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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요.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는 당신을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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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하요.
작품등록일 :
2020.03.10 16:27
최근연재일 :
2020.05.07 21:3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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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9
글자수 :
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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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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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2화 - 8강 (3)

DUMMY

한 방에 난 승부.


관중들도 목소리를 죽이고 둘의 모습을 살펴보고 있었다.


둘 중에 살아남은 건 누굴까?


아니, 살아남은 자는 있기나 한가?


한동안 가만히 있던 둘 중에 먼저 일어난 것은 잭이었다.


덜덜 떨리던 몸을 천천히 일으킨다.


겨우 두 다리로 서더니, 다시 무릎을 꿇고 주저앉는다.


하지만 살아있다.


숨을 고르며 힘들어하지만, 확실히 살아있었다.


반면에 상대방인 원우는 여전히 멈춰있었다.


천천히 그 발밑에 피 웅덩이가 생겨난다.


그어진 목에서 피가 계속 새어 나온 것이다.


‘선 채로 죽었군’


검사가 말한다.


<<승자느으으으으으으은 재애애애애애애애애액!!>>


진행자의 외침과 동시에, 관중들이 마치 참고 있었다는 듯이 한꺼번에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휴...”


김철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원우가 잭을 방망이로 쳐서 날려버렸을 때는 잭이 지는 줄 알았다.


이번에도 또 돈을 잃는 줄 알고, 막심한 손해에 대해서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잭은 일어났다.


“운이 좋았네~”


마담이 김철수를 놀리는 듯 말한다.


“조금만 늦었으면 잭도 죽었을 텐데~”


그 말에 김철수도 동의한다.


만약에 잭이 조금이라도 더 늦게 원우의 목을 그었다면.


그래서 원우가 조금이나마 더 제 상태로 방망이를 휘둘렀다면.


잭도 원우의 방망이에 산산조각이 났겠지.


하지만 원우가 방망이를 미처 다 휘두르기 전에 목을 그었다.


덕분에 원우의 방망이를 온전히 맞지 않았다.


그래서 잭이 살아남은 것이다.


“마담은 이번에 잭에게 거셨습니까?”


승부 예측에서는 절대적인 식견을 가진 마담이다.


이번에도 돈을 벌었겠지.


“아니”


“그러면 원우에게?”


의외다.


마담이 틀리다니.


“아니”


하지만 마담음 또 부인한다.


“그렇다면...”


“안 걸었어~ 확실하지 않은 승부에는 돈 거는 거 아니야~”


마담은 손가락을 흔들며 김철수에게 잘난 척한다.


“그리고 말이지~ 난 쟤 별로 마음에 안 들어~”


그렇게 말하며 마담은 잭을 내려다본다.


잭은 쓰러진 원우에게 걸어가고 있었다.




환호성 속에서, 상처를 입은 잭이 원우의 시체로 걸어가고 있다.


몸을 비틀거리고 있다.


걷는 속도도 느리다.


당장 쉬든가 치료하든가가 급하지 않나?


‘아, 그런 타입이구먼’


검사가 알겠다는 투로 말한다.


‘뭔데?’


‘보면 안다’


그 말과 동시에 나는 목격했다.


“윽...!”


옆에서 서아씨가 역겹다는 목소리를 낸다.


물론 나도 똑같은 심정이었다.


눈앞의 광경이 딱히 보기 좋은 건 아니었거든.


잭이 원우의 목덜미에 입을 대고는 피를 빨아 마시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하는 거지...’


‘종종 있어. 피를 마시고 회복하거나 힘을 얻거나 하는 놈들이‘


검사는 이미 몇 번이고 본 광경인 모양이었다.


잭이 그 입가를 피로 물들이면서 계속해서 빨아댄다.


원우의 시체가 조금씩 쪼그라드는 게 보인다.


도대체 피를 얼마나 마시는 거지...!


잭은 쉬지 않고 원우의 몸을 빨아들인다.


이윽고 원우의 시체가 쓰러진다.


그리고 기운을 차린 듯, 잭이 똑바로 서서 칼을 위로 들어 올린다.


환호성과 야유가 섞여 울려 퍼진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피를 잔뜩 머금은 흙은 깨끗한 흙으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경기는 계속된다.


<<드디어 8강 마지막!!!!!>>


진행자의 외침.


그리고 잇따르는 관중들의 환호.


그 어느 경기보다도 커지는 목소리.


<<이기기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아아아아아아!!!! 노예가 되기 이전에는 용병이었던 전쟁의 프로오오오!!!>>


화려한 소개와 함께 여자 한 명이 걸어들어온다.


하지만 체격은 건장한 남자보다도 더 크다.


탄탄하고 커다란 몸.


<<혜서어어어어어어어얼!!!!!!!>>


여자는 손을 흔들며 씩 웃는다.


<<그리고 그 상대느으으으으으으으은!!>>


환호성이 최고조로 커진다.


<<불멸자에 근접한 투사! 최고의 싸움꾸우우운!!!>>


빡빡머리가 조용히 경기장으로 들어온다.


<<태요오오오오오오오옹!!>>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로 관중들의 환호를 등에 업고 있는 태용이다.


<<자, 그럼 준비이이이이이이이!!!!>>


“잠시만!”


진행이 경기 시작을 외치려던 찰나였다.


혜설이 큰 목소리로 경기의 시작을 방해한다.


<<갑작스러운 혜설의 제지! 무엇인가요!! 혹시 겁을 먹은 것일까요!!>>


야유가 혜설에게 빗발친다.


“그런 게 아니야! 싸워줄 거다!! 하지만 그 전에!”


혜설은 관중들을 둘러보며 외친다.


“승자의 권한을 미리 팔겠다!!”


‘미리 팔아도 되는 거야?’


‘안 될 거 있나?’


“내가 태용을 이긴다면!!! 태용을 마음대로 할 권리를 미리 팔겠다!! 후원해 줄 귀족, 살 사람 있나!?”


혜설의 외침에 관중들의 반응이 바뀐다.


환호성과 야유는 금세 수군거림이 된다.


“후원이란 게 뭐죠?”


그러고 보면 그게 궁금했다.


분명히 태용의 첫 상대, 후원자가 있었지?


‘귀족이 담당한다는 소리지’


‘귀족? 담당?’


‘미래에는 귀족이 있다. 그건 알지?’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


‘그리고 노예 중에는 귀족이 전속으로 데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들은?’


‘그냥 노예 관리인이 데리고 있는 프리, 주인 없는 상품들이지’


‘차이가 뭔데?’


‘전속되면 귀족이 시키는 건 다 해야 하고, 귀족의 말에 따라 온갖 곳에 쓰이고... 대신에 후원을 받는다’


‘후원?’


‘뭐... 훈련하거나 필요한 것들을 지원받는 거지. 프로선수가 구단에서 돈도 받고 훈련도 받고 그런 거로 생각하면 편하다’


‘과연...’


이 투기장의 훈련장을 떠올려본다.


아무것도 없는 공터.


제대로 된 훈련기구들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후원을 받으면 그런 것도 받는 거군.


‘그리고 알게 모르게 육체 개조도 받겠지’


‘육체 개조?’


‘원칙적으로 몸을 개조하는 건 금지되어 있지만... 조금 정도는 알게 모르게 노예의 몸을 개조하니깐 말이다’


철핵이라는 이상한 무기도 있는 곳이다.


육체 개조야 쉽게 하겠지.


원칙적으로 금지라는 건 처음 알았지만 말이지.


‘그리고 무엇보다, 리미트가 풀린다’


‘리미트가 풀린다고?’


‘노예가 되고 나서 네가 할 수 있는 건 대부분 금지되지? 그런 것들이 해제된다. 귀족의 허가만 있다면... 온갖 것을 할 권리를 얻게 되지‘


‘그게 싸움이랑 상관이 있나?’


‘예를 들면 지금 보고 있는 패널, 이런 패널을 개인용으로도 하사받게 되는데’


그 말에 패널을 본다.


혜설과 태용의 정보가 떠 있는 패널 화면은 온갖 수치들이 계산되고 있었다.


‘이걸로 전투와 관련된 정보라거나, 무언가 조언이라든가를 받기도 하지’


‘시험 치러 가는데 핸드폰을 들고 가는 꼴이군?’


‘뭐, 어차피 싸움에서 이런 건 부가적일 뿐이니 쓸모는 없지만’


검사는 비웃는다.


‘저 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군’


“아무도 없나! 태용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라고!?”


“마치 태용을 이길 수 있다는 듯이 말하는군요...”


혜설의 자신감이 감탄스럽다.


“반대 아닐까요?”


“반대요?”


“승산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서 이기고 나서의 권리를 미리 파는 거겠죠”


서아씨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길지 질지 모르지만, 만약 이긴다면 권리를 주겠다. 그러니 나한테 걸어라! 라고 외치는 건데... 만약 저 말에 누군가 동의해서 혜설의 권리를 사고 무언갈 제공한다면... 혜설이 이길 확률이 실제로 더 커지겠죠”


“그렇다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거지요”


듣고 보니 확실히.


과연 누가 혜설의 도박에 참여해줄까?


나는 호기심을 가지고 대답하는 사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마담은 웃으면서 경기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혹시 마담이 걸 생각은 없으십니까?”


김철수가 물어본다.


“난 됐어~”


마담은 손사래를 친다.


“만약에 마담이 거둬서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면 태용을 이길지도 모릅니다만?”


“깔깔깔, 그럴 리가!”


마담은 웃어 재낀다.


“철핵을 바꿔줄 수도 없는데!”


“그만큼이나 승산이 없다고 보는군요?”


“당연한 거 아닐까? 급이 더 높은 철핵을 끼는 정도가 아니면, 노예 따위가 태용을 이기는 건 불가능하지~”


“하지만 마담이라면 패널이라든가 영양제라든가...”


“아 뭐 해줄 수 있는 건 이것저것 많지만~”


마담은 여전히 웃고 있다.


“그런 건 부가적인 거니깐~ 의미가 없어~”


“하지만 지금 몹시 즐거워하시는 듯싶습니다만...”


“응, 그야 재밌잖아?”


재미만 있다면 만족스럽다.


“그리고 어떤 바보 한 명 정도는 저 거래에 응할지도 모르고 말이지?”


물론 내가 그 바보는 아니지만.


깔깔거리는 마담.


<<앗!!! 손을 드신 분이 계십니다!!!!>>


그때, 경기장 한쪽에서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고마워!”


그 말과 함께 손을 든 누군가가 외친다.


“이겨서 갚아라!”


“물론!”


혜설은 기쁜 듯한 목소리로 외친다.


경기장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온다.


혜설에게 병을 하나 건네고 돌아간다.


“저래도 되는 건가요?”


서아씨가 인상을 찌푸리며 묻는다.


나도 의문이다.


경기장에 들어왔는데 병을 하나 받는다.


누가 봐도 저거 의심스럽잖아?


도핑이라거나 그런 거 아니야?


그래도 되는 건가?


‘도핑은 금지지만, 영양제는 오케이지’


‘무슨 헛소리야 그게’


‘아직 경기 시작 안 되었어. 물을 마시거나 그런 것은 오케이라는 거지’


상당히 더럽구먼.


하지만 내 감상과는 달리 다들 납득하는 분위기다.


약간의 웅성거림만 빼면, 관중들은 가만히 있다.


혜설이 병에 든 걸 마신다.


“좋아, 해볼까?”


<<좋습니다아아아아!!! 그럼 준비이이이이이이!!!!>>


진행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전투 준비를 외친다.


태용은 여전히 팔짱을 끼고 있었다.


혜설이 외칠 때부터 다시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아무런 항의의 의사를 펼치고 있지 않았다.


<<파이트으으으으으으으으으!!!!>>


경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경기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꺅!”


굉장한 폭발이다.


무슨 일인지 쫓던 내 눈은 곧 혜설이 든 무기를 본다.


대검이다.


사람 두 명분의 길이는 될 정도로 커다란 검이다.


혜설이 그 대검을 마구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대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경기장에는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생쇼를 하는군’


‘저거 설마, 참격이야?’


‘그렇구먼’


헥토르와 이안의 대결에서 본 참격.


이안이 휘두르던 그 참격을 혜설도 휘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혜설의 검은 그 참격보다 몇 배는 더 큰 폭발을 일으킨다.


‘파괴력이 비교가 안 되는데!’


‘약발이겠지’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검사.


약발이 저렇게나 굉장한 거라니...!


혜설은 계속해서 검을 휘두른다.


커다란 참격과 폭발로 일어난 모래폭풍에 태용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는다.


반격할 틈 따위는 주지 않겠다는 듯이 참격이 연이어진다.


마치 적진을 폭격하는 폭격기와 같은 모습이다.


아무리 태용이라고 해도 이런 폭발 속이라면...


‘의미가 없을걸’


‘응? 이렇게나 폭격이 난무하는데?’


‘저번에도 말했지만’


검사가 잘난 척하는 목소리로 말한다.


‘저런 참격은 별 의미가 없어’


그 말에 다시 경기장을 본다.


하지만 혜설은 끊임없이 참격을 날리고 있다.


그리고 그걸 맞고 있는 쪽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이게 별 의미가 없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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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화 - 역습 (2) 20.05.04 80 1 13쪽
39 38화 - 역습 (1) 20.05.01 78 2 12쪽
38 37화 - 절멸의 끝에서 (3) 20.04.30 54 1 12쪽
37 36화 - 절멸의 끝에서 (2) +1 20.04.29 59 1 12쪽
36 35화 - 절멸의 끝에서 (1) 20.04.28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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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 - 절멸 (3) 20.04.24 60 1 12쪽
33 32화 - 절멸 (2) 20.04.23 55 1 11쪽
32 31화 - 절멸 (1) 20.04.22 63 1 12쪽
31 30화 - 결승, 결판 (4) 20.04.21 4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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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8화 - 결승, 결판 (2) 20.04.17 50 1 12쪽
28 27화 - 결승, 결판 (1) 20.04.16 49 1 12쪽
27 26화 - 4강 (3) 20.04.15 78 1 11쪽
26 25화 - 4강 (2) 20.04.14 42 1 11쪽
25 24화 - 4강 (1) 20.04.13 54 1 12쪽
24 23화 - 8강 (4) 20.04.10 109 1 12쪽
» 22화 - 8강 (3) 20.04.09 63 1 11쪽
22 21화 - 8강 (2) 20.04.08 57 1 12쪽
21 20화 - 8강 (1) 20.04.07 5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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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 16강 (4) 20.04.03 10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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