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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태 님의 서재입니다.

퇴마사 손은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변광태
작품등록일 :
2022.03.05 10:02
최근연재일 :
2022.04.01 23:1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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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6
추천수 :
149
글자수 :
128,434

작성
22.03.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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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나는 박수무당이다2

DUMMY

3 나는 박수무당이다2


“어머니, 얼른 병원부터 가보세요. 어서요.”

“은수야, 병원은 네가 가야할 거 같은데?”


삐이이--

“민석아, 오늘 고객 명단 가지고 들어와 봐. 어서.”

[왜? 무슨 일인데?]

“김민석 법사 얼른.”


오늘은 지금 고객을 제외하고 다섯 팀이 더 있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은수야 힘들면 오늘 고객들한테 내가 연락할게. 예약 취소한다고.”

“아니, 그것보다 어머니 모시고, 얼른 큰 병원 가봐.”

“갑자기?”

“어서. 소화기 내과 쪽으로.”

“어머 얘좀 봐. 아줌마 소화 잘 돼. 믿는 사람 점보고 그런 거 아니야.”

“민석아, 어서.”

“엄마, 일어나. 일단 병원부터 가 보자.”

“니들 괜히 덜 혼나려고 수작부리는 거 아냐?”


진땀이 마를 줄을 몰랐다.

이렇게까지 힘든 때엔 보통 큰 사달이 나곤 했는데, 김민석 법사의 어머니에게서 그런 어둠이 보였다.

어머니와 같이 온 고객은 괜히 자기 때문에 일이 터졌구나 싶어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고객님 남편 분은 바람 난 게 아니라, 회사 짤리고 매일같이 북한산에 올라가시는 겁니다. 그럼.”

“어머, 도사님.”


김민석 법사, 법사의 어머니, 같이 온 고객 모두가 편안한 가운데, 나 혼자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다행히, 오후에만 오는 직원이 하나 더 있었기에 오늘은 김민석 법사를 아예 퇴근 시켰다.

김민석 법사의 어머니를 보내고 보니, 그제야 처음 뵀을 때의 얼굴빛이 떠올랐다.

워낙 긍정적인 분이시기에 힘들어도 힘든줄 모르고 이겨내는 분이시다.

하지만, 분명 어딘가 운명의 끈을 단축하는 강한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다.

신빨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때 기도라도 올릴 수 있을 텐데, 내게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아직도 왜 사람들의 운명이 보이는지 조차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급한 마음에 김민석 법사에게 전화를 했다.


“어머닌?”

[아직 병원 도착도 안했다.]

“외래로 가면 오래 걸리니까, 응급실로가.”

[뭔 증상이 있으셔야 응급실로 가지.]

“갑자기 배가 많이 아프고, 가슴쪽에서 통증이 있었다고 해.”

[갑자기?]

“혈액검사랑 내시경 초음파 닥치는 대로 해달라고 해.”

[대체 뭐가 보였길래 그래?]

“나도 몰라. 일단 시키는대로 해.”

[사장님이 시키니까 그대로 하기는 한다만, 엄마 지금도 노발대발 하신다.]


김민석 법사도 나의 능력에 대해서는 반신반의 하는 편이다.

믿지 않기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용하다 칭송하고, 믿기엔 그 흔한 로또한 번 맞추는 적이 없었으니까.

그건 일부러 김민석 법사나 주변인들의 눈빛은 피했기 때문에 그렇다.

주변인들의 인생에 일일이 관여하다 보면, 오히려 그들과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김민석 법사에겐 내가 적당히 사기성 농후한 장사꾼 정도로 보이는 게 편했다.


그나마 노발대발 하시는 김민석 법사의 어머니가 병원까지 가신 이유는, 내가 용한 박수무당이라서가 아니라, 그 옛날 의대생이었기에 의사로서의 소견 정도로 받아들이시는 듯 했다.


***


띠이이--


[도사님, 오늘 예약 손님은 모두 끝났습니다.]

“그럼 정리하고 돌아가도록 하세요.”

[그런데 도사님.]

“말씀하세요.”

[혹시 직원 프리미엄이나 할인 같은 거 있나요?]

“예?”

[제가 정말 도사님께 상담받고 싶은데, 도저히 예약 두 달을 기다릴 수가 없어서요.]


오후에만 오는 직원은 실은 무당 수련생이다.

우리 영업점에서 받는 수련이 아니라 무당 육성 학원 정도 되는 암자에서 수련을 받는다고 들었다.

거기까지.

실제로 이 직원의 이름이 엘레나 윤이고 여자라는 거, 무당 수련생이라는 거 외엔 아무것도 모른다.

얼굴조차 본 적이 없다.

거의 김민석 법사가 외부인들이나 다른 용역 직원들과의 미팅을 책임지고 하는 터라 의도치 않게 그리 된 것이다.


그러고보니, 궁금해졌다.

갑자기, 왜 내게 직원 프리미엄과 디씨까지 운운하며 상담을 하고 싶은 건지.


“들어오세요.”


오후 직원인 엘레나 윤은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였다.

그렇지.

목소리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여자 좋아하는 카사노바 김민석 법사가 왜 그렇게 최근에 금욕적인 생활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엘레나 윤은 특별한 직함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수련생이었기에 언제까지 일할지에 대해 알 수 없다기에 그저 직원이라고 불렀을 뿐.

워낙 우리 업장이 다른 영업들과는 차별성이 필요했기에 나름 전문인력이라 생각해서 3개월 단위로 계약하기로 하고 뽑은 것이다.


“직원 프리미엄으로 오늘 복채는 받지 않을 테니, 편안하게 말씀해 보세요.”


나는 천천히 엘레나 윤의 눈을 바라봤다.

분명 나는 한 사람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서너 사람이 함께 있는 듯한 쌔한 기분이 느껴졌다.

귀신을 보지는 못하지만, 고객들의 주변인들에 대한 잔상 정도는 볼 수 있다.

명확하게 고객과는 다른 사람들.

그런데 이상했다.

일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현상인데, 엘레나 윤에게서 그걸 감지할 수 있었다.


‘찐이구나.’


분명 서너명의 기운이 느껴졌지만, 엘레나 윤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운들이 좀처럼 엘레나 윤에게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오귀자씨? 소문판씨? 강문제씨?”

“무슨 말씀이세요?”


이렇게 말을 하는 나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분명 직원 이름표엔 엘레나 윤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이런 이름들이 엘레나 윤의 눈에 선명하게 보였으니까.


“지금 수련하고 있는 곳의 스승님께선 뭐라고 하십니까?”

“신들이 꽉 들어차 있어서, 그 분들을 한 분 한 분 모셔야 한다구요.”

“돈은 얼마나 가져다 부었습니까?”


나는 대놓고 전문용어를 섞어서 말을 했다.

막말로 신어머니라 하는 여자의 신빨도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신을 한 분 한 분 모셔서 얼마를 챙기려고 한 건지.


“말씀이 좀......”

“옛다 받아라.”


법당에 디피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옥춘을 엘레나 윤에게 던졌다.


“헤헤헤헤. 맛있다. 아저씨 하나 더 주시면 안돼요?”

“오귀자씨 과자는 어때요?”

“좋아요 좋아.”


나는 바삭바삭한 한과를 엘레나 윤의 개량한복 치마에 잔뜩 올려주었다.


“오늘 아침에 사온 거니까 맛 좀 봐요.”


엘레나 윤은 바스락바스락 거리는 소리까지 재밌다는 듯 꺄르르 꺄르르 웃었다.

그런 엘레나 윤에게 방울을 쥐어주니, 마치 동자신이라도 들린 듯이 쥐고는 마구 울려댔ᄃᆞ.


뚜우—뚜우--

보통 상담하는 동안엔 전화를 무음으로 해놓지만, 영업이 끝났을 즈음 진동으로 해두었다.

김민석 법사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보세요.”

[은수야.]


역시나 김민석 법사의 목소린 좋지 않았다.


“어머닌?”

[어떻게 알았냐? 엄마, 췌장암인 거 같으셔. 내일 긴급 검사 한 번 다시하고 항암 들어갈 거 같아. 엄마도 모르셨는데, 당수치가 300이 넘더라고. 어쩐지 요즘 조금 피곤하시더래. 권사되시고, 바쁘게 다니셔서 그냥 조금 피곤하셨는 줄 아셨다시네.]

“그래도 위험하기 전에 알아서 얼마나 다행이냐.”

[네 덕분이다. 아버지가 지방에서 방금 오셔서 이만 끊을게.]

“그래. 너무 걱정말고.”

[은수야.]

“그래 말해.”

[고맙다.]

“고맙긴. 아들 직장에 어머니 오셨는데, 차 한 잔 못드리고 보내드려 그게 걸린다.”

[차가 문제냐. 넌 내 평생 은인이다. 내일 가서 얘기 하자.]

“이번주는 쉬어, 어머니 간병해야지.”

[아냐. 아버지도 오셨고, 강석이도 있으니까 난 일단 내일 출근할게.]


아까 어머니의 눈에서 봤던 어둠의 기운이 상당히 짙었다.

몇 달 뒤의 근미래가 보였기에 지금 당장은 무사하실 듯 하지만, 지금부터는 순전히 내 영역 밖의 일이라 안타까울 뿐이었다.


전화를 끊고 보니, 엘레나 윤은 화가 나 있었다.

손에 쥐어 줬던 방울도 내 팽계치고, 과자와 옥춘도 바닥에 내동댕이 쳐져 있었다.


“고객을 앞에 두고, 전화를 그렇게 오래 받으시다니, 상당히 무례하시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앉아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묻지 않으셨구요. 제가 시간이 돈인 사람입니다.”


누가 들으면 콧방귀 뀔 일이다.

예약이 아닌 당일 고객은 분당 십만원을 받는, 나야 말로 시간이 돈인 사람인데 거기다 대고 뭐가 어쩌고 어째?

하지만 나는 엘레나 윤이 하는 말을 그대로 고분고분 들어주었다.


“최근에 주식에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메디컬 쪽이 유리하다해서 반도체쪽에서 옮겨볼까 하는데, 전망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주식 리스크에 대해서는 저 보다는 요 옆동네에서 상담해 보시는 게 어떨까 싶은데요? 그보다, 부동산 가격이 워낙 상승세라 보유하고 계신 부동산은 급매 내놓으셔도 위험할 것 같습니다.”


개소리다.

전혀 알지도 못하고, 엘레나 윤도 주식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할 정도의 형편이 아니라고 들었다.

나는 엘레나 윤의 눈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잠시 후, 고객용 생수를 연거푸 마신 엘레나 윤은 진땀을 닦으며 처연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까 고민고민하며 법당을 들어올 때의 그 모습이었다.


“엘레나 윤?”

“어머, 도사님. 제가 좀 전에 결례를 범했었죠?”

“결례는 아니죠. 엘레나 윤이 일부러 그런게 아니었으니까.”

“이렇게 수시로, 신들이 제 몸을 지배하고 있어서 너무너무 힘들어요.”

“그럼 제가 아까 물었던 걸 다시.”

“예?”

“엘레나 윤이 신어머니로 모시고 있는 사람은 엘레나 윤에게 얼마를 요구하던가요?”

“지금까지 삼천 정도 들어갔고......제가 워낙 어려운 신제자라서 굿하는데 오천 정도 더 필요하다 하시더라구요.”

“삼천으로 엿 사 먹었다 생각하고 그만 나오세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도사님 실은 제가 상담하고 싶은 건......”

“엘레나 윤은 사람들을 상대로 점을 봐 줄 수가 없습니다. 물론, 나 역시 그런 엘레나 윤에게 신출내기 신점을 맡길 의사가 없구요.”

“조만간 신내림을 받게 되면......”

“엘레나 윤에겐 신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보통은 좀 더 극적인 연출을 해서, 신을 쫓아버릴 부적을 고가에 판매하는 게 맞지만, 직원이었기에 나는 MSG전혀 치지 않고, 진실되게 말을 했다.


“당장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는데, 월세를 빼더라도 많이 부족합니다. 실은 김민석 법사님께 부탁드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도사님께 직접 부탁말씀드리는 편이 나을 거 같아서요.”


애초에 이 여자는 내게서 점을 칠 의도 자체가 없었다.

돈.

가불.

그런데 이 여자도, 그리고 신어머니라는 여자도 모두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있다.

엘레나 윤에게는 애초에 그 어떤 신도 들어가 있지 않다.

모두가 그렇게 보도록 착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증상을 가지고 있을 뿐.


“당장 신어머니에게서 나와 새로운 삶을 사는 게 나을 겁니다.”

“제가 신을 모시지 않으면 급살을 맞고 죽을 수도있다고 하셨어요.”


엘레나 윤은 자신에게 귀신이, 그것도 여러 귀신이 들어와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었다.


작가의말

대박 나는 시간 되십시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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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한 넘어 한5 22.03.30 75 1 9쪽
26 한 넘어 한4 22.03.29 75 1 8쪽
25 한 넘어 한3 22.03.27 84 2 9쪽
24 한 넘어 한2 22.03.26 85 2 8쪽
23 한 넘어 한1 22.03.26 85 2 12쪽
22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4 22.03.24 90 3 11쪽
21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3 22.03.23 106 5 12쪽
20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2 22.03.22 97 5 12쪽
19 본격 퇴마(모녀의 사연)1 22.03.21 135 4 10쪽
18 사업 재정비3 22.03.20 116 4 10쪽
17 사업 재정비2 22.03.19 118 4 12쪽
16 사업 재정비1 22.03.18 135 5 12쪽
15 석연치 않은 인연3 22.03.17 133 5 10쪽
14 석연치 않은 인연2 22.03.16 131 6 11쪽
13 석연치 않은 인연1 +2 22.03.15 138 7 8쪽
12 잡았다 요놈3 22.03.14 137 6 10쪽
11 잡았다 요놈2 22.03.12 143 7 12쪽
10 잡았다 요놈1 22.03.11 152 8 10쪽
9 나 돌아갈래2 22.03.10 149 8 12쪽
8 나 돌아갈래1 22.03.09 164 7 12쪽
7 의외의 멤버4 22.03.08 171 7 9쪽
6 의외의 멤버3 22.03.08 185 8 12쪽
5 의외의 멤버2 +2 22.03.07 198 8 9쪽
4 의외의 멤버1 22.03.06 211 8 9쪽
» 나는 박수무당이다2 22.03.05 211 9 11쪽
2 나는 박수무당이다1 22.03.05 259 8 12쪽
1 프롤로그 22.03.05 250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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