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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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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515
추천수 :
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1.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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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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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8쪽

2. 변질화

DUMMY

“하나, 둘, 셋, 넷, 다섯. 너희들은 총 다섯 마리뿐이야?”


덩치는 중형차만한 게 체구는 좀 왜소해서 그런지 상당히 날렵해 보였다.

끝자락의 숲까지는 이 녀석들을 타고 갈 생각이었다.

칼가진쿠의 얘기를 얼핏 들어보면 거리가 상당한 모양이다.

참고로 이 재규어들은 쿠람이라는 명칭의 몬스터라고 한다.


개체마다 고유의 털 색깔을 띄우고 있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한 개체만이 유일하게 검은 털을 띈다고 한다.


5마리 중 1마리만 유독 까만 털을 가지고 있는 걸 보아 녀석이 무리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었다.

나는 손짓으로 까만 털의 쿠람을 불렀다.


“크흥!!”


내게 가까이 다가온 검은 털의 쿠람이 거친 콧바람을 뿜어대었다.

네 발로 서있음에도 내 키보다 큰 것 같았다.

지금 내 키가 165cm 전후라 생각했을 때, 쿠람은 상당한 크기라 할 수 있었다.


“너는 내가 타고 다닐 녀석이니까, 어디보자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검은 털을 가진 쿠람의 콧잔등을 쓸어내리며 녀석에게 붙여줄 이름을 한참 고민하다 ‘쿠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겉모습에 어울리는 이름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보면 애완동물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그렇게 지었다.


“쿠키 내일부터 잘 부탁한다.”


쿠키의 꼬리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튀었다.

하마터면 흠칫, 놀랄 뻔 했지만 애써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녀석의 콧잔등을 쓸어내렸다.

다행이 쿠키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는지 내 볼에 얼굴을 비벼대기 시작했는데 하필이면 뜯겨진 오른쪽 볼을 비비는 바람에 쿠키의 거친 털들이 내 입속을 마구 찔러대었다.


---


다음 날 이른 아침.

나를 중심으로 칼가진쿠를 포함한 리자드맨 4명과 쿠람 5마리가 일찍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바로 출발하면 되는 거야?”


“예, 준비는 저희 쪽에서 끝내놓았습니다.”


칼가진쿠의 뒤로 4명의 리자드맨이 쿠람의 등에 짐을 쌓아 고정해두고 있었다.


“얼마나 걸릴 거 같아?”


“넉넉히 잡아도 나흘 안으로 끝자락의 숲에 도착할 것 입니다.”


칼가진쿠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다른 리자드맨들은 이미 쿠람의 등에 안착을 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쿠키의 등에 올라탔다.

출발 신호를 알리기 위해 살짝 고개를 뒤로 돌려 모두에게 말했다.


“그럼 출발.”


간단명료한 출발 사인에 쿠람이 매서운 속도로 숲을 가로질러 나아갔다.

엄청난 스피드에 순간 균형을 잃었지만 재빨리 쿠키의 등으로 몸을 숙여 떨어지는 추태는 피할 수 있었다.


쿠람은 장애물이 많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제약을 받지 않는 듯 보였으며 주위의 풍경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힘차게 달렸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쿠람이 지치기보다 등에 타고 있던 탑승자들이 오히려 지쳐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때마침 해도 중천을 넘어가기 직전인 터라 점심도 해결하기 위해 짐을 풀었다.


나름 같이 동행하는 사이기도 하고 친해질 겸 짐 푸는 과정을 도와줄려 했는데 리자드맨들이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있는 힘껏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냇가 근처의 적당한 크기의 바위 위에 앉아 바람을 느끼고 있을 때.

칼가진쿠가 내게 다가오며 물었다.


“카지락스타님 잠시 사냥을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갑자기 사냥은 왜?”


“혹여나 카지락스타님의 식사량을 충족 못······.”


“그렇게 안 고프니까 쉬고 있어. 뭘 귀찮게 사냥까지 갔다 오냐.”


“알겠습니다. 카지락스타님.”


조용히 물러나는 칼가진쿠의 등을 바라보며 다시 그를 세워 불렀다.


“무슨 일이십니까?”


어리둥절한 채 나를 바라보는 칼가진쿠를 똑바로 응시하며 그의 등을 가리켰다.

그곳엔 두 손으로 쥐어도 남을 넉넉한 손잡이가 등 뒤로 툭 튀어나와있었다.


“대검 말입니까?”


“칼가진쿠는 칼가족의 수장이니 리저드맨 중에서도 강한 축에 들어가지?”


“카지락스타님의 앞에서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칼가족을 제외하더라도 손에 꼽을 실력이라 자부하고 있습니다.”


리자드맨의 손가락이 4개니까, 최소 TOP 4의 실력이라는 말이잖아.

내 앞에서는 조심스레 행동해도 칼가진쿠는 리자드맨 사이에서 상당히 강한 축에 속하는구나.


“그럼 다른 몬스터들과 비교했을 때는?”


“오우거 치프 하나정도는 쓰러트릴 수 있습니다.”


오우거 치프가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치프라는 이명이 붙어있으니 무시 못 할 상대이겠지.

몬스터들에게 있어 오우거의 존재는 강함의 척도가 되는 기준점인가?

나는 갑자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칼의 힘과 정신을 이어받은 이 몸이 얼마나 강할 것 인가하는 호기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칼가진쿠의 대검을 가리킨 채, 바위 위에서 일어났다.


“나랑 무투로 한판 붙어보자.”


---


해가 정확히 중천에 머물러 있는 시각.

발목까지 오는 수심의 냇가에서 드래곤의 힘과 정신을 이어받은 인간과 리자드맨 전체를 통틀어 TOP 4의 실력을 갖춘 칼가족의 수장 칼가진쿠는 서로를 마주한 채 각자 자세를 잡고 대치 중에 있었다.


칼가진쿠는 대검을 자신의 복부 앞으로 끌어당기며 내게 검신을 겨누고 있었고 나는 그냥 서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선 점심식사 준비를 끝마친 다른 리자드맨과 쿠람들이 우리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까 전에도 말했듯이 진심으로 와, 괜히 비위 맞추다 들키게 되면 그냥 안 넘어갈 테니까.”


“알겠습니다.”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리자드맨의 강함은 어떨까?

무투에 대해서 실력도 없는 인간이 드래곤의 힘과 정신을 가진 것만으로도 이길 수 있는 상대인 것 인가.

나는 그 점이 궁금했다.


이 세계가 힘이 전부인 약육강식의 세계라면 내 힘이 어느 정도까지 통용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나는 동굴 안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칼이 내 정신과 완전히 융합하기 전, 넘치는 힘을 컨트롤하지 못해 사방에 돌무더기를 쌓아 올렸던 그 날을 떠올렸다.


조금만 힘을 주고 걷기만 해도 대지가 부서지고 갈라졌었다.

지금은 정신이 완전히 융합된 상태에 스스로 조절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테스트하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리코, 신호를 부탁하지.”


칼가진쿠의 부름에 칼가리코가 양 손을 들어올렸다.

저 손이 내려지는 순간.

내 힘을 확인하는 순간이 되는 것이다.

칼가진쿠가 양 손에 힘을 주는 것이 느껴졌다.


물 흐르는 소리만이 잔잔히 귓속에 담길 정도의 정적이 몇 초간 흐르고 칼가리코의 양 손이 밑으로 내려짐과 동시에 대검을 옆구리 쪽으로 내뺀 채 전광석화와 같은 스피드로 칼가진쿠가 내 품을 파고들었다.


‘엄청 빠르다!!’


아무런 대비도 없이 서있기만 했던 내 자세가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칼가진쿠에 의해 뒤로 쏠려, 무게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 했지만 뒤로 내뺀 다리에 힘을 주자 사방으로 엄청난 물을 튀겼다.


그와 동시에 나는 뒤로 크게 점프해 거리를 벌렸다.

칼가진쿠도 조금 놀라 동요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눈빛을 바로잡으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이번에는 쉽사리 파고들지 않았는데 마치 내 쪽에서 들어와 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그럼 이번엔 내 쪽에서···’


칼가진쿠와 나의 거리는 대략 6미터 가량 되었다.

나는 양 다리에 적당히 힘을 실어 앞으로 쏘아나가듯 나아갔다.


적당히 라고 말하긴 했지만 평상시보단 좀 더 힘을 쓴다는 느낌이었다.

얼마나 빨랐으면 포탄이 쏘아진 것 마냥 엄청난 굉음과 함께 내가 가로지른 방향을 기준으로 일순 물길이 사라졌을 정도였다.


이것은 나도 예상치 못한 파워였기에 앞으로 쏘아짐과 동시에 바로 브레이크를 걸었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반응도 하지 못한 칼가진쿠의 몸이 갈기갈기 찢겨질 정도의 힘을 그대로 받게 되었을 것이다.


칼가진쿠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대검을 쥔 손을 놓지만 않았을 뿐.

두 팔은 힘없이 대지를 향해 내려가 있었다.


“졌습니다.”


“생각보다 과했는데 괜찮아?”


“예,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입고 계시는 옷부터 갈아입으셔야겠습니다.”


칼가진쿠는 괜찮다는 의미에서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대검을 등에 맨 뒤, 몸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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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5. 장악(掌握)의 악마 +1 19.01.25 1,032 14 11쪽
13 4. 우롱토끼 (3) +1 19.01.24 1,175 14 19쪽
12 4. 우롱토끼 (2) 19.01.23 1,124 13 9쪽
11 4. 우롱토끼 19.01.22 1,310 14 9쪽
10 3. 저주받은 수녀 (3) +3 19.01.21 1,373 21 8쪽
9 3. 저주받은 수녀 (2) 19.01.19 1,434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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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 변질화 (3) 19.01.17 1,698 21 10쪽
6 2. 변질화 (2) 19.01.16 1,896 27 7쪽
» 2. 변질화 19.01.15 2,300 2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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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 좀비가 되었다. (3) +1 19.01.13 4,223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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