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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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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32

작성
23.05.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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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만남(2)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그래서 뭘 훔친다고.”

“여기 가주의 목이요.”

“뭐?”

“가주의 목 정도는 가져가야. 체면이 서죠.”

그녀의 말에 백여산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언제부터 월영신투가 살수가 되었나?”

“그런 적은 없지요. 월영신투는 도둑이에요. 하지만 훔치는 물건 중에 사람 목숨이 없으리란 법은 없잖아요?”

사람의 목숨을 훔친다는 말에 백여산이 한숨을 쉬었다.

“그만 포기하고 돌아가라.”

돌아가라는 백여산의 말에도 월영신투는 굳건하게 말했다.

“안돼요! 여기까지 왔으니 뭐라도 하나...”

“그냥. 가라고.”

그 순간 사방이 얼어붙는 감각에 월영신투가 멈칫했다.

“괜히 불쌍한 꼬맹이 아비 없는 자식 만들지 말고 그냥 가라고.”

백여산의 말이 끝나는 순간 함께 얼어붙는 감각이 사라졌고 이내 월영신투가 막혔던 숨을 작게 내뱉었다.

“하아..하아..”

순수하게 살기로 상대의 숨을 막아내었다.

조금 더 이 시간이 지속되었다면 그녀가 아무리 강호의 백대고수인 월영신투라도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분한 경고에 위협까지 되는 말에 백여산이 물었다.

“경고는 이 정도면 됐나?”

“충분해요. 이거 많이 위험하네요.”

“그래도 선대의 정이 있어서 말로 해주는 것이다.”

보통의 일이었다면 바로 목을 부러뜨리고 저 시체 더미에 넣는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자신의 앞에서 불타고 있는 시체들을 보며 자신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다행히 여긴 월영신투는 백여산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그건 감사해요.”

월영신투의 감사와 함께 백여산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경고는 했으니 할 일 없으면 떠나라.”

“여기 잠시 머물 예정인데요?”

“뭔 짓 하려고?”

“그냥.. 좀 구경이요? 돈도 좀 벌고?”

알 듯 모를듯한 그녀의 말에 백여산은 다 타가는 시체더미를 보며 말했다.

“마음대로 해라.”

“물론이죠. 월영신투는 원래 제멋대로 하는 인간이에요.”

그 말과 함께 그녀가 흐릿하게 사라지려 하는 순간이었다.

텁!

자신의 손목이 잡힌 월영신투는 순간 백여산을 보며 말했다.

“무슨.. 용무라도..?”

“이거 시체 좀 같이 치우자.”

타닥..

부패가 시체가 모두 타고 뼛가루만이 남았으나 백여산 혼자 치우기에는 양이 좀 많았다.

한두명도 아니고 수십의 시체이다 보니 수습하기 벅찼다.

“싫은데요?”

“예전에 한번 도와줬잖아. 그 신교에서 말이야.”

“그건 우리 조부님에게 말하세요. 저는 그때와는 다른 월영신투라서요.”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가 뭔데요.”

“지금 이렇게 뜨거운 밤을 보내는 사이이지 않나?"

"제발 시집도 안 간 처녀에게 그런 끔찍한 농담은 하지 마세요."

"미안... 그래도 우리가 보통 사이는 아니잖니..”

백여산의 간절한 눈빛에 월영신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조금만 도와드릴게요.”

그 말과 함께 월영신투는 장갑을 끼더니 이내 뼛조각 등을 잡았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왜 죽었대요?”

“네가 노리던 그 함을 팽가에서 살인멸구하며 뺏으려 했거든 그래서 죽었지.”

“이야. 정파치고는 굉장히 대담하고 굉장히 사악하네요. 그런데 남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살인멸구는 실패했네요!”

“그때 내가 지나가던 길이었거든. 괜히 사람 죽는 것이 찝찝해서 구해줬지.”

백여산이 지나가던 김에 구해줬다는 말에 월영신투가 웃으며 말했다.

“무슨 책 속 이야기 같네요. 악당들을 마침 지나가던 고수가 해치워 준다. 이런 이야기 좋아해요. 좀 더 해주세요.”

“팽가놈들은 함을 노리고 있었고 뭐더라? 팽효윤?”

“아 팽가의 금지옥엽이요?”

“그래 그년하고 팽윤? 그놈들이 꾸민 짓이더라고.”

“팽윤이면 도군(刀君)이네요. 그런 인간이 이렇게 끼어들다니 대단한 물건이었나 봐요. 쯧 내가 좀 더 먼저 나설 것을 그랬네요. 아닌가? 팽가의 일을 성가시기도 한데..”

무슨 대단한 보물에 대해 말하는 것 같자 백여산은 마음에 들지 않는듯 말했다.

“그래봤자 무공이지.”

그래봤자 무공이란 말에 월영신투가 헛웃음을 지었다.

“그래봤자 무공이라는 것에 목숨 거는 인간이 왜 여럿인 줄 줄 아시나요? 그쪽도 결국은그래봤자 무공으로 이렇게 강해진 것이에요. 고수들은 그런 것을 잊어버린단 말이야.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는 말 아시죠?”

월영신투의 말은 장난스럽지만 사실이었다.

무공

초식과 심법을 합친 것은 고수를 만드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무공과 약간의 조언 만으로 고수가 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무공은 강함의 비결이다.

완성도가 낮은 무공으로는 고수가 태어나기 힘든 구조이고 중간에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에 모두가 그 시작의 무공에 집착을 하는 것이다.

시작하면 끝까지 익혀야 하고 버릴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인간도 있었다.

“나는 내 무공 버린 지 오래야.”

“네?”

“처음에 가르쳐 준 것이 별로 좋은 것이 없어서 뜯어고치고 내공도 성질을 바꿔서 완전히 다른 무공으로 바꾸었지.”

“내공의 성질을 바꾼다고요? 그게 가능해요?”

사람의 몸과 심법에 따라 내공의 성질이 결정되거늘 오히려 성질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환골탈태할 때 바꿨지. 몸 싹 다 비워지는 순간 그 틈에 바꿨어.”

스스로 만든 무공으로 환골탈태를 할 때 바꾸었다는 말에 월영신투가 재밌다는 듯 말했다.

“와. 그런 방법도 있었군요. 좀 더 이야기 해주세요.”

“애초에 내공이란 것이 근력을 늘리거나 응집하여 단순히 맞부딪히는 개념에 가깝지.”

“그래서 병기를 휘둘러 서로 쳐내고 빈틈을 노리잖아요.”

“그런데 그 내공에 상성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냐?”

내공에 상성이 있다는 말에 월영신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공은 내공 아니에요? 상성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어요.”

“내가 전에 열양지공 쓰는 놈이 싸우는 것을 봤는데, 내공도 뜨거우면 흩어지더라 높은 열에는 내공의 응집이 약해지는거야.”

고열에 닿으면 내공이 흩어진다는 말에 월영신투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정말요?”

“그래 그걸 보고 생각했지 내공 자체가 상대의 내공을 역으로 갉아 들어간다면 어떨까? 깨끗한 물에 먹물 한 방울 떨어진 것처럼 점점 파고들고 흩어지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지.”

“호오. 흥미로운데요. 그게 정말 가능해요?”

“그러니까 내가 여기 있는 거지. 물론 이게 나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것의 덕을 많이 보기는 했다.”

“이야 고수는 이야기하는 것 보다 숨겨둔 수가 더 있다?”

“그렇지.”

“그런데 조부님의 말에 따르면 자신을 구해준 사람은 마교.. 아 신교의 사람이었다는데 왜 여기 있어요?”

천마신교의 사람이라는 백여산이 왜 여기 있냐는 말에 백여산이 뼛조각을 수습하며 말했다,

“나랑 잘 안 맞더라고 그래서 나왔다.”

“본인이랑 안 맞아서 교를 나왔다고요?”

“그래.”

“그게 가능해요? 들어올 때도 나갈 때도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곳이 거기 아니에요?”

“내가 죽었다고 적당히 둘러내고 나왔지.”

백여산 자신이 죽었다고 둘러댔다는 말에 월영신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신교는 강한 사람이면 살만하지 않나?”

월영신투의 말대로 백여산 정도의 실력자라면 교에서 몹시 좋은 대접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백여산은 그 대다수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였다.

“그것도 경우에 따라서 다르다. 강해도 대접 못 받는 경우도 있고 나 같은 경우는 아예 적성이 안 맞고.”

“적성이라... 은인님의 적성은 뭐에요?”

“나는 뭐 사람 대하고 이야기하는 것?”

“무공이 쓸모 있을 만한 적성은 아니네요.”

“그래서 나왔지.”

결국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천마신교를 나왔다는 말에 월영신투가 재밌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교에서 나와 무엇을 하셨어요? 아! 곤란하면 말 안 하셔도되요. 저도 비밀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거든요.”

“뭐 감출 것도 아니다. 경비무사를 했어. 무림맹에서 몇 년 하고 살았지.”

“경비... 무사요?”

“그래.”

“무림맹에서요?”

“응. 나쁘지 않았지.”

“천마신교의 사람이요?”

“이제는 아니지.”

그 말에 월영신투의 얼굴에 미소가 띄워졌다.

“재밌네요!”

“그러면 다행이고.”

“와. 천마신교의 대단하신분이 무림맹의 경비무사를 했다니 참 신기하고 재밌네요!”

“남에게 떠벌리지는 마라.”

남에게 알려서 좋을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하는 말이었다.

그런 말에 월영신투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월영신투는 입이 무겁다고요!”

“그럼 다행이고.”

“그래도 결국 핵심적인 내용은 비었네요.”

백여산이 누구인지 누구를 죽이고 떠났는지 그녀의 말대로 핵심적인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단서는 있었지만, 그 일과 비슷한 사건이 너무 많았다.

정마대전에서 서로 공멸에 가까운 수준까지 갔기에 살인에 환멸을 느끼고 떠난 이들도 많았으며 알게 모르게 죽은 이들도 많았으며 행방불명이 되어 은거에 들어간 이들도 상당수였다.

그런 이들 중에 백여산이 천마신교의 최후의 호법이자 마지막 보루 종호법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없었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공모전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수중부치입니다. 면목 없지만 잘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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