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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요.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는 당신을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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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하요.
작품등록일 :
2020.03.10 16:27
최근연재일 :
2020.05.07 21:3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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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2
추천수 :
69
글자수 :
230,625

작성
20.04.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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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34화 - 절멸 (4)

DUMMY

눈앞에 굴러온 것은 두 구의 몸뚱아리였다.


서아씨와 원진.


둘은 피투성이가 된 채 내 앞에서 뒹굴고 있었다.


“서아씨!”


서둘러 서아씨를 일으켜 세운다.


몸이 무겁다.


설마 죽었나?


‘아니, 살아있다’


검사가 나를 위로하듯이 바로 말한다.


다행이다.


서둘러 맥을 재보면, 아직 숨은 붙어 있는 듯싶었다.


원진의 맥도 확인해본다.


하지만 그의 맥박은 뛰고 있지 않았다.


서아씨가 원진의 손목을 꼭 잡고 있는 것이 보였지만, 틀린 모양이었다.


서아씨의 능력으로 둘 다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나.


“핵을 찌르진... 않았죠...?”


김철수가 집행자에게 묻는다.


“어? 진짜로 노예한테 쓴 철핵도 재활용하는 거야?”


“의외로 이곳저곳 쓸 곳이 많다고는 들었소”


“다시 써도... 되고... 어디 연구용으로... 돌려도 됩니다...”


힘들게 말을 잇는 김철수.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은 것인지, 집행자들에게 다시 존댓말을 하고 있다.


“이 X새끼들이...”


단지 철핵을 재활용하기 위해 즉사시키지 않았을 뿐이라 그 말이지?


분노가 차오른다.


“쓰레기 같은 놈들...!”


검을 들고 돌진했다.


이번에는 검사의 움직임이 아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이다.


“아이고?”


집행자 한 명이 내 검을 막는다.


언월도를 들고 있던 사내다.


나에게 이 두 명을 마치 시체처럼 던진 X자식이다.


“나는 김철수를 데리고 돌아가겠소”


“처리하고 오라고요?”


“그렇소”


“짬 처리는 저한테만 맡기시는 겁니까~”


“처리하고 바로 퇴근하시오”


“아 그렇다면 해야죠! 감사합니다 선배”


여유 있게 대답하는 집행자.


“이 자식이...!”


내 공격을 여유롭게 막으면서, 고개는 선배라고 부른 집행자를 향해 돌린 채다.


보지 않아도 막을 수 있다, 이런 거냐.


남은 집행자는 김철수를 업어든 채 멀어져간다.


“자 그럼... 조금 놀아볼까?”


집행자가 말과 동시에 나를 땅바닥에 처박는다.


어느새 집행자의 손은 내 얼굴을 잡았고, 그대로 땅에 처박고 있었다.


내가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빠른 속도다.


“태용이랑도 좀 싸워봤다며?”


“으그극...!”


“실력 좀 보여줘 봐”


집행자가 눈동자를 붉게 물들이며 웃는다.




임서아는 집행자와 이현수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죽기 직전까지 갔지만, 아직 정신을 잃고 있지 않았다.


고통을 참고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기분을 참고 견딘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둘의 싸움을 관찰한다.


하지만 이걸 싸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현수는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다.


이현수가 휘두르는 모든 검을 집행자의 검이 막는다.


그러다가 종종 집행자는 이현수를 발로 찬다.


머리를 잡고 바닥에 처박는다.


배를 무릎으로 찍는다.


다리를 걸어 넘어트린다.


그럴 때마다 이현수는 땅에 처박히고, 배를 움켜잡고, 쓰러진다.


온몸이 순식간에 너덜너덜해진다.


잘 보면 집행자는 이현수를 상대로 봐주고 있었다.


집행자의 검은 이현수의 검을 막을 때만 움직였다.


집행자는 이현수에게 치명적인 상처는 주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힘으로 이현수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이현수는 최대한 저항하지만 큰 의미는 없어 보였다.


명치를 피하고 최대한 막아도, 그저 힘만으로 이현수에게 치명적이다.


“으윽...”


조금이라도 도와야 한다.


승산이 없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자신의 치유능력이라도 보태야 한다.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야 한다.


휘익, 퍽!


집행자가 이현수를 발로 차 날린다.


이현수의 몸이 임서아 옆까지 날아온다.


“야, 좀 더 해 봐”


그렇게 말하며 목을 돌리는 집행자.


목이 두둑거리며 소리를 낸다.


아직 몸도 다 풀리지 않은 눈치였다.


“현수씨...”


임서아는 서둘러 이현수의 손을 잡는다.


이현수는 신음을 내면서도 임서아가 내민 손을 잡는다.


그리고 조금씩 회복한다.


“그래, 다시 몸 좀 고치고 덤벼봐”


집행자는 이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 모습을 지켜봐 주고 있었다.




‘다시 나한테 몸을 맡겨’


‘......’


검사의 충고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게 최선이라는 건 잘 안다.


하지만 내가 저 녀석을 직접 쓰러트리고 싶다.


‘감정에 너무 몸을 맡기지 마라’


‘......’


‘심호흡을 해, 침착해’


‘......’


‘저 녀석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라, 감정에 휘말리지 말고’


‘...후우’


검사 말이 맞다.


분노만으로 상대를 이길 수는 없다.


잠깐의 싸움으로 깨달았다.


저 녀석은 태용 혹은 태용 그 이상의 실력자다.


지금은 최대한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이길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만 한다.


‘...어떻게 하지?’


‘몰라’


검사는 간단히 대답한다.


‘방법이 있겠나?’


제길.


검사 말대로다.


뾰족한 방법이 있을 리가 없다.


서아씨가 내 손을 더 세게 잡는다.


내 긴장을 읽기라도 한 듯하다.


잠깐만, 서아씨의 능력을 활용하면 승산이 생기지 않을까?


‘혹시 내가 계속 회복하면서 싸운다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왜? 임서아 들고 싸우기라도 하게?’


‘서아씨의 철핵을 잠시 빌린다거나...’


‘그건 어차피 불가능하잖아’


‘철핵을 잠깐만 떼면...’


‘그러면 죽는다’


뭐?


‘몰랐나? 철핵은 떼면 죽는다. 애초에 심장에 붙은 거라서 떼어내면 심장이 뜯겨’


‘잠깐만, 그러면 철핵을 재활용했다는 건...’


‘심장에 붙은 걸 떼어냈다는 거지. 살아있는 놈 심장을 뜯어내든가, 죽은 놈 심장에서 뜯어내든가 해서 말이야’


정말로 노예는 인간 취급도 하지 않는 거였어?


‘그리고 또 하나, 철핵을 낀 심장에 다른 철핵을 껴도 죽는다’


‘그건 어째서지?’


‘과부하지.... 심장 하나가 부담할 수 있는 철핵은 하나가 다야. 두 개 이상이 되면 심장이 터진다고 하더군’


철핵이라는 게 그런 거였어?


‘그게 아니었으면 나도 B급 철핵을 구해서 바꿔 끼었을 텐데 말이지...’


‘B급?’


‘지금 끼고 있는 것은 C급이다. 노예들이 끼는 철핵. 단지 무기를 구현해주기만 하는 철핵’


‘그럼 B급은 뭐야?’


‘저 집행자들이 끼고 있는 거다. 무기를 구현해주고, 육체 능력을 지나치게 향상시켜주지. 말도 안 되는 무기다’


그래서 김철수가 이쪽의 공격을 막아낸 거였군.


‘뭐 아마 태용도 B급을 끼고 있을 거고...’


“다 했냐?”


집행자가 외쳤다.


이쪽의 몸이 얼추 낫길 기다려준 모양이었다.


‘제길, 온다’


이쪽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집행자가 코앞까지 접근했다.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순식간이었다.


이게 B급 철핵이 높여준 육체 능력인 건가...!


“야, 대답은?”


“엿 먹어”


퍽!


집행자가 발차기로 이쪽의 턱을 걷어찼다.


순간 목이 꺾이는 줄 알았다.


검사가 목을 빠르게 틀면서 조금이라도 피하지 않았다면, 즉사했을 것이다.


“철수씨!”


“자, 너도 다시 쉬시고”


푹.


집행자는 검을 꺼내 서아씨의 배에 꽂아 넣었다.


“으으아아아아악!!”


“아이고 시끄러워라...”


“이 X자식이!”


‘진정해!’


또 흥분하는 나를 검사가 말린다.


그 말에 겨우 멈췄다.


그리고 검사에게 몸을 맡겼다.


‘그래, 그러면 된다...’


“후우...”


“오, 뭔가 분위기가 바뀌었는데?”


검사의 자세를 바로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집행자는 이쪽의 자세에 맞춰 검을 들어 올린다.


“그러면 얼마나 견디는지 한 번 봐볼까?”


휙.


집행자가 검을 휘두른다.


참격이다...!


검사는 검을 들어 올려 참격을 막는다.


다시 몸이 일자로 그어진다.


“신기하단 말이지...”


휙.


두 번째 참격.


이번에도 막아내지만, 온전히 막는 건 불가능했다.


몸이 긁혀 상처가 터지고, 피가 흘러내린다.


“분명히 약한데...”


휙.


상처를 내면서도 다시 막는다.


피가 뿜어져 나오며 땅을 빨갛게 물들인다.


세 번째 참격을 막아내고 나니 힘이 빠진다.


몸이 더 검을 들어 올릴 수 없다고 외친다.


“갸학!”


형언할 수 없는 비명이 입에서 튀어나온다.


“묘하게 막아낸단 말이지”


휙.


집행자가 다시 한번 더 검을 휘두른다.


겨우 막아내는 데는 성공하지만, 더 버틸 수가 없었다.


검사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같이 죽어야지. 야”


그렇게 말하며 서아씨를 발로 차 내 쪽으로 보내는 집행자.


서아씨의 몸이 굴러서 내 쪽에 부딪힌다.


“...서아...씨...”


서아씨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이쪽을 겨우 바라봐줄 뿐이다.


다행이다, 아직 죽지 않았구나.


“현...수씨...”


“시간을... 끌어볼게요... 도망치세요...”


여기서 다 죽을 필요는 없다.


“아녜요... 못 도망쳐요... 이미 해봤는걸...”


쿨럭!


서아씨가 피를 토한다.


“서아씨, 정신 차려요. 죽지만 않으면 다시 나을 수 있어요”


“아녜요... 이제 한계 같네요...”


서아씨가 중얼거린다.


이미 눈 밑이 검다.


“현수씨... 제 핵을... 쓰세요...”


“안 돼요, 그랬다가는 서아씨가...”


“알아요, 죽겠죠...”


쿨럭!


서아씨가 다시 피를 토한다.


“서아씨, 말하지 마요”


“제 핵을 떼서... 저 녀석을...”


“살아남아야죠!”


“늦었...어요...”


그 말과 함께 서아씨가 내 손을 꼭 잡는다.


내 몸이 다시 회복된다.


하지만 그 회복속도는 더디다.


서아씨의 힘이 다 떨어진 것이 명백히 보일 정도다.


“서아씨...!”


“시키는 대로 하세요... 다른 방법... 없으니깐...”


“그럴 수 없잖아요!”


“살 사람은... 살아야지...”


안 돼, 안 돼.


“죽지 마요 서아씨...!”


“아이고 눈물겹네”


어느새 집행자가 우리 앞까지 와 있었다.


“나도 이제 퇴근 좀 하게... 가만히 누워있어. 한 번에 보내줄게”


그렇게 말하며 검을 들어 올리는 집행자.


그 검은 우리 둘의 목을 겨냥하고 있었다.


이젠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서아씨가 마지막으로 나를 회복시켜주고 있다지만,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죽는 건가...


툭.


그때였다.


무언가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집행자가 뒤를 돌아본다.


나도 그 눈길을 따라 시선을 돌린다.


그곳에는 원진이 서 있었다.


배에서 피를 흘리며, 창백해져 파란 얼굴로 집행자를 향해 손을 뻗치고 있었다.


다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움직인 건가?


“와... 전력으로 던진 건데”


원진의 마지막 말이었다.


집행자가 멀리서 검격으로 원진을 베어버린다.


반으로 갈라지는 몸.


원진은 확실히 죽어버렸다.


“쓰레기가 어딜 감히...”


툭.


이번에는 나였다.


집행자의 가슴 부분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번에는 시야를 앞으로 돌리는 집행자.


내 주먹이 제 가슴을 친 걸 보고 웃는다.


“...뭐하냐?”


“......”


집행자가 어이가 없다는 듯 가만히 있는다.


그리고 잠시 후, 웃어 재끼기 시작한다.


“크, 크큭...! 야 이거 웃기네! 검을 휘두르는 것도 아니고 주먹으로 내 가슴을... 크큭! 야! 그래서 뭐 할 건데!”


“너를... 죽일 건데...”


“낄낄낄, 이거 웃긴 놈일세. 검으로 나를 베어도 상처 하나 내지 못할 건데, 맨주먹으로 뭘 하겠다고...”


정말 웃긴 모양인지 감탄하면서 자꾸 웃어대는 집행자.


하지만 이제 엿 먹을 차례다.


“죽어, 이 새끼야...”


감각을 되살려야 한다.


실패하면 안 된다.


보이는 모든 것을 베는 감각.


보이지 않는 것도 베는 감각.


그걸 넘어서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모든 걸 베는 감각.


베기 전에 이미 베어내는 그 감각.


그걸 살려서 손에 든 것을 상대의 심장 속에 넣는다.


상대의 가슴을 뚫어버리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철핵이 상대의 심장에 반응하도록 하는 건 가능할지도 모른다.


난 그대로 내 손에 든 철핵을 집행자의 심장에 끼어버렸다.


“뭐?”


서아씨의 철핵이 그대로 집행자의 심장에 장착된다.


“어, 어그극....!”


집행자가 괴로워한다.


피를 토한다.


이윽고 집행자가 쓰러진다.


철핵을 두 개 끼면 반드시 죽는다면.


아무리 강한 놈이라도 죽는 것이겠지.


“......”


집행자는 쓰러진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세히 관찰하면 숨을 쉬고 있지 않다.


성공했다.


집행자를 쓰러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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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1부 완) - 개막선언 +1 20.05.07 73 1 12쪽
42 41화 - 역습 (4) 20.05.06 66 1 12쪽
41 40화 - 역습 (3) 20.05.05 41 1 12쪽
40 39화 - 역습 (2) 20.05.04 81 1 13쪽
39 38화 - 역습 (1) 20.05.01 78 2 12쪽
38 37화 - 절멸의 끝에서 (3) 20.04.30 55 1 12쪽
37 36화 - 절멸의 끝에서 (2) +1 20.04.29 59 1 12쪽
36 35화 - 절멸의 끝에서 (1) 20.04.28 47 1 12쪽
» 34화 - 절멸 (4) 20.04.27 61 1 12쪽
34 33화 - 절멸 (3) 20.04.24 61 1 12쪽
33 32화 - 절멸 (2) 20.04.23 57 1 11쪽
32 31화 - 절멸 (1) 20.04.22 65 1 12쪽
31 30화 - 결승, 결판 (4) 20.04.21 43 1 13쪽
30 29화 - 결승, 결판 (3) 20.04.20 52 1 12쪽
29 28화 - 결승, 결판 (2) 20.04.17 50 1 12쪽
28 27화 - 결승, 결판 (1) 20.04.16 50 1 12쪽
27 26화 - 4강 (3) 20.04.15 78 1 11쪽
26 25화 - 4강 (2) 20.04.14 42 1 11쪽
25 24화 - 4강 (1) 20.04.13 55 1 12쪽
24 23화 - 8강 (4) 20.04.10 110 1 12쪽
23 22화 - 8강 (3) 20.04.09 63 1 11쪽
22 21화 - 8강 (2) 20.04.08 58 1 12쪽
21 20화 - 8강 (1) 20.04.07 56 1 11쪽
20 19화 - 16강, 그리고 8강 20.04.06 62 1 12쪽
19 18화 - 16강 (4) 20.04.03 103 1 12쪽
18 17화 - 16강 (3) 20.04.02 90 1 12쪽
17 16화 - 16강 (2) 20.04.01 130 1 12쪽
16 15화 - 16강 (1) 20.03.31 7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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