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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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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787
추천수 :
720
글자수 :
748,164

작성
19.02.02 21:45
조회
752
추천
13
글자
12쪽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변질화 (3)

DUMMY

나는 최소한의 의식만큼은 삼켜지지 않기 위해 그곳으로만 정신을 집중시켜 막을 형성하였다.

그런 만큼 내 육체는 통제를 잃고 날뛸 테지만 오히려 그렇게 해준다면 좋았다.


변질화에 의해 내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낮게 울리는 그르렁 소리와 힘을 주체하지 못해 날뛰고 싶은 욕구가 분출되기 시작한다.


강렬한 본능만이 전신을 지배해가며 내부에서부터 날뛰고 있지만 의식이 완전히 먹히는 것만은 어떻게는 버텨내야만 한다.


‘자, 원하는 대로 한번 날뛰어봐라.’


마음속의 말을 끝으로 내 육체는 제어를 벗어났다.


“크르르르!!! 크와아아악!!!”


축 늘어져 있던 양 팔을 들어 올려 내 목을 쥐고 있던 녀석의 손목을 순식간에 비틀어 분쇄시켜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녀석이 반응조차 못 하고 한 쪽 팔이 걸레짝처럼 변해버린 것이다.

붉게 물든 시야는 오로지 녀석만을 내비칠 뿐이었다.


“···!”


녀석이 황급히 시선을 거두어 변질화된 내 모습과 자신의 팔을 순식간에 훑어본 뒤 황급히 사라졌다.


하지만 붉은 시야에 한번 포착된 사냥감은 사라졌다고 해도 이내 어디에서 나타날지 알고 있는 것처럼 한 방향으로 거침없이 돌진해 팔을 크게 휘두르기 시작했고, 때 마침 그 자리에 나타난 녀석의 얼굴을 있는 힘껏 가격하는데 성공한다.


쩌억, 무언가 쪼개지는 것 같은 살벌한 소리와 함께 녀석의 몸이 옆으로 빠르게 날아갔고 내 몸은 더한 스피드로 날아가, 녀석의 얼굴을 부여잡고 복부에 주먹을 찔러 넣었다.


“···!!”


날아가던 도중 바닥에 내리꽂힌 녀석은 비명을 흘리진 않았지만 잔뜩 불쾌한 얼굴을 짓고 있었다.

무언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굉장히 심기가 불편한 듯 보였지만 변질화된 내 몸은 그런 사소한 변화 따위는 관심도 없어 보였다.


두 번째 공격이 녀석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직격되는 찰나 녀석이 사라지는 바람에 먹히지는 않았지만 내 몸은 자석에 이끌리는 것 마냥 녀석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고 이동과 동시에 공격이 들어갈 정도로 저돌적이었다.


사라졌다가 바로 나타난 탓일까?

아니면 그런 반응조차 뛰어넘은 내 속도에 의해서일까, 녀석은 양 팔을 교차해서 막는 모습을 보였다.


쾅!!


이번에는 무언가 터지는 굉음이 났다.

녀석의 육체는 보기와는 다르게 강철과도 같았다.

때리는 순간 그 충격이 내 주먹에까지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내 몸은, 녀석이 공격의 여파로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다리로 상체를 단단히 붙잡은 뒤 세 번째 공격을 날리기 위해 양 손을 모아 내리치는 동작을 취했다.


뻔히 공격을 예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라지는 순간 나타나는 곳을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공격을 퍼붓는다.


그것을 두 번이나 겪은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콰직!!!


양 팔로 공격을 막아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쪽 팔은 이미 내가 비틀어 부순 탓에 무용지물이었고 다른 팔로 급히 막는다고 쳐도 완전히 방어하기란 무리가 따랐다.


“크억···!”


드디어 녀석의 입으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공격이 먹혀들어간 것이다.

강철 같은 녀석의 몸이라 할지어도, 내 육체 또한 상식을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크르르르!!! 크아악!!!”


광기에 젖어든 맹수처럼 포효하며 한층 더 흥분한 채 주먹을 내리 꽂기 시작했다.


콰가가각!!!


돌을 깎아내는 것처럼 무시무시한 소음과 함께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파괴력으로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기를 수 초.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 내 몸이 흠칫 몸을 떨며 공격을 멈추며 시뻘건 안광으로 녀석을 내려 보았다.

본능적인 직감으로 녀석에게서 좋지 않은 기운을 감지했다.


“그렇군, 이 기운은 네놈이 드래곤이었나. 크크크크, 이 내가 예상치 못한 정체에 의해서 몰리고 있었다는 게 이해가 가···”


어째서라는 물음은 내 입에서 튀어나오지 않았다.

공격이 먹혀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날 올려다보고 있었다.


내 입에선 그저 그르렁거리는 소리만 내뱉을 뿐 녀석이 말하는 위화감에 대해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녀석이 재차 입을 열었다.


“짐승처럼 날뛰는 드래곤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만 끝내도록 하지···”


녀석이 내 양 손목을 움켜쥐었다.

마치 드래곤이라는 정체를 파악하고 난 뒤에야 전력을 내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크르르!!”


양 손목이 붙잡히자 뿌리치기 위해 저항하려는 순간 공중으로 낮게 몸이 붕 뜨기 시작했다.

녀석에게 떨어지기 위해서 내가 움직인 것도, 걷어차여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마치 무중력의 공간에 들어선 것 마냥 미처 저항할 새도 없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하늘 높이 던져진 것처럼 한 없이 솟아오르더니 이내 맹렬한 기세로 떨어져 지면에 쳐 박혔다.


쿠웅!!


한 생명체가 떨어졌다곤 보기 힘들 정도의 울림이 대지에 퍼져나갔다.

흙먼지와 무수한 땅의 균열에 의해 발을 디디기 힘겨운 상황.

지면에 쳐 박힌 채 하늘을 올려다는 모습 그대로, 녀석이 나타나더니 내 양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아 두었다.


“······.”


녀석의 입가로 검은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게 입은 공격에 의한 것인지, 과도한 힘을 사용한 반동에 의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당한 내상을 입은 것처럼 힘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승리를 확신하듯 사악한 미소 속에 담긴 옅은 희열감은 그러한 고통마저 희석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끝이다. 결국은 이 몸의 승리라는 말이다.”


“크르르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몸 내부로부터 용암이 들끓듯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폭발할 것처럼 일렁이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이건 어떻게 봐도 무언가 위험한 일이 벌어질 전조가 틀림없었다.

이대로 있으면 위험하다.

붉은 시야의 너머에서 한 가닥의 정신만을 보호한 채 바라보고 있던 나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내 몸도 그 사실을 못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것인지 발광하듯이 거센 저항을 하기 시작했고, 녀석은 안간힘을 다해 어떻게든 나를 붙잡아 두기위해서 애를 쓰고 있었다.


“크르르르!! 크와아아악···!!”


작은 몸이었지만 몸부림이 거세질수록 대지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드래곤의 모습으로 땅을 울리는 것처럼 흡사 지진과 같은 효과를 내었다.


힘의 격전으로 인해서 작고 큰 균열이 생겨난 대지가 버티지 못한 채 파괴되기 시작하자 더 이상 균형을 잡고 서 있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녀석도 더 이상 버티기는 힘겨운 것인지 심연과 같은 어둠이 자리 잡고 있던 안광이 더욱 짙어지며 검은 액체를 내뿜기 시작했다.


“죽어라···!”


푸슉···


녀석에게 있어 최후의 공격이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거칠게 저항하던 내 몸이 잠잠해졌고 요동치던 대지도 착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 끝을 알린 작은 균열의 소음이 적막한 공간을 조금씩 울리기 시작한다.


푸슉! 푸슉!


내 몸의 작은 균열의 틈으로 피가 분사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온 몸으로 균열이 번지기 시작했고 그 틈의 부분 또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끄르르르···”


피 거품을 입가로 흘리면서도 저항을 시도하지만 움직이려 들수록 균열은 더욱 커져만 갔다.

녀석은 이제야 포박하던 손을 놓은 채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세라 일행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쿨럭···! 이 녀석들······.”


녀석이 휘청 이는 걸음걸이로 세라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날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어느 새 다가온 일행들에 의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아마 제압을 하는 와중에 엄청난 힘을 소모한 것인지 섣불리 능력을 사용하거나 공격을 퍼붓는 행위는 보이지 않았다.


“별 이상한···잡종 놈에게 이 몸이···”


바닥을 질질 끌 듯 끄는 힘없는 발걸음이었지만 세라는 무언가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녀석은 그런 세라의 두 눈을 응시한 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연결점이 서서히 좁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네놈, 그 저주받은 힘은 역시 녀석의···쿨럭···!”


말을 끝내기도 전에 녀석이 검은 액체를 왈칵 쏟아내며 상체가 크게 휘청거렸다.


후두둑···


녀석도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내상을 입은 상태이다.

힘겹게 옮기던 걸음을 멈춘 채 잠시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녀석과 세라 일행의 거리는 고작 3미터 남짓.

무리하게 힘을 사용하지 않고 달려든다면 곧바로 녀석의 손에 붙잡힐 수도 있는 아주 짧은 거리.


하지만 의미심장한 녀석의 말에 세라가 한 걸음 앞으로 나오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그 악마와 같은···”


“리프세라! 녀석에게 다가가면 위험해!”


우롱토끼가 황급히 세라의 앞을 가로막으며 뒤로 물렸다.

하지만 낌새가 이상했다.

세라의 공허한 두 눈에는 만류하는 우롱토끼의 모습은 더 이상 비치지 않았다.


“리프세라!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너···! 리프세라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등으로 세라의 걸음을 막는 동시에 우롱토끼는 한가득 적의를 내비친 채 녀석을 향해 말했다.

옆에 있던 쿠키도 클로버도 마찬가지였다.


드래곤의 힘으로도 끝내 막지 못한 녀석이지만 상황을 보아하니, 녀석도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도 협공을 가한다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지만 쉽사리 움직일 용기가 서지 않았다.


‘분명히 도망칠 힘만 간신히 남겨놓은 채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게 틀림없어.’


클로버는 눈에 띄지 않게 전황을 훑어보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귀기이리와 만왕, 그리고 정신을 잃지 않았을 뿐이지 거의 빈사상태에 내몰린 드래곤.

하지만 서서히 재생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같은 아군이라곤 하지만 치가 떨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생명력이다.


드래곤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멀쩡한 몸이라곤 쿠람과 인간 한명, 그리고 우롱토끼와 자신 뿐 이었다.

아무리 극심한 힘을 소모한 상태라곤 하지만 이 정도의 사태까지 몰고 간 장본인을 상대로 시간을 벌수 있을까?


“그 눈···역시나 보고 있었나···”


“크르르르···!”


“칫···! 내부를 완전히 폭사시켰음에도 재생하는 미친 드래곤이라···”


세라는 공허한 눈으로 녀석의 뒤에 있는 칼을 주시하고 있었다.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세라를 향해 녀석은 혀를 강하게 치고선 말했다.


“너도 보고 있었으니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겠지···내가 돌아가거든 곧장 올 수 있도록···”


알 수 없는 말을 세라에게 말하고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우롱토끼는 녀석이 사라지고 나서도 한동안은 경계를 풀지 않았지만 클로버가 이제는 괜찮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던 세라도 녀석이 사라지고 한참을 공허한 눈으로 칼을 주시한 뒤에서야 원래의 모습으로 정신을 차렸다.


“크르르르르···!”


하지만 상황이 완전히 수습된 것은 아니었다.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폭주하려는 칼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칼의 주위는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모두 그의 몸에서 나온 피다.


피로 바다를 이루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의 양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움직일 힘이 남아있으니, 완전히 재생을 끝마치게 되면 갈 곳을 잃은 광기는 보나마나 일행에게로 표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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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2) 19.01.30 847 13 9쪽
17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19.01.29 872 13 8쪽
16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만왕 19.01.28 900 11 9쪽
15 5. 장악(掌握)의 악마 VS 우롱토끼 19.01.26 958 14 9쪽
14 5. 장악(掌握)의 악마 +1 19.01.25 1,036 13 11쪽
13 4. 우롱토끼 (3) +1 19.01.24 1,181 14 19쪽
12 4. 우롱토끼 (2) 19.01.23 1,129 13 9쪽
11 4. 우롱토끼 19.01.22 1,315 14 9쪽
10 3. 저주받은 수녀 (3) +3 19.01.21 1,380 21 8쪽
9 3. 저주받은 수녀 (2) 19.01.19 1,440 17 12쪽
8 3. 저주받은 수녀 19.01.18 1,522 20 9쪽
7 2. 변질화 (3) 19.01.17 1,708 20 10쪽
6 2. 변질화 (2) 19.01.16 1,903 27 7쪽
5 2. 변질화 19.01.15 2,304 29 8쪽
4 1. 좀비가 되었다. (4) 19.01.14 3,296 36 14쪽
3 1. 좀비가 되었다. (3) +1 19.01.13 4,231 43 11쪽
2 1. 좀비가 되었다. (2) +7 19.01.12 5,622 62 7쪽
1 1. 좀비가 되었다. +5 19.01.12 7,977 7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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