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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태 님의 서재입니다.

퇴마사 손은수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변광태
작품등록일 :
2022.03.05 10:02
최근연재일 :
2022.04.01 23:1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4,053
추천수 :
149
글자수 :
128,434

작성
22.03.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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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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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의외의 멤버3

DUMMY

6. 의외의 멤버3



나를 웃으며 맞아주는 고객은 분명히 제작사에서 봤던 사람이다.

다시 봐도 확실하다.

그런데 이 법당안에서 봤던 기억이 없다.

혹시 예전 ‘용한당’ 시절의 엄마 따라왔던 어린인가?

아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고객을 관리하던 시절이 아니다.

돈을 긁어 모으기 위해 고가의 부적판매에 열을 올리던 때긴 하지만, 고객들에 대해서 다시 유치하게 위해 애를 쓰거나 하던 때가 아니었다.

그러나 어떤 고객이 용하다는 소문을 내더니 친척, 친구, 동네 지인 할 것 없이 닥치는대로 손님을 끌고 와서 그 때부터 단골 장사의 매력에 대해 깨닫게 된 것이다.


“혹시 저를 아십니까?”


고객은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는 잘 해 봐야 이십대 중반 정도일거 같았다.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얼굴.

내 생각엔 저런 비주얼을 가진 사람은 매일 거울만 봐도 행복하겠다 싶었다.

연신 말없이 나를 보며 싱글생글 웃어주기에 나는 편안하게 녀석의 눈을 바라봤다.


의잉?


또 아무것도 안 보인다.

아직까지 한 번도 이런 경험이 없다.

하다못해 과거만 보이든가, 근미래만 보이든가 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반토막도 아니고 완전히 깨끗하게 동공만 보인건 처음이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제가 그 동안 만나온 무속인들 중에서 도사님이 찐이거든요.”

“허허허. 그리 칭찬을 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조금 찔렸다.

사실, 내가 가진 능력은 어찌보면 과학적으로 과몰입 공감이라고 설명이 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통한 정신분석학자나 심리학자들은 어쩌면 나보다 훨씬 미래에 대한 예측 능력이 뛰어날 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 동안 많이 읽어온 심리학 서적을 간과할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어떤 면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요?”

“제가 그 답입니다.”

“예?”


자꾸만 빙빙 돌리면서 속시원히 말을 하지 않으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뭐가 보여야 말이지.

아니면 이 자식 속 얘기라도 하든가.

연신 웃고만 있으니.

나는 일부러 손목 시계를 봤다.

시간이 없으니 본론부터 하자는 일종의 신호다.


“동업을 하고 싶습니다.”


켁.


이 녀석의 말들 듣다가 목구멍으로 넘기려던 침이 걸려버렸다.


“저랑 말씀이십니까?”

“예. 도사님은 지금부터 훨씬 더 크게 되실 수 있습니다.”“아니 크는 거야 제가 알아서 큰다지만, 제가 굳이 고객님과 무슨 동업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거이거 이 새끼 세무 조사 나온 건가?

아니면, 동종 업계에서 나한테 사람이라도 붙인건가?

전액 현금으로만 받기 때문에 이런 사무실에서 적은 매출로 버티는 걸 보면 이상도 하겠지.

아니지.

이건 나의 소유다.

세를 내는 거라면 몰라도 개인 소유의 사무실인데......


“당신 뭡니까? 우리 법사도 모르게 몰래 들어와서는.”


띠이이 --


[예, 도사님.]

“김민석 법사, 지금 법당안에 있는 고객님 나가시도록 부탁드립니다.”

[네?]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네.]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고객은 나를 보며 싱글생글 웃고만 있었다.

더 이상 말을 이어봤자, 뭔가 진전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남과 동업할 생각이 전혀 없다.

설명할 수 없는 나의 능력과 입담으로도 충분히 해 먹고 살아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굳이 저런 이상한 풋내기 하나가 동업하잔다고 좋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


“우리 법당의 성격과 맞지 않는 고객님이시다. 정중히 입구까지 안내해 드려.”


김민석 법사는 한 때 유도를 했기 때문에 덩치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김민석 법사는 법당에 들어오더니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입모양으로 내게 슬며시 말을 걸었다.


‘왜 그래?’


“왜 그러냐니. 이분 모시고 나가라고.”


‘누구?’


또 입모양만으로 소리없이 내게 물었다.

얼굴에 장난끼라고는 조금도 없이.

나는 눈짓으로 내 앞에서 웃고있는 녀석을 가리키며, 연신 입구쪽으로 눈짓했다.

그제야 제대로 내게 말을 하는 녀석.


“술이 덜 깬 거야?”

“뭐?”

“아니면 비문증 도졌냐? 너 가끔씩 눈에서 벌레 보이는 증세 있잖아. 오후에 안과 예약할까?”

“아니 지금 안과의 문제가 아니고. 아니...아닌데...”


내가 상황 판단을 정확하게 하게 된건, 고객이 앉은 자리에 김민석 법사가 앉으면서다.

마치 홀로그램이 비춰지는 자리에 김민석 법사가 앉는데, 잠시 후 고객은 씨익 웃으며 옆자리로 물러 앉았다.


“그...그런가봐. 안과라도 가봐야 겠네.”

“예약해?”

“아니. 내가 따로 할게. 저녁에 엄마랑 약속도 있고 해서.”

“그래. 조심해.”

“고맙다. 나가서 일 봐.”

“그래.”

“잠깐.”

“왜?”

“혹시 내가 인터폰 하면 바로 와야 한다.”

“그거야 새삼스럽게. 당연하지.”

“고마워. 네가 있어 든든하다.”

“20분 뒤에 고객 도착한다고 하니까 그리 알고. 알지? 지난주에 왔던 초초초 VVIP 여사님이야.”

“아, 그 람보르기니 타고 와서 이중주차 해서 난동 피우고 갔던?”

“난동만 피웠냐? 그날 매출이 장난이 아니었잖아.”

“그랬지. 알았다.”

“수고.”


김민석 법사가 나가고 나서 나는 멍하니 문쪽만 바라봤다.

언젠가 귀신을 보게 된다면 혼비백산하여 기절해 버릴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쉽사리 기절을 하진 못했다.

그렇다고 저 요상한 녀석을 당장 바라볼 용기는 더더욱 없었다.


“능력있는 친구를 두셨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조만간 친구에게 슬픔이 들이닥치겠군요.”

“아니 댁한테 내 친구 어머니 얘기 듣고 싶지 않고.”

“직감하고 계셨구나. 난 어머니라고 말씀드리진 않았는데. 거봐요. 우리가 은근 잘 맞는다니까요. 동업은 이렇게 맞는 사람들이 해야 번영하게 되어 있는 거 아니겠어요?”

“다 됐고. 내가 어찌해서 댁을 볼 수 있지?”

“그건 제가 묻고 싶은 거죠. 제가 보이죠? 확실히?”

“그럼 언제부터야? 나한테 댁이 나타난게?”

“용한당 기억하십니까?”

“기억은 합니다만. 그 때 우리가 자주 봤던가요?”

“거기 입주하기 전에 불이 났었을 겁니다. 그래서 위치에 비해서 저렴했을 거고.”


생각해 보니, 이 사람의 말이 맞긴 했다.

작은 주택가에 있는 3층 빌라였는데, 거기 반지하.

반지하라고는 해도 꽤 괜찮은 입지를 가진 곳이었다.

하지만, 주변 시세에 비해서 반값이하였기에 흔쾌히 입주한 것이다.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제가 거기에서 죽었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았다.

결국 듣고 싶지 않은 말로 확인 사살을 하는 구만.

죽은 자가 왜 내 앞에 나타나서는 이렇게 사람을 곤란하게 하는 건지.

이 자를 보고 알았다.

죽은자에겐 미래가 없기에 과거도 미래도 나타나지 않음을.


“왜 내게 나타나는 겁니까?”

“누군가 나를 알아봐 주길 바라고, 이곳 저곳 점집이나 법당을 수도없이 다녔습니다.”

“제가 아는 스님 한 분을 소개 시켜드릴까요?”

“그 치악산자락에 위치한 곳 말씀이시겠지만, 그 양반도 저를 못 봤습니다.”


이자의 말을 듣자 살짝 배신감이 들었다.

마음 답답하면 한 번씩 찾아가는 스님인데, 분명 자신은 귀신이 보여서 많은 이들을 돕는다고 했는데, 거짓이라니......

나도 나지만 사기꾼 아닌 사람을 찾기가 어렵단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럼 그저 이 사람이 고객님을 봤다고 칩시다. 아무도 못보는데 무슨 수로 동업을 합니까?”

“아킬레스건이 있으시잖아요.”

“글세요. 사람이니까 누구에게나 단점 하나는 있기 마련이지요.”

“모른 척 하시긴.”

“무슨 ......”

“직함이 퇴마사지만, 여태 퇴마를 하신 적은 없으시니까. 어떻게 보면 그것도 사기에 해당하겠죠?”

“퇴마를 하건, 귀신을 불러들이건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합시다. 나도 시간이 무작정 많은 사람은 아니니까.”

“이제야 말이 좀 통하시네.”


말이 통해서라기 보단 녀석이 궁금해졌다.

확실히 귀신이긴하다.

내가 도술이나 귀신을 볼 수 없는 가짜 신점을 친다는 것도 모조리 알고 있고.

그런데 자살 같지는 않고 용한당에서 죽었다 하니 그 사연이 궁금했다.


“얘기가 길어 질거 같으니, 영업 이후에 다시 이야기 합시다.”

“전 언제라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기 계속 계실 겁니까?”

“원하신다면 그래도 상관없지만,”

“아니. 원하지 않습니다. 전 일 할 때 누구한테 방해받는 거 싫어해서.”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그럼 이따 뵙죠.”

“그럼.”


그런 날이 있다.

유난히 사연팔이가 심한 고객들이 많은 날.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답답한데, 하나같이 대성통곡들을 하고 나가는데 그네들이야 속이 뻥뚫렸을지 모르지만, 나는 점점 더 옥죄어 오듯 답답해졌다.

내 직업이 나랑 찰떡인 이유는 이런 저런 남의 일에 관여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

가끔 개막장 집안의 스토릴 들으면 어지간한 드라마 보는 것 보다 더 재밌기도 하니까.

이상하게 오늘은 사연들 하나하나가 부담스러웠다.

온몸이 뭉친 거 같기도 하고.


***


귀신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허상 때문에 괜히 힘들 수도 있단 생각에 김민석법사와 엘레나 윤이 퇴근할 때 같이 따라나갔다.

마침 엄마와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기도 했으니까.


띠이—띠이--


“어, 엄마. 전화도 안 받고. 왜 이렇게 안오셔?”

[엄마, 허리가 아파서 치료 받고 이제 끝났어.]

“갑자기?”

[뭘 들다 삐긋한 거 같아서.]

“내가 지금 갈게.”

[됐어. 늦었는데 뭘 와. 주말에 보자. 아들.]

“그래도......”

[괜히 야간 운전하면 엄마가 더 불안하니까 엄마 말 들어.]

“알았어. 근데 엄마.”

[왜?]

“아니야. 주말에 꼭 찾아뵙는닥구요.”

[싱겁긴. 엄마 큰 일 아니니까 걱정 말어.]

“응.”


뭔가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

혹시 내가 이 녀석과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엄마가 그렇게 되셨나 하는 마음 때문이다.


“저는 아닙니다.”

“으어 깜짝이야.”

“도사님. 그렇게 놀라시면 안되죠.”

“댁이 뭐가 아니라는 겁니까?”

“저는 약속 어겼다고 남한테 피해주고 그런 사람. 아니지 귀신은 아니라는 겁니다.”

“좋습니다. 대체 내게 원하는 게 구체적으로 뭡니까? 돈은 아닐테고.”

“돈은 도사님께서 좋아하시는 거죠.”

“빙빙 돌리지 말고.”

“죽어서 저승을 가든, 환생을 하든 뭐가 돼도 되어야 할 시간이 충분히 지났는데, 나는 그 어떤 곳도 갈 수가 없습니다.”

“......?”

“무엇보다 내가 죽기 전 왜 하필 그런 허름한 빌라에서 불에타 죽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아니 그런걸 원하시면 경찰을 찾아가서 빙의를 하든 뭘 하든 해야지. 저같은 점쟁이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어찌하겠습니까.”

“일단 절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도사님 밖에는 없습니다.”

“그렇다 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리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도사님의 고객 중 하나에게서 무척 익숙한 기운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복수를 해달라는 겁니까?”

“아니요. 진실이 궁금합니다. 왜 내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저승도 이승도 아닌 곳을 떠돌아야만 하는지.”

“그렇다면 제가 얻을 수 있는 건 뭡니까?”

“그 익숙한 기운을 가진 자의 재산 정도면 되겠습니까?”

“그게 누구길래 그렇게 자신있어 하십니까?”

“거보F&C.”


이거이거 그냥 귀신의 한맺힘 정도의 규모라 하기엔 ...

눈 딱 감고 귀신이랑 손 한 번 잡아봐?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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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용한당에서 만난 사람1 22.04.01 59 2 9쪽
28 한 넘어 한6 22.03.31 62 2 9쪽
27 한 넘어 한5 22.03.30 78 1 9쪽
26 한 넘어 한4 22.03.29 77 1 8쪽
25 한 넘어 한3 22.03.27 85 2 9쪽
24 한 넘어 한2 22.03.26 88 2 8쪽
23 한 넘어 한1 22.03.26 87 2 12쪽
22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4 22.03.24 92 3 11쪽
21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3 22.03.23 112 5 12쪽
20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2 22.03.22 100 5 12쪽
19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1 22.03.21 136 4 10쪽
18 사업 재정비3 22.03.20 119 4 10쪽
17 사업 재정비2 22.03.19 119 4 12쪽
16 사업 재정비1 22.03.18 137 5 12쪽
15 석연치 않은 인연3 22.03.17 140 5 10쪽
14 석연치 않은 인연2 22.03.16 133 6 11쪽
13 석연치 않은 인연1 +2 22.03.15 143 7 8쪽
12 잡았다 요놈3 22.03.14 143 6 10쪽
11 잡았다 요놈2 22.03.12 149 7 12쪽
10 잡았다 요놈1 22.03.11 157 8 10쪽
9 나 돌아갈래2 22.03.10 152 8 12쪽
8 나 돌아갈래1 22.03.09 167 7 12쪽
7 의외의 멤버4 22.03.08 174 7 9쪽
» 의외의 멤버3 22.03.08 190 8 12쪽
5 의외의 멤버2 +2 22.03.07 204 8 9쪽
4 의외의 멤버1 22.03.06 217 8 9쪽
3 나는 박수무당이다2 22.03.05 215 9 11쪽
2 나는 박수무당이다1 22.03.05 262 8 12쪽
1 프롤로그 22.03.05 257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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