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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태 님의 서재입니다.

퇴마사 손은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변광태
작품등록일 :
2022.03.05 10:02
최근연재일 :
2022.04.0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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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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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멤버2

DUMMY

5 의외의 멤버2



제작사 사장이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데엔 이유가 있다.

영화와 배우가 아무리 찰떡같이 맞아떨어져도 배우의 사생활이 지저분하면 그 영화 뿐만 아니라 영화에 들어간 막대한 자금과 투자자들과의 신뢰가 한 방에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제작사 사장의 지인 자격으로 드라마 관계자들과의 미팅에 갔던 적이 있다.

그 때, 유명한 배우의 눈을 들여다 보는 순간 똥물을 뒤집어 쓴 것 같은 기분이 든 적이 있다.

워낙 탁했기에 근미래조차 안 보였었다.

당시 배우는 전 연령층으로부터 순수하고 현명한 청년으로 제대로 자리매김 하고 있을 때였다.

이 배우를 발판으로 드라마가 아시아 전역으로 진출을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

나는 거기에 돌려 말을 한 적이 있다.

주인공들이 너무 강하니, 조금만 부드럽게 가는 게 어떻겠냐고.

한 명만 지목하면 대놓고 점쟁이가 잘 나가는 배우 앞길 막는다 소리 들을까봐 일부러 멀리 멀리 돌아서 이야길 했던 것이다.

하지만, 워낙 배우의 이미지가 탄탄했던 탓에 제작사는 그대로 그 배우를 밀고 나갔다.

사전 제작이었기에 거의 제작이 90퍼센트 이상 진행 되었을 때, 일이 터졌다.

사생활이 평소의 이미지에서는 도저히 상상불가능할 정도로 더러웠고, 가족들도 곳곳에 이 배우를 내세워 빚을 지고 갚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미투, 빚투 등 투투 열풍이 불때라, 이 배우는 물론이고 제작사까지 휘청거리는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는데, 지금 제작사의 사장은 알고 있다.

내가 그걸 미리 예견 했음을.

그렇기에 내가 칭찬을 미리 깔아놓을 때는 결코 나의 표정과 제스쳐를 놓치지 않았다가 되묻곤 한다.


“도사님. 저도 도사님이랑 함께 한 시간이 있다보니 도사님 얼굴만 봐도 대충 짐작을 합니다.”

“하하하. 그런가요?”

“지금 올라온 배우들과 사적인 관계도 없고, 막말로 아니다 싶으면 제작 엎고 가는 게 맞다고 보거든요.”


역시 있는 집 자식이라 시원시원했다.

뭔가에 바들바들 매달리지 않는 자세가 마냥 부럽기도 한 사람이다.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제가 조용히 처리하겠습니다.”

“예상하신 대롭니다.”

“하아...”


제작사 사장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 대며 마른 세수를 했다.

나도 말하기 조심스러운게 워낙 배우들의 호흡이나 인지도 등이 환상적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근미래들만 봐서는 작품이 잘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누굽니까?”

“남자 주인공입니다.”

“허허허허허허.”


이번 작품은 누가 봐도 남자 주인공의 힘이 가장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남자 주인공이 애매하다 하니, 허탈할 밖에.


“그대로 데려가면 어떻게 될까요?”

“덩달아 재무조사는 물론이고, 정치권과도 얽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송민수, 그 새끼가 그 정돈가요? 이미지가 그렇게 좋은데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느낌일 뿐이니, 최종적인 결정은 사장님께서 하시는 것이지요.”

“그리 말씀하시는 거 보니, 절대 안되는 거로군요.”


나는 조용히 차를 마셨다.


“다른 배우들은 어떤가요?”

“여자주인공과 남자 조연에게서 시상식을 살짝 엿봤습니다. 그게 어딘지까지는 확실히 보이진 않았구요.”

“고맙습니다.”


제작사 사장은 내게 얇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보통 이 사람에게는 큰 거 한 장을 받는 편이다.

분당 십만원 보다 훨씬 큰 금액이지만, 작품의 사활이 달린 문제이기에 깨끗한 봉투에 한 장을 담아서 내게 당일 지급해 준다.

이런 돈을 은행 계좌타면 부정탄다고 내가 처음부터 못을 박아준 덕이다.


“그런데 사장님.”

“말씀하십시오.”

“아까 송민수 배우 옆에 있던 분 말입니다.”

“아, 최하라씨? 요즘 핫하죠.”

“아니요 아니요. 주셨던 명단에는 없었는데, 그 호리호리하게 아이돌같이 생긴 남자 배우 말입니다.”

“예? 아까 송민수 옆엔 좌우로 여배우들만 둘씩 앉아 있었는데요?”

“머리를 커트해서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커트요? 오늘 왔던 여배우 중에 커트 머릴 했던 사람이 있던가요?”

“하하하. 제가 헛것을 봤나 봅니다. 가끔 신발이 넘치는 날이 있거든요.”


갑자기 제작사 사장은 내 손을 덮석 잡았다.


“저는 도사님만 믿습니다. 일단 송민수는 저희 선에서 정리를 할 겁니다. 다음에 남자 주인공 몇 몇 지명하게 되면 반드시 도사님께서 봐주셔야 합니다.”

“불러만 주십시오. 열 일 제쳐두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내가 다른 헛것을 봤다 하니, 신빨 제대로 올랐다 생각한 제작사 사장은 그 뒤로도 내가 지하 주차장에서 차에 오를때까지 부탁하고 또 부탁했다.


여태까지 처음 겪어 보는 일이다.

누군가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도 신을 보거나 다른 존재를 봤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죽하면 엄마가 한 때 나를 데리고 용하다는 암자에 데려가 신병인지 아닌지까지 알아보셨던 적이 있다.


그 때 마다, 깨끗하고 눈도 맑고 영혼마저도 탁함이나 다른 초월자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들 했었다.

나 역시도 일반적으로 신병을 앓는 자들이 겪는 일을 한 번도 겪은 적이 없었다.

예전에 의료 봉사 갔을 때, 겪었던 일은 신병이라기 보다는 그들의 아픔이 내게 정신적으로 전이되어 발생한 일종의 쇼크 일 수 있다.

의학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비록 법당을 차려놓고 무속행위로 돈을 벌긴 하지만, 영업의 2할만 눈을 통해 근미래를 보는 것이고, 나머지 8할은 순전히 의학과 심리학의 결정체라 보면 된다.

그런데 오늘은 도저히 설명할 수 가 없다.

누구지?

누구였지?

제작사 사장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받았던 명단을 사진찍어 왔다.

도저히 이렇게 찜찜한 상태로 있을 수 없어 갓길에 차를 세우고 그들을 다시 한 번 살펴 봤다.

한 명 한 명, 인터넷 검색으로 예전 커트머리 사진이 있는지 찾아보면서까지.


“없네. 없어.”


헛것을 봤다 하기엔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여덟명 정도 미팅을 했었기 때문에 대략 1시간 30분이나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

자리 이동도 없이 그 사람은 나를 계속 빤히 바라보며 눈을 마주쳤었다.

그렇게 대놓고 바라봤는데도 아무것도 건질 것이 없다는 거 자체가 의문인데......


오늘 오전에 유난히 많은 소님들이 왔었기 때문에 정신이 나갔을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 착각이었는지도.

온몸에 소름이 쫘악 끼쳤지만, 더 이상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렇다고 귀신을 믿지 않는 내가 어디가서 점을 치는 것도 아이러니고.

그냥 이렇게 묻어두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집에 들어가 진탕 마시고 아침까지 푸욱 잤다.


***


“왜 이렇게 늦었어?”

“어제 술을 마시고 잤는데, 숙취가 너무 심해서.”

“금요일 밤 외에는 절대 마시는 걸 본적이 없었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일은 무슨. 집에 프리미엄 소주가 있길래 맛있어서 홀짝홀짝 하다가 두 병 딱 비우고 잤는데 이러네.”

“나라도 부르지 그랬냐?”

“부를 사람이 없어도 그렇지. 넌 어머니 병원에 들렀을 텐데.”

“너무 걱정 하지 말라니까. 우리 엄마가 그렇게 무너지실 분이 아니시다. 오히려 병보다 집으로 오는 교회랑 동네 지인들 맞이 하느라 그게 더 힘드시지.”

“너도 씩씩해서 다행이다. 그런데 예약 손님은?”

“아직. 딱히 연락도 없기에 그냥 말았지. 다행이지 뭐.”

“엘레나 윤은?”

“강북으로 출장 보냈다.”

“아직 오락가락 할 거야.”

“내가 뭘 알아야 말이지. 그냥 네가 시키는대로 지켜보고만 있다.”

“그래.”


이런 날이 많지는 않지만, 내가 혹여라도 늦는 날이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그날 따라 손님들이 일찍오든가 아니면 거의 칼같이 예약 시간을 지키기 마련이다.

오늘은 웬일로 한가하니 이런 땡큐가 따로 없네.


그런데 방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쌔한 기운이 돌았다.

마치 바깥은 삼복 더윈데 안은 동굴속처럼 청명하게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 같은.


“오셨습니까. 많이 늦으셨네요.”

“예?”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아났다.

말문이 막힌다는 말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말이다.


분명 김민석 법사는 오늘 예약 손님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방안에 있는 사람은 나더러 늦었다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희 법사가 고객님께서 오시지 않았다하여 시간을 좀 더 지체했습니다. 아마 자리를 비운 사이 오셨나 봅이다.”


고객은 별 다른 컴플레인 없이 싱글생글 웃기만 했다.

저 웃음.

저 눈빛.

기억 난다.

잊을 수가 없다.

어제. 제작사 사무실에서.


“앉으시죠. 우리 초면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퓨쳐 컨설팅의 은근 단골인데. 영 기억을 못하시더라구요.”


나는 급하게 예약 명부를 봤다.

명부엔 몇 회차 방문이 기록되어 있는 편이다.

그런데 명부를 열어보니, 벌써 25회차 방문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어려서부터 기억력과 암기력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다.

그런데 그런 내가 25회차 손님을 기억못할 리가 없다.

대체 얘 뭐지?


“그래, 어떤 일로 방문하셨는지요?”


질문을 던지며, 늘 그렇듯 고객의 눈을 바라봤다.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럴수가......


작가의말

오늘은 조금 늦어졌습니다. 건강한 오후 되시길 기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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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한 넘어 한2 22.03.26 85 2 8쪽
23 한 넘어 한1 22.03.26 85 2 12쪽
22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4 22.03.24 90 3 11쪽
21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3 22.03.23 107 5 12쪽
20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2 22.03.22 98 5 12쪽
19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1 22.03.21 135 4 10쪽
18 사업 재정비3 22.03.20 116 4 10쪽
17 사업 재정비2 22.03.19 118 4 12쪽
16 사업 재정비1 22.03.18 135 5 12쪽
15 석연치 않은 인연3 22.03.17 135 5 10쪽
14 석연치 않은 인연2 22.03.16 131 6 11쪽
13 석연치 않은 인연1 +2 22.03.15 140 7 8쪽
12 잡았다 요놈3 22.03.14 139 6 10쪽
11 잡았다 요놈2 22.03.12 147 7 12쪽
10 잡았다 요놈1 22.03.11 153 8 10쪽
9 나 돌아갈래2 22.03.10 150 8 12쪽
8 나 돌아갈래1 22.03.09 164 7 12쪽
7 의외의 멤버4 22.03.08 172 7 9쪽
6 의외의 멤버3 22.03.08 185 8 12쪽
» 의외의 멤버2 +2 22.03.07 199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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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2.03.05 250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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