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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네이도르 가문의 막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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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말로링
작품등록일 :
2017.06.29 14:07
최근연재일 :
2017.10.02 12:45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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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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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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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8화 - 아카데미 입학시험

DUMMY

18화 - 아카데미 입학시험


딩동댕동. 딩동댕동. 시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교내에 울려 퍼지자 아리엘과 샤이드는 나에게 행운을 빌어주었다. 혼자가 된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자 5, 남자 15. 참 성비가 불균형하다. 세상의 반은 여자라 했는데 이제보니 그것도 아닌가 보다. 생각해보니 이 상황이 이해는 된다. 씁쓸하지만 말이다. 특히나 내 또래의 평민 여자들은 결혼을 할 시기니 안타까웠다.


몇몇 남자들은 30대로 보이는데 아카데미 입학시험은 40살까지 지원할 수 있다. 실제 재수생을 보니 저 분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 모든 수험생들은 그쪽으로 시선을 쏠렸다. 내 시선도 자연스레 갔다. 감독관은 남자였다. 그는 우리의 시선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교단에 섰다. 그리고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잠시 후, 시험이 시작되오니 모든 수험생들은 책상 위를 깨끗하게 해주십시오. 규정은 다 숙지해오셨습니까?”

“네!”


목소리 한 번 우렁차다. 아마 몇 번을 시험 친 사람도 있겠지. 금발의 안경잡이는 살짝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다들 기운이 넘치시는군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의 시험 감독을 맡게 된 세컨드 클래스, 마법 학과에 재학 중인 클레오입니다. 귀족분들도 계시오나 아카데미에서만큼은 여러분의 선배가 될 수 있으니 제 얼굴 잘 봐주시길 바랍니다.”

“오오오오!”


솔직히 놀랐다. 마법은 재능의 영역으로 평민은 절대 불가능한 학문으로 알려져 있었다. 가끔 몇몇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 대부분은 퍼스크 클래스를 넘지 못하고 대부분 스스로 자퇴했다. 그런데 그 고비를 넘고 세컨드 클래스에 진학하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여기저기서 혼담이 들어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마력서클을 만들어야 하지만. 그래도 써드 클래스만 나와도 귀족 세계에서는 인정해주니 더 버티면 준귀족이 될 수 있었다. 물론, 계승은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하하하. 부끄럽네요. 자, 이제 필기구를 제외한 모든 책을 집어넣어 주십시오.”

“손수건도 넣어야 하나요?”


한 소녀가 손을 번쩍 들고 질문했다. 아마, 이 시험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는데 내 손모가지를 걸겠다. 클레오는 빙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음, 마음이 넓은 사람이군. 다른 시험 감독관이었다면 귀찮은 표정을 지었을 터였다. 언니들이 말해준 바로는 시험 감독관에게 시험에 관한 질문이나 사적인 질문을 하면 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겠다. 어라? 같은 세컨드 클래스니 어쩌면 다프네 누님이나 친척들이 알 수도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첫 교시는 법학입니다. 시험 시간은 1 시간입니다. 준비되셨으면 앞사람은 시험지를 돌려주십시오. 아직 펼치시면 안 됩니다.”


그의 말에 교실 분위기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이제야 시험을 본다는 사실이 실감 나는 듯했다. 나는 숨을 고르고 시험지를 받았다. 표지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시작합니다.”


나는 재빠르게 종이를 넘겼다. 그런데 어째... 법학이 이렇게 쉬웠나? 술술 아주 잘 풀린다.


***


술술 풀리는 건 법학만이 아니었다. 사학을 비롯하여 행정과 정치도 막힘없이 가뿐하게 풀어나갔기 때문이다. 프시케 언니의 족집게 강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다 풀고 기지개까지 켰다. 다른 사람들은 끙끙 앓고 있었다. 이게 이렇게 어려운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무심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검토했다. 클레오는 나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수고했다고 격려하는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보고 있으니 기분은 좋았다. 시간이 흘러 클레오가 입을 열었다.


“마지막 시험까지 5분 남았습니다. 서둘러 주십시오.”


아이고 졸립니다. 며칠 째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눈이 저절로 감긴다. 집에 가면 내일 점심때까지 푹 자야겠다. 참고로 결과는 내일 저녁에 나온다.


“시험이 종료되었습니다. 수험생들은 머리에 손을 올려주십시오. 맨 뒤에 계신 분은 수험생들의 시험지를 걷어와 주십시오.”


젠장! 나는 맨 뒷자리에 앉은 탓에 팔자에도 없는 시험지 걷기에 당첨되었다. 나는 남자 놈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시험지를 걷었다. 슬쩍 녀석들의 답을 봤는데... 내년에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올해는 글러 먹었다.


“수고하셨습니다. 강의실을 나가도 좋습니다.”


시험지를 확인한 클레오는 웃으며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시험도 개판으로 본 놈들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나는 수고한 내 팔목을 돌리며 강의실을 나가려고 했으나 누군가 나를 붙잡았다.


“얘, 너 귀족이지?”


아까 그 손수건 소녀다. 갈색 머리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아이였다. 그냥 귀엽게 생겼다. 그런데 넌 왜 초면에 반말하니?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입니까?”

“왠지 그럴 것 같았어. 반가워! 나는 하르페닌 가문의 에스텔 R 하르페닌이야. 넌 어디 가문이니?”


오. 하르페닌 가문이면 6가문의 명성에는 살짝 못 미치나 그 자리를 넘보고 있는 가문이었다. 작위는 자작으로 우리 영지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최남단이라 보면 된다. 하르페닌 가문이 유명한 건 바로 보석광산과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조화로운 조합은 아니지만, 우리 왕국에서 유일한 바다를 가진 영지로 여름에는 귀족들의 휴양지로 유명했다. 전에 다프네 누님이 친구들과 여행으로 다녀와서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아 참! 나도 소개를 해야지.


“저는 엘렌 S 슈네이도르입니다.”


내 말에 강의실을 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에스텔이란 소녀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얼굴엔 홍조를 띠고 있었다.


“저, 정말 슈네이도르 가문이야? 정말?”


얘가 왜 이러는 거지? 우리 가문이 유명하긴 해도 귀족이 놀라는 건 이상한데?


“그렇습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그렇다면! 네가 바로 은발의 마녀인 프시케님과 사교계의 아이돌 다프네님의 동생?”


음, 생각해보니 유명한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었구나. 그래서 이 아이가 놀란 거였어.


“네. 두 분이 바로 제 언니입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의실 안과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오오오오! 야! 슈네이도르 가문이 떴어!”

“뭐라고? 그게 정말이야?”

“어디야? 어디! 나 좀 보자!”


에스텔이란 소녀는 나를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너무 부담스러웠다. 강의실 밖을 보니 수험생들이 몰려들었다. 이거 참 난처하네. 우선 더 몰려들기 전에 이 자리를 벗어나는 게 좋을 듯싶다.


“그럼, 전 이만.”

“엘렌! 우리 친구 할래?”


소녀의 말에 내 머릿속은 전쟁터로 변했다. 장군! 적의 기습공격입니다! 어서 명령을! 이,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가? 수락하거나 거절하셔야 하옵니다! 너무 어려운 선택이구나! 다른 선택지는 없느냐? 보류입니다! 좋다! 나는 보류를 선택하겠다! 생각을 마친 나는 그녀에게 말하려 했으나 이미 상황은 종료된 후였다. 에스텔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흑흑흑. 너무 기뻐. 엘렌과 친구를 맺다니. 나 너무 기뻐! 흑흑흑.”


아니! 갑자기 왜 우는 거냐고? 그깟 친구가 되는 게 이렇게 울 정도야? 아니지! 난 아직 대답하지 않았다구! 이러다 내 드레스에 다 젖겠네... 제발 떨어져 줄래? 하지만 나는 이 아이의 악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설마하니 육체파인 모양이다. 그래도 키는 내가 훨씬 커서 에스텔이 내 품에 안긴 상황이었다. 한때는 남자였으니까. 우스꽝스러운 모양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내 표정은? 전혀 관리가 안 된다. 어쩔 줄 모르는 똥 마려운 강아지가 된 듯하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그녀에게 말했다.


“으음, 에스텔 양? 내가 움직일 수 있게 해줄래요?”

“미안해. 내가 감정에 복받쳐서...”


아이고 아무도 없는 길 위에 혼자 놓인 새끼 고양이 같구나. 내가 보류한다고 말하면 또 울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지. 세 번째... 아니지 세자는 제외하자. 두 번째 친구로 임명해주마.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조, 조건이 뭔데?”


그러자 에스텔은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거절할까봐 무서운 모양이다. 그런데 왜 자꾸 반말인지 모르겠다.


“에스텔 양이 아카데미에 합격한다면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반대면 그냥 아무 사이도 아닌 거죠. 어때요?”


이 정도면 나름 괜찮은 조건이었다. 에스텔은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대답했다.


“응! 나 아카데미에 꼭 합격할게!”


이미 시험은 끝났지만, 소녀의 희망을 꺾어주기엔 내 마음이 너무 여렸다. 그나저나 여기를 어떻게 빠져나간다? 마치 유랑 악단의 공연하는 원숭이가 되었으니... 클레오가 나갈 때, 같이 나갈까나.


“같이 나가시겠습니까?”


클레오는 내 눈빛을 보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의 호의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수험생 여러분, 시험지입니다. 시험지요. 이 시험지가 찢어지는 날엔 여러분들은 내년에 또 오셔야 합니다. 자, 비켜주세요.”


정말 무서운 협박이다. 그런데 이 협박이 정말 잘 먹혔다. 내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수험생들이 바다가 갈라진 것처럼 복도 벽에 달라붙었다. 클레오는 쿡쿡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가시죠.”


에스텔은 내 손을 놓치지 않으려 꼭 잡았다. 이러니 정말 친구가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우리는 클레오의 안내를 받으며 무사히 1 층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내가 돌아가도 좋다고 해도 어차피 가는 길이니 괜찮다고 했다.


“감사했습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그 유명한 슈네이도르 가문의 막내를 볼 수 있게 되어 영광이죠.”


내가 유명하다고?


“맞아! 너 엄청 유명하다고! 공작부인 파티에 갔던 분들이 다 네 얘기를 하고 다녀서!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에스텔의 말에 그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나... 공작부인의 파티는 플러스 요인이 하나도 없다. 죄다 마이너스 오브 마이너스다.


“엘렌 양, 한 가지 부탁해도 됩니까?”


클레오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리한 부탁이 아니라면 들어줄 요량이었다. 이곳까지 안내해준 보답을 해야지. 허락이 떨어지자 클레오는 바지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 봉투를 받곤 그에게 물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그러자 클레오는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사실, 엘렌 양의 시험 감독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오래전부터 준비했습니다.”

“준비요?”

“네. 다프네 양에게 전달해주시면 됩니다.”


오호라. 연애편지로구먼! 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눈치는 정말 빠르다.


“아, 아닙니다! 그, 그냥 편지입니다. 편지. 하하하.”

“잘 전달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저 멀끔하게 생긴 청년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후, 다프네 언니에게도 봄이 오는구나. 그런데 신분 차이는 클 텐데 말이야. 좋은 기대는 하지 않은 편이 좋을 것 같다. 클레오가 가고 이제 나도 집으로... 그런데 내 손을 놓지 않는 아이가 있었으니.


“엘렌! 내 숙소가 있는데 거기서 같이 저녁 먹자! 응? 같이 먹자앙!”


새끼 고양이가 재롱을 피우는 듯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을 것 같았지만, 아쉽게도 나에겐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매우 피곤한 상태라 더 말할 힘도 없다.


“엘렌 아가씨, 잘 보고 오셨어요?”


나를 구원해줄 천사께서 강림하셨다. 아리엘 제때 와줬구나!


“그런데 이 아가씨는 누구시죠?”

“난 엘렌의 친구 에스텔이라고 해.”


그러자 정말 놀란 표정을 짓는 아리엘. 나와 에스텔을 번갈아 보는데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아리엘, 그 정도까지는 아니잖아.


“죄송합니다. 제가 살짝 충격을 받아서... 에스텔 아가씨, 엘렌 아가씨를 잘 부탁드립니다!”


아니 네가 뭔데 나를 부탁해? 그런데 그걸 또 받아주는 에스텔이었다.


“나에게 맡기라구! 엘렌은 내 베프니까 말이야!”


우리가 언제부터 베프였죠? 이제 만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나는 이 새끼 고양이를 어떻게 할지 고민되었다. 아니지 악마견이라 불리는 비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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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 끊을 수 없는 마약이네. +2 17.07.29 40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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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 체벌식이 있겠습니다. 17.07.27 380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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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화 - 아카데미 입학시험 +6 17.07.13 629 10 13쪽
17 17화 - 아카데미 입학시험 +6 17.07.12 671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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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 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6 17.07.10 763 9 11쪽
14 14화 - 허황과 당황 사이. +6 17.07.09 734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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