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30,174
추천수 :
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5.26 20:51
조회
5,634
추천
86
글자
8쪽

기만(3)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

“무슨 일이오?”

나름 공손한 편인 말을 꺼내자 자신의 앞에 있는 중년의 대머리가 말했다.

“가주는 있는가?”

가주가 있느냐는 말에 백여산이 이 자들의 의도를 알았다.

“그것이 왜 궁금하오? 혹시 오늘 만나기로 약속이라도 했소?”

백여산의 말에 옆의 다른 거한이 외쳤다.

“네 이놈! 어르신의 말에 대답이나 하거라!”

“넌 아가리 다물고. 가주는 아무런 약속 없이 만날 수 없소.”

약속 없이 만날 수 없다는 말은 축객령이었지만 대머리 중년인은 즐거운 듯 말했다.

“약속을 잡을 수 있다면 만날 수 있나?”

“아직 혼란스러운 때라 그건 어려울 것 같소만.”

자신이 가주이지만 일단은 밝히지 않는 그에게 중년인이 비웃듯 말했다.

“이미 떠난 사람을 어떻게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가?”

이미 전대 가주가 떠난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요?”

“다음 대 가주나 가주의 식솔을 데려오너라. 너 같은 일개 일꾼이 대답할 것이 아니다.”

그 말에 백여산이 그를 보더니 말했다.

“싫은데?”

쾅!

그대로 문을 닫아버린 백여산에게 총관인 한창종이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호랑이가 떠난 곳에는 여우가 주인이라... 별것도 아닌 것들이 모여드는군.”

그 말에 총관 한창종의 얼굴이 굳어졌다.

“벌써 온 것입니까?”

“그래 벌써 왔다.”

당대의 능력있던 가주가 사라지자 이 도시안의 다른 가주 문파들이 이권에 개입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좋습니까?”

방법을 묻는 총관의 질문에 백여산이 그를 보며 말했다.

“힘을 보여야지...”

그 말과 함께 백여산은 가주의 집무실로 향했다.

“크으... 환기는 하고 살지...”

문을 열자 느껴지는 병자의 냄새에 백여산이 투덜거리자 총관 한창종이 슬픈 눈으로 말했다.

“형님에게는 바람조차 몸에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꽁꽁 잠가놔? 이곳에 없이 쉴 때라도 환기는 시켜야지.”

“이미 수십 일 동안 제대로 잠도 주무시지 않고 일하시느라...”

“그래 내가 남의 사정도 모르는 개새끼다. 그치?”

“아! 그게 아니라!”

“알아 장난이다.”

그렇게 잠깐 대화를 나눈 새로운 가주 백여산은 가주 집무실을 돌아보았다.

“창 하나 없나?”

“창.. 말입니까?”

찌르는 병기인 창은 군대와 같은 곳에서 애용되지 무림에서는 주 병기로 그리 많이 사용되는 물건이 아니었다.

물론 무림에는 별의 별 병기들이 다 있고 그런 것들을 쓰는 별의별 자식들이 다 있지만 도나 검처럼 자주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아주 안 쓰이는 물건도 아니었지만 순수하게 창술을 쓰는 자는 의외로 보기 힘들었다.

“찾아 보겠습니다!”

총관이 가문에 창 한 자루 있는지도 모르는 것을 보면 한창종에게 가주를 맡기지 않은 전대 놈이 잘 선택하기는 한 것 같다.

그는 총관 이상의 자질이 없는 인간이었다.

그렇게 잠시 후가 지나자 한창종이 다가오며 말했다.

“후욱.. 창은... 후욱.. 없습니다. 후욱.. 대신 검이나 도는 여러 자루 있는데.. 그것이라도.. 후욱.. 가져올까요?”

검과 도는 몇 자루 있다는 말에 백여산이 몸을 돌렸다.

“검은 놓기로 한지 오래됐어.”

“그럼 도는...”

“그런 거 안 좋아해. 결국 맨몸으로 가야하는군.”


맨몸으로 밖의 인물들을 상대한다는 말에 총관 한창종이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언제는 괜찮은 삶이었나.”

맨몸으로 가야겠다고 말 한지 반 시진이 넘게 지났지만 백여산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추상단에서 상단주가 왔습니다.”

“꺼지라고 그래.”

“왕준파에서 문주가 직접 왔습니다.”

“안 본다고 그래.”

“결검문에서 문주가..”

“볼 이유 없다고 그래”

연속으로 보지 않겠다는 말에 총관 한창종이 걱정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그렇게 이 성의 모든 세력을 적으로 돌리시면..”

“적으로 돌린다고? 애초에 죽은 시체를 뜯어먹으러 온 까마귀 아니면 산짐승 같은 놈들이야. 그런 것들이 적이 아니면 무엇인가? 이곳에 온 놈 중에 아군 따위는 없는 거다.”

그의 말에 총관 한찬종이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세가를 운영하실 것인지...”

“간단하다. 모두 아래로 두는 것이지 아래로 가지 않으면 목을 부러뜨리고 꺾는다. 그러면 다른 놈들은 따라오게 되어있어.”

“과연 그자들이 저희 가문의 아래로 올까요?”

“강자지존... 약한 것은 고개를 들어 올리는 것조차 죄가 되는 법이다. 그리고 머리를 내린 것들에게는 보상을 주면 되면 끝이지.”

“예..?”

“아 그냥 그런 말이 있다고.”

천마신교의 핵심 교리지만 한창종은 크게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한수련 그 아이는 뭐하고...”

무언가 말을 하려던 백여산에게 한창종이 그녀의 상태를 말했다.

“그게... 잠에든 것 같으나.. 아직 상태가...”

“데려와.”

“예?”

“안 자고 있어 그러니까 데려오라고.”

한수련은 자고 있지 않았다.

그저 침대에 누워 울고 있을 뿐이었다.

백여산의 명령에 한창종이 머뭇거렸다.

“그래도 아비를 잃은 아이인데...”

“그래서 가문 말아먹을 거야? 아비가 죽었다고? 세상은 누가 죽어도 굴러가.”

백여산의 말에 총관 한창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 말을 하고 일각이 지나자 한수련이 왔다.

눈가가 붓고 얼굴이 붉은 것을 보니 여간 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잘 쉬었더냐?”

백여산의 물음에 한수련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은 휴식이었습니다.”

“그럼 다행이고.”

“그런데 무엇 때문에 부르신 것인지..?”

자신을 부른 이유를 묻자 백여산이 그녀 대신 정문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슬슬 때가 됐는데...”

“무슨.. 때 말입니까?”

“폭발할 때.”

그 말이 끝나자 한씨세가의 정문의 나무가 터지듯 부서졌다.

콰아앙!

“가주는 나오라!”

가주를 부르는 인물은 근육이 꽤 붙어있는 검수였다.

“봐봐 주인이 뒤진 줄 아니까. 벌써 터지잖아.”

그 말과 함께 백여산이 앞으로 나섰다.

“무슨 소란인가?”

검수에게 소란의 이유를 묻자 검수는 검을 뽑아 백여산에게 겨누며 말했다.

“너 같은 잡졸에게 할 말이 아니다. 가주를 불러라.”

“잡졸이라. 어릴 적 말고는 들은 적 없는 호칭이군. 그래 가주 여기있다. 무슨 용무로 이런 무례한 짓을 저지른 것인가?”

자신을 가리키며 가주임을 말하자 검수의 눈이 커졌다.

“네가? 가주?”

“전대 가주가 나에게 가주의 직을 맡겼으니 이제 내가 이 한씨세가의 가주다.”

“크흠.. 그런가... 실례했군.”

한씨세가의 가주란 말에 검수가 검을 집어넣으려 했다.

“넣지 마. 죽어.”

순간 검수가 검을 넣으려는 움직임이 거꾸로 되돌리듯 다시 검을 뽑았다.

스윽!

“후욱.. 후욱... 이.. 이 무슨...?”

단순한 말이었지만 듣는 순간 심장이 급하게 뛰며 온몸에 피를 보내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피를 보내는 심장의 움직임에 폐가 더 많은 숨을 필요로 했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행동으로 반응했다.

몸자체가 본능적으로 반응할 만큼 백여산의 말은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렇기에 자신들을 보는 이들 앞에서 백여산이 입을 열었다.

“시체를 뜯어먹으려는 까마귀들이 이리 모여 있다니 덕분에 말을 하기에는 편하겠군. 모두 귀파고 잘 들어라.”

그 말과 함께 백여산이 한수련을 보았다.

“나는 가주직을 그만두고 한수련 이 아이에게 가주직을 맡기겠다. 그러니 새로운 가주에게 예를 갖추도록.”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은퇴무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새 시작(1) +4 23.06.02 5,658 79 7쪽
18 기만(5) +5 23.05.31 5,431 81 8쪽
17 기만(4) +3 23.05.29 5,533 79 8쪽
» 기만(3) +4 23.05.26 5,635 86 8쪽
15 기만(2) +2 23.05.24 5,856 84 9쪽
14 기만(1) +7 23.05.22 6,029 85 6쪽
13 만남(6) +3 23.05.21 6,048 87 6쪽
12 만남(5) +4 23.05.19 6,198 89 9쪽
11 만남(4) +3 23.05.16 6,584 90 7쪽
10 만남(3) +6 23.05.16 6,633 96 8쪽
9 만남(2) +5 23.05.14 6,870 97 9쪽
8 만남(1) +2 23.05.08 7,574 99 10쪽
7 은퇴(7) +5 23.05.07 7,629 100 10쪽
6 은퇴(6) +2 23.05.06 7,397 105 10쪽
5 은퇴(5) +6 23.05.05 7,797 111 11쪽
4 은퇴(4) +7 23.05.05 8,377 107 11쪽
3 은퇴(3) +10 23.05.03 9,352 113 11쪽
2 은퇴(2) +2 23.05.02 10,384 121 11쪽
1 은퇴(1) +8 23.05.01 14,476 13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