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523
추천수 :
725
글자수 :
748,164

작성
19.01.17 21:27
조회
1,698
추천
21
글자
10쪽

2. 변질화 (3)

DUMMY

하늘을 올려다보니 해는 중천을 조금 넘어있었다.


‘독수리······? 부엉인가?’


드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를 한동안 눈으로 쫒았다.

다른 생명들은 오늘 하루를 버티기 위해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시간대.

나만 시간이 멈춘 것처럼 가만히 앉아 있었다.

먹이를 노리는 맹수들의 눈에 이만한 먹잇감이 있을까?


역시나, 조금씩 주변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곳은 무린 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산림과 대초원이 자리 잡고 있는 몬스터들의 땅이다.


대륙은 여러 종족과 인간처럼 같은 뜻을 가진 세력들에 의해 땅이 분할되어 있다.

각자의 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그들은 강했지만 유일하게 넘보지 못하는 땅이 바로 무린이었다.


오직 강한 몬스터들만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극한의 영토.


대륙의 정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모자라, 영토의 규모마저 가장 크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 칼가진쿠의 설명이었다.


알고 있는 척하며 내가 원하는 답을 듣기위해 상당히 진땀을 빼야 했지만 대강 대륙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서쪽의 땅은 인간을 제외한 타 종족들이 연합을 이루어 각 종족만의 고유의 영토를 가지고 있었고 남쪽은 인간이 세운 3개의 국가가, 동쪽도 인간이 세운 ‘이고시스’라는 거대한 국가가 자리 잡고 있었지만 현재는 파벌로 인해 북과 남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대지, 무린만이 그 누구의 손에 들어가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물론 모든 몬스터들이 무린에만 몰려있는 것은 아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약자는 강자를 피해 자리를 잡아야만 했다.

그렇게 무린을 벗어난 몬스터들은 대륙 각지로 모여 그들만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칼가진쿠와 같은 리자드맨만 보아도 인간들의 영토에 상당한 수가 분포되어 있다고 내게 말했었다.

무린에는 가장 강한 힘을 가진 4개의 부족만이 무린에 위세를 떨치고 있음을 강조하며 말했던 기억이 났다.


“사냥하러 간다던 녀석들이 사냥 당한건가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사색에 잠기는 것도 잠시 뿐이지.

반 진심을 담아 혼자 중얼거리며 고개를 들자 땅이 미약한 진동을 울리며 거대한 그림자가 내 뒤에서 드리웠다.


“뭐야.”


그곳에는 4미터는 되는 키와 거대한 바위를 녹인 것처럼 늘어진 피부를 가진 몬스터가 있었다.


날 보는 두 녀석의 눈빛은 먹잇감을 바라보는 포식자의 눈동자였다.

입안은 고기를 맛볼 생각으로 자제가 되지 않아 점액질의 더러운 침이 뚝 떨어지며 내 보금자리를 더럽히고 있었다.


변질화를 견제하기 위해 기운을 감춘 지 얼마나 되었다고 몬스터가 꼬이는 건지.

두려움보단 어이가 없었다.


칼가진쿠와의 대련에서 확실히 느낌 점은 이 육체는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강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두 녀석들을 바라보는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이것들이 이 모습이 누구의 모습인지도 모르고 침을 흘리네.”


“방금 전의···같은···인간···고기······.”


축 늘어진 볼 살에 의해서인지 상당히 어눌한 발음이었다.

하지만 몬스터들의 고유 언어는 칼의 영향 때문인지 한국어처럼 필터링 되어 귀에 박혀왔다.

기운을 숨겼을 뿐인데 몸에서 인간의 냄새가 나는 것인지, 한 녀석은 겁도 없이 얼굴을 들이밀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뭉그러진 코랑 펑퍼짐한 이목구비. 이 녀석들이 트롤이구나.’


트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점은 방금 전까지 격한 싸움을 하고 온 것인지.

뒤의 또 다른 녀석은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고 있는 와중에 엄청난 속도로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


몬스터들 중 재생력하면 떠오르는 게 트롤이 아닌가.

게다가 이런 생김새엔 딱히 다른 몬스터들은 떠오르지도 않았다.


상당히 굵은 팔뚝과 큰 손을 가진 탓인지 나무 한 그루를 뽑아다 몽둥이로 쓰는 것 같았다.

뒤에서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리고 있던 녀석도 완전히 치유가 되자 내게 다가와 냄새를 맡았다.


누가 보면 트롤계의 대단한 미식가 납신 줄 알겠다.


“부드러운···고기···연해서···맛있는 인간···이번엔···먹을 거.”


한 녀석이 손에 들린 나무 한 그루를 그대로 내 머리 위로 냅다 꽂았다.

휘둘리는 순간 공기가 찢기는 강렬한 소리와 함께 무방비한 채 서있는 내 머리에 직격했다.


콰드드득!!!!


나무가 반으로 쪼개짐과 동시에 그대로 바닥까지 긁으며 휘두른 녀석이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어리둥절한 모양인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반으로 쪼개진 자신의 무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내 머리에 직격하기 전,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겨 피하지 않고 한번 맞아보았다.

솔직히 이번 것은 확신이 반반이었지만 역시나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파워는 이미 증명된 사실이었지만 외부 충격에 의한 이 몸의 방어력은 자세히 측정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두 눈 질끈 감고 한번 맞아보았다.


솔직히 걷는 것만으로 땅이 갈라지고 한 번의 도약으로 수십 미터를 눈 깜짝할 사이에 도달함에도 불구하고 몸에 부담이 걸리지 않는 자체가 이미 증명은 끝마친 것과 같았지만.


‘드래곤 완전 사기네.’


상대에게 타격을 받았다는 충격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굳이 표현하자면 뒤에서 손가락으로 날 쿡, 찔러서 부르지 않았다면 그대로 못 알아차린 채 내 갈 길을 가고 있었을 수준이었다.


제 3자가 옆에서 보았다면 엄청난 충격에 눈살을 찌푸릴 정도의 공격이, 내겐 오금을 살짝 오므리지도 못할 정도의 미미한 공격이었다.


‘A4용지 한 장으로 내려치는 줄 알았네.’


사실 스스로 내 볼을 꼬집어 뜯었을 때도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때는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드래곤의 힘에 감탄하고 있는 와중에 다른 녀석이 이번에는 옆으로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묵직한 한방이 내 왼쪽을 강타하며 아까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

나무가 쪼개지며 무수한 파편들을 만들어 내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10M 정도 옆으로 붕, 떠서 내 몸이 날아갔다는 점이다.


다리에 힘을 주고 있지 않아서인지, 가벼운 몸이 그대로 붕 떠버린 것이다.

커다란 바위에 등으로 쳐 박힌 뒤 몸 구석구석을 확인해보았지만 그 흔한 생채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육체의 강도는 드래곤의 비늘과 같다는 점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서 누더기를 털어보였다.

두 녀석은 서로를 마주보며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눈치다.


“너희들은 머리가 진짜 안 좋은가보다. 그 무지함 때문에 죽는 거야.”


칼가진쿠와의 대련을 통한 경험으로 좀 더 힘을 빼고 돌진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들어가 한 녀석의 복부에 손톱을 꽂았다.


질긴 가죽을 찢고 살을 헤집는 감촉은 썩 좋은 경험은 되지 못했다.

끈적끈적한 피를 뒤집어쓰며 그대로 관통한 뒤, 몸에 묻은 피와 손을 털어내었다.

트롤의 재생력도 내 일격에 의한 상처는 낫지 않고 찰나의 순간에 한 녀석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퉷퉷!!”


뚫린 뺨을 통해 녀석의 피를 한 모금정도 마셔버리고 말았다.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침을 뱉어내었지만 이내 변이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액체에는 반응이 없나···?’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틈을 타, 나머지 한 녀석이 등을 돌리고 도망가기 시작했지만 별 상관하지 않았다.


“반응이 없으면 나야 좋은 거지, 대신 몬스터의 피를 마신게 좀 찝찝하네.”


혀를 내두르고 찡그린 인상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생각만으로 역겨워져서 구역질도 하였지만 게워지지는 않았고 괜히 눈물만 글썽거릴 뿐이었다.

이내 눈가에 맺힌 눈물이 흘러넘쳐 뺨을 타고 바닥에 뚝 떨어졌다.


“위세척하고 싶은 적은 처음이네. 우웨엑!!”


또 한 번의 헛구역질이 나왔다.

먹은 것에 비해서 나오는 것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답답함이 몸 밖으로 표출되어 두 발을 동동 구르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내 볼을 어루만졌다.


“뭐야···상처가 나았어.”


손으로 문지르고 꼬집고 혀로 볼 안쪽을 확인했지만 믿을 수 없게도 상처가 완전히 나아있었다.

마치 원래부터 상처는 나지 않았다는 것처럼 자그마한 흉터도 없이 새 살이 돋아나 있는 것이다.


“갑자기 이렇게 낫는다는 건 이상해.”


뚫린 뺨을 통해 몬스터의 피를 마신게 고작 몇 분전이다.

그 짧은 시간동안 완전히 상처가 아문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게 생각 할 것이다.


“설마, 트롤의 피를 마신게······.”


싸늘하게 식어가는 트롤의 시신으로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현장이었지만 이미 인간의 정신을 아득히 초월한 나였기에 별 다른 감정은 들지 않았다.특이한 점은 손톱으로 뚫고 들어간 부분부터 썩어들어 가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나는 뺨을 낫게 만든 원인을 도출하기 위해 시신의 근처로 성큼 다가갔다.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시신의 주변은 피로 인한 웅덩이가 생길 정도였다.

나는 그 중 한곳에 다가간 뒤 쪼그려 앉아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보았다.


“이 피가 믿지 못할 회복력을 보여준 것이라면 엄청 귀한 거 아니야?”


손가락의 끝에 살짝 맺힌 트롤의 피를 응시하며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흔히 말하는 포션의 재료가 되지 않을까? 잘 가공해서 팔면 돈 좀 만질 거 같은데.”


어쩌면 일확천금의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나의 이 믿을 수 없는 회복력엔 다른 원인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고 있을 무렵, 황급히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2) 19.01.30 843 13 9쪽
17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19.01.29 868 13 8쪽
16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만왕 19.01.28 897 12 9쪽
15 5. 장악(掌握)의 악마 VS 우롱토끼 19.01.26 955 14 9쪽
14 5. 장악(掌握)의 악마 +1 19.01.25 1,032 14 11쪽
13 4. 우롱토끼 (3) +1 19.01.24 1,175 14 19쪽
12 4. 우롱토끼 (2) 19.01.23 1,125 13 9쪽
11 4. 우롱토끼 19.01.22 1,310 14 9쪽
10 3. 저주받은 수녀 (3) +3 19.01.21 1,373 21 8쪽
9 3. 저주받은 수녀 (2) 19.01.19 1,435 17 12쪽
8 3. 저주받은 수녀 19.01.18 1,518 20 9쪽
» 2. 변질화 (3) 19.01.17 1,699 21 10쪽
6 2. 변질화 (2) 19.01.16 1,897 27 7쪽
5 2. 변질화 19.01.15 2,300 28 8쪽
4 1. 좀비가 되었다. (4) 19.01.14 3,287 37 14쪽
3 1. 좀비가 되었다. (3) +1 19.01.13 4,223 44 11쪽
2 1. 좀비가 되었다. (2) +7 19.01.12 5,610 62 7쪽
1 1. 좀비가 되었다. +5 19.01.12 7,957 7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