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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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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527
추천수 :
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1.28 21:45
조회
897
추천
12
글자
9쪽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만왕

DUMMY

“우롱토끼님.”


클로버는 축 늘어진 우롱토끼의 몸 위로 조심스레 올라간 뒤, 눈을 감고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뒤, 제자리에서 몇 번 폴짝 뛰더니 신기하게도 둘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그 모습을 곁눈질로 바라보던 만왕은 그제야 안도한 모양인지, 눈앞의 괴한으로 시선을 돌렸다.

우롱토끼가 피신하는 동안에도 녀석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내 영역범위를 벗어 난건가, 미물주제에 잔재주를 부리다니.”


“이 몸을 눈앞에 두고도 여유를 부리는 것이냐.”


“······.”


자신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어둠만이 내비치는 눈동자엔 사냥감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아닌 들끓는 분노로 일렁거리고 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흐읍!!”


관심을 자신에게 쏠리게 하기 위해 포박한 두 팔을 제외한 나머지 팔로 녀석을 향해 휘둘렀다.

거대한 두 팔이 거목과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키며 녀석을 가격한 순간 엄청난 굉음이 주위로 울러 퍼졌다.


쩌렁거리며 울리는 소리는 정신이 멍해질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그것을 온 몸으로 받아냈으니 녀석의 고개가 절로 숙여지며 축 늘어졌다.


만왕은 타격이 먹혀들었음을 느꼈고 다시 거대한 두 팔을 녀석을 향해 휘둘러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공격은 허공을 가로 지으며 실패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두 눈을 뜨고서도 녀석의 움직임을 놓쳐버리고 만 것이다.


가공할 만한 스피드로 빠져나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녀석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에 손아귀를 풀고 나가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그런 낌새조차 느껴지지 않았으니 처음부터 허상을 상대하고 있었나하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만왕은 당황하지 않았다.

곧바로 뒤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만왕의 주먹에 확실한 타격감이 맴돌았다.


퍼억!


“무슨 잔재주를 부린 거냐.”


만왕의 일격을 가까스로 막아보였지만 정체불명의 존재는 분노를 끌어 모으며 물었다.

하지만 만왕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녀석이 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며 도발하는 모습까지 선보였다.


“피골이 상접한 것 치고는 꽤나 팔팔하게 뛰어다니는구나. 네놈이야 말로 무슨 잔재주를 부리는 것이야.”


“이 녀석들이 주제도 모르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녀석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만왕에게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지만 차분하게 막으며 기회를 엿보는 만왕에겐 통하지 않았다.


분노로 이성을 잃은 것일까?

통하지 않는 공격에도 녀석은 멈출 줄 몰랐다.


그렇게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녀석의 공격이 퍼부어졌고, 만왕은 4개의 거대한 팔로 몸을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겨웠다.

비쩍 마른 체구와 반대로 녀석의 주먹에 담긴 위력은 성난 미노타우로스의 돌진과 같이 묵직하게 전해져왔다.


뒤를 보지 않고 앞만 달려가는 성난 황소처럼 거침없이 공격에만 몰두하니 몇 번인가 반격할 틈이 엿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방어를 거둘 수 없는 이유는 스피드, 위력, 체력 등이 이미 만왕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왕의 표정엔 점점 여유로움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공격 한방 한방이 조금씩 좀을 먹듯 몸에 타격이 쌓여가기 시작한 것이다.


‘무시무시할 정도구나···!’


앞을 내다보지 않고 오로지 공격을 퍼붓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전의를 상실하고 말 것이 틀림없었다.

그만큼 저돌적이며 맹렬했다.


최상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공식을 무의식중에 행하는 것처럼 녀석은 정말 쉴 틈 없이 퍼부어대었다.


“크윽···!”


녀석은 지치지도 않는 것인가, 공격을 버티던 만왕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가끔 변수까지 섞어가며 공격이 들어올 때면 정신이 아찔해질 지경이었다.

기술과 전투센스까지, 무엇하나 빠지지 않았으며 거기에 광기마저 스며들어가 있는 한방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의 의지마저 서서히 깎아 들어가고 있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 당하고 말 것이다.

만왕은 공격을 몇 번 허용하더라도 자신도 공격을 감행해야한다고 생각을 가졌다.

몇 번이나 공격을 받아낸 덕분에 녀석의 대략적인 패턴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허점이 보이는 순간 그대로 카운터를 먹일 생각으로 주먹을 꽂아 넣었다.


“뭣···?!”


하지만, 두 번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며 힘을 실은 공격을 내질렀지만 또 허공을 가로 지을 뿐이었다.

역시 스피드로 피했다고 하기에는 뭔가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녀석은 어느새 옆에서 공격을 퍼부었고, 다시 몇 점을 내주어 공격해도 다른 방향에 홀연 나타나며 공격을 퍼부었다.


분노로 이성을 잃고 마구잡이식으로 공격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만왕은 큰 착각을 했음을 직감했다.

녀석은 단 일격이라도 허용하는 않겠다는 듯, 만왕이 일격을 휘두르면 신기루를 가르는 것처럼 사라져보였다.


만왕은 분명 알고 있었다.

녀석이 사라지고 어디로 나타나는지, 자신의 기운으로 분명 마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스피드를 점점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공격을 내지지르면 가장 취약한 곳으로 나타나 공격을 퍼붓는다.


그 말은 녀석이 분노에 이성을 잃어도 뛰어난 전투센스로 상대의 허점을 공략하는 방법을 알고 있거나, 보이는 모습과는 반대로 실은 냉철한 채 판단력을 흐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방금 전의 그 기세는 어디 간 거냐!”


조롱하듯 내뱉는 녀석의 말에도 만왕은 침착하게 대응할 뿐이었다.

이미 적지 않은 공격을 맨 몸으로 받아냈기 때문에 성치 않았지만 정신만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녀석의 행동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할 뿐이었다.


‘속도는 이미 따라잡을 수 없을 뿐더러, 신출귀몰함은 클로버의 능력에 버금가는 구나.’


두 가지의 힘이 작용하니 예지에 가까운 공격이 아닌 이상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그 사실은 몇 합을 주고받으며 깨달은 상태였지만 만왕은 상대의 패턴을 읽기 위해 몇 번이나 자신의 몸을 내주었다.

상대는 만왕이 내뿜는 기운에 휩싸여 위치가 발각된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다.


그렇게 수많은 수라장을 넘어온 노장의 경험이 이윽고 빛을 발하며 녀석의 면상에 일격이 내질러졌다.


‘먹혔다.’


그렇게 생각하며 만왕은 살짝 거리를 두었다.

다음 일격을 날릴 수도 있었지만 몸에 남은 대미지 때문에 주춤거려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억센 비처럼 퍼부어대던 공격이 멈춘 것만 보더라도 일격이 먹혀들어간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크나큰 착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크크크크, 네 녀석은 내 능력이 이렇게 단순할거라 생각하고 있나.”


“뭣?!”


어느새 다가온 녀석이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며 만왕이 내지르는 주먹을 아무렇지 않게 붙잡았다.


“죽기 위해 아주 필사적 이구만 그래?”


‘어떻게 된 것이냐, 공격이 먹히지 않다니.’


녀석의 위치를 파악하던 만왕의 기운이 어느새 끊어져 있었다.

다시 녀석을 향해 나머지 주먹을 내질렀지만 타격이 들어갔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만큼 녀석에겐 미동조차 주지 못했다.


“네 녀석의 힘도 능력도 이젠 통하지 않아. 드래곤을 상대하기 이전에 몸이나 풀어둘까 생각했다만···”


지금까지 가지고 놀았다는 것처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녀석은 가느다라며 무수히 흩날리는 만왕의 기운을 한 손으로 휘저으며 끊었다.


녀석의 몸을 속박하기 위해 더욱 기운을 끌어 모으며 집중하는 만왕이었지만 녀석의 말대로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아예 무시되는 것처럼 녀석의 몸에 닿자마자 사라지거나 끊어지고, 그중에는 아예 춤을 추듯 주위에 뿌려졌다.

여러 반응으로 무산되는 기운을 바라보며 녀석은 상대를 농락하듯 가지고 놀고 있었다,


쩍, 갈라지며 날카로운 이빨을 흉흉하게 내보인 채 쇳소리와 같은 목소리로 조롱을 흘려보낸다.


“압도적인 힘도 좋지만, 미지의 힘에 놀아나는 기분은 어땠나?”


“네놈의 정체는 무엇이냐···”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몸의 통제권을 녀석에게 완전히 빼앗겨버렸다.

어떤 능력을 쓰는 것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쉿, 함부로 입을 놀리면 쓰나.”


조금씩 만왕의 몸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틈으로 피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알고 싶으면 나보다 강하던가.”


그 말을 끝으로 만왕의 온 몸으로 피가 터져 나왔다.

엄청난 양의 피가 정체불명의 존재를 적셨지만 그는 통쾌하다는 듯 크게 웃으며 쓰러져가는 만왕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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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2) 19.01.30 843 13 9쪽
17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19.01.29 869 13 8쪽
»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만왕 19.01.28 898 12 9쪽
15 5. 장악(掌握)의 악마 VS 우롱토끼 19.01.26 955 14 9쪽
14 5. 장악(掌握)의 악마 +1 19.01.25 1,032 14 11쪽
13 4. 우롱토끼 (3) +1 19.01.24 1,175 14 19쪽
12 4. 우롱토끼 (2) 19.01.23 1,125 13 9쪽
11 4. 우롱토끼 19.01.22 1,311 14 9쪽
10 3. 저주받은 수녀 (3) +3 19.01.21 1,374 21 8쪽
9 3. 저주받은 수녀 (2) 19.01.19 1,435 17 12쪽
8 3. 저주받은 수녀 19.01.18 1,518 20 9쪽
7 2. 변질화 (3) 19.01.17 1,699 21 10쪽
6 2. 변질화 (2) 19.01.16 1,897 27 7쪽
5 2. 변질화 19.01.15 2,300 28 8쪽
4 1. 좀비가 되었다. (4) 19.01.14 3,287 37 14쪽
3 1. 좀비가 되었다. (3) +1 19.01.13 4,223 44 11쪽
2 1. 좀비가 되었다. (2) +7 19.01.12 5,610 62 7쪽
1 1. 좀비가 되었다. +5 19.01.12 7,957 7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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