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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요.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는 당신을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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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하요.
작품등록일 :
2020.03.10 16:27
최근연재일 :
2020.05.07 21:3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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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글자수 :
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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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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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3화 - 8강 (4)

DUMMY

'힘을 낭비할 뿐이다'


검사의 설명을 뒷받침이라도 하는 듯, 혜설의 참격이 멈춘다.


숨을 고르며 태용이 서 있던 곳을 보고 있을 뿐이다.


"지쳤군요, 완전히..."


거대한 참격을 연이어 날린 뒤라, 태용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참격의 여파로 흩날리는 모래가 안개처럼 경기장 반을 뒤덮고 있다.


잠시 후, 모래가 가라앉았을 때 태용은 여전히 서 있었다.


어느새 창을 들고 있는 상태였다.


자신의 앞에 꽂아놓고, 한 손으로만 창을 잡고 있는 자세로.


땅에 꽂힌 창을 뽑기 위해 준비하는 듯이 보였다.


"아무런 영향이 없어...?"


어마어마한 참격들이었다.


검사는 낭비라고 말을 하지만 파괴력은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태용은 제대로 막는 자세조차 취하지 않고 있었다.


이상하다.


전 상대였던 이대문의 창술도 하나하나 막아야 했던 태용이다.


그런데 이런 파괴력은 막지 않고 괜찮다고?


'이대문의 창은 파괴력을 정확히 압축해서 집중했거든'


검사가 비웃으며 설명해준다.


'저런 요란스러운 참격과 달리 정확히 필요한 부분에만 힘을 실었지'




"아이구 시끄러워~"


마담이 불평을 내뱉는다.


"화려해서 좋지 않습니까?"


"난 뻥튀기 먹는 취미 없어~"


속에 든 거 없이 요란하기만 하다는 불평이다.


"저런 짓은 대체 왜 하는 거야? 쇼맨십?"


"설마요, 살아남는 데 전력으로 집중해야 하는 애들인데요. 그럴 여유가 어디 있습니까?"


"그럼 쟤는 뭔데?"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김철수는 웃는다.


사실 그는 알고 있었다.


혜설이 요란하게 참격을 날린 이유를.


"봐 보십시오, 재밌을 겁니다"




태용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뽑혀 있던 창을 뽑아 들고는, 천천히 혜설에게 걸어간다.


"끝인가?"


"......"


혜설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태용을 쳐다본다.


"겨우 이 정도인가?"


"겨우라니... 얼마나 퍼부었는데"


한숨을 쉬는 혜설.


"낭비일 뿐, 아무런 효과도 없는 공격들..."


평가를 내리는 태용.


"끝내도록 하지"


"당신 진짜... 오만하네"


혜설이 태용을 욕한다.


"나보다 한참 위라는 듯이 말하고"


"사실일 뿐"


"아 그러셔..."


혜설은 한숨을 쉬며 검을 다시 들어 올린다.


그 순간, 태용이 순식간에 혜설과 거리를 좁힌다.


꽤 먼 거리를 한걸음에 좁히며 창을 내찌른다.


정확히 혜설의 몸 가운데를 노리는 일격.


창은 그대로 혜설을 찌른다.


하지만 혜설은 검으로 그 창을 막아냈다.


"네가 뭔데 남을 평가질이야!"


어느새 혜설의 지쳐있는 모습이 온데간데없어졌다.


검을 들고 있는 그녀는 처음 경기를 시작할 때보다 더 활기가 넘쳐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검은 조금 전보다 더 커진다.


"2차전 시작해보자고!"


혜설의 외침과 함께 검이 붉게 빛나기 시작한다.




경기장이 달아오른다.


관중들이 환호하기 시작한다.


혜설이 다시 태용을 공격해 가기 때문이다.


거대한 검을 들고 태용을 내려치는 혜설의 움직임은, 눈으로 좇기 힘들 정도다.


빠르다.


게다가 파괴력도 더 강해졌다.


혜설이 검을 내려칠 때마다 참격이 태용의 등 뒤로 생겨난다.


'아주 힘으로 퍼붓는구먼'


검사가 비웃는다.


'조금 전보다 강해진 거 같은데'


'그렇군. 속도도, 힘도'


'힘을 숨기고 있던 건가?'


검사는 대답하지 않는다.


본인도 잘 모르는 거겠지.


어쩌면 저게 혜설의 능력일지도 모른다.


어... 강해지는 게?


"강해지는 능력... 이 있을까요?"


"있을지도 모르죠"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꺼낸 말인데 서아씨가 시원하게 대답해준다.


"불사조 같아요"


"불사조요? 그건 안 죽는 거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다른 것도 있어요"


"다른 건 뭔데요?"


"불사조가 죽고 그 재에서 다시 태어날 때마다, 점점 더 그 불길이 강해진다...는 식의 이야기요"


"부활할 때마다 더 강해진다는 거군요"


"네. 다 타버린 뒤의 재를 이용해서 더더욱 강한 불길을 일으킨다는 거죠"


"그렇다면..."


"저 혜설이란 사람도, 그런 걸 지도요"


힘을 다 쓸 때마다 더 강하게 부활한다고?


이 무슨 사기야...




"아, 그런 능력"


마담이 갑자기 깨닫는다.


헤설의 능력이 무엇인지 짐작해낸 것이다.


"이제 아시겠나요?"


"왜 재미있을 거라고 말했는지는 알겠네"


하지만 여전히 심드렁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흥미롭지 않으십니까?"


"처음 봤을 땐 재밌었지"


마담이 하품을 크게 한다.


"하지만 여러 번 보니 그냥 그래~"


"오, 이미 많이 보셨군요"


"내 경력이 얼마나 되는데~ 너 같은 짬찌하고 비교하니~?"


마담이 김철수는 놀린다.


"불사조의 능력은 어차피 한계가 있어"


"한계요?"


"부활할 때마다 강해지는 거잖아?"


"그렇습니다"


"그래봤자 부활 횟수에 제한이 있으면 뭐 해"


"호오..."


김철수가 재미있다는 투로 반응한다.


"얘, 너만 그런 거 아는 게 아니란다~?"


"죄송합니다, 제가 마담에게 괜한 잘난 척을 했군요"


"그래 반성하렴~"


그렇게 말하며 마담은 경기장을 내려다본다.




"끝인가?"


다시 지쳐 숨을 고르는 혜설을 두고 태용이 묻는다.


"닥쳐!"


혜설은 다시 칼을 들어 올린다.


칼은 또다시 붉게 빛나면서 조금 더 커진다.


그와 동시에 혜설의 호흡은 순식간에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혹시나 해서 기다렸다만..."


태용이 무표정하게 창을 들어 올린다.


조금 전까지 땅에 꽂아놓았던 창이다.


"너에게는 아무런 기술이 없군"


"압도적인 힘에 기술 따윈 필요 없지!"


그 말과 동시에 휘둘러지는 칼.


이제 그 뒤에 생기는 참격은 경기장 반을 채워버릴 정도로 거대해져 있었다.


"압도적인 힘?"


태용이 눈썹을 치켜올린다.


"이게?"


"보여주지!"


또다시 휘둘러지는 칼.


하지만 이번에는 휘둘러지기 전에 막힌다.


태용이 그 칼을 맨손으로 잡아버렸다.


"뭐...!"


"이제 한계면서 무슨 압도적인 힘이지?"


혜설은 태용의 손을 떨쳐내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너, 이번이 마지막 불길이잖나?"


이 사내가 그걸 어떻게 아는 거지?


혜설은 이번이 마지막 힘을 내는 참이었다.


그녀의 능력은 다시 살아나는 힘.


하지만 그 횟수에는 제한이 있어, 5번 되살아나고 나면 또다시 되살아날 수 없다.


한동안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동안 강해졌던 힘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말하자면 일시적인 도핑인 셈이다.


다만 힘을 다 쓰면 다시 회복된다는 점에서 사기적인 도핑이지만.


“약까지 받아먹고 이 정도인 놈이 압도적인 힘이라고?”


태용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과 말투였지만, 조금씩 화가 난 듯이 보였다.


“이 괴물...!”


혜설이 태용의 손을 잘라버릴 기세로 칼에 힘을 넣는다.


모든 힘을 다 담아 찍어 누른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해진 상태의 자신을 모두 쏟아붓는다.


“버러지 녀석”


그리고 태용은 그런 해설의 칼을 부숴버린다.


맨손에 그대로 힘을 주어, 악력으로 부숴버리는 괴력을 발휘한다.


혜설의 표정이 절망적으로 바뀐다.


그리고 태용은 다른 한 손으로 그런 혜설의 얼굴을 잡고는, 그대로 바닥에 찍어누른다.


쿵!


이번 경기 동안 났던 수많은 참격소리보다 작은 소리.


하지만 그 무게만큼은 모든 참격 소리 들을 합친 것보다도 중후한 소리.


혜설의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며 난 소리가 경기장을 채우고, 관중들을 조용하게 만든다.


<<하, 한바아아아앙!! 역시 태용이다아아아아!!>>


진행자의 외침과 함께 관중들의 환호성이 되살아난다.


태용은 손을 털면서 등을 돌려 경기장 밖으로 나간다.


방금 쓰러트린 혜설의 시체를 돌아보는 일 없이 말이다.




“잃어서 어떻게 해~”


마담이 김철수를 놀린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철수도 여유롭게 되받아친다.


“잃은 돈은 없습니다, 마담“


김철수도 이번에는 승자에게 돈을 걸었기 때문이다.


“어머~ 그런데 왜 그리 혜설을 치켜세웠던 거야~?”


“치켜세우다뇨? 전 단지 재미있을 거라고만 말했습니다”


“아, 그래~”


마담이 고개를 젓는다.


“재미는 없었지만, 말이지~”


“하하핫”


김철수는 웃어넘긴다.


재미 따위만 따지는 귀족 나부랭이를 상대하는 건 익숙하다.


그렇기에 웬만한 것은 웃어넘긴다.


이것이 본래 김철수의 모습이다.


곧이어, 김철수는 패널을 열어 부하 한 명을 호출한다.


“상태는 어때?”


<치료는 마쳤고, 체력 회복도 거의 다 마친 상태입니다>


“좋아. 그러면 도핑도 좀 시켜”


<괜찮으시겠습니까?>


“안 걸릴 정도로만 하면 되잖아, 허용범위까지만 하라는 거야. 말귀를 못 알아듣나?”


<알겠습니다>


“다 마치면 보고해”


김철수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끝마친다.


두번째 8강전, 헥토르와 이안의 대결이 끝난 뒤 김철수는 바로 이안을 치료했다.


헥토르와의 전투를 일방적으로 이긴 것 같았지만, 이안에게도 상처는 남아있었다.


4강까지 올라가면서 축적된 피로도 있었다.


그래서 김철수는 이안을 치료시키고, 체력을 회복시켰다.


친히 약과 기구를 모두 이용하여 빠르게 이안을 보조한 것이다.


원래 김철수는 노예에게 돈을 잘 투자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노예 한 명을 위해 비싼 치료약과 도핑약을 쓰는 일은 거의 없었다.


돈이 아깝기도 했고, 자신이 여는 투기대회의 신뢰성을 잃고 싶지 않아서기도 했다.


진행자가 한 투사에게 간섭하여 승률을 조작한다?


이런 소문이 나면 그 길로 손님은 10% 이하로 줄어든다.


수익은 1% 이하로 줄어들겠지.


물론 사람들을 속이고 노예들을 지원하는 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귀족들이 어떤 수단으로 자신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지.


게다가 마담 같은 사람은 자신이 관람하는 경기에 대한 체크가 꼼꼼하다.


진행자가 이상한 수작을 부리지 않는지 자신이 모르는 게 있지는 않은지, 모든 걸 확인하려고 든다.


돈을 거는 장소니깐 당연하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 같은 경우일수록 더더욱 한 투사에게 간섭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목적이 있었다.


이현수.


눈엣가시처럼 거슬리는 노예놈.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고, 제 주제도 모르는 행동을 하는 놈.


저걸 얼른 처리해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단 말이지.


김철수는 그런 생각에, 평소라면 하지 않을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은 나구먼’


준비하기 위해 다시 대기실로 이동한다.


‘이상하군’


‘뭐가?’


검사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투다.


‘원래대로라면 4강이나 결승 전에는... 조금 쉬어주는데 말이지‘


‘그런 규칙이 있어?’


‘아니, 그냥 관례 같은 거다’


‘없어졌나 보지’


너랑 나의 시간 차이가 얼마나 큰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아니, 그건 아니야. 내가 죽고 나서 얼마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다‘


‘그걸 어떻게 알아?’


‘태용’


검사가 확신을 담아 말한다.


‘저 녀석이 저 상태로 살아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그러고 보면 태용이랑 무슨 관계야?’


이참에 궁금한 걸 물어보자.


‘태용을 엄청 신경 쓰던데... 단순히 그가 강해서 신경 쓰기만 하는 건 아닌 듯싶은데’


‘......‘


검사는 아무 대답 하지 않는다.


그에게서 온갖 감정이 느껴진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감정.


하지만 부정적이고 무언가, 한이 서려 있는 듯한 느낌.


‘다음 상대에나 집중해라’


‘또’


대답을 피하냐.


‘나중에 말해주지. 지금은 눈앞의 상대에 집중한다’


그렇게 말하는 검사.


‘알았다고...’


말해주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일 테니까.


난 검사의 말에 순순히 따라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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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 - 역습 (4) 20.05.06 65 1 12쪽
41 40화 - 역습 (3) 20.05.05 39 1 12쪽
40 39화 - 역습 (2) 20.05.04 81 1 13쪽
39 38화 - 역습 (1) 20.05.01 78 2 12쪽
38 37화 - 절멸의 끝에서 (3) 20.04.30 54 1 12쪽
37 36화 - 절멸의 끝에서 (2) +1 20.04.29 59 1 12쪽
36 35화 - 절멸의 끝에서 (1) 20.04.28 47 1 12쪽
35 34화 - 절멸 (4) 20.04.27 60 1 12쪽
34 33화 - 절멸 (3) 20.04.24 60 1 12쪽
33 32화 - 절멸 (2) 20.04.23 55 1 11쪽
32 31화 - 절멸 (1) 20.04.22 64 1 12쪽
31 30화 - 결승, 결판 (4) 20.04.21 42 1 13쪽
30 29화 - 결승, 결판 (3) 20.04.20 51 1 12쪽
29 28화 - 결승, 결판 (2) 20.04.17 50 1 12쪽
28 27화 - 결승, 결판 (1) 20.04.16 49 1 12쪽
27 26화 - 4강 (3) 20.04.15 78 1 11쪽
26 25화 - 4강 (2) 20.04.14 42 1 11쪽
25 24화 - 4강 (1) 20.04.13 55 1 12쪽
» 23화 - 8강 (4) 20.04.10 110 1 12쪽
23 22화 - 8강 (3) 20.04.09 63 1 11쪽
22 21화 - 8강 (2) 20.04.08 57 1 12쪽
21 20화 - 8강 (1) 20.04.07 55 1 11쪽
20 19화 - 16강, 그리고 8강 20.04.06 61 1 12쪽
19 18화 - 16강 (4) 20.04.03 102 1 12쪽
18 17화 - 16강 (3) 20.04.02 90 1 12쪽
17 16화 - 16강 (2) 20.04.01 130 1 12쪽
16 15화 - 16강 (1) 20.03.31 7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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