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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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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518
추천수 :
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1.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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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4
추천
14
글자
9쪽

5. 장악(掌握)의 악마 VS 우롱토끼

DUMMY

- 수인족의 영토. 무린 대초원 북동쪽 접경 지역. 목조성채의 집회실 안.



어둠이 내리깔린 집회실.

그곳으로 들어오는 3명의 인영들이 있었다.

낡고 둥근 탁자에는 각 의자가 6개씩 배치되어 있었고 작은 체구의 인물이 촛대의 초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은은한 오렌지 빛깔의 따스한 기운이 방 안을 채우며 그들은 빙 둘러 앉았다.


쿵!


“할배 조심 좀 해, 탁자 부서질 뻔 했잖아.”


다른 사람들보다도 거대한 체구의 한 인물이 4개의 팔을 탁자에 올리니 크게 흔들리며 부러질 듯 불안한 소리를 내었다.


“에잉, 부서지면 바꾸면 되는 것이지. 쪼그만 녀석이 잔소리는.”


“쪼그맣지 않거든! 꼬맹이 시절은 지나갔거든!”


앙증맞은 두 손으로 탁자 위를 내려쳤지만 귀여운 목소리와 행동 때문인지 애교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우하하하하하!! 그렇지 암, 그렇고말고 우리 귀염둥이 요조숙녀님.”


“녀석이 요조숙녀면 이 세상 요조숙녀는 말 못하는 시체뿐이겠군.”


해는 어느 덧 반쯤 몸을 숨긴 시간이 되었다.

귀재수리가 다루는 수리부엉이의 정보를 조합해보면, 카지락스타는 해가 질 무렵이면 이곳에 도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만전의 준비를 해둔 상태로 오만꽃뱀을 제외한 3명의 칠난제는 이곳에 모였다.


“귀기이리, 그건 무슨 뜻이야.”


우롱토끼의 눈이 반달모양으로 변하며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는 귀기이리를 향해 물었다.

그가 말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같은 칠난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칠난제들은 하염없이 자신을 어린애로 보는 시선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노력했다.


하지만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는 여전히 어린애 취급이었다.

싫지는 않았지만 좋지만도 않았다.

실력은 인정하는 눈치지만 평판은 변하지 않다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귀기이리!

만왕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쳐도 귀기이리의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알고 있지 않나?”


“으으······.”


솜방망이 같은 주먹을 쥔 채, 분함에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말투부터 시작해서 저 달관한 듯 무미건조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너무 얄미워 한방 먹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으아아!! 가만 안······”


쿠우우웅!!!!!!!!!


지축을 울리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내부가 짧지만 강렬하게 뒤흔들렸다.


속을 꽉 채운 쇠구슬을 지면에 떨어뜨린 것처럼 육중한 소리와 흔들림에 3명의 칠난제들은 황급히 몸을 추스르며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인가!”


흙먼지로 자욱한 대기를 거대한 팔로 휘저으며 만왕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앞서 나갔다.

곳곳에서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저, 정체불명의 존재가 갑작스레 하늘로부터 떨어졌습니다!”


검은 토끼 클로버가 먼지안개를 뚫고 보고했다.

언제 어디서든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며 정보를 수집하는 클로버가,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대라면 카지락스타는 고사하고 의미 그대로의 ‘정체불명’의 존재라는 뜻이다.


“움직일 수 있는 자들은 부상당한 인원을 데리고 진원지로부터 대피를 서둘러라!”


귀기이리는 침착하게 전두지휘를 하며 빠르게 수습해 나감을 보였다.

우롱토끼도 재빠르게 주변을 뛰어다니며 부상병들을 직접 수습하며 움직여 보였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의문을 품으면서도 우롱토끼는 부지런히 발을 놀렸다.

진땀이 새어나왔지만 멈출 수 없었다.


“우, 우롱토끼님······.”


부상병을 부축하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던 와중, 고통을 곱씹으며 힘겹게 입을 여는 병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입을 열었다.


“걱정 마,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곳에는 4명의 칠난제가 있으니까.”


하지만 병사의 얼굴에는 어떠한 희망의 빛도 안도의 안색도 내비치지 않았다.

더욱 새파랗게 질려가며, 채 말을 잇지 못하던 병사는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흐흐흐흐···이루어 질 수 없는 희망사항을 입 밖으로 함부로 내뱉으면 쓰나.”


자박, 자박.


힘없이 발걸음을 때며 다가오는 그 모습은 기괴함 그 자체였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나며 경보를 울려대듯 심장이 날뛰기 시작했다.

190cm는 되어 보이는 키와 해골에 가죽만 덧씌운 것처럼 야윈 몸을 가진 그는 머리 양 옆으로 20cm 가량의 굵고 검은 뿔이 솟아나 있었다.


“···!”


잔뜩 경계를 한 채 우롱토끼는 부상병을 뒤로 숨겼다.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존재는 여전히 느린 걸음으로 기분 나쁜 웃음을 내며 우롱토끼를 주시했다.


“너 뭐야.”


온몸으로 긴장했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녀석의 행동거지는 가볍다 못해 여유가 흘러넘쳤다.


“알려줘도 모르잖아?”


어느 새 우롱토끼의 정면까지 순식간에 다가온 녀석은 심연과 같은 어둠을 띈 두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경계를 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낌새도 없이 접근을 허용한 탓에 우롱토끼는 사고가 정지할 만큼 당황했다.


‘뭐, 뭐야···?!’


터업!


“크윽···!!!”


목을 붙잡힌 우롱토끼가 힘없이 들렸다.

반대편 손에는 부상당한 병사가 축 늘어져 있었고 상태를 보아하니 이미 숨 쥔 상태로 보였다.


순간적으로 숨을 쉴 수 없으니 자신도 모르게 발을 허우적대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크크크크···한낱 미물주제에.”


“크으윽!!”


그대로 목뼈를 으스러트릴 모양인지 움켜쥔 손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롱토끼도 이대로 당할 생각은 없었다.

금세 정신을 추스르고 양 다리로 녀석의 팔을 휘감고 손목을 힘차게 꺾어버렸다.


순간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고 빠져나온 우롱토끼는 그대로 공중에서 양 발로 녀석의 흉부를 힘차게 가격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기괴함으로 전신을 뭉친 녀석의 몸이 살짝 뒤로 기울며 거리가 벌어졌다.

땅에 착지한 우롱토끼는 한 손으로 자신의 목을 부여잡으며 헛기침을 토해내기 시작했지만 두 눈은 눈물을 그렁거리면서도 투지를 불태우며 적을 주시했다.


‘흐름을 내 쪽으로 바꿔야해!’


양 발을 있는 힘껏 박차고 올라 중심이 흐려진 녀석에게 거리를 좁혀 어깨를 붙잡고 그대로 텀블링을 해, 녀석의 뒤를 붙잡았다.


양 다리로 녀석의 목을 감싼 뒤, 자유로운 양 팔은 녀석의 턱과 머리를 부여잡았다.

재빠른 몸놀림은 녀석이 기강을 다지기 전에 순식간에 벌어졌다.

이대로 있는 힘껏 목을 꺾어버릴 심산이었고, 거기까지 행해지는 행동은 물 흐르듯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확실하게 잡았다.

완벽하게 걸려든 관절기에 승리를 확신한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그대로 녀석의 목을 꺾어 보였다.

하지만 있는 힘껏 꺾여야할 녀석의 목은 온데간데없이 허공을 가로 지으며 교차되는 자신의 양 팔만이 두 눈에 내비쳤다.


그 찰나의 순간이 매우 느리게 지나간다.

어째서 실패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여유도 의문도 들지 않았다.

단 한 가지 사실만이 그녀의 몸과 정신에 똑똑히 새겨질 뿐 이다.


등 뒤로 느껴지는 싸늘하리만치 섬뜩한 광기에 마음이 꺾여버리고 말았다.


퍼억!


등으로 묵직한 고통이 전해져왔다.

날아가지 못하도록, 가격한 뒤에 녀석은 우롱토끼의 머리를 부여잡고 그대로 바닥으로 내리꽂아버렸다.


콰드드득!!!


그 뒤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과격한 폭행의 연속이었다.

화가나 주체를 할 수 없는 것인지 우락부락하게 변한 표정은 숨김없이 주먹과 발길질로 표출되었다.


과격한 만큼 땅이 갈라지며 수많은 파편들이 튀어 올랐다.

짧은 시간동안 한곳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내려치고 있었고,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주제도 모르고 설치다니!!”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위함인지, 하늘 높이 두 손을 모아 내려치기 위해 녀석은 몸을 뒤로 젖히며 울분을 토해내듯 내뱉었다.


“죽어라!!”


콰앙!!!


있는 힘껏 내리친 곳을 중심으로 균열이 사방으로 나기 시작하며 땅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엄청난 힘에 의해 주위는 순식간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크게 뒤흔들리며 파괴되어 갔다.


“이건 또 뭐야?”


분노로 의식을 통제하지 못할 줄만 알았던 녀석은 어느새 진정이 된 듯 음산한 목소리로 자신의 양팔을 붙잡고 있는 상대를 향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반대로 녀석의 팔을 붙들고 있는 상대방은 분노를 애써 억누르고 있는 것인지, 조금씩 새어나오는 기운만으로도 녀석을 찢어죽일 듯 사납게 휘감기고 있었다.


“하···할배······.”


힘없이 축 늘어진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만왕은 호기롭게 내뱉었다.


“이 녀석아, 이런 녀석이 나타났으면 할아범이나 귀기이리를 불렀어야지. 클로버 부탁하마.”


만왕의 어깨위에 올라타 있던 검은 토끼 클로버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려왔다.

우롱토끼의 곁으로 다가간 클로버는 만신창이가 된 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자신의 주인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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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2) 19.01.30 843 13 9쪽
17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19.01.29 868 13 8쪽
16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만왕 19.01.28 897 12 9쪽
» 5. 장악(掌握)의 악마 VS 우롱토끼 19.01.26 955 14 9쪽
14 5. 장악(掌握)의 악마 +1 19.01.25 1,032 14 11쪽
13 4. 우롱토끼 (3) +1 19.01.24 1,175 14 19쪽
12 4. 우롱토끼 (2) 19.01.23 1,125 13 9쪽
11 4. 우롱토끼 19.01.22 1,310 14 9쪽
10 3. 저주받은 수녀 (3) +3 19.01.21 1,373 21 8쪽
9 3. 저주받은 수녀 (2) 19.01.19 1,434 17 12쪽
8 3. 저주받은 수녀 19.01.18 1,517 20 9쪽
7 2. 변질화 (3) 19.01.17 1,698 21 10쪽
6 2. 변질화 (2) 19.01.16 1,896 27 7쪽
5 2. 변질화 19.01.15 2,300 28 8쪽
4 1. 좀비가 되었다. (4) 19.01.14 3,287 37 14쪽
3 1. 좀비가 되었다. (3) +1 19.01.13 4,223 44 11쪽
2 1. 좀비가 되었다. (2) +7 19.01.12 5,610 62 7쪽
1 1. 좀비가 되었다. +5 19.01.12 7,957 7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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