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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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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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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22
추천수 :
720
글자수 :
748,164

작성
19.02.0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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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
추천
9
글자
16쪽

6. 세계수의 영역, 비호국(庇護國)

DUMMY

- 수인족의 영토, 적막수왕의 왕도 변두리 수호토끼의 거목.


“으음···뭐지 정신을 잃었었나···?”


모니터의 전원이 팍하고 켜진 것처럼 두 눈이 떠졌고 그와 동시에 뇌도 함께 깨어난 느낌이었다.


언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인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광기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원래의 정신으로 돌아왔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그것만으로도 하늘에 감사를 빌어야지.”


여차하면 영영 제정신으로 못 돌아올 뻔했다.

그 점을 상기하니 다시는 이런 무모한 짓을 벌일 엄두가 서지 않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세라의 목소리에···”


희미하게 들려오던 세라의 목소리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나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홀로 깨어났음을 깨달았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정신이 드는 모양이네···요.”


“응?”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고개를 살짝 돌리니 그곳에는 다크서클이 손가락 한마디 이상 축 쳐진 채 피곤에 찌든 얼굴을 한 여성이 있었다.


머리위로 토끼 귀가 솟아나 있었기에 이목을 끄는 모습임에도, 정신이 없었는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눈에 익은 사람이었다.


검은 토끼의 주인인 우롱토끼라는 여성임을 떠올리고 나는 뒤늦게 인사를 건넸다.


“아, 무사해보여서 다행이네···”


지금 모습을 보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형식상 꺼내보았다.

오히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눈이 감겨오는걸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


“···3일.”


“···응?”


“그 날 이후로 3일 동안 깨지 않고 있었어···요.”


아,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이후로 3일이나 지나가 버린 것인가.

고통을 느끼지 못하니 몸이 쑤신 것도 모르겠고 어디 잘 움직여지지 않는 곳도 없는 것을 보니 완전히 회복한 모양이었지만 나는 괜스레 턱을 쓸어내렸다.


“지금까지 날 간병 해준 거야?”


고개를 끄덕이는 우롱토끼.

모양새를 보니 3일 밤낮을 쉬지 않고 돌봐준 모양이다.

상당히 미안한 짓을 시켜버린 것과 동시에 고맙고 쑥스럽기까지 했다.


“고마워, 보니까 제대로 쉬지도 못한 거 같은데 나는 괜찮으니까 잠이라도 자는 게 어때?”


우롱토끼는 절로 나오는 하품을 손바닥으로 가리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

딱히 날 간병하기 위해 쉬지 못한 것은 아닌 모양인지, 품속에서 돌돌 말린 종이를 꺼내보였다.


빨간 실로 묶여있었는데 우롱토끼가 거침없이 풀어헤친 다음 내 눈앞에 떡하니 펼쳐 보이며 입을 열었다.

목소리부터 갈라져있는 게 모래 한줌을 털어 마신 것처럼 탁한 음성이 새어나왔다.


“적막수왕의 서신인데···요. 요약해서 말하면 왕은 바쁘니 세계수까지 나보고 안내해주라고 적혀있어···요. 그리고 여기.”


수인족의 언어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번역되는 것처럼 이해 할 수 있었다.

빠르게 쭉 읽어 내려가며 우롱토끼의 말을 함께 들었지만 요약하자면 저 말뜻 그대로였기에 더 이상 읽어볼 필요도 없어보였다.


정중한 의미는 담겨 있었지만 인사말도 크게 특별할 것도 없었고 말 그대로 용무만 빠르게 전달한 서신이었다.


그 다음으로 나는 우롱토끼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단어를 읽어보았다.

수인족들이 사용하는 글자와 다르게 좀 더 특별해 보이는 글자였지만 이것 또한 이해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거 용언으로 새겨져있어서 나는 못 읽게 되어있어···요. 귀재수리한테 듣기로는 락타베이나님이래···요.”


“응···나도 방금 확인했어.”


락타베이나, 카지락스타의 딸이자 세계수로부터 이름을 부여받은 드래곤.


글을 읽어 내려가니 락타베이나라는 드래곤은 내가 진짜 카지락스타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증거로 나를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내는 방법을 찾아주겠다며 신변의 보호를 위해 세계수까지 와달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현재 락타베이나는 중요한 사항으로 인해 세계수의 곁에서 떨어질 수 없는 상황인 모양이다.


어차피 원래의 목적부터가 세계수로 향하는 여정이었기에 그리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락타베이나는 어떻게 내가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


“무슨 문제 있어···요? 굉장히 심각한 얼굴인데···요.”


“···응?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단 아까부터 뒤늦게 요 자를 붙이는데 안 힘들어?”


실은 아까 전부터 묘하게 신경 쓰이는 말투였다.

분명 처음 만났을 때는 이런 말투는 아니었던 것 같았는데, 듣는 사람도 말하는 본인도 상당히 답답하게 느껴졌다.

내가 드래곤이라는 것을 뒤늦게 신경 쓰고 있는 건가?


‘···음, 그건 아닌가? 드래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치곤 부담스러워하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은 아닌데.’


어쨌든 마실 것도 없이 고구마를 욱여넣은 것 마냥 힘겨워보여서 말투를 콕 집어 정정을 부탁했다.


“그럴 순 없어···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줄래? 도저히 왜 그러는지 내 머리로는 이해를 할 수 없어서···”


“우릴 구해준 은인이잖아요. 당연히 존대해야지···요.”


은인이라, 타인에게 그런 소릴 들으니 낯간지러운 느낌이었지만 싫지는 않은 울림이었다.

어쨌든 최소한 의식을 하고 있으니 어색해하면서도 계속 존대하려 든 것이군.


하지만 그럴 생각이면 칼가진쿠네처럼 확실하게 해주거나 아니면 원래의 말투로 돌아오던가. 둘 중 하나로 통일시켜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니 마음만 받아들이기로 하고 나는 편하게 말해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솔직히 말해서 신종 괴롭히기처럼 느껴지니까.

하지만 우롱토끼와 나는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은혜를 갚는 절차 중 하나라던가?

어쨌든 결국 설득하는 것에 성공을 해서 우롱토끼도 원래의 말투로 돌아오게 만들었고 나도 더 이상 답답해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밖으로 나오니 깜짝 놀랄만한 세상이 펼쳐졌다.


“와, 세상에는 이런 곳이 존재하는구나.”


무린의 숲과 비교자체가 불가능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 그 자체였다.

세계수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

색감도 뭔가 진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청아함의 레벨이 장난 아니었다.


과학문명이 발전하지 않은 세계는 이렇구나.

순수하게 자연을 담아낸 색을, 그대로 캔버스 위에 표현시킨 것 같다.

나는 눈을 감고 온 몸으로 자연을 받아들였다.


잎사귀에 맺힌 아침 이슬도, 나뭇잎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도 그렇고 맑아도 너무 맑은 느낌이다.

썩은 육신을 정화시켜주듯 진한 풀 냄새가 베인 맑은 공기가 몸에 활력을 더해줬다.


상쾌해진 기분으로 몸을 풀며 뒤늦게 내가 나온 집을 확인해보니 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놀라움의 연속이네, 이건 또 얼마나 큰 거야···”?


집 내부는 그리 크지 않았었다.

우롱토끼가 말하기를 적막수왕의 배려로 클로버와 단 둘이 지낼 수 있을 만큼 조그만 크기의 집이라 했었지만 설마 이토록 큰 나무의 밑동을 집으로 삼았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높이만 해도 아파트 10층 이상은 넘어 보이는데, 입이 쩍 벌어질만한 스케일에 내 입은 절로 감탄사를 터트리고 있었다.

나무 한 그루에 이토록 놀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멀뚱히 서서 뭐해?”


“이 정도 되는 집을 소유하고 있다니···”


챙길 것이 있다며 뒤늦게 나온 우롱토끼가 날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걸어왔다.


“우롱토끼는 이정도 집이라면 얼마 생각하고 있어?”


“뭐? 무슨 소리야···왕에게 하사받은 집이라니까? 값을 매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드래곤은 원래 이래?”


“···아니, 그저 현실적이라고 해줄래? 너도 지구에서 살아봐라.”


“···무슨 말이야?”


정신을 잃고 방금 막 일어난 내게 있어서 딱 좋을 정도의 자극이었다.


“흠! 그래서 세라는 왕도에 있다고 했지? 어서 움직이자, 너도 피곤할 텐데 빨리 쉬어야 할 거 아니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나는, 얌전히 배웅해주는 쿠키를 한번 쓰다듬어 준 뒤 길을 나섰다.

우롱토끼의 집은 적막수왕의 왕도에서 떨어진 곳이라 조금 걸어가야만 했지만 그동안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세라는 괜찮은 거 맞지?”


우롱토끼를 뒤따라 걸으며 세라의 안부를 물었다.

대충 듣기로는 폭주를 잠재우는 것에 실패한 나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상당히 고생을 했다는 모양이었다.


우롱토끼는 자다가도 그 날의 일이 떠오르면 심장이 떨리는 바람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돌변해서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그리고 전신으로 피를 내뿜으면서 날뛰려하는 바람에 얼마나 고생이었는데, 죽을 정도의 상처를 입고 있지 않았다면 구제불능의 상황이었다니까.”


“그, 그래? 미안하다···”


게다가 끊임없이 재생하려 드는 육체를 견제하기 위해 귀기이리라는 자도 상당히 고생을 했다는 모양이다.


나는 우롱토끼가 하는 말을 묵묵히 들을 수밖에 없었다.


충분히 원래대로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내가 바보지.

칼도 했으니 지금의 나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결국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만들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그 날, 도저히 승산이 보이지 않아 선택한 방법이긴 했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확실히 무모한 선택이긴 했다.


“세라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잠잠해져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이후의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충분히 이해했다.

완전히 재생된 육체는 가장 가까이 있었던 세라를 먼저 해하려 들었을 것이다.


“나도 모두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언젠가 이 은혜는 확실히 갚도록 할게.”


당장 가진 것도 없고 맨 몸으로 이세계로 떨어져서 지금까지 왔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갚도록 하자.


“진짜지? 드래곤은 자신이 한 말을 어기면 모든 힘을 잃게 된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면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원하는 말 들어줘야한다? 반드시, 꼭!”


확신을 바라듯 우롱토끼가 걸음을 멈추고 날 돌아봤다.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빛이 부담스럽게 다가왔지만 나는 이내 한 문장에 입이 파르르 떨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한 말을 어기면 모든 힘을 잃는다고? 드래곤들도 참 피곤하게 살아가네···’


만약 사실이라면 앞으로 말 한마디 내뱉을 때도 조심을 해야 한다는 소리잖아.

설마 이런 제약까지 물러 받았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아무리 그래도 아니겠지, 라는 안일함이 충돌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문제는 상당히 동요를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세계수에 있는 락타베이나라는 드래곤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당연하지. 이대로 웃고 넘어가기에는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으니까.”


어쨌든 그것과는 별개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니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망설임 없이 대답해주니 우롱토끼는 진심으로 신나하는 모습을 보이며 왕도로 가는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산타가 진짜로 존재한다고 믿는 순수한 어린 영혼이 지난 1년 동안 착한 아이로 지내며 고대하고 고대하던 크리스마스날 산타의 선물을 받은 것 마냥 좋아하고 있었다.


“앗싸! 설마 드래곤이 내 부탁을 들어준다니 수인족 역사상 처음 아니야?”


“그렇게 좋아할 정도인가···괜히 더 미안해지네.”


나는 양심이 찔려오는 것을 느꼈다.

풍선을 바늘로 콕콕 쑤시며 터질 듯 말듯 조마조마한 행위를 반복하다 끝내 바늘을 거두어 진실을 터트리지 않기로 했다.


락타베이나도 일부러 용언으로 처리해서 나만 확인할 수 있게 서신을 보낸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진짜 드래곤이 아니라는 사실은 세라만으로 그쳐야한다.


‘그나저나 큰일이네, 저렇게 기뻐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마법도 못쓰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난감한걸.’


여전히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우롱토끼는 한 손에 나뭇가지 쥐고 휘두르면서 홍조를 띤 채 오솔길을 힘차게 걸어가고 있었다.


제발 지금의 내가 실현가능한 선에서의 부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따라 걷다 문득 궁금증이 떠올라 말을 걸었다.


“저기 우롱토끼 궁금한 게 있는데.”


“응? 뭔데?”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 우롱토끼에게 우롱토끼라는 이름에 대해 물어보았다.


“뭐야, 드래곤이면서 칠난제를 모른다고?”


뜨끔!


의문을 가진 채 우롱토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뭐지, 설마 모든 드래곤이 알고 있어야할 기본 상식에 대해서 물어본 것인가.


나는 대충 얼버무리기 위해 바로 대답해 주었다.


“그 뭐냐, 세상 모든 드래곤들이 칠난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건방진 거 아니야? 그러는 너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대해 알고 있는 거라도 있어?”


뭔 말도 안 되는 말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얼버무리기 위해선 상대도 모를만한 미끼를 던져야만 얼버무릴 수가 있다.


서로 덥석 문 미끼에 대한 정보가 무지한 상태라는 것을 일깨워주면 2차 공격을 받을 위험은 현저히 줄어드니 다소 억지스러워도 자연스럽게 넘기는 게 좋다.


하지만 이세계에서 스마트폰과 인터넷이라니 그게 뭐냐고 물어보면 뭐라 둘러댈지 자신이 없었다.


“뭐야···그냥 장난 한번 쳐 본건데. 드래곤이니까 더 많이 알고 있다고 바보 취급하려는 거야?”


“드래곤 앞에서 장난을 치다니···어떤 드래곤이 그걸 장난이라 생각하겠냐.”


다행스럽게도 우롱토끼는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지는 않았다.

다만 심술이 난 얼굴로 나에 대해 생각하던 바를 말했다.


“음···그런가? 실제로 드래곤을 만난 것은 처음이지만 칼은 드래곤이라는 기운도 느껴지지 않고 뭔가 위엄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잘 안 느껴져서 그런 거 아닐까?”


그 부분은 변질화를 막아두기 위해 그쪽으로 기운을 막아놓았기 때문이고, 위엄이라고 해봤자 원래는 평범한 인간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드래곤들은 평소 어떻게 행동하는 것 일까?


“위엄이라···오히려 이렇게 편하게 행동하는 게 좋아서 말이야.”


“하긴 그럴 수도 있겠더라, 드래곤이 왔다고 했을 때 왕도의 전부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으니까. 그걸 생각하면 내가 드래곤이라 해도 칼처럼 행동했을 거 같아”


본의 아니게 우롱토끼를 납득시킨 뒤,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우롱토끼라는 이름은 칠난제가 되면서 새롭게 받게 된 이름이라 한다.

한 종족의 대표가 되는 만큼 이명과 이름을 똑같이 여기는 것으로 자부심과 동시에 대표자의 무게를 짊어지게 된다고 한다.


“생각보다 대단한 위치에 있었네?”


“생각보다는 뭐야, 내가 칠난제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데. 습격당했을 때는 방심만 안했어도 제대로 한방 먹였을 거야.”


눈 밑까지 축 쳐진 다크서클로 그 날 습격했던 적을 회상하며 분하다는 듯이 이를 빠드득 갈았다.


어쨌거나 종족의 대표라고 하면 칼가진쿠와 비슷한 위치라고 보면 되겠지?

그렇게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나가며 걷다 보니 곧 왕도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알려 주었다.

그런 와중 내 몸이 점점 이상해져 감을 느꼈다.


“······.”


앞서 걸어가는 우롱토끼가 뭔가 계속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눈앞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뭐지···? 갑자기······.’


어지러움이 점점 심해지는가 싶더니 곧 균형을 제대로 잡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모, 몸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 몸이라 어디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크게 동요하면서 당황하는 것과 달리 몸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기 시작했고 나는 털썩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고통을 못 느끼는 육체임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두통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으윽···어째서···!’


강렬한 통증이 수반되며 머리를 부여잡은 채 눈이 질끈 감겼다.


“무슨 일이야?!”


고통에 찬 신음소리에 뒤를 돌아본 우롱토끼가 황급히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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