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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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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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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5.08 18:18
조회
7,574
추천
99
글자
10쪽

만남(1)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

8화

만남(1)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시체란 것은 생명활동이 멈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 개체의 생명활동이 멈춘 것이지 그 안의 것들은 아직도 여전히 살아서 무언가를 먹고 내뱉는다.

그 과정을 사람들은 부패한다고 표현한다.

“어으으... 냄새.”

백여산의 말에 한수련이 조심스레 말했다.

“거의 다 도착했어요.”

산전수전 모든 것을 다 겪은 백여산이지만 시체가 부패하는 냄새는 참기 힘들었다.

아니 참기 힘든 것이 아니라 굳이 맡을 필요가 없는 냄새를 맡는다는 것이 별로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점점 부풀어 오르는 시체들의 냄새는 군침을 싹 마르게 했고 그것을 한씨세가의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세가의 사람이었지만... 이건 참기 좀 힘들군요.”

부패한 시체의 냄새가 몸에 배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고 많은 사람들이 그리 달갑지 않게 여겼다.

“조금만 참아 주시면 안될까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조금..”

“최대한 빨리 가도록 하지요.”

한수련의 말에 다들 참겠다는 의사표현을 했지만 백여산은 한숨을 쉬었다.

“망자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사람임을 느끼게 하지 그렇지만 이건 역시 아니야.”

백여산의 불만에한 한수련이 한숨을 쉬었다.

“쉬지 않고 가면 삼 일 내로 도착할 수 있어요.”

“그 삼 일 동안이 별로 즐겁지는 않을 것 같구나.”

그렇게 반쯤 한수련의 억지로 시체를 끌고가자 작은 도시가 나타났다.

“우욱.. 무엇을 싣고 오신 것입니까?”

시체의 부패한 냄새가 멀리 퍼지는 탓에 경비병 조차 반쯤 구역질을 하며 말하자 한수련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희들을 위해서 희생한 사람들의 시신이에요.”

“그런 것을 도시 안으로 들일 수는 없습니다.”

“왜죠?!”

“부패한 시체는 전염병은 물론이고 안에 들였다가는 많은 문제가 생깁니다. 마을 밖에서 적당히 묻고 오십시오.”

경비병의 말에 한수련이 곤란한 듯 표정을 지었고 백여산을 바라보았다.

“나라고 뭘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애초에 난 찬성하는 쪽이 아니었다. 밖에다가 적당히 해치우고 가자꾸나.”

백여산의 말에 한수련이 마을 밖의 무덤 터를 향했다.짐마차에 싣은 시체들 덕에 짐마차에는 악취가 배었고 그 위에 장작을 얹었다.

“부디 고이 잠드시고. 남은 가족들...”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백여산이 횃불을 던지며 말했다.

“이런 것은 빨리 끝내는 것이 나아.”

“앗!”

화르륵!

순식간에 불이 붙기 시작했고 부패한 시체들이 빠르게 타 들어가고 있었다.

“아직.. 말하는 중이었는데...”

그녀가 작게 불만을 표하자 백여산이 주변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주변 사람 얼굴 좀 보고 살아라, 다들 피곤해 보이지 않느냐?”

백여산의 말대로 다른 표사들과 마부들은 몹시 피곤한 얼굴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동안 동료를 잃은 것은 가슴이 아프지만 그것과 노숙과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식사는 별개였다.

마음은 체력에서 쉽게 나온다.

체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상대의 애도를 표하는 마음은 그리 나오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군요...”

주변사람들의 안도의 표정을 본 한수련은 시체를 보며 말했다.

“그래도 뼛가루는..”

한수련의 말에 백여산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이만 돌아가라.”

“네?”

“뒷처리는 내가 할 것이니 피곤한 사람들 그만 붙잡고 돌아가라고.”

백여산의 말에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건 올바른 것이...”

“올바르고 나발이고 죽은 사람보다 산사람이 그리고 멀쩡한 사람보다 피곤한 사람들이 먼저 아니냐?”

그의 말에는 틀린 것이 없었기에 한수련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세가의 인원들과 이내 도시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다 갔다. 이제 나와도 된다.”

백여산의 말에 무덤의 한구석에서 그림자 하나가 솟아오르듯 나왔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전부.”

백여산의 말에 상대가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

“이리 쉽게 들킬 것이 아닌데.”

“나 정도 되는 인간이니 쉽게 들킨 것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하하 자부심이라 내가 누군지 알고 하는 소리이냐?”

상대의 말에 백여산이 그자를 보며 말했다.

“누군지는 모르지 하지만 나는 계집이 남자 흉내내는 것은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 수요는 있다만 나는 아니란 말이다.”

백여산의 말에 그자 아니 그 여인이 흠칫하며 말했다.

“내가 여인인 것을 알았다?”

“그렇게 티가 나는데 모르는 것이 등신 아니더냐? 얼굴은 가렸지만 선이 곱고 가슴은 붕대로 감았지만 크기를 감출 수 없고 목소리는 거칠게 하는 듯 하나 성대에 부담이 가는 것이 훤히 느껴지는데 이걸 모르는데 등신이지.”

백여산의 말에 여인이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크.. 크흠! 들켰다니 어쩔 수 없네요.”

“그래. 이런 곳에서 뭔 짓을 하는 거냐?”

“말해야 하나요?”

“아니 그냥 말하지 말고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백여산의 노골적인 말에 여인이 얼굴을 가린 상태로 말했다.

“이거 피에 미친놈 아니야.”

“다들 그렇게 말하더군. 하지만 사지가 하나씩 찢길 때는 이럴 줄 몰랐다고 대부분이 그러던데 자네는 어떨까?”

백여산의 살기에 여인이 슬쩍 뒤로 빠지려 하며 말했다.

“우리가 그렇게 싸울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에요...”

“싸우는 것도 급이 맞을 경우에나 할 수 있는 것이지 아닌가? 도굴꾼?”

도굴꾼이라는 말에 여인이 백여산을 보며 말했다.

“도굴꾼이라뇨. 명백히 별호가 있는 강호 백대 고수안에 있는 인물이라고요.”

“강호 백대고수. 칭송하는 말은 많았지만, 결국은 만나는 족족 내 손에 뒤졌지 자네도 그러고 싶나?”

명백한 적의에 여인이 손을 들며 말했다.

“우리... 이야기 좀 할까요?”

그녀의 말에 백여산이 불이 붙은 시체 더미를 보며 말했다.

“저게 다 타기 전까지는 들어주지. 하지만 쓸데없는 짓을 하면 너도 저기에 들어갈 것이다.”

“너무 성질이 안 좋은 것 아니에요?”

“대놓고 훔쳐보는 사람을 그리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말일세. 그래서 왜 여기 있지?”

백여산의 말에 그녀가 얼굴의 가면을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월영신투라고 아세요?”

월영신투

강호의 백대고수를 꼽을 때 무조건 들어가는 인물이었다.

이는 수십 아니 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 되었는데 그것은 월영신투가 화경 같은 반로환동을 하는 무인이 아니라 하나의 별호를 이어받는 이였기 때문이었다.

물건을 훔치는 실력이 달의 그림자같이 기묘하다 붙여진 그 별호는 한 명이 아닌 여러 인물이라는 설부터 계승되는 직책이라는 설 까지 다양했다.

“월영신투... 벌써 계승되었나?”

“전대의 분을 아세요?”

“그래 내가 한번 살려준 적이 있지.”

전대의 월영신투를 한번 살려준 적이 있다는 말에 당대의 월영신투가 그를 보며 말했다.

“어떤 일이었죠?”

“예전에 신교의 장로중 하나인 광혈귀의 속옷을 훔쳐 가지 않았나?”

“아.. 그런 적이 있었죠.”

“등신같이 속옷 하나 훔치겠다고 들어온 녀석이 들켜 잡히기 전에 시선을 끌어준 적이 있다.”

백여산의 말에 월영신투가 놀란 듯이 말했다.

“아! 그때의 은인이 당신이었군요!”

그녀의 말에 백여산이 그를 보며 말했다.

“광혈귀 그 얼간이가 병신같이 계집의 속옷을 입는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지. 나름 재밌는 사건이었네.”

백여산의 감흥에 당대의 월영신투가 즐거운 듯 말했다.

“이거 조부님의 은인이셨네요. 만나서 반가워요.”

“조부? 아비는 영 재능이 없었나보군.”

당대 월영신투가 전대의 아들이 아닌 손녀가 한다는 것을 보면 아비의 재능이 없다는 것은 틀린말이 아니었다.

도둑이라는 것은 그것도 월영신투급 정도 되는 도둑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하하.. 그렇죠. 다만! 제 대에 이르러 그 재능이 꽃피웠으니 이 어찌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녀의 당당한 말에 백여산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여기는 뭔 일이냐?”

“월영신투가 나타났으면 뭘 하겠어요? 물건을 훔치는 것이죠!”

그녀의 당당한 말에 백여산이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서?”

“네!”

“뭘?”

“비밀!”

“팔 하나가 없어도 말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지.”

“말할게요.”

말한다는 그녀는 백여산에게 슬며시 다가가 말했다.

“하북팽가의 비밀 무공이 담겨있는 물건을 이곳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요!” 월영신투의 말에 백여산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함의 형태로 되어있는 것?”

“네네!”

“분해해서 다시 조립하면 되는 것?”

“네!”

“그거 없다.”

“네?”

“그거 팽가 놈들이 회수했다고.”

월영신투가 말하는 비급이 담긴 물건은 한수련이 가지고 있던 함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그 난리를 친 것이군.”

“여기에.. 없다고요?”

“그래 팽가놈들이 회수해갔다.”

하북팽가가 이미 회수했다는 말에 월영신투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거 곤란한데..”

“안타깝게 됐구나.”

“여기까지 와서 일이 어그러지다니. 기분이 영 좋지는 않네요.”

“어쩌겠느냐? 이미 가져간 것을.”

이미 물건이 없어졌다는 것을 안 월영신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여기 한씨세가에서 뭐라도 훔쳐야겠네요.”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다들 신나는 월요일이에요! 저는 일하다가 인대 늘어난 곳에 염증나서 앓고 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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