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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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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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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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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1.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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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 저주받은 수녀 (2)

DUMMY

칼가진쿠가 뛰어드는 순간이 유일한 찬스이다.

천천히 다가오는 인간은 인질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인지.

리코와 코코의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


인간은 힐끗, 잔코와 본코를 훑어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칼가진쿠를 향해 무어라 입을 열었지만 인간의 언어를 모르는 칼가진쿠는 비장함으로 무장한 채 대검을 움켜쥐었다.


자신의 여동생과 여동생의 절친인 코코가 쓰러졌다고 해서, 적을 눈앞에 두고 이성을 잃지 않았다.


“크르르르!!!”


파지지직!! 파지직!!!!!


쿠키가 꼬리에 전격을 두르며 위협을 보여도 인간은 여의치 않고 발걸음을 때었다.

겉보기로는 무방비한 인간이었지만 그런 상대에게 쓰러질 정도로 리코와 코코는 약하지 않았다.


거리를 재던 칼가진쿠는 다른 일행이 둘을 구출해내는데 리스크가 없다는 판단을 하자마자 순식간에 달려들어 일격을 날렸다.


그 뒤를 곧바로 쿠키가 쏘아지듯 나아가 전격을 뿜어대며 송곳니를 보였다.

이 공격은 그저 시간벌기에 불과했다.

저 인간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는 없어도 연계 공격으로 인해서 쿠람의 등에 조심스레 리코와 코코를 태운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일격을 피하기 위해 있는 힘껏 뒤로 뛰어 피한 여성으로 쿠키가 입을 벌렸다.

거대한 맹수에 비해 턱없이 작은 여성이었기에 압도적으로 불리해 보였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기세 좋게 달려들었던 쿠키의 전격이 사라지더니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듯이 여성을 지나쳐 땅으로 곤두박질치며 의식을 잃어버렸다.


칼가진쿠는 그 광경에 곧바로 공격을 거두어 조금 물러섰다.

오우거도 물어 죽이는 맹수인 쿠람이 몇 배는 작은 여성에 의해 쓰러졌다.


‘그것도 검은 털의 쿠람을?!’


인간이 공격을 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들이대던 쿠키가 돌연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린 것이다.

칼가진쿠는 다시 상대를 훑어보았지만 역시난 맨 손이었다.

무기로 사용할 만한 도구도 없이 가능한 일인가 생각해보았다.


‘마법도 정령도 아니었다. 뭐지 저 인간은?’


미스터리에 쌓인 인간에 섣불리 검격을 가하기가 망설여지는 칼가진쿠였다,

검은 털의 쿠람은 대검을 지닌 칼가진쿠도 상대하기가 어려운 맹수이다.

스피드 뿐 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맷집 또한 상당하며 가죽이 워낙 두꺼운 탓에 한 번에 치명상을 주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격에 칼가진쿠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


또 알아들을 수 없는 인간의 언어로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양 팔을 앞으로 쭉 내미는 모습이 칼가진쿠의 두 눈에 들어왔다.


‘혹시 모르니 좀 더 거리를 벌인 뒤에 지켜보는 게 좋겠군.’


대검을 근처의 큰 나무에 찍어 발판으로 삼은 칼가진쿠는 순식간에 나무 위로 올라가 인간을 주시하며 다음 행동에 주의를 가졌다.


인간은 양 팔은 내민 상태에서 걸음을 멈춘 뒤, 소리가 들릴 정도로 손뼉을 치고 두 손을 포개기 시작했다.


“뭘 하는 거지?”


알 수 없는 행동에 칼가진쿠는 인상을 살짝 구긴 채 대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언제라도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인간은 그런 칼가진쿠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천천히 두 눈을 감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자비를 베푸는 여신과 같이 매우 성스러운 행위로 보였다.


육체의 내부를 포근하게 감싸는 기운이 점점 조여드는 것처럼 칼가진쿠를 옥죄어 오기 시작했다.


“끄으으으어억!!!!”


온 몸을 헤집고 다니는 무언의 기운에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근육과 장기 하나하나에 극심한 고통과 함께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끄으아아아악!!!!!”


나무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점점 격해지는 고통 속에 대검을 쥔 손에 힘이 빠지며 무기를 놓쳤다.

땅으로 추락한 칼가진쿠의 대검이 요란한 소음을 내며 땅에 박혔다.


손톱을 나무에 박은 채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노력해 보았지만 결국 발을 헛디뎌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쿵!!!


육중한 소리와 함께 고통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한 가닥의 의지를 붙들어 인간을 바라보았다.

포개었던 두 손을 풀고 다가오는 모습이 희미한 의식 속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끄어억!!”


거품이 섞인 피가 입 밖으로 주르륵 흐르며 몸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부부터 극심한 손상을 입은 것이 틀림없었다.

장기가 꼬이고 뒤집히며 서로 뒤엉켜 엉망이 된 탓에 조그만 움직임에도 통증은 버틸 수 있는 한계치를 아득히 넘어서고 있었다.


오로지 정신력 하나만으로 의식을 잃지 않고 버티는 것이 고작이다.


점점 가까워져가는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자신이 이토록 무력한 적이 있었던가.

실력에 자부심도 느끼며 자신감 또한 넘쳐흐르던 순간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


어느덧 중얼거리는 소리도 뚜렷하게 귓가에 들릴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인간은, 무력하게 쓰러져 칠공으로 피를 내뿜는 칼가진쿠를 바라보며 허리를 굽혔다.

한 팔을 내밀며 귓가에 손가락을 가까이 두었다.


칼가진쿠는 처음 느껴보는 신기로운 경험에 휩싸였다.

자비로운 여신 아리아의 모습과 동시에 싸늘하게 식어 주검이 될 자신의 육신을 내려다보는 사신이 겹쳐보였다.


‘리코와 코코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인가.’


칼가진쿠를 두 눈을 감았다.

자신의 죽음을 확신하는 것에 비롯된 행동이었다.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보이면 끝까지 저항하겠지만 이 사신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은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카지락스타가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라면 눈앞의 인간에겐 불가항력의 소용돌이처럼 휩쓸리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운명 속에 표류된 것만 같았다.


그때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슈아아아악!!!


“아가씨, 미안하지만 칼가진쿠는 나랑 알고 지내는 사이라서 죽이면 곤란하거든?”


죽음에 순응하고 있던 칼가진쿠에게 전신을 에워쌓는 바람이 고통을 훑고 지나갔다.

새 생명을 알리려는 듯 억지로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들개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기 시작했다.

흩날리는 나뭇잎과 굵은 알맹이의 흙먼지들이 축 쳐진 육체위로 떨어져 내렸다.


“카...지락...스타님······.”


목까지 차오른 피거품에 탁한 목소리가 튀어나왔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그가 왔다는 것은 곧 리코와 코코가 무사하다는 의미이기도 했으니까.


---


“카지락스타님!”


“왔어?”


날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쿠람과 리자드맨들이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상황이 이상했다.

축 늘어진 리자드맨 2마리에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진 리자드맨이 또 2마리.

무엇보다 칼가진쿠와 쿠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에 심상치 않은 일이 그들에게 벌어진 것 같은 직감을 받았다.


“칼가진쿠랑 쿠키는 어디가고 너희들만 왔어?”


내 곁으로 다가온 리자드맨과 쿠람들은 널브러진 트롤의 시체는 상관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트롤을 사냥하던 중, 인간 한명에 의해 리코와 코코가 순식간에 당했습니다.”


“뭐?”


잘 못들은 것은 아닌지 나는 재차 물어보았다.


“인간이라고 했어?”


재차 확인을 바라는 질문에 잔코는 빠르게 대답했다.

아무래도 한시가 급한 상황인지 여유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쿠람의 등 위에 축 늘어진 리코와 코코를 바닥에 눕히고 있던 본코의 얼굴에도 굳은 표정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인간 여자가 확실합니다. 지금 칼가진쿠와 검은 털의 쿠람이 맞서고 있지만···”


“알았어, 너희들은 환자를 돌보고 있어. 쿠람들은 경계하고 있고.”


그 말을 끝으로 리자드맨이 돌아온 곳으로 쏘아나갔다.

칼가진쿠와 쿠키가 맞서야 할 만큼의 강한 인간이라는 것은, 둘의 신변에도 좋지 못할 상황이 벌어 질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


이번에는 최대한 힘을 자제하지는 않았다.

그저 속도를 올리는 것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스피드에만 신경을 쓰며 몸을 움직였다.


‘설마 몬스터들이 우글대는 이곳에서 사람을 보게 될 줄이야.’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

쓰러져 있는 칼가진쿠와 한 사람의 인영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다.

딱 보기에도 상황은 좋지 못해보였고 나는 좀 더 속력을 올려 그대로 여성을 둘러업어 칼가진쿠와의 거리를 벌렸다.


“아가씨, 미안하지만 칼가진쿠는 나랑 알고 지내는 사이라서 죽이면 곤란하거든?”


“!?”


둘러업었던 여성을 내려놓으며 칼가진쿠쪽을 돌아보았다.

보기에도 상황은 좋지 않아 보였고 피거품을 연거푸 쏟아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쿠키는 기절한 건가.”


쓰러져 있는 쿠키에게도 시선을 한번 던진 뒤, 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을 바라보았다.

평범한 갈색 단발을 하고 있었지만 호박색 눈은 이목을 사로잡을 정도로 영롱하게 느껴졌다.

젊은 여성이었다.

특별한 무장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숨어있는 동료가 있어보이지도 않았다.


“당신은 인간입니까.”


차분하면서도 냉철한 느낌이 나는 어조였다.

정중히 물어보는 말투 속에는 작은 가시들로 무장을 하였고 날 바라보는 두 눈에는 경계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인간 맞아, 아마도······.”


“그렇습니까.”


대화가 통하기 때문일까?

상대방은 거친 저항을 하기보다는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태세를 전환하였다.

그녀도 이런 곳에서 사람을 만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보았다.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절 떼어놓은 행위는 저 마물을 지키기 위한 행동입니까?”


“응, 칼가진쿠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알겠습니다. 대답은 거기까지 듣도록 하죠.”


내 말을 자른 여성이 자연스럽게 두 팔을 뻗어 내 양 귀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대었다.

의미 모를 행동에 잠자코 있으니 뒤에서 칼가진쿠의 다 죽어가는 외침이 처절하게 들려왔다.


“카, 지락스타님!! 저 인간의, 손짓에 모두가, 당했습니다!!”


“손짓에 당해?”


“인간의 모습을 한 사악한 악마의 종자여, 여신 아리아의 이름으로 죽음을.”


그리고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

흔히 말하는 핑거스냅의 맑은 탁, 소리가 내 귓가를 통해 온 몸으로 터지는 감각을 받았다.


“마물의 언어를 습득하고 조종하는 사악한 무리의 간악한 술수에는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 말을 내뱉으며 여성은 팔을 거두었다.

표정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무언가를 확인 하듯 계속해서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최면이라도 걸려고 한 건가?’


여전히 의미 모를 행동에 일단은 여성의 양 손목을 덥석 잡아들어 올렸다.

그러자 깜짝 놀라다 못해 눈동자까지 크게 확장된 여성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내 두 눈을 응시했다.


“······.”


“방금 그 행동에 뭐가 있는······.”


?!!


‘뭐지?’


순간 현기증처럼 눈앞이 까마득해지며 균형을 잃고 쓰러질 뻔 했다.

휘청거리는 순간 여성의 손목을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이 풀려 놓쳐버렸고, 여성은 그 틈에 나와 거리를 벌렸다.

알 수 없는 상황에 어리둥절해 있는 와중, 내 입가로 무언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스윽.


손등으로 입가를 훔치니 빨간 액체가 묻어 나왔다.

그것이 무엇인지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방금 저 여자의 행동에 무언가 있나보네.’


칼가진쿠의 말과 여성의 행동을 조합해 봤을 때, 그 힘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는 없었지만 손짓에 주의를 요해야 한다는 것은 파악했다.


드래곤의 육신과 고통을 못 느끼는 몸이라 몰랐지만 피를 흘린 것으로 보아 내상을 입은 것이 틀림없었다.

고통을 느꼈다면 이렇게 멀쩡히 서있지도 못했겠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위험을 감지해주는 센서가 고장이 난 것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망가져 있는지 알 수 없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기도 했다.


내 뺨이 아물었던 것처럼 몸 안의 장기들도 수복이 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시간을 오래 끌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나는 곧바로 여성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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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2) 19.01.30 843 13 9쪽
17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19.01.29 868 13 8쪽
16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만왕 19.01.28 897 12 9쪽
15 5. 장악(掌握)의 악마 VS 우롱토끼 19.01.26 955 14 9쪽
14 5. 장악(掌握)의 악마 +1 19.01.25 1,032 14 11쪽
13 4. 우롱토끼 (3) +1 19.01.24 1,175 14 19쪽
12 4. 우롱토끼 (2) 19.01.23 1,125 13 9쪽
11 4. 우롱토끼 19.01.22 1,310 14 9쪽
10 3. 저주받은 수녀 (3) +3 19.01.21 1,373 21 8쪽
» 3. 저주받은 수녀 (2) 19.01.19 1,435 17 12쪽
8 3. 저주받은 수녀 19.01.18 1,517 20 9쪽
7 2. 변질화 (3) 19.01.17 1,698 21 10쪽
6 2. 변질화 (2) 19.01.16 1,896 27 7쪽
5 2. 변질화 19.01.15 2,300 28 8쪽
4 1. 좀비가 되었다. (4) 19.01.14 3,287 37 14쪽
3 1. 좀비가 되었다. (3) +1 19.01.13 4,223 44 11쪽
2 1. 좀비가 되었다. (2) +7 19.01.12 5,610 62 7쪽
1 1. 좀비가 되었다. +5 19.01.12 7,957 7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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