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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818
추천수 :
720
글자수 :
748,164

작성
19.02.0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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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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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변질화 (2)

DUMMY

내 육체능력은 눈 깜짝 할 사이에 금방 녀석에게 좁혀 들어갔다.

주먹을 뻗으면 직격이 가능할 정도의 근거리에서 쏘아진 상태 그대로 있는 힘껏 내질렀다.


“···!”


하지만 주먹으로 전해지는 타격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건 내 두 눈으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사라졌다!


나는 보기 좋게 땅바닥을 몇 차례 구른 뒤에서야 급히 몸을 추스르고 황급히 주변을 살폈다.


‘어디지···?’


흉흉한 기운을 뿜어대던 녀석이 감쪽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지금의 내 스피드로는 쫒아갈 수 없을 정도의 육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만 가장 곤란한 것은 마법과 관련된 것 이다.


나는 이쪽 세계로 넘어 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법과 같은 특별한 힘에 관련해서는 취약하다는 점이다.


세라와의 첫 대면에서도 육체의 능력만을 믿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었다.


‘···!’


잔뜩 경계를 한 채, 주변을 살피던 내 시야가 급격히 땅으로 꺼지기 시작했다.

녀석은 다름 아닌 땅 밑으로 들어가 있었던 것 이다.


양 발목을 꽉 쥔 채 녀석은 더욱 깊이 날 끌어당겼다.


콰가가각!!!


땅이 갈리는 소음과 내 전신으로 그에 따른 맹렬한 타격감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괜찮아! 이정도로는 내 몸에 미치는 피해는 미미해!’


당황한 것도 잠시 나는 양 손으로 더 이상 끌려가지 못하게 갈라진 땅의 벽을 짚어 속도를 줄였다.


무수한 파편들이 튀어 시야를 방해해도 상관하지 않았다.

짧은 시간을 그렇게 씨름하고 있으니 서서히 속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나는 밑으로 시선을 내려 녀석을 찾기 시작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대체 뭐야?!”


발목에는 녀석의 촉감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었건만, 또 다시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나는 황급히 위를 올려다보았다.

혹시나 벌써 위로 이동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작은 균열과 함께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상당히 끌려와버렸다.

당황했어도 금방 정신을 차리고 수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설마 이정도의 높이를 금방 올랐을 리는 없었고, 나는 다시 밑으로 고개를 내리려는 순간 턱으로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타격을 받고 위로 솟구쳤다.


‘크윽···!’


아득하게만 느껴졌던 균열의 틈까지 금방 솟구쳤다.

그 기세를 멈추지 않고 나는 잠시 동안 하늘에 붕 뜨는 감각을 받으며 다시 정신을 다잡기 시작했다.


녀석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내게 공격을 퍼붓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응할 시간도 없이 당황한 채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이 육체가 아니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각도 하지 못한 채 인생이 끝났을 것이다.


나는 이제부터 무슨 일이 벌어져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해야 할 일은 단 한 가지, 내 몸에 공격을 먹이기 위해서는 무조건 접촉을 시도해야한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살을 내어주는 대신 녀석의 뼈를 끊어버릴 심산이다.


치고 빠지는 전술을 보니 상대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것에도 능통한 것 같았다.

싸우는 경험에서 큰 차이가 나는 이상 상처 없이 녀석에게 공격을 먹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행인 점은 내 몸의 이상한 능력에 대해서는 녀석이 알지 못 한다는 점이다.

헤비트롤의 재생력이 유효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도박과도 같은 수준 낮은 전략이지만 기댈 곳은 그것뿐이었다.


전략이 먹혀들어가도 육체의 재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항할 방법은 전무하다.

게다가 타격에 의한 고통은 느껴지지 않아 몰랐지만 체공시간이 상당히 길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이 정도의 위력을 과시하는 녀석이라면 꺼내지 않은 전력은 상상을 초월 할 테지.


드래곤의 육체라도 무사하지 못한다는 거다.


‘공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상대가 멍하니 떨어지는 나를 바라만 보고 있을 리가 없었다.

분명 다음 공격을 퍼붓기 위해 접근을 시도할 것이 뻔했다.


나는 녀석이 어디에서 나타나는지 시선으로 쫒지 않았다.

타격받게 되는 부위에 녀석의 손이든 발이든 접촉이 되었다는 거니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신경을 곤두세울 뿐이다.


1초, 2초 마음속으로 바닥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까지 고려해서 나는 눈속임용으로 착지할 준비 동작을 취했다.


그리고 눈속임용 동작에 걸려든 것 인지 복부로 묵직한 타격이 전해짐과 동시에 곧바로 녀석의 팔을 붙잡았다.


“잡았다!!”


양 손으로 분명한 촉감이 전해져 왔다.

거칠고 굵은 밧줄을 쥔 것처럼 좋지 못한 감촉이었지만 분명히 잡았다!


“멍청하기는!”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달리 복부에 의한 타격으로 떨어지던 방향이 옆으로 바뀜과 동시에 거칠게 흔적을 남기며 뒹굴었다.


어렵사리 중심을 잡고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자세를 가다듬었다.

내가 착각한 것 일까?

양 손에 남아있는 촉감을 느끼듯 양 손바닥을 바라보며 녀석에게 눈길을 돌렸다.

녀석에게 완전히 바보취급을 당하고 있었다.


“네놈이 생각하고 있는 걸 모를 줄 알았나? 처음 잡았을 때부터 느꼈다, 네 녀석은 누구보다 튼튼한 육체를 가지고 있음을 느꼈단 말이다. 그런 잡종들이 생각할 법한 것은 자폭뿐이지.”


나에 대한 녀석의 파악이 끝난 것 같았다.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어차피 저런 행동은 무의미했다.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녀석이니 퍼포먼스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동요를 내비치지 않은 채 곰곰이 생각했다.


‘촉감이 느껴졌는데 사라진다, 그 말은 붙잡는 행위에 대해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저 없이 공격을 한 것이겠지.’


내가 생각하고 있던 전략을 알고 있었음에도 보란 듯이 몸소 행동으로 보여줬다.

녀석에겐 그만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 이다.

문제는 그 자신감의 출처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미지의 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에 준하는 힘도 힘이지만 극도의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나.”


보폭이 넓은 탓인가, 천천히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내 앞까지 도달했다.

흉기와 같은 길고 뾰족한 손가락들을 움직여 보이며 녀석은 입을 마저 열었다.


“지성과 운이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녀석들은 주저 없이 문을 열어 보이지만 정작 그 안에 무엇이 잠재되어 있는지는 모른다는 말이다. 상황을 관철하는 능력, 때로는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뒤로 무를 줄도 아는 녀석만이 목숨을 부지하고 더욱 큰 힘을 쟁취할 기회를 탐하는 것이지.”


나는 잠자코 녀석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솔직히 녀석이 말하는 내용으로 보아 완전히 방심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어 지진 않았다.

하지만 기회는 언제든 엿보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법이다.


나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세상의 이치이지만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넘기거나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복권도 구매를 해놔야 당첨될 기회를 엿볼 수 있지 않은가?


나는 삶의 의지를 잃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허탈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세라에겐 멀찍이 떨어져 있어 라고 말했었다.

그게 정답이었다.


나는 마지막 한 수에 걸어보았다.


이번만큼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를 일방적인 운에 불과했다.

녀석이 내 목을 움켜쥔 채 들어올렸다.


나는 반항하지 않은 채 그대로 들렸다.

녀석은 승리를 확신한 것 일까, 기분 나쁜 웃음과 함께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정작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피할 수 있는 죽음도 개죽음밖에 안 되는 것이지, 너희들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한들 날 마주한 것에서 개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단 말이다.”


녀석의 손가락이 내 복부를 뚫고 들어갔다.


푹!


내 배가 관통되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뜨거운 피가 왈칵 쏟아지며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끄으윽···!”


여전히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리얼한 연기를 위해서는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신음을 흘렸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

괴물 같은 외형에 걸맞은 힘까지 갖추고 있었다.


드래곤의 육체와 같은 내 몸을 어렵지 않게 꿰뚫어버릴 정도의 힘에 조금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좀 더 틈을 원했다.

녀석의 손이 내 복부를 휘젓고 다녀도 섣불리 수를 내보이지 않았다.


좀 더.

최대한 녀석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만큼.

고통을 못 느끼는 몸이지만 저항 없이 과하게 피를 흘리고 있으니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조금만 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오히려 딱 좋은 수준이었다.

죽어가는 몸과 달리 내 이성은 서서히 살아 숨쉬기 시작한다.


“기세와는 달리, 널브러진 녀석들보다도 시시하군. 그리고 저 인간 계집은 역시 녀석의···”


지금이다!

녀석은 완전히 마음을 놓아버렸다.

나머지 먹잇감을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세라쪽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다.


‘하마터면 진짜 죽을 뻔 했네.’


폭주를 방지하기 위해 방파제처럼 막아놓았던 칼의 기운을 전부 활력으로 되돌렸다.

그런 동시에 순식간에 변질화가 진행되며 내 육체와 정신을 빠르게 지배해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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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2) 19.01.30 847 13 9쪽
17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19.01.29 872 13 8쪽
16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만왕 19.01.28 900 11 9쪽
15 5. 장악(掌握)의 악마 VS 우롱토끼 19.01.26 958 14 9쪽
14 5. 장악(掌握)의 악마 +1 19.01.25 1,037 13 11쪽
13 4. 우롱토끼 (3) +1 19.01.24 1,182 14 19쪽
12 4. 우롱토끼 (2) 19.01.23 1,130 13 9쪽
11 4. 우롱토끼 19.01.22 1,315 14 9쪽
10 3. 저주받은 수녀 (3) +3 19.01.21 1,380 21 8쪽
9 3. 저주받은 수녀 (2) 19.01.19 1,440 17 12쪽
8 3. 저주받은 수녀 19.01.18 1,522 20 9쪽
7 2. 변질화 (3) 19.01.17 1,708 20 10쪽
6 2. 변질화 (2) 19.01.16 1,903 27 7쪽
5 2. 변질화 19.01.15 2,304 29 8쪽
4 1. 좀비가 되었다. (4) 19.01.14 3,296 36 14쪽
3 1. 좀비가 되었다. (3) +1 19.01.13 4,232 43 11쪽
2 1. 좀비가 되었다. (2) +7 19.01.12 5,622 62 7쪽
1 1. 좀비가 되었다. +5 19.01.12 7,977 7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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