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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네이도르 가문의 막내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완결

말로링
작품등록일 :
2017.06.29 14:07
최근연재일 :
2017.10.02 12:45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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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
글자수 :
509,217

작성
17.08.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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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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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0쪽

51화 - 새로운 국면.

DUMMY

51화 - 새로운 국면.


내 방으로 돌아온 나는 문을 잠가버렸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오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여파인지 몰라도 내 정신은 웬 미친년이 머리에 붉은 꽃을 꽂곤 도시 한복판을 달리는 것처럼 오락가락했다. 나는 고개를 흔들어 상념을 털어내곤 침대에 털썩 누웠다. 후우, 그래도 한 번 정리해보자.

우선 나는 아버지인 리로엘 J 슈네이도르의 친딸이 아니다. 둘째, 나는 리블레다인 공작과 엘루미아 S 슈네이도르에서 태어난 자식이다. 셋째, 리블레다인 공작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현 아버지인 리로엘에게 나와 엄마를 맡겼다. 넷째, 아버지는 좁혀져 오는 포위망을 뚫을 사람으로 미친새끼인 데니츠라는 짐승에게 우리 모녀를 맡겼다.

그 결과는 끔찍했고. 마지막, 당시 10살이었던 나는 그 이전의 기억을 봉인당하고 현 가주인 아버지의 막내딸이 되었다. 정리해보니 정말 스펙타클한 생애구나.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사실을 알게 되니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다 설명되었다. 왜 블랙 아미가 나를 원하는지. 리우리케 왕비마마가 한낱 유력 가문의 자제인 나에게 운명을 맡긴 까닭까지 말이다.


“솔직히 믿을 수가 없네.”


내가 이 정도로 거대한 운명을 타고난 사람인가? 만약 이 모든 게 거짓이라면 정말 재미있는 한 편의 영화와 같은 거다. 영화관에서 이 이야기로 개봉한다면 아마 천만 관객을 돌파하지 않을까?


“뭔 소리다냐. 너 답지 않게 이제는 바보 같은 생각도 하는구나. 엘렌아.”


달칵. 달칵.


“문 좀 열어봐.”


이 목소리는 미래의 왕비마마가 되실 리우리케였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혼자 있고 싶어요.”

“네가 봐야 할 게 있어. 그러니 문 좀 열어줄래?”

“나중에 보면 안 될까요?”

“네 심정을 이해하지만, 이 사진만큼은 지금 봤으면 좋겠어.”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문지르며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환하게 웃는 리우리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조그마한 액자사진을 가지고 왔는데 나는 그 사진의 정체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제 친어머니 사진인가요?”

“네가 5살 때 찍은 사진이야. 처음으로 인화할 수 있는 마법이 생긴 날이었지. 어때? 너와 닮았지??”


나는 리우리케에게 받은 사진을 자세히 살폈다. 환하게 웃는 사진 속의 모녀는 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내 본모습과 흡사할 정도로 닮은 친 어머니, 엘루미아 씨는 정말 아름다웠다. 내 마음속으로 외모 1 순위라 생각했던 프시케 언니보다도 더, 사진 속의 어머니는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검은 머리,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눈동자, 오뚝한 코, 심지어 입술모양까지 나와 똑같았다.


“닮았네요... 미치도록 닮았어요.”


눈시울이 붉어지려는 걸 가까스로 막았다. 남의 앞에서 펑펑 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참아야 했다. 리우리케는 그런 내 얼굴을 보며 나를 안아 주었다. 그녀가 작은 탓에 내 품에 안긴 모양새가 되었지만, 그 누구도 개의치 않았다. 나를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이 여기, 한 사람 있다는 것에 고마웠다. 나는 처음으로 벅차오르는 눈물을 막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두 눈이 퉁퉁 부울 때까지.


***


부끄러운 일은 이제 잊자. 내가 말한 부끄러운 일은... 남 앞에서 눈물을 보인 일이었다. 그 어떤 시련과 고난이 나에게 몰려와도 끝까지 버티겠다는 그 결심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속은 시원하지?”


리우리케는 쿡쿡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분 여기 있어도 괜찮은 걸까? 집안에서 문제 삼지 않을까?


“괜찮아. 어차피 내놓은 자식인데 뭘. 뭐, 붙잡고 싶으면 무릎 꿇고 나한테 싹싹 빌어야 세자와 결혼해줄까 말까 하지. 그 외엔 절대 불가야.”

“만약 하면요?”


리우리케는 약간 고심하는 듯하더니 이내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때는 주군이랑 도망쳐야지.”

“전 도망치지 않을 건데요?”

“내가 하나 예언해줄까? 넌 반드시 도망쳐.”


그것 참 되먹지도 않은 예언이네요. 나는 무시했다.


“전에 내가 말한 충고 기억나? 금발 남자를 조심하라던 충고.”

“왜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거죠?”

“아직 끝나지 않았어. 조심해야 해. 그 남자와 엮이게 되는 순간 너의 미래는 어두워질 테니까.”

리우리케는 악마가 속삭이듯 말했다. 이에 나는 코웃음 치며 대답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는 그만 해요. 제 주변에 금발 남자가 어디에 있다... 한 분 계시네요.”

“세자 저하는 위험한 분이긴 해도 너에게 해를 끼치진 않아. 그거 알아?”


왠지 들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두 귀를 막았다. 이에 리우리케는 내 옆구리를 간지럽히며 장난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 저하는 너를 좋아해.”


젠장할. 역시 이 여자와 함께 있는 건 내 정신 건강에 해로웠다. 하필이면 왜 세자 저하야? 이반도 있는데.


“어라? 정말인데? 미래에 보면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읍읍!”


이쯤에서 장난은 그만! 나는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내 체격이 위에 있으니 리우리케

를 제압하는 일은 어린 아이가 웅얼거리는 것보다 쉬웠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 이야기는 그만 두세요.”


화난 표정으로 말하자 리우리케는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정말이지 리우리케의 말을 들으면 현실로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주 불길한 예감.


***


이반은 수정 구슬을 책상에 두고 방 안에서 하염없이 걸었다. 룸메이트인 케인은 그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벌써 네 시간째 저러고 있었다. 밥도 먹지 않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남의 잠을 방해하는 그의 행동에 도저히 이해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네 시간 만에 물어보았다.


“이반아,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그러고 있는 거냐?”

“...”


이반이 대답하지 않고 계속 왔다 갔다 걷자 케인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베개를 던졌다. 그러자 가뿐히 피해내는 이반. 케인은 헛웃음이 나왔다. 아무리 검술 학과라 해도 고작 퍼스트 클래스에 불과했다. 그런데 자신의 공격을 피한다? 정말이지 대단한 녀석이었다. 뭐, 사학과인 자신이 약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도 물러날 수 없었다.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않겠나? 이번에는 확실한 공격이 필요했다. 이반의 저 행동을 멈출 수 있을 정도의 힘!


“좋아. 물을 뿌리자! 맞으면 정신이라도 차리겠지.”


카나폰 패거리의 자존심을 걸고 화장실에 물 한 바가지를 떠온 케인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었다. 이제는 본분마저 잊어버린 그였다. 케인은 뒤에서 달려 나와 젖 먹던 힘을 다해 이반의 몸을 향해 물을 뿌렸다.

첨벙! 촤아아악!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반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었다. 하얀 셔츠가 그의 옷에

쫙 달라붙자 케인은 나지막이 한 마디를 내뱉었다.


“시발.”


여자의 몸도 아니고 남자의 적나라한 근육을 보고 있다니... 케인은 자신의 두 눈을 파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반은 케인의 의도대로 깨어났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보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낙담한 표정을 짓곤 있는 케인에게 물었다.


“선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제가 왜 젖어있는 거죠?”

“하늘이 시기해서 너에게 물벼락을 내린 거다.”

“하하하. 역시 선배는 재미있어요.”

“난 재미없는데. 아무튼! 무슨 일 있냐? 아까부터 멍청한 표정으로 걸어 다녔었잖아.”


이반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게 말이죠... 걱정되는 사람이 있어서요.”

“오호라! 우리 무뚝뚝한 이반에게 사랑이 찾아왔구나!”

“아, 아닙니다. 그건 아니고 그냥 걱정되는 겁니다!”


이반의 목소리가 커지자 케인은 재미있는 건수를 찾았다며 좋아라 했다. 그는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감이 넘치는 어조로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연애하면 케인! 케인하면 연애지! 자, 나에게 다 털어 놓거라. 이 몸이 다 해결해주겠노라! 으하하하하!”


이반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카나폰 패거리의 행동대장인 케인이라는 것이 불행이었다. 이반은 기어가는 목소리 그에게 털어 놓았다.


"저는... 엘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엘렌의 옆에만 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녀가 웃으며 말을 건넬 때마다 미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탑! 여기까지! 그러니까 슈네이도르의 귀염둥이 막내딸인 우리 엘렌을 좋아한다는 거지?"


이반은 케인의 말에서 '우리'라는 단어에 신경쓰였지만, 무시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케인의 질문은 계속되었다.


"카나폰이 가장 아끼는 엘렌을 말이지?"

"그렇습니다."

"후후후. 그럼, 엘렌은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건가?"


갑자기 탐정처럼 변한 케인의 모습에 어리둥절했지만,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다.


"아닙니다. 엘렌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좋아한다고 고백한다면 받아줄지... 잘 모르겠습니다."

"흐음, 하긴 그렇지. 우리 엘렌이 남에게 털어놓는 성격도 아니고... 그렇다고 겉으로 드러내는 것도 아니지. 참으로 어렵군."

"사실 엘렌이 갑자기 퇴학한다고 해서 그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는데...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응? 자네 아직 모르고 있었나? 엘렌이 퇴학하려는 이유를 말이야."

"무슨 이유가 있었습니까?"


그의 다급한 질문에 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읽던 신문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반은 신문을 받아들곤 헤드라인 기사를 읽었다. 이제야 엘렌의 갑작스러운 퇴학 이유를 알게 되었다.


‘큰일이다! 6가문과 왕가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는 날엔...’


테사이르 왕국에 피바람이 몰아칠 것은 당연했다. 이반은 케인에게 신문을 건네주곤 수정 구슬을 들고 방을 뛰쳐나갔다. 케인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수정 구슬로 누군가에게 연락했다. 그 대상은 카나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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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응. 포기할래. +2 17.08.25 191 7 11쪽
» 51화 - 새로운 국면. +2 17.08.16 231 6 10쪽
50 50화 - 너와 판박이야. +4 17.08.15 237 6 11쪽
49 49화 - 서로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하지. 17.08.14 180 6 9쪽
48 48화 - 네 녀석의 머리에 각인시켜 줄 테니. +2 17.08.13 230 6 11쪽
47 47화 -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고! +2 17.08.12 262 5 12쪽
46 46화 - 이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17.08.11 268 5 10쪽
45 45화 - 목숨 값으론 싼 편이지 않습니까? +4 17.08.10 288 4 9쪽
44 44화 - 사인 좀 해줄래? 17.08.09 276 5 9쪽
43 43화 - 엘렌도 많이 변했지. 17.08.08 293 6 11쪽
42 42화 - 직접 겪어보면 알겠지. 위험한지 안 위험한지. +4 17.08.07 276 6 11쪽
41 41화 - 변화가 필요할지 모른다. +2 17.08.06 278 6 11쪽
40 40화 - 자신을 너무 낮추지 마십시오. +6 17.08.05 246 8 12쪽
39 39화 - 제대로 연기했다고 생각했는데 17.08.04 281 5 12쪽
38 38화 - 나중에 알려주었으면 하는구나. 17.08.03 378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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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 도서관에서 생긴 아주 나쁜 일. 17.08.01 458 5 10쪽
35 35화 -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나 보다. +2 17.07.30 412 7 11쪽
34 34화 - 끊을 수 없는 마약이네. +2 17.07.29 407 5 12쪽
33 33화 - 그들의 스케일은 어마어마합니다. 17.07.28 294 5 10쪽
32 32화 - 체벌식이 있겠습니다. 17.07.27 382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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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 아카데미 입학시험 +6 17.07.12 671 8 12쪽
16 16화 - 운명을 정하는 날. +14 17.07.11 837 10 11쪽
15 15화 - 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6 17.07.10 764 9 11쪽
14 14화 - 허황과 당황 사이. +6 17.07.09 734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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