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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요.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는 당신을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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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하요.
작품등록일 :
2020.03.10 16:27
최근연재일 :
2020.05.07 21:3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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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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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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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화 - 16강 (4)

DUMMY

기술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는 수없이 많은 대답이 있다.


하지만 그 대답들은 모두 이 생각을 전제한다.


기술은 힘을 증폭시켜주는 요소라는 점이다.


결국 자신이 지닌 힘을 기술로 증폭시킨 것이 바로 전투력, 싸움의 실력이다.


그런 점에서 이대문의 실력은 최상위급이라 칭할 수 있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움직임에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하지만 확실히 필요할 때는 정확하게 힘이 들어간다.


휘두르는 창은 버드나무처럼 부드러우면서, 찌르는 그 순간에는 강철처럼 단단하다.


발은 언제나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잡고 있다.


손은 창을 원하는 대로 또 필요한 대로 정확히 움직인다.


그의 창은 상대의 공격을 예상하기라도 하는 듯이 막아낸다.


가장 막기 힘든 부분만을 정확하게 찔러 들어간다.


그의 기술은 완벽하다.


그렇기에 그의 실력은 최상위급이다.




<<처음부터 맹공! 맹고오오옹!!!!>>


진행자와 관중들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감탄이라기보다 놀라움과 의아함이 가득 차 있었다.


다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다.


하긴 돈을 다 태용이란 놈에게 걸었는데 이대문이 저렇게 우세한 모습을 보여주니...


‘저래서 신창에 가깝다고 하는 거였군...’


검사가 감탄한다.


이대문의 창에 관심이 많이 가는 모양이다.


지금 싸우는 모습에 집중하고 있는 게 나한테도 느껴질 정도다.


‘신창은 또 뭐야?’


‘신의 창을 다루는 자가 있다...고 들었다’


‘본 적이 없는 거네?’


‘뭐, 그렇지. 애초에 그녀는 불멸자라고 들었고’


‘불멸자? 그건 또 뭔데?’


‘시끄럽다, 나중에 설명해주지’


지금 싸움이 그렇게 재미있는 거냐.


‘너는 지금 저자의 실력을 모르는 거냐?’


‘대단한 건 알겠어... 당신보다도 더 대단한 거 같은데’


‘그건 아니지’


피식.


검사가 비웃는다.


꼴에 자존심은 세서.


‘너를 상대할 때야 설렁설렁 봐주니깐 그런 거지’


‘아 그러세요’


‘저 마창, 살아있을 때 싸워보고 싶었는데, 정말 그럴 가치가 있는 실력이었군’


다시 싸우는 모습을 본다.


여전히 공세는 이어지고 있었다.


이대문의 창은 태용을 몰아붙인다.


공격이 끝나는 듯싶으면서도 계속해서 이어진다.


끝없는 창격은 확실히 급소만을 노리고, 태용은 그 공격을 막아내기만 할 뿐이다.


“공격이 끝나질 않네요...“


“그만큼 실력이 굉장한 거지요”


감탄하는 서아씨에게 맞장구쳐준다.


“왜 저러는 걸까요?”


“뭐가 말이죠?”


“태용이요. 반격을 전혀 안 해요, 왜죠?”


그 말을 듣고 보니 이상하다.


태용은 공격을 막아내고 있지만, 전혀 반격을 안 하고 있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공격을 모두 막아낼 정도면 분명히 반격할 수도 있을 거다.


실력이 부족한 건 아닐 터, 그런데 왜 막기만 하지?


“봐주는 건가...?”


설마, 저렇게 신들린 창을 상대로 봐주고 있다고?


‘그건 아니다’


검사가 단언한다.


‘하지만 태용이 너무 여유로운데’


‘여유로운 게 아니야, 저 녀석은 원래 항상 저따위야. 무표정에 몸짓은 언제나 덤덤하지’


‘봐주는 게 아니면 왜 반격을 안 하는데?’


‘그건...’


검사가 흥미롭다는 듯이 반응한다.


‘이대문이 반격할 틈을 아예 주고 있지 않거든’


이대문의 창을 집중해서 보는 이유도 설명하는 말.


검사가 지금의 싸움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잉~”


마담이 못마땅한 듯 소리를 낸다.


싸움의 양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하다.


“왜 그러십니까, 마담?”


“재미가 없잖아~”


분명히 질 거로 생각한 투사가 상대방을 몰아붙이고 있는데, 재미가 없다고?


이 여자의 기준은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지.


마담을 상대하면서 김철수는 속으로만 불평을 내뱉는다.


“이대문이 태용을 저렇게 몰아붙이는데요?”


“저건 몰아붙이는 게 아니지~”


마담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저건 그냥~ 발버둥을 치는 거라고~”


“발버둥이라...”


자신이 볼 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태용이 급박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대문의 공격이 단순한 발악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부드러우면서도 끊임없이 태용을 몰아세우고 있을 뿐이다.


몸의 중심을 정확히 찌르는 이대문의 창.


그걸 막아내는 태용의 창.


이어서 태용이 반격 자세를 취하려고 하지만, 그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상대의 창을 발로 거둬내는 이대문.


아주 잠깐의 흔들림은 태용이 다시 창을 잡는 0.1초의 시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잠깐의 시간만으로 이대문은 다시 태용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는 미간을 노리는 창을 태용이 고개를 돌려 피한다.


그대로 이대문의 창이 태용의 머리를 긁기 위해 휘어지고, 태용은 창끝을 쳐내는 것으로 공격을 막아낸다.


분명히 그것으로 반격할 시간을 얻었어야 할 텐데.


이대문은 쳐내진 창의 움직임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가속한다.


몸과 창이 돌면서 그대로 태용을 다시 공격한다.


그 창을 다시 막는 태용, 그리고 이대문은 다시 공격할 시간을 벌어낸다.


아무리 봐도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게 왜 발버둥이라는 건가?


“철수횽아도 참~ 공격을 많이 하면 뭐해, 하나도 안 통하는데”


“그렇긴 합니다만... 그건 실력이 호각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진짜 싸움 보는 눈 없다~”


싸움이라곤 해본 적도 없는 귀족 나부랭이가 무슨 잘난 척이지.


김철수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구 서지아씨 봐 봐~”


후원자를?


김철수는 힐끗 서지아의 눈치를 살펴본다.


서지아는 팔짱을 낀 채, 계속해서 손가락을 물어뜯고 있었다.


처음부터 계속해서.


“...긴장하고 계시는군요?”


“그치?”


그런 것인가.


후원자의 눈치를 보고 지금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건가.


후원자는 자신이 지닌 노예의 실력이라든가 전략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저렇게 긴장하고 있다면, 무언가 잘 안 되고 있거나 어렵다는 소리겠지.


실제로 서지아는 긴장하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 잘 안 풀리고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대문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래서 긴장되고 있던 것이다.


‘계속 공격할 겁니다’


어제, 이대문에게 태용을 이길 수 있냐는 질문에 이대문은 이렇게 대답했다.


‘계속, 쉼 없이, 반격할 틈을 주지 않고, 끝까지 공격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게 돼?’


‘아마도요’


‘야’


‘하하하하’


백발의 노예는 웃어 재낀다.


‘난 진지하게 묻는 거야’


‘네, 정말로 그럴 겁니다. 그것 밖에 저에게는 승산이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이기는 것밖에 승산이 없다니, 말이야 방귀야’


‘하하하하, 조금 이해하기 어렵게 말씀드렸군요’


이 녀석은 나를 놀리는 걸 너무 좋아한단 말이지.


‘제가 태용을 이기는 게 있다면, 미천한 창 기술 하나뿐일 겁니다’


‘능력은?’


‘능력도 포함한 말입니다. 제 창은 마창, 한 번이라도 찌르면 상대의 힘을 흡수해버리니깐... 태용을 한 번만 찌를 수 있으면 승산이 생기겠지요’


‘그래... 그걸 아니깐 나도 허가한 거야’


‘하지만 그 한 번이 문제입니다. 태용을 한 번이라도 찌른다... 쉬운 일일까요?’


‘너라면 할 수 있지 않아?’


‘그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한 게 지금 말씀드린, 쉼 없이 공격하는 것입니다. 반격할 틈을 주지 않고 끝까지 몰아붙이는 것, 그래서 태용이 한 번이라도 실수하게 만드는 것’


서지아가 표정을 찡그린다.


무슨 소린지 잘 알게 설명하라는 뜻이다.


‘태용도 제 창에 한 번이라도 찔리면 좋지 않다는 걸 잘 알 겁니다. 그러니 한 번이라도 찔리지 않으려고 하겠죠. 그걸 이용하는 겁니다’


노예는 제 주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해준다.


‘절대로 반격할 틈 주지 않고 말이죠. 그리고... 제가 지치기 전에 그에게 상처를 한 번이라도 주면 제 승리라는 거죠’


‘장기전을 가겠다는 소리야? 상대가 실수할 때까지 계속해서 몰아붙이면서?’


‘그렇습니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지 않고 살아있는 상대에게 계속해서 기술을 거는 전략이죠’


말만 들으면 쉬운 듯이 들린다.


하지만 사상 최고의 투사를 상대로 제 기술을 끊임없이 건다는 말이다.


한 번의 실수 없이 모든 공격을 다 이어가면서.


‘...되겠어?’


‘네’


그러니 제가 부탁드린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


‘빌어먹을’


그 말에 허락했고, 분명히 그 말대로 진행되고 있는데.


태용은 무덤덤하게 그 공격을 전부 막아내고 있다.


이대문이 지치는 것이 먼저일지, 아니면 태용이 아주 조금이라도 마창에 스치는 게 먼저일지.


콰득, 콰득.


서지아는 제 노예가 언제 지칠지 몰라서 걱정될 뿐이었다.




어느새 관중들이 조용해졌다.


계속해서 해설하던 진행자도 말을 멈췄다.


다들 이상한 걸 느낀 것이다.


이대문의 공격이 끝나질 않아.


태용은 방어를 풀 수가 없어.


이대문의 창이 끊임없이 춤추는 걸 반복할 뿐이다.


“이거... 되게 오래 가겠네요”


서아씨가 싸움의 양상을 예상한다.


그리고 모두가 비슷하게 예상한 것일 테다.


그러니 조용해진다.


괜히 해설을 더 하지도 않는다.


이대문은 계속해서 태용을 몰아붙일 것이니깐.


‘재미없군’


검사의 평가가 바뀌었다.


‘조금 전까진 창 실력이 굉장하다며’


‘그래, 지금도 굉장하지’


‘그런데 재미없다고?’


‘마창의 전략을 알 거 같다. 저 녀석은 장기전을 걸고 있는 거야’


태용에게 공격이 먹힐 때까지 공격한다.


‘태용이 먼저 실수하느냐 마창이 먼저 지치느냐의 싸움일 뿐이다’


‘그게 굉장한 거 아니야?’


‘물론 쉼 없이 몰아붙이는 건 굉장하지만...’


검사가 단언한다.


‘저거론 태용을 이길 수 없어’


‘너 저 녀석이랑 싸워본 적 있어?’


‘......’


검사가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아아아앗!!!!!>>


그 순간 진행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싸우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 피가 튀어나온 것을 보고 놀란 것이다.


이대문의 창이 태용의 옆구리를 긁었다...!




‘드디어!’


이대문은 자신의 전략이 통한 것에 감사했다.


자신의 능력은 흡수.


자신이 찌른 상대방의 힘을 흡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를 찌를 수만 있다면, 이길 수 있다.


상대의 힘을 조금 뺏는 건 상대와의 힘 차이를 두 배로 벌리는 일.


그러므로 힘을 뺏기 시작하면 힘의 차이를 메꾸거나 벌리는 건 아주 단순한 일이 된다.


‘굉장하군...’


이대문은 감탄하고 있었다.


아주 살짝 그은 상처를 통해 들어오는 태용의 힘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상처에서 들어오는 힘이 이만큼이라니.


태용은 정말로 굉장한 놈이구나.


힘이 들어온 덕분에 자신의 창도 더 강해진다.


마창으로 더더욱 매섭게 태용을 몰아칠 수 있게 되었다.


몸의 중심을 노리던 세 번의 찌르기는 다섯 번으로 늘어난다.


같은 시간에 몰아칠 수 있는 공격이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제 태용을 빠르게 농락할 차례다...!


그 순간이었다.


더욱더 매섭게 공격을 가하려던 이대문은 직감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공세를 포기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위험을 느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싸워온 그의 감이 알려주는 직감.


몇 번이고 제 목숨을 구해준 그 직감이었다.


“감사하지”


태용이 조용히 말한다.


“덕분에 창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 말하며 창을 다시 잡는 태용.


그 자세는 묵직하면서도 부드럽다.


강한 힘이 넘쳐나면서도, 낭비가 없는 자세를 취한다.


이대문은 욕을 내뱉고 싶은 걸 겨우 참는다.


태용의 자세에서, 자신의 창술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괴물 녀석.


막는 와중에 내 창술을 배워버렸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어질 싸움에 이대문은 숨을 고른다.


‘초장기전이 되겠군...’


하지만 이대문의 생각은 틀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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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 - 역습 (4) 20.05.06 66 1 12쪽
41 40화 - 역습 (3) 20.05.05 40 1 12쪽
40 39화 - 역습 (2) 20.05.04 81 1 13쪽
39 38화 - 역습 (1) 20.05.01 78 2 12쪽
38 37화 - 절멸의 끝에서 (3) 20.04.30 55 1 12쪽
37 36화 - 절멸의 끝에서 (2) +1 20.04.29 59 1 12쪽
36 35화 - 절멸의 끝에서 (1) 20.04.28 47 1 12쪽
35 34화 - 절멸 (4) 20.04.27 60 1 12쪽
34 33화 - 절멸 (3) 20.04.24 60 1 12쪽
33 32화 - 절멸 (2) 20.04.23 55 1 11쪽
32 31화 - 절멸 (1) 20.04.22 64 1 12쪽
31 30화 - 결승, 결판 (4) 20.04.21 42 1 13쪽
30 29화 - 결승, 결판 (3) 20.04.20 51 1 12쪽
29 28화 - 결승, 결판 (2) 20.04.17 50 1 12쪽
28 27화 - 결승, 결판 (1) 20.04.16 49 1 12쪽
27 26화 - 4강 (3) 20.04.15 78 1 11쪽
26 25화 - 4강 (2) 20.04.14 42 1 11쪽
25 24화 - 4강 (1) 20.04.13 55 1 12쪽
24 23화 - 8강 (4) 20.04.10 110 1 12쪽
23 22화 - 8강 (3) 20.04.09 63 1 11쪽
22 21화 - 8강 (2) 20.04.08 57 1 12쪽
21 20화 - 8강 (1) 20.04.07 55 1 11쪽
20 19화 - 16강, 그리고 8강 20.04.06 61 1 12쪽
» 18화 - 16강 (4) 20.04.03 103 1 12쪽
18 17화 - 16강 (3) 20.04.02 90 1 12쪽
17 16화 - 16강 (2) 20.04.01 130 1 12쪽
16 15화 - 16강 (1) 20.03.31 7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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