨에 말해버리는 그였다. 그의 중성적인 목소리는 확신을 가져다주었다.


“최근 몇 달 동안 친우의 연락이 끊겼지. 그리고 그의 아들인 이반이 멀쩡한 꼴로 나타났다. 그 부분을 철저하게 파헤치도록.”

“...막내 아가씨는 어떻게 합니까?”


데니츠의 물음에 리로엘은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답변했다.


“그 아이에게 해가 된다면... 죽여도 상관없다.”


그의 허락이 떨어지자 데니츠는 검은 연기를 남기며 사라졌다. 데니츠와 그가 이끄는 수하들의 기척이 사라지자 리로엘은 식어버린 차를 단숨에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리곤 다가올 미래를 걱정했다. 머지않아, 물렁해진 땅을 헤치고 모습을 드러내리라. 이번에는 반드시 박멸시켜야 했다. 그들은 왕국을 비롯하여 가문의 해가 되는 자들이었으니까.


***


그날 이후로 우리는 평범한 친구 사이로 돌아갔다. 예전처럼 녀석을 막대할 수는 없었다. 이제 나는 여자고 이반은 멍청한 녀석이 아닌 한 가문의 소가주가 되었으니까. 살짝 어색한 기류가 흘렀지만, 그 부분은 에스텔이 잘 메꿔주었다. 새끼고양이가 없었다면? 아마 아카데미 생활을 외롭게 보냈을지도 모른다. 이반과 같이 다니는 일은 더욱이나 없겠지. 가끔 귀찮게 해도 여자가 되면서 생겨버린 외로움이란 녀석을 잘 달래주니까. 겉으론 내색하지 않아도 마음속으론 고맙게 생각했다. 언젠가는 말할 거다.


“엘렌, 옛날에는 집 밖에서 떠나는 걸 싫어하지 않았어?”

“그랬지. 죽도록 싫어했지.”

“그런데 왜 이 교양과목을 선택한 거야?”


이반의 말은 내가 왜 ‘타국으로 떠나는 여행’을 선택했냐는 거다. 내 달라진 모습에 놀란 모양이다. 그날 물어봤으면 답하지 않으려 했거늘. 눈치가 있는지 지금 물어본다. 나는 녀석의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답했다.


“여자가 되니까 바뀌더라고.”


그러자 이반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변했다. 뭐, 그러는 것도 이해한다. 나도 왜 타국으로 떠나는 여행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으니까.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데 네가 어떻게 알겠냐? 그러자 에스텔이 치고 들어왔다.


“기분전환이지! 그리고 이 수업은 꿀이라는 말이 들린다구!”


그러자 이반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조별로 학기 내에 타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수강생 앞에서 발표하면 끝이니까. 또한 시험이란 녀석이 존재하지 않았고 다녀오면 패스니. 돈이 많은 학생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불렸다. 참고로 다프네 언니는 작년에 클레오와 동기 몇몇과 함께 옆 왕국인 헤네시 왕국에 다녀왔다고 털어놓았다.


단둘이었으면 바로 프시케 언니에게 일러바쳤을 텐데. 이중간첩 노릇을 해야 하는 나에겐 아쉬운 정보였다. 하지만 다프네 언니는 이걸 노리고 쉽게 털어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테스트한 거다. 잡소리는 그만두고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 기억을 떠올려봤자 화만 날 뿐이다.


“오늘은 첫날이니까 일찍 끝내주겠지?”

“그렇지 않을까?”


둘의 대화에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시나, 죄다 귀족 아니면 돈 많은 상인의 자제들이었다. 한 6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이 여자들이었다. 남자들은 죄다 몸 쓰는 쪽으로 간 모양이다. 그렇게 시시한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교수가 들어왔다. 그런데 낯익은 얼굴이다. 나를 비롯하여 에스텔과 이반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 교수는 바로,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과목을 담당하게 된 새로 온 교수, 프시케 T 론데르만이라고 합니다.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슈네이도르 가문의 장녀이자 론데르만 가문의 안주인인 내 친언니, 프시케 언니였다. 프시케 언니의 소개에 다들 놀란 표정이었다. 귀족 세계에서 은발의 마녀로 불리는 그녀가 교수로 임명되다니.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아카데미를 졸업하지 못한 그녀가 교수가 되는 건 불가능이었다. 프시케 언니는 나를 살짝 쳐다보곤 다시 학생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수군거리는 학생들을 통제할 모양이었다. 저 살벌한 눈빛을 보면 딱 알지. 같이 산 세월이 몇 년인데!


“모두 조용히 해주십시오.”


그 한 마디에 강의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역시 그 명성은 어디 가질 않나보다. 과거에 아카데미에서 자신을 무시하거나 욕하는 자들을 모조리 때려눕혔으니. 무서워하는 건 당연했다. 말보단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교수임명 건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은 잘 알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밝히도록 하죠. 저는 며칠 전, 골드 클래스 시험을 만점으로 통과했으며 아카데미 교수님들의 만장일치로 교수에 임명될 수 있었습니다.”

“헉!”


누군가 놀란 음성을 내뱉었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골드 클래스 시험은 인간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이 시험제도를 만든 50년 동안 아무도 합격자가 나오지 못했을까? 그런데 합격도 모자라 만점이라니. 이건 정말 인간이 아니다. 기억력에 자신 있다던 다프네 언니도 이 시험 문제를 보곤 포기해버렸는데 프시케 언니는 정말... 할 말이 없다.


참고로 다프네 언니는 아카데미를 빠르게 졸업하고 교수가 되고 싶어 공부했다고 한다. 골드 클래스 시험에서 50점만 맞아도 교수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니까. 보통 30~40점 사이가 나온다는 말에 빠른 포기를 했지만. 새삼 이런 시험을 통과한 프시케 언니가 대단해 보였다. 역시 우리 가문의 자랑이자 내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데 왜 이 과목의 교수로 들어오신 거지? 이해할 수가 없네. 분명 검술 학과를 담당해야 할 텐데. 내 의문은 바로 풀렸다.


“초임이기에 올해는 교양 과목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이 과목을 신청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자 우렁찬 박수가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아카데미의 전설, 은발의 마녀가 강당으로 복귀한 순간이었다.


“참고로 이 과목을 바꾸신다면 저에게 직접 말씀해주십시오. 제가 성심껏 상담해드립니다.”


헐, 그런 무서운 말을 하면 누가 바꾸려고 하겠습니까?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모두 긴장된 표정으로 프시케 언니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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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 네 녀석의 머리에 각인시켜 줄 테니. +2 17.08.13 230 6 11쪽
47 47화 -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고! +2 17.08.12 260 5 12쪽
46 46화 - 이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17.08.11 268 5 10쪽
45 45화 - 목숨 값으론 싼 편이지 않습니까? +4 17.08.10 287 4 9쪽
44 44화 - 사인 좀 해줄래? 17.08.09 276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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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 변화가 필요할지 모른다. +2 17.08.06 276 6 11쪽
40 40화 - 자신을 너무 낮추지 마십시오. +6 17.08.05 245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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